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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남과.. --> '아니야..아니겠죠? 왜 제가 당황해야하죠? 분명 이건 이 남자의 노림수예요. 그게 틀림없어요.'
전날 있었던 일 때문에 제정신이 아니었던 제갈량은 민준을 노려보며 마음을 진정시킬려고 노력했다. 그럴수록 더욱 혼란스러워졌으니 이것을 바라보던 무도 복잡한 표정이 되어버렸다.
"이거 참.."
-....어제 무슨 일 했음?-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그냥 제갈량이랑 말한게 전부인데. 너도 봤잖아!"
-..그러니까 물어보는거임..도대체 무슨 일임 이게..-
요술서도 어이없어하는 이유는 등에서 편하게 업혀있는 현을 제외하면 무와 제갈량의 시선이 따가울 정도로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제갈량이 이러는 것은 자신에게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있어서 그런 것이라면 무는 왜 노려보는 것인지 감이 안잡혔던 민준은 자리에 멈추어서 뒤를 돌아보았는데 그때는 또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 두사람 다 시선을 돌려버렸으니 민준은 머리를 벅벅 긁을 수 밖에 없었다.
밤이 깊어오고 무가 다시 몸을 차지했지만 조용했다. 아니 폭풍전의 고요처럼 무언가 하나 터질거 같은 느낌을 받은 민준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요리를 만들고 있었다.
"크흠..있잖아 너 말이야."
"네 저 말입니까?"
"그럼 너 말고 누가 있어.혹시.. 어제 제갈량이랑 무슨 일 있었어?"
"아닙니다..그저 산행때문에 이야기를 한 것뿐입니다."
"그런데 왜 저렇게 널 노려보고 있어?"
"그걸 제가 알면 이렇게 조용히 있지도 않았죠.."
제갈량에게 들리지 않게 소근거리자 책을 읽고 있던 제갈량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둘이 대화를 하고 있어서 그런게 아니라 아직까지도 머리가 복잡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무님은 밤에만 이렇게 나타나시면 재미없지 않으십니까?"
'괜찮아. 오랜만에 현이 오랜만에 관심을 보인 것이니까 배려해줘야지."
"역시 무님도 대단하십니다."
"응? 내가? 그런거 아닌데?"
"그래도 이렇게 배려해주시고 신경써주시는 것 보면 참 대단한 것 같습니다."
"그래..그렇구나..호호.."
왠지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을 느낀 그녀가 어색하게 웃자 열심히 책을 읽던 제갈량은 민준을 한심하게 바라보았다.
'아니 내가 왜...난 별로 신경 안쓰니까요.'
다른 여자랑 대화하는 것을 신경안쓴다고 중얼거리며 책을 읽은 제갈량이었으나 이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신경쓰고 있는 것을 인정하다는 것을 모르는 그녀였다. 별다른 일 없이 밤이 깊어오자 민준과 쭈욱 대화를 나누고 있던 무는 잠을 자려는 듯 자리로 돌아갔다. 민준 역시 바로 자려는 듯 장작을 던져넣은 후 누으려고 했으나 지금까지 단 한마디도 하지 않고 책을 보고 있던 제갈량이 다급하게 그를 불렀다.
"저기 잠깐만요. 물어볼게 있어요!"
"응? 뭔데?"
"이거 있잖아요...뭐라고 하는거예요?"
"아 차? 이건 자동차라고 우리 같이 갔을 때 봤던 거 있지?"
"그 이상한 바퀴 달린 것 말인가요?"
"그래 그거. 그걸 차라고 해. 다른건 없어?"
"다..른거요? 그게...궁금한건 없는데..그러니까.."
이상했다. 평소같으면 책을 계속 보겠지만 무엇때문에 이렇게 조급한지 몰랐으니 더욱 당황해서 우물쭈물한 것이다. 그럼에도 민준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기다려주자 평정심을 되찾은 그녀는 헛기침을 하며 한글에 대해 물어보았다.
"이..러케...말...하느은...거...죠?"
뛰엄뛰엄 한국어로 말하자 놀란 민준은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뜬 후 잘했다고 칭찬해주었다. 분명 그녀의 말이 어색한 것은 사실이었지만 단시간내에 이렇게까지 힘냈다는 것에 놀라워한 민준은 자신도 모르게 그녀를 끌어안으려고 하다가 멈칫거렸다.
"어..음..미안 나도 모르게 끌어안을뻔 했네."
"...아니예요. 당신이라는 남자가 그렇죠. 그래도 저 잘하고 있는거 맞죠?"
"그래 엄청 빠르다. 그래서 놀랍기도 한데 조금만 더 있으면 나랑 평범하게 대화할 수 있겠네. 다만 문제가 있다면..억양이네.."
"억양..이요?"
"그래 이건 내가 어떻게 해줄 수 없는 문제인데..지방방언이라고..알지?"
"아...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그런데 억양이 그렇게 문제가 되나요?"
"뭐 나랑 대화하는거에는 상관없겠지만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하게 된다면 억양때문에 사람들이 웃을수도 있거든."
"그게 그렇게 심한 차이가 나는건가요?"
"몰라."
"모른다니..당신이.."
'그래 내가 말했지만 나는 몰라. 왜냐하면 그렇게 말했으니까. 다른 사람들은 알지만 나는 모른다는거야."
"하하..그럴수도 있겠네요...뭐 그래도 어쩔 수 없죠. 이렇게 말하는 저도 억양이라는게 존재하니까요."
지역방언에 대해서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은 제갈량은 상과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한국어로 말하는 것을 몇번 더 해본 뒤 잠에 빠져들었고 민준은 마지막으로 그녀를 응원해준 뒤 자리에 누워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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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아암..민준..넌 이렇게까지 나한테 해주는 이유가 뭐야?"
"무슨 말씀이십니까?"
"지금까지 쭈욱 지켜봤는데 한번도 싫다는 말을 안했으니까.. 사실 동생들때문에 비위를 맞추어준다고 생각하고 조금 심한짓도 해봤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으니까 신기해서 말이야."
"하하..그거야 제 등이 편하다고 하시니까 해드리는 것 뿐입니다. 그녀석들을 위해서 한다면 이런식으로 못하죠."
'헤에 대단하네..."
"..."
현이 대단하다는 듯 칭찬하자 무는 이상하게 기분이 나빠졌다. 하지만 기분이 나빠진 이유에 대해서는 정확히 몰랐기 때문에 두 사람을 노려볼 뿐이었다.
"민준님 어서 오십시오. 기다리 있었습니다."
기분 나쁜 이유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채 밑으로 내려오자 마부들이 마차를 대기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내려오기 전 모닥불을 피워두고 연기가 나도록 만든 것 덕분에 마부들과 바로 만날 수 있었던 민준은 그간 별일 없었는지 물어보고 마차에 올라탔다. 꽤나 넓은 마차 안이었으나 현은 민준의 무릎을 베고 누워서 뒹굴거렸고 무로 변했을 때는 제갈량이 있는 쪽으로 자리를 옮겨 그녀와 담소를 나누거나 밖을 구경하며 시간을 보냈다.
"지루하진 않으십니까?"
"괜찮아. 이렇게 느긋하게 움직인다는게.."
"괜찮아. 이러면서 여러가지 볼 수 있으니까..게다가 나도 재미있는 것을 찾았거든."
"그게 무엇입니까?"
"응? 거리를 구경하는 것. 그게 가장 재미있어. 사람들이 있는 거리를 보는 것도 재미있고 아무도 없는 들판을 보는 것도 재미있지."
"그렇습니까.."
"뭐야 그 눈은. 재미있거든?"
"네..."
민준은 무엇이 재미있는지 몰랐으나 평범한 사람들보다 몇배는 좋은 눈을 가지고 있던 그녀는 가만히 있어도 멀리서 무엇을 하는지 볼 수 있었기 때문에 재미있다고 한 것이었다. 그래서 더 이상 물어보지 않은 민준은 자리에 누워서 잘려고 했으나 빤히 바라보는 무의 시선때문에 다시 일어날 수 밖에 없었다.
"무슨 일 있으십니까?"
"응? 아니 니가 갑자기 자려는 모습을 보니까 현이 빙의되었나 싶어서.."
"하하 그건 아닙니다만 여기 있으면 딱히 할 일도 없고 해서 낮잠 잘 때가 많습니다."
"그래?"
"네 그렇습니다. 그렇게 해야..밤에 마부들이 더 쉴 수 있을테니까요."
말 한마디 한마디에 배려심이 가득했던 민준을 보며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인 무는 다시 밖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밤이 깊어오자 마부들은 먼저 자버리게 되었고 민준은 여전히 3시쯤 되는 시간대를 고수하고 있었다. 무도 경계근무를 서고 싶었으나 문제는 중간에 현으로 바뀌면 큰일이기 때문에 근무를 서지 못하게 되었다. 예상했던 일이라 민준과 제갈량은 태연하게 받아들였다.
"하..정말 요즘 내가 이상해진 것인가.?"
잠에서 깬 제갈량은 한숨을 내쉬며 단도를 어루만졌다. 민준과의 접점이 없다고 생각하였는데 이 단도로 인하여 연결고리가 생긴 것 같아 한숨이 나왔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으니 앞으로 더욱 조심하며 그를 평가해야겠다고 다짐하며 민준을 바라보았다.
========== 작품 후기 ==========
즐겁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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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eOfSonic 2015-08-10 18:02 new
작가님 폰으려 쓰셧다니 ♡용.서.해.드.리.죠♡ 이유가 있으면 봐주지만 없으면 알.죠?
-〉 그냥 안쓰면 안되나여..
플레이어드 2015-08-10 18:26 new
데프콘 1단계 발동!
-〉 이건 위험하군
도끼천사야 2015-08-10 20:51 new
훗 게을러졌어
-〉 허헛
style냥스 2015-08-10 20:51 new
괜찮아요. 다.음.화.에.같.이.올.리.면.되.요. 리리플은 소중한거니까요?
-〉 그럼 리리플이 더 많아져서 안되용
프리게이트 2015-08-10 21:52 new
더 보고싶다...
-〉 아하핫
jum946 2015-08-10 22:30 new
부족하다..
-〉 부족하다닛
Mable Fantasm 2015-08-11 00:49 new
@리맆이없다니.....작가님이 진정 독자들을 분노케하는군요.....
-〉 이해해주시죠
카니르 2015-08-11 01:36 new
...작가... 어리석구나... 어찌 죽음의 길을 걸으려하는가...
-〉 뭐라고? 죽음의 길이라고?
]솔비[ 2015-08-11 01:47 new
리리플보니깐 무섭다...
-〉 나두요 ㅠ.ㅠ
만남과..[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