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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착 --> 아침이 밝아오자 제갈량은 몸이 찌릿 찌릿한 것을 느꼈다. 아직까지 질내에 무언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아 한숨을 내쉬었는데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것을 눈치채고 다시 이불 안으로 들어갔다.
"아이 참..내 정신 좀 봐..."
민준이 꺠지 않았을까 옆을 바라본 제갈량은 곤히 자고 있는 그의 모습을 보자 두근거리는 것을 느끼고 행복한 듯 미소를 지었다. 여인들이 말한 것처럼 귀엽기도 하고 진짜 그의 여자가 되었다는 것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어 옆으로 다가가자 잠결에 와락 끌어안은 민준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다..당신 일어나셨죠?"
"으응? 방금..기척이 느껴져서 말이야..역시 치유된다."
"저...정말.."
민준의 말에 얼굴이 붉어진 제갈량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다가 가볍게 입을 맞추고 일어았다..
"같이 씻어보실까요 공주님?'
"다..당연하죠 그럼 따로 씻으실 생각이셨어요?"
"하하 그건 아니지.그리고 관계는 또 나중에 가져도 되니까 자제할게."
그 말을 끝으로 욕실에 들어간 민준은 입맞춤을 하거나 장난하는 것처럼 가슴을 어루만지긴 했지만 어제처럼 야릇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제갈량 역시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싶었기에 장난은 장난으로 받아들이며 몸을 씻고 밖으로 나오자 먼저 나와있던 민준이 이상한 것을 만지고 있었다.
"그게 뭐예요?"
"아 이거? 드라이기라는건데..이리와봐."
"어맛!? 뜨..뜨거운 바람이..?"
자리에 앉았던 제갈량은 이상한 물건에서 뜨거운 바람이 나오자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떳다. 하지만 민준이 머리를 만져주고 있었기에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않고 눈을 감았다.
"하하 괜찮아 이상한게 아니니까..문명이 발달하면서 생긴거야..그리고 머리는 이런걸로 괜찮겠어"?
"엑...이건 너무 귀여운거 아닌가요?"
"충분히 어울리니까 괜찮아 그리고 오늘 새로 살 옷에 맞춘거야."
"네? 옷을 또...아....네 그건 알았어요 그리고 그게..여기 속옷도 이쁜게 있다고 하던데..."
"속옷? 아..."
부끄럽긴 하지만 여인들에게 속옷에 대해 들은 적이 있었던 제갈량은 용기를 내어 민준에게 물어보았다. 대강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직접적으로 물어볼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던 민준은 살짝 볼을 붉히며 걱정하지 말라고 대답해주었다. 왠지 오늘 밤도 늦게까지 자지못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전날과는 다르게 호텔 앞에는 꽤나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있었다. 개중에는 처음 보는 이들도 있었다. 언어나 행동이 다른게 아니아 아예 이목구비가 다른 것이었다. 그래서 놀란 듯 멍하니 바라보고 있자 민준은 서양인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을 해주었다.
"헤에..그런거도 있군요..그럼...아..당신! 그 말은 저희 세계에도 그 서양인이라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른다는거잖아요?"
"아니 그건 아니겠지.."
"그걸 어떻게 장담해요! 그러니까 다른 곳에 가는건 금지예요 금지!"
"하..하핫..."
어색하게 웃은 민준은 손을 잡고 나와 광화문과 경복궁을 차례로 돌아다닌 후 가로숲길로 향했다. 명동과는 다르게 사람들 북적거리지도 않고 옷가게 같은 곳은 꽤 많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우..."
"왜? 잘어울리는데?"
"그게 문제가 아니라 이 가방이랑 신발이...."
가방이라는 것을 매본 기억이 없다보니 자꾸 거슬려서 만지막거릴 수 밖에 없었는데 그 때마다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었으니 부담이 된 것이었다. 그래도 민준이 맞추어준 옷이니 적응을 하려고 용을 썻는데 신발이 또 문제가 되어서 안기다시피 팔짱을 끼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이힐이 원래 조금 힘들긴 해..그래도 걷다보면 익숙..아 여기 있네 속옷가게."
"뭐라고 읽는거예요?"
"아블린. 이쁜 속옷들이 많거든."
"그...그렇구나..그럼...엑 잠깐 당신도 들어오는거예요?"
"왜? 안돼?"
"부..부끄러운 건 둘째치고 비밀이예요. 그러니까 기다리세요"
절대로 같이 들어오면 안된다는 말에 민준은 결국 밖에서 기다리게 되었는데 손짓발짓을 하며 속옷을 구입하는 그녀의 모습이 왠지 귀여워보였다. 중국어와는 느낌이 다르긴 했지만 대강 어떤 속옷을 구하는지 알아차린 점원은 그녀의 매력이 가장 돋보일 수 있는 속옷을 가져와서 보여주었다.
"에엑...이거...힌든거...아니헤효?"
"쉬워요. 이걸 먼저 입으시고...이렇게 하시면 돼요. 쉽죠?"
"아...그렇구나...감샤해요!"
의외로 쉽게 입을 수 있는 것에 고마워하며 그녀는 다시 원래의 속옷으로 갈아입었다. 사실 지금부터 입고 있어도 상관없지만 돌아가기 전에 입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다시 한번 착용법을 배운 후 개운한 표정으로 밖으로 나왔다.
"기다렸...엑..사람들이 많네요?"
"소문을 들은거겠지 이렇게 되면 좀 곤란할테니까 빨리 가자."
인파들때문에 괜히 사람들의 통행에 방해가 된다는 것도 있지만 sns에 올라가는 순간 남은 휴가는 사실상 끝이라고 봐야하기 때문에 도망치듯 빠져나온 것이다.
"하아...하아....이제 우리 어디로 가나요? 식사도 아직 못했는데.."
"좋은 곳이 있어. 가자."
사람들이 북적이는 곳에서 조금 안으로 들어가자 허름한 건물에 크게 백반이라고 적혀있는 건물이 있었다.. 한글을 열심히 공부한 덕에 이 글씨를 읽을 수 있었던 제갈량은 뜻을 알지 못하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집에서 흔히 먹을 수 있는 반찬같은게 나오는 곳이야. 새로운 음식들을 먹는것도 좋지만 평소 내가 먹는 음식을 먹는것도 좋은 것같아서 말이야.."
"당신....저 너무 감동했어요!"
기쁜 듯 와락 끌어안은 그녀가 방긋 웃자 지나가던 사람들은 한참동안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어서오세요. 아이고 오랜만에 왔네 이게 몇년만이야?"
"하하..2년쯤 넘었죠? 그 때부터 파견을 갔으니.."
평소 알고 지냈다는 듯 친근하게 말하자 제갈량은 옆에서 멀뚱멀뚱 바라보았다. 가게 주인이 여자임에도 질투를하지 않은 이유는 그녀의 나이가 못해도 50은 넘어보였기 때문이었다.
"후훗...여자친구?"
"네 그럼셈이죠."
"그럼 맛있게 해줘야겠네. 조금만 기다려~"
여자친구라는 말에 얼굴이 붉어진 제갈량이 고개를 푹 숙이자 빙그레 웃은 여인은 주방으로 들어가 요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곳이 아는 곳만 아는 맛집이라고 하는 이유는 3대째 이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음식 맛은 어머니가 만들어주는 손맛이 듬뿍 담긴 소소한 맛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자극적인 것을 좋아하는 청소년들은 처음 이곳을 찾아왔을 때는 그저그런 맛에 실망을 하며 나가지만 5~10년 사이에 무조건 돌아오게 되는 그런 곳인 셈이다.
민준의 경우는 지갑을 잃어버렸을 때 아주머니께서 식사를 내준 것이 계기가 되어 이렇게 찾아오는것이다.
"자 차린 것은 없지만 맛있게 먹어요~"
계란말이와 콩나물무침 배추김치등 진짜 집에서 나올법한 음식들이 나오자 제갈량은 신기한 듯 하나씩 맛보았다. 김치는 다른 곳에서 먹은 것보다 자극적인 맛이었지만 다른 것들은 확실히 어디선가 먹어본 적이 있는 그런 맛이었다.
"헤에..이런 맛이군요..."
"어머 아가씨 입에 맞아? 다행이네."
한국인과는 다르게 생겨서 일본이나 중국인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다행히 잘먹어주자 가게주인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후식으로 식혜와 수정과를 내주었다.
"으에에...이건 힘들어요.."
식혜는 달고 맛있었지만 수정과는 향이 너무 쌘 탓인지 인상을 찡그리자 민준과 주인은 동시에 웃어버렸다.
"아주머니 잘 먹었습니다."
"아이고 돈은 무슨 괜찮아~"
"하하 아니예요. 아주머니가 건강하셔야 저도 오랫동안 찾아올테니까 받아주세요."
사실 지금은 식사시간이 조금 지나서 휑한 것뿐 식사시간에는 발디딜 틈도 없이 바쁘기 때문에 돈을 받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민준은 만원을 그녀의 손에 쥐어준 다름 제갈량과 함께 밖으로 나갔고 쓴웃음을 지은 가게 주인은 돈을 주머니에 넣은 다음 자리에 앉아 티비를 시청했다.
"당신 고마워요. 지금까지 먹었던 그 어떤 것보다 맛있고 의미있는거 같아요!"
맛으로 따지자면 더욱 맛있는 것들이 많았지만 민준과 추억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에 행복함을 느낀 제갈량은 빙그레 웃으며 입맞춤을 해주었다.
========== 작품 후기 ==========
재미있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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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eOfSonic 2015-09-18 04:18 new
36 왠일로 전전꺼까지 리리플을??
-〉 하핫 내가 착해서
style냥스 2015-09-18 04:29 new
연참보다 리리플 타령으로 더 찡찡대서 그러신듯요. 리리플은 사랑임요. 내용 없어도 리리플은 있어야함요. 그게 이 작품의 매력!
-〉 아윽 무서워라
내뢰 2015-09-18 05:06 new
잘 보고 자러가요!
-〉 잘자세요
플레이어드 2015-09-18 05:11 new
그랜드 크로스
-〉 으익!
halem 2015-09-18 07:11 new
요즘따라 댓글이 귀찮아집니다.
-〉 !! 그런!
소드댄서 2015-09-18 08:19 new
작가님이 게을러지셨어요! 하루에 2편이상은 뽑으셔야하는데
-〉 요즘 이상하게 쓰기 힘들더라고요 슬럼프인가!
天空意行劍 2015-09-18 10:41 new
여러명 낳고 단체로 수라장!
-〉 끼요오오오오
도끼천사야 2015-09-18 17:21 new
이제 슬슬 낳을때가다가오죠
-〉 앙대!!
림여혜 2015-09-18 20:48 new
이작품 끝나면 후속작써줘여 여인들이 현실세계로 온다거나... 아니면... 현실사람들이 삼국지로 가던지...?
-〉 억.....그렇게 계속 이어지나요 ㄷㄷㄷ
도착[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