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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착 --> 자리에 앉아 한참을 고민한 제갈량은 책을 펼쳤다. 지금 당장 다시 책을 돌려놓을 수 없게 되었으니 책이라도 읽어보자고 생각한 것이다.
첫장을 펼치자 그곳엔ㄴ 어떻게 이런 글을 쓰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있었는데 그게 꽤나 흥미로웠다. 연애라는 것에 관심도 없었는데 어떻게 이런 글을 적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상대가 누구였는지에 대한 소개를 읽다보니 어느세 몰입해버린 제갈량은 눈 하나 깜박하지 않고 책을 읽어내려갔다.
반쯤 읽어내려가자 본격적으로 사랑에 빠진 것을 직감한 저자는 여인의 마음을 사로잡기위해 여러방면으로 노력하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또 우스꽝스러워서 흥미를 더해주었다. 다른 책들은 막연하게 고백을 하라고 하던지 그나 그녀가 좋아하는 선물을 주는 것이 좋다는 내용만 적혀있는 것에 반해 무엇을 주어서 실패한 것인지 상세하게 적혀있었으니 연애를 하지않아도 꽤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어느세 시간은 3시가 지나갔음에도 불구하고 책에 완전히 빠진 그녀는 계속해서 책을 읽어내려갔는데 급격하게 분위기가 바뀌어 갔다. 한 여인에게 계속 구애를 하던 저자는 자신의 모습이 처량해보여 포기를 했다고 적혀있었는데 그때부터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전혀 자신에게 관심도 없을 줄 알았던 여인이 도리어 자신을 바라보는 일이 많아졌다는 것이었다. 물론 저자는 연애는 한번도 안해본 쑥맥이었으니 여인이 바라보는 이유를 모르고 마음을 접었다고 했다.
빨리 잊어버리기 위해 같이 공부를 하던 사람들과 같이 술을 마시거나 놀러가는 것에 적극적으로 참가했던 저자는 조금씩 활발하게 바뀌어갔다. 그러다보니 여인들과도 가볍게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되었는데 그때마다 저자가 좋아했던 여인이 무섭게 노려보고 있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그것이 잘못한게 있어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연인이 되고 나서 물어봤더니 질투였다고 솔직히 말해주었다고 적혀있었다.
"말도 안돼..이게 질투라고? 아..아니겠지?"
요즘들어 자신이 느끼는 것들이 글과 비슷한 증상들이었으니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질러버린 제갈량은 옆에 놓아두었던 다 식어버린 차를 한번에 마셔버리고는 다시 책에 집중하였다.
아무 것도 몰랐던 저자는 노려보는 여인의 모습에 살짝 위축되긴 했으나 그녀는 아무런 말도 없이 돌아가버렸다. 그렇게 몇달간 미묘한 관계를 지속하던 도중 후배의 고백으로 인해 또 한번 변화를 겪게 되었다. 사실 이것에 대해서도 말이 많았지만 후배는 저자에게 고백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저자와 친하던 사내에게 고백할 용기가 없어 대신 전해달라고 한 것이었는데 저자가 좋아했던 여인이 봐버린 것이었다. 태연하게 있을 줄 알았던 그녀는 갑자기 눈물을 흘리며 도망쳐버렸고 저자는 이대로는 안된다는 느낌을 받아 따라갔다. 그리고 거기서 여인의 속마음을 들을 수 있게 되었고 사귀게 되었다는 이야기로 이야기는 끝이났다.
그러면서 저자는 무조건적인 고백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에 물어보라는 것을 강조했다. 좋아할만한 이유가 없는데도 가슴이 뛰고 다른 여인들과 있는 것이 신경쓰인다면 그것이 사랑이나 전진해서 사랑을 쟁취하라는 말까지 적혀있었다.
"하아..마지막에 와서는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인지.."
어이없다는 듯 중얼거린 제갈량이었으나 이미 해가 뜨고 있었기에 한숨을 푹 내쉬며 책을 몰래 반납하고 돌아왔다.
"....사랑이라니 그런 도움이 안되는걸 왜 하는지 모르겠네요."
역사적으로만 봐도 사랑때문에 대업을 그르친 사람이 한 둘이 아니었다. 그래서 사랑을 하지 않는다고 다짐한 제갈량이었다. 하지만 그럴수록 책에 적혀있던 글귀가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결국 잠이 들 때까지 머리를 맴도는 글귀때문에 고생한 제갈량은 점심시간때쯤 눈을 떳을 때 눈을 바라본다는 알 수 없는 잠꼬대를 하며 일어났다.
"저란 여자도..촉이 아니라고 해이해진건가요..."
점심시간이 다되서 일어났다는 것에 충격을 받은 제갈량은 얼른 몸을 씻고 나와서 식당으로 향했다. 다행히 오후에 한글 수업이 있어서 망정이었지 만약 아침이었으면 큰 망신을 당할뻔했다.
"어머 제갈량 이제 일어나신건가요? 설마 어제 마지막에 나누었던 주제 때문에 그런거예요?"
"면목이 없습니다. 소녀가 사과드리겠습니다."
"어제요? 아..아니예요...그게 아니라.."
도서관에서 헤어지기전 세 소녀는 나라를 통치하기 위해서 무엇이 가장 중요하냐를 두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제갈량은 잘짜여진 체계가 주를 이루어야한다는 것을 강력하게 주장했고 방통과 사마의는 그 사람의 눈높이로 내려가봐야 모든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각각의 의견에는 장단점이 있었지만 같은 눈높이로 내려간다는 것을 경험해본 적 없던 제갈량은 그것을 반대했다. 자칫 잘못하면 황제의 권위가 떨어지고 다시 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이유로..하지만 두 소녀는 제갈량이 말했던 체계를 잡는 것도 많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으니 서로 평행선일 뿐이었다. 그래서 밤새 거기에 대해 생각했다고 착각한 두 소녀는 솔직하게 사과를 한 것이었다.
"아니예요. 저도 생각해보니까 여러가지 문제가 발견되었어요. 저 답지 않게 너무 흥분했던 것 같네요."
"소녀 역시 제갈량님이 그렇게 강력하게 주장하는 모습을 처음 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게 더 인간적이라서 마음에 듭니다."
언제나 적수가 없었던 그녀는 중립을 유지해야만 했다. 그래서 자신의 의견이 맞다고 고집을 부려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어제는 평소 다른 여인들이 토론을 할 때처럼 상대방의 말을 끊고 치고 들어가거나 틀린 일임에도 불구하고 바로 정정하지 않는 둥 볼품없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여 세사람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진지하게 하고 있어?"
"스승님!"
"스승님 오셨습니까?"
"윽.."
제갈량의 반응은 확연히 다르긴 했지만 두 소녀가 안겨와서 제대로 보지못한 민준은 가볍게 입을 맞춰주고는 살며시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그녀들이 했던 대화에 대해 들었다.
한마디도 하지 않고 담담히 듣고 있던 그는 사마의의 설명이 끝나자 제갈량을 보며 박수를 쳐주었다.
"뭐죠? 당신 지금 저한테 시비를 거는건가요?"
"아니 이렇게 세명이서 토론을 했다는 것도 놀랍지만 네가 상대방의 말을 끊었다는게 놀라워서 그런거야. 너 내 말을 제외하면 끝까지 들어주는 편이잖아?"
"그..그게 무슨 소리예요? 마치 제가 당..다..당신의 말은 의도적으로 끊는 것처럼..말하시는군요?"
"아니 그건 아니야. 내가 하도 뻘소리를 많이하니까 그런거라고 생각은 했는데 난 그게 불만이었거든. 원래 니 나이또래는 하고 싶은 말을 하면서 자라잖아? 그리고 그 중에서 잘못된게 있으면 혼나고 지적받고..하지만 넌 그렇게 해줄 사람이 없었으니까 잘된거라고 말한거지."
"...그거 칭..찬인가요?"
칭찬인지 아닌지 미묘했던 제갈량이 물어보자 민준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당연히 칭찬이지. 그리고 원래 어릴 때 많이 울어놔야 더 많은걸 배울 수 있거든. 그런 면에서 이 둘은 훌륭한 호적수니까 많이 대화라고 많이 느끼면 될거야. 넌 잘하고 있어."
"...그..그런가요? 칭찬이었군요.?"
"그렇다니까 거 참..."
민준이 머리를 벅벅 긁는 그 순간 책에서 읽었던 글귀가 생각났던 제갈량은 눈을 감고 자신의 마음에 대고 물어보았다. 그를 좋아한다거나 호감이 간다는 것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하지만 눈을 뜨고 눈과 눈을 마주하자 얼굴에서는 열기가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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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뭐..뭐야? 저게 뭐하는거야? 지금 저녀석들 뭐하고 있는거냐고..."
밤새 뜨개질을 했지만 차분해지지 못했던 탓에 이번에도 목도리를 만드는 것에 실패해버린 무는 민준에게 실뭉치를 받기 위해 내려왔다가 제갈량과 눈을 마주보고 있는 모습을 보며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자신의 표정을 볼 수 없었으니 어떻게 하고 있는지는 눈치채지 못했지만 그녀의 표정은 질투 그 자체였다.
"언...니?"
"왜!?"
"아니...오늘 언니께서 잠시 다녀올 곳이 있다고 몇일 전에 말씀해주셨잖아요? 그래서 부른..건데...나중에 다시 올까요?"
"...으....아니 지금 당장 갈거야."
청에게 화를 낼 수 없었던 무는 다시 한번 민준을 살짝 노려보더니 그녀와 함께 신선들이 기다리고 있는 어느 산 정상으로 향했다.
========== 작품 후기 ==========
지친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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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어드 2015-08-17 05:09 new
ㅣ위
-〉 추카
장미십자가 2015-08-17 05:35 new
2위
-〉 이열!
Mable Fantasm 2015-08-17 05:46 new
@등수놀이보다는 작가님 멘탈을 어떻게하면 강화할지 생각하세요....그래야 작가님이 연참합
-〉 엥? 그냥 이대로 냅둬유..취업해야해요..
天空意行劍 2015-08-17 08:34 new
system 작가님을 강화하시겠습니까?
실패시 작가님 이 감금됩니다
-〉 날 내버려둬..
수츠그 2015-08-17 09:05 new
강화실패가 감금정도는 안되죠... 너무 약함
-〉 뭣...?
프리게이트 2015-08-17 09:46 new
오타가 많으여
-〉 오타가 많다니..ㅠ.ㅠ
IceOfSonic 2015-08-17 10:51 new
음......
-〉 넹?
로한의자유기사 2015-08-17 11:00 new
쿠폰 5장 던지고 가요~ 히미코까지 달리세요 ㅋㅋ
-〉 엇 감사합니다.
도끼천사야 2015-08-17 12:52 new
음 무난하게 플레그이어가는편?
-〉 촤하하핫
쥬랭이랑 2015-08-17 12:52 new
솨뢍
-〉 으엥..
카니르 2015-08-17 12:53 new
작가님은 게임같은거 하시나? 한다면 주로 뭐하심?
-〉 원래 롤을 했지만 요세는 소설 -〉 그림 -〉 잠 이게 주가 되어서 힘드네요.. 제일 많이 했고 애정있는건 거상 / 마비노기예요 ㅋ
style냥스 2015-08-17 13:16 new
간만에 첫화부터 천천히 보는중. 현재 213화 보는데, 곧 리리플이 나올듯. 리리플까지 읽는 재미가 쏠쏠 훗.
-〉 허허허...화이팅
由쇱뿬 2015-08-17 18:57 new
연참 하시오!
-〉 살려주시오.
jum946 2015-08-17 21:27 new
잠은 잘 자면서 쓰는게 좋습니다
-〉 넵 감사합니다.
도착[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