-------------- 1267/1909 --------------
<-- 변화 --> 뜨거운 정사를 나눈 덕분에 10시쯤이 되어 눈을 뜬 민준은 옆에 자고 있는 제갈량을 깨워 욕탕으로 들어갔다. 12시가 체크아웃이니 아직 시간이 남아 느긋하게 욕탕에서 몸을 풀 생각이었는데 이대로 돌아가는게 아쉬웠던 제갈량 다시 민준에게 안겨와 가볍게 정사를 나누었다.
1시간이 지나고 잔뜩 상기된 표정으로 나온 그녀는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드라이기를 사용했다. 몇일간 쓰다보니 적응하긴 했지만 역시 민준이 말려주는 것이 가장 기분이 좋았기에 드라이기를 건네주었다.
"이제는 완전히 자연스러워졌네?"
"헤헤..."
나랑 니가 처음 만났을 땐 이런것도 상상하지도 못했는데..그렇지?"
"풋...당신도 참..이렇게 제가 애정을 듬뿍 담아서 당신이라고 하는 일도 없을거고..당신이 머리를 말려주는 일도 없었겠죠....하지만 전 후회하지 않아요. 제가 변한 것을 보며 실망할 사람도 있겠지만 최고의 행복을 손에 넣었...읍?!..츄읍..푸하...뭐예요 정말.."
"미안 갑자기 참을 수 없게 되어서 말이야..이크..체크아웃 늦겠다 가자."
이대로 달라붙어있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이제 슬슬 돌아가야할 때가 되었으니 손을 잡고 카운터로 향한 민준은 간단한 설문조사를 작성한 후 열쇠를 돌려주었다. 그러자 잠시만 기다리라고 말한 직원은 작은 상자를 하나 가지고 와서 건네주었다.
"이게 무엇인가요?"
"이 쪽지를 주면 아신다고만 전해들어서..죄송합니다."
"아뇨 이게 죄송할 일인가요..수고하세요."
고개를 꾸벅 숙이고 나온 민준은 상자를 든채로 쪽지를 열어보았다. 그러자 그 안에는 익숙한 손글씨로 적힌 누군가의 편지가 들어있었다.
-오라버니 팔찌..차주실거죠-
".....르네가 보낸거네.."
"르네..?"
"동생이야. 하긴 몇일간 그렇게 쏘다녔으니까 모를리도 없나.."
sns에 수십장이 올라갔을 것이라고 예상한 민준은 머리를 벅벅 긁으며 상자안에 있는 팔찌를 왼손에 찼다. 검은색과 붉은색이 조화를 이루는 팔찌의 위에는 파란색 보석이 박혀있었는데 제갈량이 보기에는 왠지 붉은실과 검은 실이 연상되어 고개를 푹 숙이자 민준은 그런게 아니라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내가 좋아하는 색이 검은색이고 르네가 연관된게 붉은 색이라 그런거 뿐이야. 그러니까 신경쓰지 않아도 돼."
"그런거예요?"
"응..검은색이 있으면 무슨 색이 있어도 확 튀니까 좋아한거야..별 다른 의미는 없었고.."
어릴적 아버지를 따라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보니 어두운 밤에도 작업을 할때가 많았다. 그럴 때면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는데 반짝 반짝 빛나는 별들보다 그들을 감싸주고 있는 칠흑같은 어둠이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그때부터 검은색이 좋아졌다고 말해준 민준은 얼굴이 살짝 붉게 물들어 있었다.
"당신..설마 부끄러워 하는거예요?"
"이게 그때 당시에는 좋았는데 중2병같은 대사라서 좀 부끄럽지."
"중2병..이요?"
"있어..그런게 막 내가 최고로 강해진거 같고 그런 좀 마음이 심란해지는 시기가.."
"그렇구나.."
제갈량은 경험해본 적이 없어 의미없이 끄덕거리긴 했지만 반지가 검은 실과는 연관이 없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되어 다시 활짝 웃으며 민준에게 팔짱을 끼었다.
맛있는 점심식사를 끝낸 후 다시 자신들이 있던 곳으로 돌아온 제갈량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하아. 이제 살 거 같네요.."
문명이 발달한 것은 좋았지만 공기가 탁한 것만큼은 적응이 안되었던 제갈량은 상쾌하게 웃으며 가볍게 입을 맞추어주자 기다리고 있던 여인들이 그녀를 데리고 회의실로 들어갔다. 덩그러니 남은 민준은 머리를 벅벅 긁다가 남은 짐을 시녀에게 맡기고 목욕탕 안으로 들어갔다.
데이트가 끝난 당일은 왠만한 일이 아니고서야 건들이지 않는 것이 암묵적인 약속이었기에 마음편하게 욕조에 몸을 담그고 있자 어느센가 나타난 화웅이 꼬옥 끌어안고 있었다.
".....정말..괜찮은거야?"
"그래 걱정할 필요 없어. 이 팔찌는 그 아이가 주는 부적같은 것이니까.."
"부..적..?"
"그래 내가 다치지않고 무사하길 바라는 부적."
"응...다행이다.."
제갈량이 했던 말이 신경쓰였던 화웅은 그제서야 안심을 한 듯 방긋 웃으며 더욱 강하게 안겨왔다.
몸을 씻겨주던 민준은 그녀가 꽤 오랫동안 참았다는 것을 생각해내고 가슴을 살며시 어루만져주자 완전히 가버린 듯 몸을 움찔거렸다.
"어쩔 수 없네.이리와."
"응..."
피곤하긴 했지만 힘들어하는 화웅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민준은 욕실안에서 듬뿍 사랑을 해준 뒤 침대에서 끌어안고 자버렸다.
---
한편 회의실에 들어간 여인들은 제갈량의 상세한 이야기를 듣고 부러운 듯 탄식을 내뱉았다. 특히 부러워한 것은 민준의 추억이 담긴 식당과 남산 데이트였는데 자신이 가장 처음으로 했다는 것을 알게된 제갈량은 왠지 모를 행복함에 계속해서 웃어버렸고 여인들은 꼭 자신들도 해보리라고 다짐하며 열의를 불태웠다.
"특히 맛있는건 무엇인가요? 혹시 민준의 집까지 간건 아니죠?"
"뭐? 집? 그게 진짜야?"
"제가 어떻게 집까지 찾아가겠어요? 그곳은 다함께 가기로 했잖아요?"
"하아..다행이다..진짜 그렇게 했으면 화낼뻔 했어요.."
장소가 안심한 듯 자리에 앉자 옆에 있던 장굉이 등을 두드려주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민준과의 관계는 잘했냐는 물음이 오자 제갈량의 얼굴은 화악 붉어졌다.
"반응을 보니 알 것 같네요.."
"그러게..그만큼 제갈량도 민준이 좋아진거겠지..안그래?"
"하..하하.."
어떤 말을 해야할지 몰라 어색하게 웃자 여인들은 빙그레 웃어주어며 3일동안 있었던 일을 이야기해주었다.
---
하루동안 푹 쉬고 일어난 민준은 오랜만에 구보를 하며 아침을 맞이했다. 머리 속에서는 여인들과의 데이트를 어떻게 해주면 좋을까하는 것으로 복잡했지만 뛰다보니 그런 생각들까지 사라져버리고 구보에 열중해버렸다.
"하아..하아..이러면 안되는데...후우.."
"뭐가 안되요?"
"깜짝이야...유비 넌 이 시간에..나만나러 온거냐?"
"네!"
유비가 활짝 웃자 민준은 머리를 쓰다듬으며 웃통을 벗었다. 그러자 땀이 흐르는 몸이 멋지다고 생각한 유비는 한참동안이나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지금 당장 샤워를 하고 싶었지만 이렇게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여인을 두고 갈수가 없었던 민준은 어쩔 수 없이 그녀에게 등목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민준님 그런데 한가지 궁금한게 있어요. 이제 조금 있으면 다시 하북에 가셔야하잖아요?"
"뭐 그렇긴하지?"
"그럼 저희는 언제 안아주실건가요?"
유비가 이런 것을 물어본 적은 없기에 놀라서 벌떡 일어났던 민준은 그대로 얼굴에 물을 맞아버렸고 바지까지 전부 젖어버렸다.
"푸핫.."
"아.죄..죄송해요..그게 저도...여자인지라..그게..기대되는건 사실이고..민준님이랑 같이..그..아시잖아요오.."
유비도 죽을 힘을 다해 용기를 냈던 만큼 얼굴을 붉게 물들이며 말을 했지만 온몸이 젖어버린 민준은 잠깐만 기다려달라고 하고 욕실로 향하려고 했다.
"도..도망치는거예요?"
"아니 도망치는게 아니라 일단 씻어야지..안그러면 감기걸려.."
"그..그럼 저도...!"
조급한 마음에 어쩔 줄 몰라하던 유비는 급기야 물을 자신의 몸에 부어버렸고 민준과 함께 욕실로 들어갔다. 그녀가 원하는 것은 민준의 방에 있는 작은 욕실이었지만 소문이 들리면 다른 여인들도 들어올 것이 뻔했기 때문에 민준은 대욕탕에 들어간 것이다. 그리고 정확히 1시간 뒤 촉에 있는 모든 여인들이 욕탕으로 몰려들었다.
"우..."
"우가 아니잖아 우가.."
"그래도 작은 욕탕이었으면 단 둘이 있을 수 있었잖아요오.."
"그 뒷감당이 안되니까 그러는거 아니야..그리고 이러는 김에 앞으로의 일에 대해 이야기도 좀 나누고..좋잖아?"
"네에.."
하지만 단 둘이 목욕하고 싶었던 유비는 내내 아쉬운 듯 볼을 부풀리고 있었다. 결국 민준이 가볍게 입을 맞추어 준 다음에 풀릴 수 있었는데 그 뒤에는 어떻게 되었는지는 불보듯 뻔한 일이었다.
========== 작품 후기 ==========
자고 일어나면 또 그림그려야.피곤
----
플레이어드 2015-09-21 05:29 new
로리덮밥
-〉 헐
Mable Fantasm 2015-09-21 08:04 new
@2만화로해서 삼국지시대의 모든 나라를 정복하고 그뒤에는 2부로해서 판타지에 가는것으로....후후후후
-〉 으익?
소드댄서 2015-09-21 08:14 new
검은실의 주인공은 르네였습니다! 같은 소리는 아니죠
-〉 엥..아니예요.
장미십자가 2015-09-21 08:17 new
검은실이라는게 현대 여인들을 말하는건가?
-〉 후훗 그건 아니랍니다.
쥬랭이랑 2015-09-21 09:23 new
만나라..... 어떻게든 만나라...
-〉 시르다! 시르다!!
글레이시아 2015-09-21 11:28 new
삼국지편 무림편 이제 추가로 현실편에 판타지편을 연재하시면 되겠네요...
-〉 헉..판..판타지
天空意行劍 2015-09-21 12:04 new
다필요없고 그냥 수라장!
-〉 와장창
style냥스 2015-09-21 14:52 new
개인적으로 유체이탈이 가능하다면, 작가님 어깨에 걸쳐서 연참해달라고 찡찡댈텐데.. 아쉽 ㅎㅎ
-〉 그거 참 무섭네요
도끼천사야 2015-09-21 17:43 new
아 만나야하는대 자까가 자기씸들까봐 피해간다 이건아니징 ㅠㅠ
-〉 히힛...
변화[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