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삼국지 연희-1161화 (1,161/1,909)

-------------- 1161/1909 --------------

<-- 새로운 만남 --> 밤이 깊어오자 개요괴는 민준의 냄새를 따라서 움직였다. 아직까지 개의 모습으로 있는 것때문에 괜찮았지만 병사들이나 개장수에게 잡히면 큰일이기 때문에 최대한 눈에 띄지않는 곳으로 이동하며 움직인 것이다. 돌아서 온다고 해도 보통 개보다 엄청 빠른 발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1~2분차이가 날 뿐이었다. 여관에 도착하자 꼭대기 층에서 아까 맡았던 냄새가 강하게 풍겨오는 것을 알게 된 개는 심호흡을 한번 한 뒤 높이 도약했다. 아직 제대로 요기가 생겨나지 않은 듯 조금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여관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들키지 않고 꼭대기 층에 올라올 수 있었다.

방에서 혼자 기다리고 있던 민준은 창문에서 인기척이 느껴지는 것을 보고 문을 열어주자 땀을 뻘뻘 흘리고 있던 개가 놀란 듯 흠짓거렸다.

"왜 그러고 있어? 들어와"

"캬웅.."

"...아직 말 못하냐?"

"아...아뇨..할순 있는데.."

말을 못하냐는 말에 그제서야 목소리를 바꾼 개였는데 이제 막 소녀 티를 벗은 여자의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어느정도 예상하고 있던 민준이 창문을 닫고 물을 건네주자 아직 인간화를 할 수 없는 듯 쩔쩔 매기 시작했다.

"하아...기다려봐."

바꿔달라고 말하면 바로 바꿔줄텐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끙끙거리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자연스럽게 한숨이 나왔던 민준은 일어나서 대접에 물을 따라주었다. 그제서야 안심하고 물을 핥어먹기 시작한 그녀는 한참동안 말을 하지 않고 수분을 보충하였다.

"아..죄송해요..제 생각만 하고.."

"뭐 그렇다면 본론으로 넘어가서 언제부터 말을 할 수 있게 된거야?"

"말이요? 저는 사람들에게 들킨 적이 없어요. 저도 잘 모르겠는데 어느 순간 사람들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게 되었어요."

"알아들을 수 있게 되었다?"

"네. 반복된 학습때문에 익힌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하는 말을 알아들을 수 있게 된거예요. 그러다가 주인 아저씨가 원래 살던 곳을 떠나게 되면서 저는 홀로 남겨진거예요. 솔직히 주인 아저씨를 찾아가고 싶었지만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서 이곳 저곳을 떠돌다보니 여러 동물들과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그녀의 이야기가 길어졌지만 요점만 말하자면 눈치가 빨랐던 그녀는 자신에게 적대심을 품은 이들이 다가올 때면 도망치면서 요괴라는 사실을 철저히 숨겼다는 것이다. 그리고 몸을 청결히 하여 꼬마아이나 여인들 앞에서 재롱을 부리며 음식을 얻어먹거나 요기를 흡수했다. 이렇게만 보면 위험한 요괴로 분류될 수도 있지만 워낙 마음씨가 여리다보니 정말 소량만 흡수하여 사람들이 생활하는데 지장이 없게 한 것이었다. 다른 요괴들은 요기가 주는 쾌락과 해방감때문에 쉽게 자제력을 잃어버려 죽을 떄까지 요기를 흡수하거나 마을을 습격하는게 태반이었는데 그녀는 자제력이 그런 쾌락을 이겨버린 것이었으니 정말 칭찬할만한 일이었다.

"그럼 요기에 대한건 어떻게 극복한거야?"

"그건 처음 요기때문에 혼란이 왔을 때 만난 여인때문이예요. 먹어도 부족한 느낌이 나고 이상하게 침이 고여서 제대로 절제하지 못해서 이곳 저곳을 방황하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 집안에 들어가 있는거예요. 그곳에 있던 사람들은 놀라서 저를 쫓아내려고 했지만 병석에 누워있던 여인이 괜찮다고 말하며 저에게 다가왔어요.정말 힘들어보여서 걱정했는데 그것보다 그녀의 몸안에 있는 요기가 너무 먹고 싶은거예요. 그때는 요기인지도 모르고 그냥 먹고싶다는 생각만 들었는데 그녀가 상냥하게 쓰다듬어주자 그런 마음이 싹 사라지는거 있죠?"

"사라졌다고?"

"네..너무 슬픈 눈을 하고 있었거든요. 몸이 너무 병약해서 나가놀지도 못한다는 말이 제 가슴에 와닿아서 저도 모르게 그녀의 뺨을 핥아주었거든요? 그런데 신기하게 요기가 흡수되는거예요. 그래서 그녀가 아파하지 않도록 열심히 핥아주었어요."

"그러니까 니 말은 요기를 먹기 위해서 그런게 아니라 그녀의 몸을 낫게 하기 위해서 그런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처럼 절제를 할 수 있는 것도 납득은 간다만..왜 떠난거야?"

"그렇게 한달동안 곁에 있으면서 그녀의 요기를 핥아먹다보니 어느 순간 몸이 버틸만하게 된거예요. 그런데 저는 계속 요기를 원하고 있었으니 그녀를 떠난거예요. 옆에 있으면 위험할 때까지 빨아먹을 것 같아서..그렇게 또 정처없이 떠돌다가 이곳을 발견하게 된거예요. 저희같은 힘없는 것들을 먹이로 삼는 포식자들도 없었고.. 그래서 저는 이곳에 자리를 잡았죠. 그러다보니 다른 동물들도 저의 영향을 받아서 조금 더 애교가 넘치게 바뀌었고 마음 편하게 요기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되었어요. 그..그러니까 저 죽이지 마세요!"

"누가 죽인다고 했냐!?"

아까 전부터 벌벌 떨면서 말했던 것이 이것때문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민준은 소리를 버럭 질러버렸다. 극악무도하게 요기를 흡수하는 요괴였다면 진지하게 고민을 해보겠지만 한 여인의 목숨을 살려주고 사람들과 동물들 사이에 교감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 그녀를 죽인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일이었기 때문에 죽이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이 아니라고 못을 박자 그제서야 안심을 한듯 한숨을 내뱉았다.

"그런데 그게...뭐라고 부르면 되나요?"

"나? 민준. 너는?"

"저는..원래 누렁이로 불렸지만.."

"여자아이 이름이 그러면 안되지...어디보자...왕이라는건 어때?"

"와..왕이요? 왕...?"

"왕이라니까?"

"아..그렇구나..가..감사합니다."

누렁이라는 이름에는 추억이 있었지만 여성으로 변신했을 때도 누렁이라고 불리는 것은 문제가 많았기 때문에 그녀는 왕이라는 이름을 가슴에 세기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민준님이 말씀하신 그 인간의 모습으로 변하는 것은 어떻게 하는건가요?"

"내가 어떻게 아냐?"

"네? 민준님 요괴 아니셨어요? 아니면 신선이라던지...그런 줄 알았는데!?"

민준의 몸안에서 뿜어져나오는 방대한 기운때문에 신선이나 요괴라고 생각했던 왕이는 깜짝 놀란듯 꼬리를 세워버렸다. 그녀가 이렇게 오해할만하다고 생각한 민준은 간단하게 요기와 선기가 공존하고 있다고 설명해주자 왕이는 쭈뼛거리며 물어보았다.

"혹시 핥아봐도 되나요..?"

"날? 아니면 이걸?"

"그...그거요.."

"이건..음..."

혼기에 대해 호기심을 가진 왕이가 물어보자 민준은 어떻게 대답을 해줄 수 없었다. 요기에도 지지 않은 자제력이라고는 하나 그것보다 몇배는 강한 혼기였으니 자칫 잘못하면 자제력을 잃을까봐 걱정되었다. 그것이 아니라도 왕이의 요기가 늘어나는 날에는 문제가 될 수 있었다. 그녀가 늘어난 요기 때문에 자제력을 잃는 일은 없겠지만 이렇게 붙임성 좋고 애교가 넘치는데 마을 남자들이 가만히 놔둘리가 없었다. 그러니 여기에서는 받아주는 것도 거부하는 것도 난감했다.

"아..아니예요..괜한 걸 물어봤네요 죄송합니다."

눈치빠른 그녀가 바로 발을 빼자 민준은 머리를 벅벅 긁으며 한마디 해주려고 했으나 갑자기 펑하는 소리와 함께 니야가 등장했다.

"아 정말 못참겠다냐!"

"까..깜짝이야..."

"히익..?"

요괴라고 해도 갑자기 눈 앞에 무언가가 나타나면 놀란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듯 그 자리에서 폴짝 뛰어버린 왕이는 뒤로 몇발자국이나 물러나 있었다.

"너는 도대체 누군데 내 주인한테 교태를 부리는거냐!"

"저..저는 그런거 아..아닌데.."

"시끄럽다냐! 요괴면서 혼기를 먹어봐도 되냐고 물어보다니 이게 교태가 아니면 무엇이다냐!"

"히익...."

살기를 풀풀 날리며 쏘아보자 몸을 낮게 깔고 부들부들 떤 왕이는 꼬리까지 내리고는 눈을 가려버렸다. 왜 이렇게 니야를 무서워하는지 몰라서 고개를 갸웃거리던 민준은 금방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니야의 경우 자신의 직속이다보니 혼기를 같이 공유하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덩치가 크고 작고를 떠나서 압도적인 혼기를 담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고 아직 걸음마를 때는 중이었던 왕이는 도망칠 생각조차 하지 못한 것이었다.

"왕이가 무서워하는데 그만 좀 쏘아붙여라."

"주인! 주인이 이 녀석 감싸주면 내가 뭐가 되는거냐! 정말 서운하다냐!"

"서운한건 서운한거고. 내가 아무 것도 하지 않았으니까 아직까지는 문제가 없는거잖아. 그런데 이렇게 질투를 하면 어쩌자는거야."

"그..그건 그렇지만..아무리 그래도 이 여자는 싫다냐!"

개와 고양이가 사이가 안좋다는 말처럼 본능적으로 싫어하는 것이라고 생각한 민준이 한숨을 내쉬자 구박을 받고 있던 왕이는 결국 눈물까지 흘리며 울어버렸다. 여관이 울릴 정도로 큰 소리였기 때문에 니야는 놀란 듯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어휴 진짜 적당히 하라니까.."

결국 그녀를 달래는 것은 자신의 몫이라는 듯 가까이 간 민준은 등을 쓸어주며 진정시켜주었다. 그러자 서럽게 울고 있던 그녀는 차츰 울음소리가 줄어들었는데 이상하게 몸이 빛나기 시작했다. 원래 금빛이 도는 털이었으니 처음에는 그려려니 했지만 눈이 부실 정도로 빛이나는 모습때문에 무슨 일이 이러난지 몰랐던 민준은 눈을 가리고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았다.

".하..흣.."

이상한 소리가 나고 있는 것은 들었지만 전혀 볼 수 없었던 민준은 빛이 사그러든 다음에야 그녀를 볼 수 있었는데 개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아리따운 여인이 멍하니 자신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왜?"

그녀가 자신을 핥은 것도 아니고 자신이 기운을 나누어준 것도 아니었다. 그저 등을 쓸어준 것 뿐이었는데 이렇게 여인의 모습으로 변해 있었으니 이해가 안간다는 듯 물어보았지만 그녀 역시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

"저..왜 변한건가요..?"

".....이익..! 역시 난 네가 싫다냐!"

소리를 뺵 지른 니야는 밖으로 나가려고 했지만 그렇게 되면 민준과 왕이 둘만 남게 되는 것이었으니 순식간에 하북에 다녀와 자신의 옷을 던져주고는 민준의 팔짱을 꼈다. 중간에 낀 민준은 이 상황이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인지 몰라 요술서에게 물어보고 있었지만 요술서는 간단하게 한마디 할 뿐이었다.

-운명임! ㅋ-

"야이 개새끼야!! 아니 씨벌놈아!"

이럴 때만큼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요술서였다.

========== 작품 후기 ==========

크핡..개와 고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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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끼천사야 2015-06-02 18:13 new

연참이군요 하나더

-〉 그건 무리입니닷

소드댄서 2015-06-02 18:19 new

이번엔 개요괴공략을 하시는군

소드댄서 2015-06-02 18:20 new

그리고 3연참 달리세요

-〉 3연참이라니요 무리입니다 허헛

taky1523 2015-06-02 18:32 new

개.....개!!!.....개!!!!!!!!!! 우왕 강아지 드뎌...

-〉 여러분들의 성원에 힘입어..!

인피니티레규 2015-06-02 18:40 new

조흔연참이다

-〉 헤헤

히미가미 2015-06-02 18:54 new

이누미미의 등장이군요

-〉 이제 다 모인듯

플레이어드 2015-06-02 19:03 new

훌장!

-〉 훌장?

halem 2015-06-02 19:18 new

840//개다 개. 진짜 개같지않은 진짜 개다. 응 개다

-〉 ㅋㅋㅋ

ginsen 2015-06-02 19:46 new

신수는어디까지? 그냥다 등장시키셈 ㅋㅋㅋㅋ

-〉 현무가 남았죠

style냥스 2015-06-02 19:58 new

친구네서 통조림?

-〉 통조림은 무슨.....

mahorabu 2015-06-02 23:17 new

이제 개가나왔으니 다음에는 무엇이 나올려나

-〉 이제 그만..

Wind-HAWK 2015-06-02 23:30 new

결제를 했습니다!

-〉 오랜만이예요!

새로운 만남[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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