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24/1909 --------------
<-- 여행의 안에서.. --> 언제나 그렇듯 마차 안은 책 넘기는 소리만 울려퍼졌으나 처음에 비하면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힘든 공기는 아니었다. 이렇게 된 계기는 마을에서 있었던 일 덕분이었지만 민준은 제갈량에게 다가가지 않았다. 이제 마차 안에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주기 시작했는데 괜히 다가갔다가 다시 숨통 막히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점점~더~ 멀어져~간다~~"
"그러고보면 당신 가끔 가다가 알 수 없는 말을 하던데 그게 그쪽 세계의 말인가요?"
"음? 저번에 말하지 않았나?"
"그런 기억도 있었지만 관심이 없엇으니까요. 아..그렇다고 착각하지 마세요. 관심이 생긴게 아니라 같이 가다보니 신경쓰여서 물어보는 것이니까요."
"그러시겠지...그리고 네 말대로 내가 있던 세계에 쓰던 말이야. 나라의 이름은 대한민국이고...이걸 한글이라고 하지."
'한글이라고요? 어떻게 쓰는거죠?"
평소답지 않게 관심을 보이는 그녀에게 글자에 대해 알려주자 머리가 좋아서인지 금방 습득할 수 있었다.
"...헤에..누가 만든지는 몰라도 대단한 글자네요.."
"말하는 것은 어려울지도 모르지만 말이야."
"이 글자가 어렵다고요?"
제갈량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고작 24자의 글자로 거의 모든 것을 발음할 수 있는데 말하는 것이 어렵다고 하는게 이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민준은 글자를 익히는 것과 말하는 것은 다른 이유는 받침 때문이라고 설명해주자 그녀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받침이라고요"?
"지금 이곳에서 말하는 것과 다르게 내가 쓰는 한글은 엄청나게 많은 받침이 가능하거든. 가령 '김장'이라던가."
"기.장.요?"
"아니 김"
"긴?"
"거봐..."
"당신은 제가 고작 그런거에 포기할거라고 생각하셨나요? 제가 마음만 먹으면..
민준이 놀린다고 생각한 제갈량은 기다려보라는 듯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그러자 그는 당황한 듯 손사래를 치며 설명을 해주었다.
"아니 아니...널 놀리는게 아니라 나라마다 언어가 다른건 알고 있잖아? 이곳도 억양이 다르고 명칭이 가끔 다른 것처럼 말이야.."
"그건...당연한 것 아닌가요?"
"그러니까 평소 받침을 연습하지 않은 너희한테는 말하는게 어렵단거지."
"그렇게 따지면 당신은 어떻게 그렇게 능숙하게 말할 수 있는건가요? 다른 세계에서 왔다는 말이 거짓말인 것처럼 능숙하잖아요?"
"사실 나는 너희 말 몰라. 요술서 덕분에 이렇게 대화하는거지..그리고 가끔 내가 하는 말이 다르게 들리는 이유는 내가 대화를 하려고 마음 먹지 않았기 때문이고.."
민준의 설명을 들은 제갈량은 곰곰히 생각하다가 종이에 자신의 생각을 적어 보여주었다.
한글 -〉 번역 -〉 촉의 언어 / 하지만 그럴 의도 없거나 모국어를 내뱉고 싶을 때는 요술서가 번역하지 않음
천재라는 것을 확인시켜주듯 정확히 집어내자 민준은 자신도 모르게 감탄사를 내뱉았다.
"과연 그런 것이군요. 하지만 요술..아..동화되었다는 말을 들은 것 같네요."
모든 궁금증이 풀린 제갈량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시 책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민준은 대화가 끝났음을 직감하고 다시 노래를 불렀는데 한참동안 책을 읽던 그녀의 고개가 끄덕 끄덕거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왜 그렇게 뚫어지게 보는거죠?"
"아니 내 노래 듣고 고개를 끄덕인건가 해서."
"확실히 받침이라는게 많다는 것을 느껴서 그런 거시예요. 문제있나요?"
"아니. 없다. 그냥 놀랐을 뿐이니까."
"하아..당신이라는 사람 안에 저는 도대체 어떤 존재인가요? 무슨 짓만 하면 매번 놀라네요."
"노 코멘트.."
"..그쪽 언어로 하는게 왠지 화가 나긴 하지만 어떤 의미인지 대강 알 것 같다는게 더욱 화가 나네요."
분명 들리는 것은 자신들의 언어가 아닌 한국말이었다. 하지만 그 말의 뜻이 무엇인지는 대강 알 것 같았던 제갈량은 짜증스럽게 노려본 후 다시 책에 집중했다.
---
밤이 깊어오자 노숙을 하게 된 일행은 불침번에 대해 논의하였다. 3시쪽 근무는 당연 민준이 서는 것이니 상관없었지만 제갈량이 앞에 하냐 뒤에 하냐를 두고 논의 중인 것이다.
"오늘은 제가 먼저 근무를 서도록 하죠. 당신은 불 관리 때문에 그 시간때가 좋다고 하셨으니..다른 한분이."
"절 깨우시면 됩니다."
"그래? 알았어."
세명의 마부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사내가 손을 들자 제갈량은 고개를 끄덕이고 불 옆에 가서 자리를 잡았다. 일행이 하나 둘 잠들기 시작하자 책을 꺼내든 그녀였으나 낮의 일이 신경쓰이는 듯 책을 나두고 종이를 펼쳤다.
"이게 기억이라는 글자고...저게 니은이라고 했지..?"
왠지 이대로 포기하면 지는 것 같이 느껴졌던 제갈량은 제대로 받침에 대해 말해보겠다는 듯 열심히 한글 공부를 시작했다.
그날 이후로 제갈량은 불침번을 설 때마다 책보다는 한글공부에 열을 올려 3일쯤 지나자 자음과 모음을 완전히 익힐 수 있었다. 문제가 있다면 이것들을 어떤 식으로 조합해서 읽어야하는지 몰랐던 그녀는 자고 있던 민준을 힐끔 바라보았다.
"아니지..지금 깨우는건..."
한참동안 고민하던 제갈량은 불타는 학구열에 항복을 한 듯 민준을 살짝 건들였다.
"이봐요."
"..."
"이봐요. 일어나봐요."
"응어..?"
자고 있던 민준은 알 수 없는 소리를 내뱉고 자리에서 일어났으나 자신의 근무시간도 아니고 문제가 생긴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제갈량을 바라보았다.
"왜 꺠운거야?"
"한글이라는거요. 어떤 식으로 읽죠?"
"뭐..그게 무슨.."
"당신이 말한 자음과 모음 다 익혔어요. 그런데 어떻게 읽는지에 대해서는 안알려줬잖아요?"
"난 또 무슨 큰 문제라고. 잘봐. 이게 기역이고 이걸 아라고 읽는 건 알지?
"네 그렇죠 그게 합쳐지면 기역아가 되는건아니잖아요?"
나름 추리를 해본 듯 말하자 민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설명을 계속 이어나갔다.
"기역에서 역을 빼고 기와 아를 빠르게 말해봐.'
"기야. 기아. 기야?"
"그래 기아가 되지? 거기서 ㅣ 와 ㅇ 을 빼고 합치면 가 가 되는거야."
"...이런 식으로 읽는건가요?"
고집을 부려서 혼자 추리했다면 평생이 가도 말하는 법을 익히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한 제갈량은 민준이 알려준대로 말해보았다.
"그럼 이건 이떻게 읽는지 알겠어?"
바닥에 '구'라는 글씨를 쓰자 아까 알려준대로 빠르게 말해본 그녀는 구,라고 대답하였다.
"그래 바로 그거야. 그런 식으로 하면 돼. 다른 말도 그렇지만 하다보면 느니까 너무 받침에 대해 생각하지말고 연습해봐. 그럼 난 잔다"
하지만 제갈량은 새로운 것을 익히는 것에 대한 즐거움으로 인하며 대답도 하지 않고 종이에 적은 글씨를 계속 말하며 익히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오늘 짧은 이유. 술먹고 자다가 깬 상태로 적어서 그렇습니다.. 피곤한데 속쓰리고 머리 띵해서 잠도 제대로 못자겠음.
----
天空意行劍 2015-08-01 06:05 new
더러운 손님전사.......왜 손님은 하향을 안하죠?
-〉 모두 모여어어
Mable Fantasm 2015-08-01 08:20 new
@아앗!!고마워요 스피드웨건!!!!역시 설명충!!!!ㅋㅋㅋㅋㅋㅋㅋ//현무가 이중인격으로 하였는데(아마 거북이의 몸에 뱀의 꼬리?머리가 2개있어서 2중인격으로 한듯)저 둘은 관우처럼 인격이 합쳐지거나 하지는않고 저둘 그대로 민준에게 빠져서 서로싸우겠지....몸차지할려고 ㅋㅋㅋㅋ
-〉 허허헛
플레이어드 2015-08-01 09:17 new
투명안솔
플레이어드 2015-08-01 09:19 new
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 빼애액
쥬랭이랑 2015-08-01 09:51 new
이제.. 현무누님 만나것다. 귀찮다는 얼굴로 배를 북북 긁으며 맞이하는 것도 괜찮겠는데..ㅋ
-〉 배를?!
IceOfSonic 2015-08-01 11:40 new
으
-〉 넹?
샤이닝쿠마 2015-08-01 13:28 new
피까는걸로는무리인가 약을먹이자~~!!!!
-〉 ...무서워랑
RedRuby 2015-08-01 14:09 new
황충 민준여자세계의 뒤세계정실이다
-〉 껄껄껄 굿?
kiadreas 2015-08-01 15:36 new
군만두가 필요합니다.
-〉 도망쳐야지
도끼천사야 2015-08-01 16:57 new
힘을내요 자까양반
-〉 힘을 내요 슈퍼파월
style냥스 2015-08-01 20:12 new
역시 작가님은 까야 제맛
-〉 ㅂㄷㅂㄷ
]솔비[ 2015-08-01 22:21 new
이거완결된기되나요?
-〉 네 낼거예욧
로한의자유기사 2015-08-01 22:59 new
쿠폰20장 투척
-〉 감사합니다 ㅠ.ㅠ
소드아트 2015-08-02 01:29 new
@작가님을 묻어야할려나 땅속에...흐음.....
-〉 죽는건가?
흑사황 2015-08-02 03:49 new
잘보고 갑니다ㅋ
-〉 감사합니다.
여행의 안에서..[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