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삼국지 연희-1236화 (1,236/1,909)

-------------- 1236/1909 --------------

<-- 만남과.. --> 무언가 석연치 않은 느낌을 받은 후로 무는 뜨개질에 더욱 집중했다. 다른 일을 할 때는 멍하니 있거나 실수를 할 때도 있었는데 뜨개질을 할때만큼은 실수가 없었다. 반복적인 작업을 하는 것이 이유인 것도 있겠지만 이상하게 마음도 안정되었으니 더욱 열중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되다보니 민준보다 더욱 능숙해진 무는 그의 도움을 받지않고 목도리를 완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어딘가 엉성하고 문양도 제대로 들어가지 않은 목소리를 누군가에게 선물로 줄 수는 없는 일이라 가방안에 집어넣은 그녀는 새로운 목소리를 짜려고 했으나 털뭉치가 얼마 남지 않았다. 살 때 적어도 3개에서 4개는 만들 수 있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처음에 실수한 것이 많아 하나 완성한 것도 겨우 완성할 수 있었던 것이다.

"다 떨어지신 것입니까?"

"그래..이거 이번에..아...이제 조금 있으면 하북이구나?"

이제 조금 있으면 하북에 도착하다보니 털실을 구할 수 없다는 생각에 한숨을 내쉰 그녀였으나 민준은 자신의 가방에서 털실 두뭉치를 꺼내주었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털실이 나오자 놀란 그녀는 두눈을 동그랗게 떠서 민준을 바라보았다.

"그걸..어떻게 가지고 있는거야?"

"기억 안나십니까? 처음에 제가 두뭉치 더 사둔다고 했지 않습니까.."

"그..그랬나?"

처음에는 뜨개질에 대해 관심이 없었기에 민준이 무슨 말을 했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았던 그녀는 민준에게서 빨간색 실을 받았다.

"다른 색은 무슨 색이야?"

"파란색입니다."

"그럼 그것도 줘. 두개로 같이 만들어봐야겠어!"

민준에게 배운대로 중간 중간 문양을 넣겠다는 듯 파란색 실뭉치까지 받은 그녀는 다시 뜨개질을 시작했다. 완전히 집중하는 모습을 보며 흐뭇하게 웃고 있자 제갈량은 궁금한 것이 있다는 듯 민준을 불렀다.

"잠깐만요. 할 말이 있어요."

"음? 무슨 말인데?"

"이정도면 괜찮나요?"

"뭐가?"

"...하아..당신 지금 제가 한국어로 말하고 있는거..모르겠나요?"

"어? 그러고보니?"

요 몇일 사이 대화를 한 적도 없는데 완전 능숙하게 말하는 그녀를 보자 깜짝 놀란 민준은 자신도 모르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하아..너무 그렇게 좋아하지 마세요.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말은 얼마 안되니까요."

다시 이곳의 말로 돌아온 제갈량을 아쉽다는 듯 바라본 민준이었으나 힘낸 것은 사실이기에 수고했다고 말해주었다.

"하지만 이곳의 말이나 한국어나...이 말을 먼저 하게 될 줄은 몰랐네요."

"그러게.."

"당신이라는 사람은.."

제갈량이 당신이라는 말을 공부한 이유는 민준이 말한대로 여러가지 뜻이 있다는 것을 책을 통해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최소한 민준과 대화할 때는 이런 말이 아니라 평범한 대화를 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그녀는 한숨을 푹 내쉬며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었다.

"그래도..힘냈네! 수고했어."

"지금와서 말한들 의미가 있나요. 아무튼 당신도 가르쳐 주어서 고마워요. 그런데 여기 나오는 다린? 다링? 그건 무슨..말이죠? 저번에 누가 쓰는 것도 봤는데."

"그건 한국어는 아니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부르는 호칭이야."

"어쩐지...책에서 그 단어가 많이 나오길래 이상하다 생각은 했는데."

삼국사기와 다르게 너무나도 가벼운 분위기였기에 조금 의심을 했는데 연애소설이라는 말을 듣자 제갈량은 다시 한번 한숨을 내쉬었다.

-커플-

"..."

제갈량이 보고 있는 책의 제목을 보자 커플이라는 두 글자가 있어 당황한 민준은 살며시 뒤에 적혀있는 줄거리를 읽어보았다. 여러가지 내용이 적혀있지만 미국에 있는 여인과 한국에 있는 남자간의 장거리 연애 이야기라는 대목이 눈에 들어왔다.

"그래서 이건 어떤 내용인가요?"

"....그냥 평범한 연인들의 이야기야."

"가끔 당신의 이야기는 믿기 힘들 때가 있네요."

가늘게 눈을 뜬 제갈량이었으나 확인할 방법이 없었기에 다시 책에 집중했다.

"아! 그러고보면 당신 이 chu~♡라는 그림은 뭐죠?"

"...그림?"

"네. 이 문양은 알겠는데...chu는 무슨 그림인지 모르겠네요."

"어..그게..츄라고 읽는건데.."

"츄우..요?"

"그래. 그렇게 읽으면 입이 나오지? 그때 가볍게 입맞춤을 하는거야."

"네? 이..입맞춤이요? 이게 입맞...당신은 왜 입을 내밀고 있는건가요?"

"아니 알려준다고 그런거잖아?"

"하아..물어본 제가 바보네요."

제갈량은 민준이 장난을 친다고 생각하고 다시 책을 읽기 시작했다. 만약에 삽화가 있었다면 이해하기 쉬었겠지만 글만 빼곡한 소설이었으니 민준은 머리를 벅벅 긁어버렸다.

'...입맞춤이 뭐야 입맞춤이. 얼마나 날 바보같이 생각하면 진짜.'

책을 읽고 있던 제갈량은 민준을 욕하고 있었다. 학구열이 불타올라 그에게 조금 친근하게 대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렇게 기어오를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특히 입을 쭈욱 내밀고 츄라고 하는 모습은 얼마나 경망스러운지 어이가 없을 지경이었다. 하지만 이상하게 입을 쭈욱 내밀고 있던 민준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았던 제갈량은 그 뒤로도 계속 그의 욕을 하며 책을 읽었다.

---

'뭐야 저게 두 사람 뭐하는거야?'

민준에게 궁금한게 생겼던 무는 그를 부르려다가 바늘을 부러트릴 뻔했다. 처음듣는 말을 하며 입을 쭈욱 내민 모습이 너무 짜증났기 때문이었다. 이것이 왜 짜증난 것인지는 모른다. 그냥 짜증이 솓구쳐올랐다. 그래서 민준에게 물어보는 것도 그만두고 다시 뜨개질에 집중하게 된 것이다.

"저기 무님.."

"뭐야!?"

"그렇게 뜨개질 하시면 나중에 풀기 힘듭니다."

"무슨 소리야.지금 잘...어?"

분명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뜨개질을 해둔 곳이 엉망이었다. 문양은 들쑥날쑥했고 목도리의 폭도 일정하지 않았다. 그래서 민준은 다시 풀어서 실에 감는 것을 추천했는데 정작 그녀는 푸는 법을 몰랐다.

"이걸 푸는 방법은 이런 식으로 하시면 됩니다."

"아..."

"그..죄송합니다. 이게..하는 방법이 어려워서 이렇게 손을 잡고 직접 알려주지 않으면..."

"아니 그보다..뭐라고? 잘 모르겠어. 다시 해봐."

화낼꺼라고 예상했던 것과 다르게 다시하라고 하자 민준은 차근 차근 알려주었다. 하지만 무는 이해가 안된다는 듯 다시를 외쳤고 결국 목도리를 다 풀 때까지 민준은 그녀의 손을 잡고 실을 푸는 법을 알려줘야만 했다.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목도리였던 것이 다시 털실로 바뀌자 기다렸다는 듯 몸을 바꾼 현은 민준의 다리를 베고 누워서 털실을 이리 저리 둘어보았다.

"아까 분명 만든거 아니야? 왜 이 모양이야?"

"..실수했던 것 뿐이야. 이제 실수할 일 없으니까. 두고봐."

"그렇구나. 난 과거로 돌아온 줄 알았어."

분명 자기 전에 뜨개질을 시작하는 것을 봤는데 다시 털뭉치가 되어있는 모습을 보며 고개를 끄덕거린 그녀는 누워서 민준의 코를 찌르며 말했다.

"오늘은 네가 해주는 음식 먹을래!"

"..조금 있으면 하북에 도착합니다만?"

"그러니까 그전에 먹을래!"

"...요즘 현님 너무..."

"헤헤..그래도 네가 만든건 맛있는..아얏!? 무 왜 물어."

"내가? 무슨 소리야. 벌래가 있어서 잡으려고 했던 것 뿐인데?"

"....그래? 그렇구나...난 또~"

"....."

민준은 이 이야기를 듣고 이상한 것을 느꼇다. 신수나 되는 사람이 벌래 한마리를 잡지 못해서 물었을리는 없다. 하지만 이것을 현에게 말하지 못한 이유는 이글거리는 눈으로 말하면 본때를 보여준다고 말하는 무때문이었다. 그리고 이것때문에 뒤에서 심기불편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제갈량의 시선을 깨닫지 못한 민준이었다.

결국 이 상황을 빨리 벗어나기 위해 음식을 만들어줄 것을 약속한 민준은 그 자리에 멈추어서 동물을 사냥하기 위해 떠났고 덩그러니 남은 현을 보며 무는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 이유를 물어보았다.

"갑자기 왜 그래? 빨리 가서 쉬고 싶은거 아니었어"

"헤헤...그냥 먹고 싶었던거 뿐이야."

"그렇..구나.."

현이라면 진짜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만큼 변덕이 잦은 여자니까. 하지만 지금의 대답으로 왠지 모르게 불안감을 느낀 무였다.

========== 작품 후기 ==========

....힘들다

--

style냥스 2015-08-13 04:27 new

요즘들어 느낀건데 작가님 배가 덜 고프신듯. 1000화 이전엔 매화마다 독자분들이 쪼았는데, 요즘 독자분들이 풀어주셔서 그런가 리리플을 빼시는 극악상황까지 심심치않게 나오고 음... 결론은 군만두?

-〉 ....네?

플레이어드 2015-08-13 05:20 new

아뇨 참치캔입니다

-〉 차라리 만두를 먹겠다.

Mable Fantasm 2015-08-13 05:51 new

@이소설은 선리플 후감상(본문말고 리맆)이 진리입니다만? 작가님이 올드보이찍기싫으면 다른장르로도 교체가능....호러라던가 호러라던가 호러라던가

Mable Fantasm 2015-08-13 05:52 new

@첫부분에 목도리만드는건데 목소리만든다고나옴 ㅋㅋㅋㅋㅋ

Mable Fantasm 2015-08-13 05:59 new

@갈구고 갈구고 하다보면 소설이 완결? 안타깝게도 제가 장담하지만 이소설은 10부작에 자식들이 연재하는 소설이라고하잖아요? 2050년이되도 완결? 안납니다^^

-〉 호러는 제가 싫어합니다. 그리고 독자님들이 갈군다고 해서 뭔가 달라지는건 없어양.

프리게이트 2015-08-13 08:04 new

목소리를 짜다니...

-〉 무서워라

도끼천사야 2015-08-13 11:35 new

슬슬 플레그가시작이군열

-〉 그래야죠

IceOfSonic 2015-08-13 12:11 new

음.. 작가님의.멘탈을 강.화.하.자

-〉 힘들다.

jum946 2015-08-13 23:27 new

본격!! 독자의 작가 멘탈강화 프로젝트

-〉 실패..

도착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