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삼국지 연희-1177화 (1,177/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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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또.. --> 공사현장에 다녀온 민준은 보고서를 분류하는 일에 몰두하였다. 많은 양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다른 책사들이 자신을 믿고 맡긴 것이었으니 빨리 끝내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었다. 애매한 서류가 있을 때면 장소에게 물어보면서 분류를 하다보니 어느세 밀려있던 보고서가 전부 사라져버렸다. 다음 보고서가 올라올 때까지 시간이 남아서 장소를 도와주자 그녀는 괜찮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신이 공사현장에 간 뒤 창고정리를 혼자 다 했다는 것을 알고 있는 민준은 도와준다고 말하며 옆에 있는 서류를 들었다.

"어쩔 수 없네요 그럼 그쪽 서류에 있는 것들을 읽어보시고 생각을 말씀해주세요."

"읽어보라니? 정리가 아니라?"

"지금 민준님이 들고 있는 보고서는 유비님에게 바로 전달할 내용이 아니예요. 저번에도 말씀드렸지만 마을에 다리를 만드는 것때문에 사람들의 의견이 너무 달라요. 대게 싸움에서는 자신에게 유리한 주장만 하듯이 이 보고서에서도 여러가지 의견이 있는데 사람들을 비하하는 내용까지 나와있으니 그걸 가르기 위해서 한번 걸러내는거예요."

"흠..이렇게 보고서를 걸러내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는데.."

"그런가요? 지금까지 잘해오고 있었는데요?"

"생각을 해봐 한번 걸러내는 것만큼 위험한 것이 없어. 지금에야 큰 문제가 없지만 이것이 너희들의 이득에도 문제가 생기면 더욱 큰 문제가 된단 말이야. 남을 심하게 비하하는 보고서가 올라오면 잘잘못을 따지면 되는 일이지만 부패한 책사들이 있다고 한다면 이걸 가지고 남을 공격할수도 있단 말이지.."

"하지만 장비님도 같이 보시고 걸러내는데 이것도 위험한가요."

"아무리 장비가 이런 일을 도맡아서 한다고는 하지만 유비랑 생각하는게 틀리고 관점이 다른거야. 모든 사람이 똑같을 수는 없어. 그러니까 좋든 싫든 유비에게 보고를 올리고 그녀의 의견을 듣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민준님.."

안그래도 콩깍지가 씌이기 직적이었던 장소였으니 민준이 이렇게 진지하게 말하고 있으니 멋지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자 조용했던 심장이 다시 쿵쾅거리며 뛰기 시작했고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어버렸다. 그렇다고 즉흥적으로 고백할만큼 바보는 아니었으니 고개를 숙인 그녀는 다시 업무를 보기 시작하였다.

"음...이정도면 괜찮은거 같고..슬슬 보고서가 올라올 때가 된 것 같으니 조금있다가 또 도와줄게."

'아..네 고마워요. 그리고 민준님..!"

"응?"

"좋은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니야. 관리들이 썩으면 썩을수록 사람들이 힘들어지니까..넌 잘하고 있어"

"...!"

민준이 웃으면서 말하자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심장이 두근거렸던 그녀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바람 좀 쐬고 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회의실을 나가버렸다.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난 것 때문에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기는 했지만 책사진들은 모른 척하기로 사전에 협의했기 때문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다시 업무에 집중했다. 눈치가 없는 책사는 민준을 답답한 표정으로 바라보았으나 그는 장소를 보며 웃고 있을 뿐이었다.

"정말 귀여운데...어떻게 해야한다."

아직까지는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 민준은 어떤 식으로 속내를 떠볼까 고민하며 업무를 계속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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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정자로 향한 장소는 심호흡을 하며 뛰고 있는 가슴을 진정시켰다. 태연하게 행동하자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되어버리니 고개를 푹 숙이고 좌우로 흔들어버렸다.

"설마 민준님이 눈치채셨으면 어떻게 하지? 아니면 아..아니겠지..? 일단 최대한 태연하게 행동했으니까.."

그녀가 생각하기에는 태연하다고 느끼겠지만 전혀 아니었다. 아까 전만 해도 민준이 멋진 말을 하자 한참동안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거기서 조금만 민준이 더 적극적인 방법을 유도했다면 입맞춤을 했을지도 모를 정도로 애틋한 표정이었던 것이다.

이런 것을 알리가 없는 장소는 뺨을 몇차례 두들기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회의실로 들어갔다.

"...어..?"

마음을 다 잡고 들어왔다고 생각한 장소였으나 그 자리에 굳어질 수 밖에 없었다. 회의장이 아닌 공사현장에 있어야할 장굉이 민준의 옆에서 무언가를 다정하게 알려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잠시 들린 그녀가 민준에게 몇가지를 알려주고 있는 것 뿐이었지만 적어도 장소의 눈에는 다정하게 보였던 것이다.

"언니..?"

"장소왔구나? 갑자기 자리를 비워서 깜짝 놀랐잖아 여기 공사현장에서 사용한 자재들이랑 오늘 추가로 드는 것들이야. 민준님 때문에 일이 크게 벌어져서..장소 듣고 있어?"

"아 네..드..듣고 있어요."

머리에 아무런 말도 들어오지 않았던 장소는 화들짝 놀라 어색하게 웃으며 보고서를 읽어보았다. 확실히 언니의 말대로 자재들이 갑자기 많이 들어간 것을 알 수 있었는데 옆에 있던 민준은 장굉에게 핀잔을 주었다.

"야 그게 무슨 말이냐 내가 일을 벌리다니 그건 내 잘못이 아니잖아?"

"그래도 민준님이 말씀하셨으니 민준님이 일을 벌리신거잖아요~"

"장난으로도 그런 말 하지마라. 유비가 들으면 득같이 달려들거다."

유비도 민준이 멋대로 일을 하지 않은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그것이고 이렇게 장난 칠만한 구석이 있으면 눈을 반짝거리며 달려오니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 장굉을 설득한 것이다. 하지만 둘이서 장난치는 걸 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였던 장굉은 그저 웃을 뿐 대답을 하지 않았다.

"야! 대답은 하고 가야지! 장굉! 이런 젠장.."

둑의 일이 일단락 되면 유비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민준은 머리를 벅벅 긁으며 자리에 앉았고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던 장소는 놀란 가슴을 진정시켰다.

'..민준님이랑 언니가 저렇게 사이가 좋았나..? 내가 착각.한거겠지..?'

일을 하면서도 정신은 아까 전의 그 일에 팔려있었던 장소는 계속해서 민준의 얼굴을 힐끔거렸다. 마음같아서는 한번 물어보고 싶었지만 만약 둘 사이가 자신이 생각하는 것처럼 특별한 사이라면 버틸 수 없을 것 같았기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렇게 모든 일이 끝나고 나자 민준은 기지개를 켜며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아직 머리가 복잡했던 그녀는 잠시 할 일이 있다고 말하며 바로 회의실을 나가지 않았다. 다른 책사들은 무리하지 말라고 말하며 하나 둘 일어났고 업무가 남아있던 책사들과 자신의 공부를 위해 남아있는 책사를 포함하여 회의실에는 총 5명의 책사들이 남게 되었다.

"하아..."

"괜찮으십니까 장소님 아까 전부터 계속 한숨만 내쉬던데.."

"아..괜찮..아니 그보다 궁금한게 있는데 한가지 물어봐도 될가요."

"네 얼마든지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책사님께서는 어떻게 혼인을 맺을 생각을 하였나요?"

"하하..저는 조금 이야기가 긴데 괜찮으시겠습니까?"

중년 책사는 그 때의 일을 생각하면 아직도 웃기다는 듯 피식 웃더니 썰을 풀기 시작했다.

유비군에 처음 입사하여 아무 것도 모를 때 그녀를 처음 만났다. 자신보다 두기수나 높은 선배였지만 첫눈에 반해버려 그 날 바로 고백을 해버렸던 것이다. 문제는 신입생들을 가지고 장난을 친다고 생각한 그녀는 웃으면서 그만하라고 말을 하여 자신의 고백은 거절당했다. 좋고 싫고를 떠나 장난으로 받아들인 것에 충격이긴 했지만 그녀를 볼 때면 두근거리는 마음이 진정되지 않아 더욱 열심히 공부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는 도중 한번 고백할 분위기가 생겨 다시 한번 고백을 했지만 또 한번 거절을 당해버렸다. 정말 충격이긴 했지만 그녀의 말을 겸허히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었다.

"잠깐만요. 그럼 혼인을 맺을 수 없지 않나요?"

"그게 웃긴 일이었습니다. 제가 고백한 뒤로 제 부인은 저를 신경쓰기 시작했다고 하더군요. 저는 그런 줄도 모르고 더욱 열심히 일을 했지요. 그녀에게 힘든 일이 있을 거 같으면 도와주고..그러다보니 그녀도 제가 좋아졌다고 말하며 고백을 하더군요..참 기구한 것 같습니다."

"...그렇군요..그럼 고백을 거절 당했을 때는 마음을 접은 것인가요?"

"아닙니다. 사람의 마음이 그렇게 쉽게 돌아설리가 없지 않습니까? 당연 좋아했지만 그녀가 싫어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숨긴 것입니다.."

책사의 말에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고마워요.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설마 좋아하시는 분이라도 계시는 것입니까?"

"아..아뇨..누가요..그.그런거 아니예요."

그 말에 중년 책사는 빙그레 웃어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래.나도 한번 부딪혀보는거야!"

그렇게 마음을 먹고 민준의 방으로 찾아간 장소였지만 단 둘이 마주하자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던 그녀는 고백은 하지 못하고 내일 있을 일에 대한 이야기만 하다가 방으로 돌아와버렸다.

"하아..나 뭐하는거야...그래도..둘이서 대화하니까 좋네..헤헤.."

고백하지 못한 것은 한심하긴 했지만 둘이서 대화했다는 사실에 기뻐한 그녀는 침상에서 뒹굴거리가다 잠에 빠져버렸다.

========== 작품 후기 ==========

오늘은 불금이네요 으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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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드댄서 2015-06-18 10:52 new

첫코! 시험 막날이다! 이제부터 작가님을 더욱 괴롭히고 싶어졌어~♡

-〉 난 힘들다

플레이어드 2015-06-18 10:54 new

ono

-〉 이건 뭐져

style냥스 2015-06-18 11:09 new

할수만 있다면 작가님 사이보그설을 현실로 이루어보고 싶네요 후후후..

-〉 그런거 없다.

Wind-HAWK 2015-06-18 11:57 new

우리 작가님은 여전히 독자들에게 괴롭힘을...그 괴롭힘의 선구자가 다시 왔습니다. 낄낄낄낄낄

-〉 동굴에 가둬야해

ginsen 2015-06-18 12:38 new

본격 작가 괴롭히는소설

-〉 얼른 완결내야지

RedRuby 2015-06-18 12:40 new

독자들이 진화하기시작했다 요즘 작가잡자고 레이드글 없내 대신 납치보쌈이 러이드를대신한다

-〉 흐잉?

히미가미 2015-06-18 12:42 new

작가님은 저희들에게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 소설을 끝내고 턴을 종료

쥬랭이랑 2015-06-18 12:52 new

-〉 하하

Allons222 2015-06-18 13:14 new

마초 언제 나오려나 정의충 한번 나와야되는데..

-〉 정의충..ㄷㄷ

halem 2015-06-18 14:24 new

824//건물새로 짓는다하면...... ㅂㄷㅂㄷ.......

-〉 힘..들엉?

판타지를사랑하는 2015-06-18 14:35 new

팬들의 글들 보니까 모두 작가님 괴롭힐 생각만 하네요 ㅋㅋ 고생하시길 ㅋ 잘봤어요ㅎ 그리고 어느정도 되면 텍본 좀 뿌려주세요 노블 결재 못하는분도 있느니까요 ㅎㅎ

-〉 문제는 편수가 이러다보니..엄두가 안나여...

도끼천사야 2015-06-18 15:34 new

잘보고가요

-〉 감사합니다.

kiadreas 2015-06-18 17:02 new

ㅅㅅ

-〉 헤헤

天空意行劍 2015-06-19 08:27 new

굴리고 굴리고~~~

-〉 돌고 돌고!

그리고 또..[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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