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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남과.. --> 1주일이 지나자 약속한대로 현은 밖으로 나갈 준비를 했다. 이런 그녀의 반응은 엄청 놀라운 것이지만 나름 납득할만한 이유가 있었다. 일단 자신들을 제외하고서라도 요괴들까지 같이 생활한다는 말때문에 전부터 궁금하긴 했다. 게다가 여인들이 귀를 내놓거나 꼬리를 내놓고 있는 것을 봐도 사람들이 놀라지 않는다는 말을 확인하고 싶었다. 물론 이것보다 중요한 것이 시녀들의 존재였다. 민준은 부탁을 하면 투덜거리면서 해주는데 반해 시녀들은 맡은 임무가 그런 것이다보니 극진히 대접해준다는 말에 마음을 굳힌 것이었다.
한가지 문제가 있다면 마차가 있는 곳으로 도약을 하는 것이 아니라 걸어서 돌아가야한다는 것이었다. 어짜피 올때도 이렇게 왔으니 상관없다고 할수도 있지만 현일때는 민준이 업어서 데리고 가야만 했기 때문에 시간이 두배로 걸리게 된 것이었다.
"하아..하아..조금만 쉬다 가면 안되겠습니까?"
"후웅?? 나는 좋아~"
"....산에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한다더니 왜 이렇게 나약하게 말하는거야?"
"그건..아닙니다..오랜만이라 그렇습니다."
무가 다그칠 것이라고 생각한 것과 다르게 한마디도 안하자 제갈량은 살짝 걱정이 되었다. 민준의 상태도 그렇지만 그가 쓰러지면 불을 지피는 일이나 식사를 만드는 것 모든게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었다.
"너무 힘들면 한마디 하는게 어때요? 이대로 가다간 당신이 못버틸거 같은데요?"
"아니. 예전에 부대에 있을 때 이런거 해본적은 있어 다만..현님이 불편할까봐 그런거지."
"하아..당신이라는 사람은 여기서까지 여자를 먼저 걱정하시나요?"
이런 상황에서도 작업을 건다고 생각한 제갈량이 한심하게 바라보자 민준은 오해라는 듯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
"현님은 불편하면 더욱 강하게 끌어안는다고.. 그러면 내가 숨을 못쉰다.. 그리고 다른 문제도 있고.."
"다른 문제요? 그게 무슨..하아..당신이라는 남자는.."
"야..그런 눈으로 봐도 난 성욕이 왕성한 남자라고 등에서 자꾸 현님이 움직이면 힘들어진다고.."
가슴만 닿고 있는 것이라면 최대한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노력하겠지만 가슴가리개도 안하고 있으니 움직일 때 마다 유두의 감촉이 느껴져 곤란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가끔 내는 소리도 야릇한 소리였기 때문에 민준은 여러모로 힘든 것이었다.
"그건 이해해드리겠어요. 현님의 목소리는 여자인 제가 봐도...."
가끔 민준의 등에서 자세를 바꿀 때 현이 내는 소리는 제갈량이 봐도 야릇한 소리였기에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는 사이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무가 나타났는데 눈은 엄청 가늘어져있었다.
"제가 무슨 잘못한 것입니까?"
"현의 목소리가 야릇한건 이해하지만 체력이 너무 없는거 아니야? 금방 지치잖아?"
"아무리 체력이 좋다고 해도 뒤에 누구를 업고 있으면 당연히 지칩니다만..."
"뭐라고? 분명 가벼울..야! 현 일어나봐!"
머리위에서 뒹굴거리고 있는 머리를 부여잡고 주술에 관해서 물어보았다. 그러자 눈을 반쯤 뜬 현은 한참동안 고민하다가 어색하게 웃어버렸다.
"헤헤..까먹었다."
"야 그걸 까먹으면 어떻게 해? 네가 몸을 가볍게 한다고해서 업혀가도 된다고 한건데!"
일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몰라 멍하니 바라보던 민준은 만들던 음식을 살짝 태우는 실수를 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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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먹을만하네..그리고 미안. 나는 현이 무게를 줄였다고 생각했거든.."
민준에대한 평가가 순식간에 바닥으로 떨어진 이유는 들은 것과 다르게 너무 요령을 피웠다. 현이 업혀있다고는 해도 깃털처럼 가벼울텐데 계속 쉬어가자고 하였으니 시선이 나빠질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속사정을 알고나니 민준만큼 듬직한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게 되어 솔직하게 사과를 한것이다.
"나도..미안..귀찮아서 그냥 있다보니 까먹어서.."
"괜찮습니다. 그럴수도 있죠 하하."
지금부터라도 가볍게 갈 수 있다는 생각에 힘이 난 민준은 찬바람을 견딜 수 있도록 불을 더욱 강하게 만든 후 눈을 감았다.
아침이 밝아오고 간단하게 육포를 먹은 일행은 서둘러 출발 준비를 했는데 아직 현이 튀어나올 상황이 아니라는 듯 무는 기지개를 켜고 산을 내려갔다.
"후후.역시 몸을 움직여야해 아..기분 좋다. 그리고 민준이랑 제갈량 두 사람 다 땀을 엄청 흘린 거 같은데 호수에 들렸다갈래?"
"호수요? 거기 멀지 않을까요?"
"금방이야 10분정도 올라가야하겠지만 별로 안멀어."
그 말에 제갈량은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민준도 1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말에 바로 발걸음을 돌렸는데 10분은 커녕 5분만에 호수에 도착할 수 있었다.
"와..시원하네요."
사람들이 찾아온 적이 한번도 없던 곳이라 그런지 풍경도 멋있는 곳이었다. 그래서 한참을 구경하던 제갈량은 민준에게 밑에서 기다려달라고 부탁을 했다.
"제갈량도 많이 바뀐거같단 말이지. 예전이었으면 한신하게 바라볼텐데 말이야.."
-나도 그렇게 생각함. 다만 제갈량은 괜한 말을 했다가는 큰일이 날 것같으니 가만히 있겠음-
다른 여인들의 두배의 시간을 들여서 겨우 한발짝 다가간 정도였다보니 요술서는 민준과 제갈량의 관계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겠다고 말했다. 민준 역시 요술서가 신경을 끄는 편이 좋겠다고 생각하며 담배를 피우고 있자 위에서 이제 올라와도 된다는 말을 해주었다.
"빨리 끝났네요?"
"너도 기다리고 있는데 놀고만 있을 순 없잖아? 그리고 산은 빨리 해가 떨어지니까."
"그럼 저도 빨리 씻고 오겠습니다."
배려에 감사하며 호수로 뛰어들어간 민준은 잠시간의 시원함을 만끽한 후 서둘러 옷을 입고 내려갈 준비를 했다. 그러는 사이 현과 무는 몸을 바꾼 듯 제갈량에게 몸을 기대고 있던 현이 베시시 웃어보였다.
"제갈량에게 그러고 계시면 제갈량이 넘어질수도 있으니 업어드리겠습니다."
"정말? 화 안난거야?"
"안났다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그러니 괜찮습니다."
민준의 말에 안심한 현은 민준의 등에 업힌 뒤 확실하게 몸을 가볍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민준의 발걸음이 평소와 똑같자 무는 현이 가볍게 만든게 아닌지 확인하였는데 그의 대답이 엄청 놀라웠다.
"아닙니다...현님은 확실하게 가볍게 만들었습니다만..그렇다고 빨리 가버리면 불편하실테니 적당한 속도로 가는 것입니다."
"아..그런거야?"
"네 그렇습니다."
사실 제갈량의 속도에 맞추는 것도 이유중 하나였으나 이런 말을 하면 그녀가 억지로라도 속도를 낼 것이 뻔하기 때문에 민준은 일부로 말하지 않은 것이었다.
"역시...사람들이 널 좋아하는 이유를 알 것 같네.."
고개를 끄덕인 무는 제갈량을 신경써주며 주의를 경계하였고 적당한 위치에 쉰다고 말하자 현은 다시 몸을 바꾸었다.
"역시 등뒤에서 바뀌시는 것은 언제 하셔도 적응이 안되는군요."
"어쩔 수 없잖아. 이녀석 갑자기 바꾼단 말이야. 그리고 네 등 완전히 마음에 들어한 것 같은데?"
"저도 그렇게 느끼곤 있습니다만..하하.."
불편할수도 있지만 마음에 들어해주고 있으니 기뻣던 민준은 재빨리 불을 지피고 물을 끓이기 시작했다. 무는 아까 있었던 일의 사죄를 하는 차원에서 요리에 쓸 동물을 하나 잡아온다고 말하고 사라져버렸다. 괜찮다고 했지만 자기가 불편해서 안된다고 했으니 말릴 수도 없었던 민준은 제갈량과 덩그러니 둘이 남자 한글이라도 알려줄까 해서 그녀에게 말을 걸려고 했다. 하지만 자신보다 제갈량이 말을 먼저 걸었다.
"아까 전에는 배려해주셔서 고마워요."
"배려라니?"
"제가 바보도 아니고 그걸 모를까봐요? 현님때문에 그런 속도로 가고 있다고 하셨지만 제 속도에도 맞추고 있었잖아요?"
"알아차렸어?"
"그 상황이었으면 제가 또 고집을 부렸을게 뻔하니까 배려해줬다는 것쯤은 알고 있어요. 고마워요."
"그래. 너무 미안해 할 필요 없어 사람마다 움직이는 속도가 다르고 초행길이면 힘들고..괜히 무리했다가 쓰러지면 그게 더 걱정이니까.."
"거..걱정이라니 왜 당신이 절 걱정하죠? 전 당신이 싫은데요?"
"그렇겠지..하지만 난 근에게 부탁을 받았으니까 걱정한건 당연한거야."
".."
마땅히 할 말이 없어진 그녀는 책을 펴고 글을 읽기 시작했는데 책이 반대로 되어있는 둥 조금 당황하는 모습을 보여 민준은 웃을 수 밖에 없었다.
========== 작품 후기 ==========
근데 이거 폰으로 적어서..리리플은 불가합니다 orz..
만남과..[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