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삼국지 연희-1187화 (1,187/1,909)

-------------- 1187/1909 --------------

<-- 그리고 또.. --> 점심쯤이 지나 민준의 방에 다시 찾아간 채원이었으나 아직까지 자고 있는 민준을 깨울 수 없어 강동이교를 통해 아침에 만나자는 서신을 전해주고 돌아왔다. 평소의 민준이었다면 지금 시간에 일어났겠지만 머리가 아픈 후유증과 잔소리때문에 피곤해서 아직 자고 있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어제 밤 오해를 했던 채원은 그 오해를 확신하게 된 계기가 되어버렸으니 민준으로서는 어이없다고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크흑..머리야.. 역시 밤새도록 잔소리를 듣는 것은 지쳐.."

어중간하게 저녁에 일어나버린 그는 한숨을 내쉬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자 중간 중간 찾아온 여인들이 남기고 간 서신들이 있었다.

-일단 돌아가지만 나중에 각오해!-

-최대한 빨리 하북에 찾아올 것!-

자허와 자하가 남긴 서신는 분노가 느껴질만큼 강렬했기 때문에 쓴웃음을 지어보인 민준은 머리를 벅벅 긁으며 다음 서신을 읽어보았다.

-죄송합니다. 아침에 만날 수 있을까요?-

"흠..역시..채원이는 미안해 하겠지.."

둘 다 안일하게 생각해서 일어난 일이지만 직접적으로 손을 잡은 그녀가 미안해하는 마음이 더 클 것이라고 생각한 민준은 제대로 이야기하기로 마음먹고 시녀를 통해 아침 약속을 잡고 식당으로 향했다. 늦은 밤이었지만 한끼도 먹지 못한 민준을 위해 식사를 준비해 놓았던 식당에서는 방금 만든 것처럼 따듯한 국과 음식을 내놓았다.

"후..나때문에 미안하네."

"아닙니다. 이건 유비님의 지시도 있었던 일입니다."

"그래? 유비가?"

"네. 민준님이라면 분명 식사를 만들어달라고 하지 않고 남는 것으로 대충 드실게 뻔하니까 꼭 이렇게 따뜻한 음식으로 준비하라고 하셨습니다."

"크흠.."

유비의 생각대로 그녀들에게 고생을 시키고 싶지 않았던 민준은 대충 음식을 만들어 먹을 생각이었다. 그래서 아무런 말도 안하고 식사를 하고 있자 시녀는 고개를 꾸벅 숙이고는 다시 식당안으로 들어가버렸다.

식사가 끝나고나자 머리가 제대로 돌기 시작한 민준은 그대로 방으로 향했다. 만약 이마에 흉터가 남았다면 하북에 있는 여인들에게 지금보다 더 심한 잔소리를 들을테니 확인을 해본 것이었다. 원래 일어나자마자 해야하는 일이었지만 정신이 오락가락했기 때문에 이제서야 확인을 한 것이다.

"이거..그나마 다행이네..상처가 조금이라도 생겼으면 진짜..."

조그만 흉터라도 그냥 넘어갈 여인들이 아니었기에 몸을 부르르 떨며 침대에 눕자 밖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누구야?"

대답도 하지 않고 슬그머니 문을 열고 들어온 여인은 관우였다. 그녀는 주변을 둘러보더니 안심한 듯 한숨을 내쉬고 침대에 앉더니 민준의 얼굴을 부여잡고 뚫어지게 이마를 확인했다.

"상처 없어. 아까 확인해봤거든."

"누..누..누..누가 그걸 신경쓴다고 했어? 그저 확인해봤을 뿐이야!"

"헤에...그런거야?"

"그..그렇다니까!? 딱히 니가 신경쓰였다고는..어맛!?"

"둘 밖에 없는데 그렇게 말할 필요는 없어."

"그..그게 아니라....하으.."

민준의 말을 듣자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른 관우는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다가 이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들었다.

"츕..역시 이러니까 좋잖아?"

"차..착각하지마 그..그저 어울려주는 것 뿐이니까.."

일부러 그러는게 아니라 부끄러워서 이런 말이 튀어나온다는 것을 아는 민준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준 뒤 침대에 누웠다. 잠은 오지 않았지만 관우의 온기 덕분인지 금방 잠에 빠질 수 있었다.

"후..너무 오래잔 것도 문제라니까."

다시 깨어난 시간을 새벽 5시. 아직 약속시간까지 3시간 정도 남았다. 이 시간동안 무언가를 할 수 없었던 이유는 시간이 애매한 것도 있지만 아직 자고 있는 관우를 깨우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녀의 머리를 살며시 쓸어주며 여러가지 일을 생각했는데 그 중에 가장 신경쓰이는 것은 아무래도 제갈량이 했던 말이었다. 제갈근이 그렇게 말했다면 크게 신경을 쓰지 않겠지만 신수들과 아무런 접점이 없는 제갈량이 그렇게 말하자 괜히 신경이 쓰인 것이었다.

'혹시 제갈량이 현무랑 담판을 지으려고..그건 아닌가?'

-제갈량이 주인같은 성격이면 이해하겠지만 누구보다 계산적인 그녀가 즉흥적으로 현무에게 말을 하겠음? 그저 확인할 것이 있어서 그런 것 같음.-

'일단 가봐야 아는 거겠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해가 떠버렸고 어느세 약속시간이 다가왔다. 자고 있는 관우가 깨지 않게 조심스럽게 일어난 민준은 대충 몸을 씻고 정원으로 향했다. 그러자 이미 기다리고 있던 그녀는 고개를 꾸벅 숙이더니 벽에 기대어 자신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 했다.

"민준님 정말 죄송해요.. 저때문에..이런 일까지 겪으시고.."

"아닙니다 저도 긴장을 풀고 있었으니 서로 잘못한 것 아니겠습니까?"

"아...그리고 한가지 더..감사해요..그때 정말 놀랐어요."

"머리를 박은 것 말입니까?"

"네..솔직히 저는 포기하고 있었어요. 그 상황에서 다른 이들이 있는 것도 아니고 민준님의 눈이 바뀌었거든요.."

"그렇게 무서우셨습니까.."

"무섭진 않았어요. 그런 눈을 많이 봤거든요. 하지만 이상한 것은 일순간 그렇게 바뀌었던 민준님이 다시 제정신으로 돌아오신거예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그렇게 되신건지..궁금해서."

"아 그거 말입니까. 별 것 아닙니다. 처음에는 순간 저도 색기때문에 발정이 날뻔했습니다. 그래서 손까지 잡은 것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그 순간 모든 것을 채념한 듯한 채원님의 표정을 보자 생각이 하나 들더군요. 내가 지금 뭐하는 짓이지? 이런 생각이 들자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어떻게든 발버둥치려고 해서 생각난게 그거였지요."

"그렇게 제가 슬퍼보였나요?"

"슬프다기 보다는 모든 것을 포기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게 더욱 무서운 것이지요. 세상에 미련이 없으면 언제든 자결을 할 수 잇으니까요.."

"...그런 분을 보신 적 있으세요?"

채원의 물음에 민준은 말이 없었다. 자결을 한 것은 아니지만 전쟁통에서 정말 허무하게 죽은 사람이 생각났기 때문이었다. 분명 삶에 의욕이 조금이라도 있었으면 그 자리에서 피할 수 있었지만 순간 멈칫했던 것때문에 포탄을 맞고 죽어버린 전우때문에 씁쓸하게 웃자 채원은 미안하다고 사과하였다.

"왜 사과를 하시는 것입니까.."

"민준님이 씁쓸해보이셔서요."

색기때문에 사람들이 쉽게 변하는 모습을 자주 보았던 채원은 분위기를 읽는 것이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그래서 이렇게 얼굴을 보지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민준이 낙담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것이었다.

"뭐 그래도 지나간 일이니 어쩌겠습니까. 아무튼 채원님은 그렇게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네..?"

'색기 때문에 고생을 하고 계시지만 멋진 남성분을 만나서 알콩달콩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그 색기가 그분을 향할테니.."

"하...하지만 그렇게 되면 남편 될 사람이 버티지 못하는 것 아닐까요?"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했군요..하지만 저는 채원님이 행복해지셨으면 좋겠습니다."

"하..하하.."

그녀가 어색하게 웃자 볼을 몇번 긁은 민준은 다시 한번 행복해졌다는 말을 해주고는 방으로 돌아갔다. 한참동안 가만히 있던 채원은 인기척이 사라지자 민준이 있던 자리를 한번 바라보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행복..이라.."

지금까지 생각해본 적도 없었던 그녀는 다시 한번 한숨을 내쉬고는 방으로 돌아갔다.

-주인! 이제 몸이 적응해서 색기에 크게 휘둘리지 않을 것임!-

"......."

-이렇게 기쁜 소식을 가지고 왔는데 반응이 왜 그렇게 뜨듯미지근함?-

"무슨 몸이 사이보그인가 싶어서 고민했다. 그게 가능하냐?"

-어짜피 색기도 요기의 일종 아니겠음? 그래서 적응시킨 것뿐임. 관계를 가지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모르겠지만 저번처럼 덮치거나 하지 않음! 그러니까 채원에게 어울리는 멋진 남자는 주인..아픔 아픔 아픔!-

"개소리 좀 작작해라 미친놈아. 이런거때문에 몸을 개조하냐!?"

-개조한거 아님! 그냥 적응시킨 것뿐임!!-

"......이 새끼가..어휴.."

더 이상 말해봐야 입만 아프다고 생각한 민준은 요술서를 한대 후려치고는 담배를 입에 물었다.

========== 작품 후기 ==========

즐겁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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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미가미 2015-07-01 01:17 new

그럼 연참은 작가님의 숙명??

-〉 몇일 못했으니 선물로!

halem 2015-07-01 01:20 new

814. 재계합니다

-〉 ㄷㄷ..

style냥스 2015-07-01 01:28 new

연참은 안해도 됨요. 단지 리리플을 빼먹으면 현피하고 싶어짐요. 소설 내용이 적어도 이해됨요. 하지만 리리플을 잊어버리면, 군만두만 먹이고 싶어짐요. ㅎㅎㅎ

-〉 에이 현피는 아니지

소드댄서 2015-07-01 01:40 new

연참과 코멘과 작품수의 증가는 작가님운명임! 안된다면 현피갈거예요

-〉 허나 거절한다

사죠아야카 2015-07-01 01:51 new

새 작품 집필은 하나 완결내고 나서! 하지만....ㅠ.ㅠ 안될꺼야 완결이 없자나 이건 ㅠ.ㅠ

-〉 완결내면 되죳 헤헤

쥬랭이랑 2015-07-01 02:29 new

민준이 채원 덮쳐야하는데.. 이성을 잃고..

-〉 하..하핫 그거야 뭐

플레이어드 2015-07-01 02:36 new

안타깝지만 부고환염에 걸리셨군요. 앞으로 고자입니다

-〉 고자라니!!

IceOfSonic 2015-07-01 06:42 new

적으라고용 ㅠㅠ 히로인정리

-〉 살려달라고 말하고 싶군욧

Mable Fantasm 2015-07-01 08:02 new

@연참만이 살길입니다

-〉 살았다

도끼천사야 2015-07-01 11:11 new

연참-0-;이라구 외쳐봅니다

-〉 했다 연참

미르MR 2015-07-01 12:23 new

저 7일날 군대가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선물로 연참해 주세요 대신 저도 쿠폰 다 드릴 께요

-〉 으앙 ㅠ.ㅠ

그리고 또..[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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