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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연희-1257화 (1,257/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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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착 --> 아침이 밝아오고 잠에서 깬 제갈량은 옷을 갈아입으려고 했지만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전날 입었던 옷을 다시 입는 것은 무척이나 찝찝한 일이었고 자기 전에 제대로 씻지 못하여 방으로 가서 옷을 갈아입으려고 마음 먹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자고 있던 소녀들도 눈을 비비며 일어났지만 아직 잠에 취한 것인지 손을 흔들어주었다.

지금 이곳에 자고 있던 여인들은 하나같이 동물 모양의 잠옷이었다. 평소 도겸과 맹획의 귀와 꼬리를 부러워하던 소녀들은 민준에게 찾아가 귀여운 옷이 없냐고 물어보았고 그녀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현실로 날아간 민준은 동물모양 파자마를 대량으로 구입하여 가지고 온 것이었다. 그래서 소녀들은 잘때만큼은 동물모양 잠옷을 입계 되었는데 이것은 제갈량도 피할 수 없었던지라 공룡이라고 불리는 것을 입고 있었다.

"이걸..입고 나가도 괜찮겠지..?"

거울 앞에서 앞뒤로 자신의 모습을 확인한 제갈량이었으나 너무 어린 아이처럼 보여 어쩔 수 없이 공룡 입처럼 되어있는 모자를 푹 눌러쓰고 밖으로 향했다. 이 모습이 더욱 귀여워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었지만 정작 그녀는 아무 것도 모르고 옷을 끌어안고 자신의 방까지 뛰어갔다. 중간 중간 만난 시녀들은 그런 제갈량의 모습을 보며 탄식을 내뱉았고 그럴 때마다 더욱 부끄러워진 그녀는 더욱 속도를 냈다.

숨이 턱끝까지 차올랐지만 모퉁이만 돌면 방이 나오기에 마지막까지 힘을 끌어모아 모퉁이를 돌았는데 반대편에서 걸어오던 사람과 부딪혀버려 그 자리에 주저앉아버렸다.

"어밧?"

"우왁"

그녀가 뛰어가고 있지 않았다면 이렇게 튕겨져 나오지도 않았겠지만 워낙 빠르게 움직이고 있던터라 자리에 주저앉은 그녀는 엉덩이를 만지며 신음을 내뱉았다.

"아야야야..저기 괜찮......"

명백히 자신의 잘못이었기에 사과를 하려던 제갈량은 넘어져있는 사람의 모습을 보더니 말을 잇지 못했다.

"어제..아이들이랑 같이 잔거야?"

"아..음..그..그게 그렇긴한데..부..부끄러우니까 보지마세요."

"아니 왜? 귀여운데?"

"...네?"

이상한 일이었다. 방금 전까지 부끄러워서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는데 민준이 귀엽다는 말을 해주자 그런 마음은 사라지고 이 모습 그래도 같이 있고 싶어졌다. 그래서 사람들이 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물쭈물하던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귀엽냐고 물어보았고 민준이 그렇다고 대답해주자 옷을 챙긴 후 손을 잡고 방으로 들어갔다. 가지않으려고 했다면 거부할수도 있겠지만 이미 고백까지 하고 입맞춤을 한 사이였으니 흔쾌히 그녀의 방으로 들어가자 옷을 시녀들에게 건네준 제갈량은 일단 씻는다는 듯 속옷을 챙겨 밖으로 나가버렸다.

방에 덩그러니 남은 민준은 천천히 둘러보기 시작했다. 예전에 몇번 온 적은 있었지만 그때는 빨리 벗어나고 싶은 마음만 가득했기에 제대로 본 것이 없어 구경을 하고 있었다. 가구들도 깨끗하게 정리 되어있고 향기도 은은한게 여자의 방에 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지만 책상만은 난잡하게 어질러져 있었다. 그만큼 전법에 대한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생각했는데 책상 위에 펼쳐진 책들은 사랑에 대한 것과 이뻐지는 방법에 관한 것들이었다.

"어...음...못본걸로 해야하나?"

"미..민준! 저..기다렸죠?"

책을 보고 있자 뒤에서 문이 열리고 제갈량이 나타났다 방금 목욕을 끝내 연기가 모락모락나는 상태였는데 옷은 그대로 공룡 잠옷을 입고 있는 상태였다.

"그렇게 기다린거 아니니까 급하게 올 필요 없는데..잠깐만."

"네? 아니 그게..아읏.."

책을 책상에 놔두고 옆에 있던 수건을 가지고 제갈량의 곁으로 간 민준은 머리에 묻은 물기를 직접 닦아주었다. 얼굴이 빨갛게 물든 그녀는 어찌할 줄을 몰라하다가 침대를 가르키며 더듬거리며 말했다.

"아..앉아서..하.할까요?"

"앉아? 그럴래?"

침대에 걸터앉은 민준이 자신의 다리 사이로 들어오자고 두드리자 다시 한번 얼굴을 빨갛게 물들인 제갈량은 조심스럽게 자리에 앉았다. 처음에는 등을 꼿꼿이 하고 있었지만 머리를 닦아주던 민준이 냄새를 맞자 놀라서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다.

"괜찮아. 괜찮으니까 너무 긴장하지말고 나한테 맡겨줘."

"아..으...그게....."

등 뒤에서 와락 끌어안은 민준의 팔힘은 별로 강하진 않았지만 좋아하는 남자가 끌어안고 있는 것을 밀칠 수 없었던 제갈랴은 한숨을 푹 내쉬고는 완전히 몸을 기대어 버렸다.

멋대로 하라는 듯 눈을 감아버리자 민준은 머리카락을 조심스럽게 말려준 후 땋아주었다. 끝날 때까지 아무런 말도 하지않고 기다린 제갈량은 민준이 다되었다고 말하자 책상 위에 있는 작은 거울을 가지고 와서 다시 민준의 다리 사이에 앉았다.

"헤에..이런 머리도 가능하군요?"

"다른 것도 가능하지만 어울릴 것 같아서.."

"그렇네요..고마워요..그런데 민준..그 어제..제가 도망친건.."

"알아..그렇게 갑자기 관계를 가진다는게 부담이었겠지..."

"그..그것도 있는데..붉은실이 연결해준 상대잖아요? 그러니까 저는 조금 더 특별하게...그..데..데이트? 라는걸 하고 싶었어요."

"응.."

빙그레 웃으며 머리를 다시 한번 쓰다듬어주자 얼굴이 붉어진 제갈량은 천천히 몸을 돌리더니 입맞춤을 해버렸다. 자신이 이렇게 외설적인 아이었는지는 지금 알았지만 계속해서 입맞춤을 하고 싶어 촉촉히 젖은 눈으로 올려보자 와락 끌어안은 민준은 침대르 그대로 쓰러졌다. 살짝 숨이 막힐정도로 강하게 안겼지만 심장고동소리와 민준의 몸에서 나는 특유의 냄새때문에 아무 말도 못하고 안겨있을 뿐이었다.

'진짜...나는구나..''

어제 소녀들과 대화를 나눌 때 민준의 몸에 특유의 냄새가 난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목욕을 끝냈을 때는 향긋한 냄새가 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몸에서 직접적으로 냄새가 난다는 것은 처음 들었던 제갈량은 어리둥절했다. 하지만 지금은 알 수 있었다. 역한 냄새는 아니었고 은은히 나는 남자 특유의 냄새..관계를 가질 땐 이 냄새가 더욱 강해진다고 하니 그때는 다시 한번 맡아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제갈량 그런데 넌 어때? 사랑이라는 걸 알고 나니 달라진게 있어?"

"네? 저요? 그게...그렇죠..분명 사랑따위는 쓸모없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사람을 더욱 강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강하게 만든다?"

"네. 질투도 하고 상처도 받겠지만 그걸로 인하여 더욱 강해지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몰랐던 부분도 배울 수 있게 되고.."

"그래..그건 그렇지..사랑하는 사람의 취미라거나 하는 것들을 배울 수도 있지..하지만..난 전법은 무리인거 같아..미안."

"푸훗..정말..솔직하시네요..그게 정말 장점인거 같아요 민준은...그리고..그거때문에 제가...좋아하게 된..거겠죠?"

생각해보면 이렇다고 할 사건은 없었다. 어느 순간부터 민준에 대한 마음을 숨기기 위해 서책에 기록하는 것도 빼버렸다. 물론 고백을 한 뒤에는 추가적으로 기입을 해두긴 했지만 그런 것을 읽다보면 민준을 정말 좋아하게 되었다는 것은 느낄 수 있지만 언제 빠지게 된 것은 정확하게 알지 못하여 살짝 불안해하자 그럴 필요 없다는 듯 민준은 입맞춤을 해주었다. 그러자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난 제갈량은 방에서 뒤적거리며 실을 찾은 다음 그의 손가락에 묶어주고 자신의 새끼 손가락을 내밀었다.

"설마 그거야?"

"...네...해..주실거죠?"

"물론!"

웃으며 새끼손가락에 붉은 실을 묶어주자 가까이 다가온 제갈량은 천천히 입맞춤을 한 후 담담히 말하기 시작했다.

"세상 모든 사람이 당신을 잊어버린다고해도 저는 절대 잊어버리지 않을게요. 다시 돌아오셨...어맛?"

"그런 말은 하지마..내 심장에 있는 검은 실때문에 그런거라면 걱정할 필요없어. 내 운명은 내가 정하니까."

강하게 끌어안았지만 그만큼 누구보다 아끼고 있다는 것을 느낀 제갈량이 아무 말도 못하고 있자 민준은 무언가 부끄러운 듯 머리를 벅벅 긁었다.

"왜 그러세요?"

"아니..이게 옷때문에 그런지..분위기가 안사네.."

"네? 옷...아...그..그래도 민준이 어울린다고 해줬잖아요..."

"그러니까 진지한 대화보다는 장난치고 것 같은 느낌이라는거지..하핫.."

다시 한번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활짝 웃다가 이상한 기척을 느끼고 뒤를 바라보았다.

"히잇 들켰다요! 도망치는거다요!"

"손상향! 혼자 도망치는건 아니라고 말하고 있는거예요."

"이 경우 제갈량이 굳어버릴 확률은.."

갖가지 동물 잠옷을 입고 있던 소녀들이 쪼르르 도망치자 그대로 굳어버린 제갈량은 부끄러움 때문에 얼굴이 홍당무처럼 바뀌어버렸다. 아까 전보다 눈에 뛸만큼 빨갛게 물들어 있자 민준은 진정하라며 토닥거려 주었는데 소녀들은 따라오지 않는 제갈량의 상태가 궁금해서 다시 방으로 돌아왔다가 이 모습을 보고 히죽거렸다.

========== 작품 후기 ==========

지금 몸 상태가 거지입니다. 아까 학원 다녀와서도 어떻게 잔 것인지 기억이 안날정도로 감기때문에 머리가 지끈거리네요..그래서 리플은 몇일간 달지못할거 같아요. 그리고 이번 주말에는 계모임이 있는데 감기때문에 여러모로 스트레스네요 orz..비축분도 만들어야하는데..

도착[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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