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43/1909 --------------
<-- 도착 --> 무가 고백을 한 뒤부터 시끌벅적해질 것이라고 예상한 것과 다르게 조용하게 지나갔다. 다만 민준은 둘 사이에서 고생을 하고 있어 죽을 맛이었다. 다른 이들이 본다면 알콩달콩한 모습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현이 그에게 달라붙은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무도 이해를 해주었다. 그렇다고 해서 찰떡같이 달라붙은 것까지 이해한 것은 아니었으니 그녀가 허용범위 이상으로 달라붙을 때면 어김없이 주도권을 빼앗고 나타나서 질투심을 불태웠다.
문제는 주도권을 잡았다고 해도 거울이 있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민준과의 입맞춤으로 분을 달랬다. 방안에 있을 때는 타액까지 교환하며 적극적으로 입맞춤을 했으나 밖에서는 절대 그런 것을 하지 않았으니 민준이 습관적으로 혀라도 넣으려고 치면 철통방어를 하며 혀까지 깨물어버렸다. 그러다보니 그의 입장에서는 죽을 맛인 것이다.
"민준~ 업어줘~"
"예 예 갑니다~"
"그런데 너 어제 무랑 꽤나 격렬하게 입맞춤 하던데?"
"무..무..무슨 말을 하는거야? 우리는 연인사이니까 당연한거 아니야?"
"그렇구나~ 연인사이라고 인정하는구나~?"
무의 반응이 재미있다는 듯 민준을 더욱 강하게 끌어안은 현이 웃으며 물어보자 어느센가 눈이 가늘어진 그녀는 주도권을 빼앗아버리더니 등에서 떨어졌다.
"너 진짜 이럴꺼야?"
"왜에~ 난 그냥 떨어지지 않으려고 그런 것 뿐인데~"
분명 반응하지 않으면 금세 흥미를 잃어버릴 것이라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뇌가 식기도 전에 몸이 먼저 반응해버렸으니 무는 한껏 현을 노려보더니 민준을 와락 끌어안고 입맞춤을 해버렸다.
"읍!? 으갸갸갹.."
"지.진짜..이런 곳에선..그..그만하란 말이야! 다들 보잖아.."
"아니 둘다 똑같잖아..입맞춤을 하느냐 조금 더..으익!"
"아무튼 그건 둘이 있을 때만 허락하는거니까...그..그리고 현한테 너무 오냐 오냐 하지마 알았어?"
"힘내겠습니다."
"하아..진짜.."
한숨을 푹 내쉰 무는 한발자국 정도 떨어진 상태에서 다시 주도권을 내어주었고 현은 그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손을 쭈욱 내밀었다.
"..요세들어 생각하는건데 현님 더욱 귀찮아하는게 심해지신거 아닙니까?"
"에~ 아니라고....네가 있어서 그런거 뿐이지 움직일 땐 움직여."
민준이 다른 여인들과 있을 때는 귀찮아도 직접 움직이거나 시녀들의 도움을 받기 때문에 자랑스럽게 말하자 어색하게 웃어버린 그는 현을 번쩍 들어 방으로 데리고 갔다.
"어맛!? 까...깜짝이야.."
"너무 급작스러웠습니까?"
"아..아니 괜찮아..하하.."
공주님 포옹으로 안을 줄은 생각도 못했기 때문에 깜짝 놀란 무는 떨어지지 않기 위해 그의 목에 팔을 둘렀는데 이것을 본 무는 통쾌함과 질투심을 동시에 느끼고 있었다.
---
"...진짜 이러고 계속 있을거야?"
"그래 오늘은 이렇게 있을거야"
"조금 불편한데..이거 말고 다른 자세는 어때?"
민준이 현에게 공주님포옹을 해준 것이 부러웠던 것인지 주도권을 넘겨받은 이후로 공주님포옹으로 안겨있던 무는 왠지 신경쓰이는 듯 고개를 들어 갸웃거렸다. 그러자 민준은 그녀를 번쩍 들어 와락 끌어안고는 주워버렸다.
"이..이게 뭐야..왠지 이상하잖아?"
"왜? 난 좋은데? 입맞춤도 할 수 있고..잠오면 옆으로 오면 되고"
"...그...그건 그렇지만.."
왠지 고양이가 주인 배위에 웅크리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던 무는 부끄러운 듯 시선을 돌렸으나 얼마지나지 않아 적응한듯 적극적으로 입맞춤을 하기 시작했다.
---
한편 몇일동안 잠을 제대로 못잔 제갈량은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요즘들어 꿈에서 민준이 나타나는 빈도가 더욱 많아져서 제대로 자지못한 것이었는데 꿈이 일정한 것도 아니고 뒤죽박죽이었다. 만약 그와 연인이 되거나 고백하는 장면만 나왔다면 좋아하는게 아닐까 생각이라도 하겠지만 어느 날은 고백을 하고 어느 날은 단도로 찌르고 또 어떤 날은 대화를 나누고 있는 꿈이었으니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감이 안잡힌 것이었다.
"하아...정말...머리가 지끈거리는게....화타님에게 부탁해서 강제로 자야할지도 모르겠네요.."
점점 버티기 힘들어지는 것을 느끼며 한숨을 내쉰 그녀는 햇살이 잘드는 정원에 앉아 빨갛게 충열된 눈으로 책을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아고..죽겄네..얼마만의 자유냐.."
주기적으로 신선들에게 보고를 올려야할 때가 와서 산으로 향한 현무와 청덕분에 잠깐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었던 민준은 원소와 손권을 만난 후 정원으로 향했다. 그곳은 소녀들이 자주 모이는 장소였으니 느긋하게 걸어간 것이었는데 의자에 앉아있던 낯익은 모습에 깜짝 놀랐다.
"제갈량 너 으익..?"
책을 읽고 있는 것인지 얼굴을 파묻고 있는 것인지 몰라 자신도 모르게 말을 걸었는데 그 순간 정신을 잃어버린지 그녀는 앞으로 고꾸라져 버렸다. 다행히 몸을 날려서 그녀가 다치는 일은 없었지만 무슨 일이 일어난지도 모르고 비몽사몽인 모습을 보자 화낼 기운도 없어져 버렸다.
"도대체 무슨.."
"언...니?"
"뭐?"
"언니...무슨..일...그보다...조금만 눈을 붙일...게요.."
제대로 정신을 차리지 못한 그녀는 편안한 느낌때문에 민준을 제갈근으로 착각하고 무릎을 베고 낮잠을 자버렸다.
"읏....하..."
"뭐에 그렇게 시달리는거냐 넌.."
편안한 모습으로 자고 있던 그녀는 얼마 지나지 않아 인상을 찡그리며 신음소리를 내뱉기 시작했는데 이 모습을 본 민준은 너무 안스러워보여서 머리를 살며시 쓰다듬어 주었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안정을 되찾은 제갈량은 한참동안 낮잠을 자버렸다.
"이거 깨버리면 골아플 거 같은데..아 그렇지..."
지나가던 시녀에게 제갈근을 불러달라고 부탁한 민준은 그녀가 도착하자 상황을 설명하고 제갈량이 깨지않게 자리를 바꾸었다.
"무슨 일이..일어난건가요?"
"갑자기 앞으로 쓰러질려고 하길래 어떻게든 잡았는데 너로 착각하더라고..그래서 가만히 있다가 시녀한테 부탁한거야."
"그러고보면 얼마전에도.."
"얼마 전?"
"네..조금 모습이 이상해서 걱정했는데 괜찮다고 해서 넘겼는데..무슨 문제가 있긴한거 같아요.."
"....도대체 무슨 일이지..알수가 없네.."
그렇게 한참동안 대화를 나누고 있자 잠에서 깬 제갈량은 눈을 비비고 일어나 언니인 제갈근에게 인사를 했다. 그런데 옆에 민준의 모습이 보이자 놀라서 뒤로 물어났다.
"다..당신이라는 사람은 시도 때도 없이 추파를 던지는건가요!?"
"엥? 추파라니?"
"언니에게 추파를 던진게 아니면 뭐란 말이죠? 게다가 이런 모습까지 보이다니..불찰이네요."
"아..지나가다가 잠시 말을 한 것 뿐이야.니가 자는건.."
"거기까지 하시죠. 언니 전 이만 가볼게요."
왠지 민준의 말을 들으면 약접이 잡힐 것같은 느낌을 받은 제갈량은 말을 끊어버리고 방으로 돌아왔다.
"하아..분명..꿈이.."
침대에 걸터앉은 제갈량은 다시 한번 아까 꾸었던 꿈에 대해 생각했다. 분명 민준과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무언가를 다급하게 말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한줄기 빛과 함께 모든 것이 사라져버렸다. 신선을 직접 만나면 이런 기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포근한 느낌이 들었던 것은 기억하고 있었던 그녀는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며 침대로 쓰러졌는데 몇일간 잠을 못잔 것때문인지 금세 골아떨어졌다.
이틀동안 쥐죽은 듯 잠을 잔 그녀가 눈을 뜨자 그곳에는 제갈근이 어이없다는 듯 바라보고 있었다.
"언니.?"
"도대체 얼마나 못잤으면 이틀이나 잠을 자는거니? 걱정했잖아?"
"죄송해요..그런데 언니..저 정말 이틀이나 잔거예요?"
"그래. 화타님이 기력을 회복하는 침을 놔주셔서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몇일 더 잤을거라고 하더라."
"그렇..구나.."
몸이 많이 피로했다는 것을 느낀 제갈량은 배가 꼬르륵 거리는 것을 듣고 어색하게 웃으며 식당으로 향했다.
"어...?"
"내가 부탁했어. 민준님의 음식은 맛있으니까.."
"아..아뇨 그게 아니라.."
민준이 식당에서 음식을 만들고 있는 것에 놀란 것이 아니라 그 모습을 보자 기분이 이상해졌기 때문에 놀란 것이었다. 하지만 이걸 제갈근에게 말할 순 없었기에 그녀는 애써 태연한 척하며 자리에 앉았다.
"자 여기 죽이야. 지금 이걸 먹고 나면.."
민준은 제갈량이 자리에 앉자 세숟가락이면 다 먹을만큼의 죽을 가지고 가서 설명을 해주었다. 속이 비어있으니 음식을 바로 먹으면 위험하다는 것, 그리고 맛있는 것들로 만들테니 기대해달라는 것. 하지만 제갈량은 그런 말보다 민준의 모습을 보며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을 느끼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 작품 후기 ==========
어디 여행가기 전날은..소설 쓰는걸 쉬어야겠네요..이거 잘못하면 하루동안 시체처럼 있게 생김..아무튼 전 일요일은 소설은 못쓸거 같네요.. 잘다녀오겠습니다.
----
장미십자가 2015-08-21 04:29 new
작가님 괴롭히지마요!! 작가님은 영원한 제꺼.... ♥♥
-〉 무슨 말이냐 도망치자
딜리버 2015-08-21 04:32 new
작가님의 고통은 네버엔딩. 후훗.^^
-〉 그건 싫다.
IceOfSonic 2015-08-21 04:55 new
여기 1코 무서운분인듯 ㅋㅋㅋ
-〉 나도 느낌
style냥스 2015-08-21 05:33 new
작가님을 괴롭히면서 새로운 취미를 각성했음요. 괴롭힘의 미학이라고 해야함요? 쿠폰 주면서 갈구기! 13장 투척!! ㅎㅎ
-〉 억 쿠폰 감사합니다.
플레이어드 2015-08-21 07:11 new
작가님은 잉크루시오!
-〉 모른다니까 그러시네 ㅋㅋㅋ
Mable Fantasm 2015-08-21 07:13 new
@해커등장하면...흥신소보다 더 빨리 정보 캘수있어요.....모름?
-〉 신고!
yuki0225 2015-08-21 08:07 new
해커를 원하신다면 진짜로 아는 해커가 있습니다만?
-〉 네???
히미가미 2015-08-21 08:47 new
끝없는 연참만이 답임
-〉 안돼에에
halem 2015-08-21 12:34 new
보통 해커는 지인중 한명정도는 있지않나요? 나만그런가......//무무무무현!......노잼이네요
-〉 전 없어요
도끼천사야 2015-08-21 14:24 new
오올 생각한게다가오는니낌 관계가질때 무가기분좋아보인깐 현이강제로 빼앗고즐기기!
-〉 ㅋㅋㅋㅋ
jum946 2015-08-22 02:10 new
이분들 뭐하시는 분들이지 ㅋㅋㅋ
-〉 저도 몰라욧
도착[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