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59/1909 --------------
<-- 새로운 만남 --> 마차를 타고 다시 촉으로 향하던 민준은 돌아가는 길에 있는 관광명소를 모조리 돌아다녔다. 어짜피 촉에 돌아가는 것이 급한 것도 아니었고 될 수 있으면 유비와 장임이 어색하게 대화하는 것을 조금은 가까워지게 만들어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이러다가 둘 사이가 틀어지지 않을까 굉장히 우려한 장소와 장굉이었지만 지금에 와서는 누구보다 관광을 즐기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까지 죽어라 공부를 하던 그녀들은 일때문에 촉을 벗어난 일만 있을 뿐 이렇게 멋진 장소에 온 적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는데 유비까지 허락하자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관광지를 이곳 저곳 누비고 다녔다.
두 사람이 즐거워하자 덩달아 신이 난 유비도 같이 이곳 저곳을 쏘다녔고 이것때문에 조가 자연스럽게 갈라지게 되었다. 유비와 친하게 만들어주려고 노력한 것과 다르게 엄안과 부쩍 친해진 장임이었지만 그녀에게 유비의 장점을 여러가지 듣고 있었기 때문에 이것도 나쁜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한 민준은 다급하게 조를 합치거나 하지 않고 느긋하게 기다릴 뿐이었다.
"여긴 왜 산 중턱까지 사람들이 올라가는지 모르겠네요. 하아..하아.."
병사들이 지키고 있어서 야생동물들이 나타날 확률은 적지만 이런 가파른 산을 올라간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던 장소가 헉헉거리며 말하자 민준은 말 없이 물을 건네주었다.
"아직...괜찮아요.."
"그럴 때 쉬어야하는거야. 오기로 올라가다가 퍼지면 큰일이니까 마셔."
"감사합니다.."
민준의 배려에 고맙다고 말하며 물을 받아든 그녀는 자리에 걸터앉아 물을 조금 들이켰다. 마음같아서는 벌컥 벌컥 마시고 싶었지만 탈수증상이 올지도 모르니 조금씩 마시라고 말해준 민준의 조언 때문이었다. 그렇게 조금씩 물을 들이키고 있던 그녀는 무언가 생각이 난듯 물을 뿜어버렸다.
"켈록 켈록...켁..."
"왜 그래? 잘못 마신거야? 아니면 숨이 막힌다거나?"
"아..아니예요 그런게 아니라..켈록.."
코에서까지 물이 나올 정도로 강하게 사레가 들렸던 그녀는 눈물을 찔끔 흘리며 계속 콜록거렸고 걱정이 된 다른 이들은 아무 말도 못하고 민준만 바라보고 있었다. 이런 일을 대비하여 가지고 있던 손수건을 건네주자 눈물과 코에서 나온 물을 깨끗하게 닦아낸 그녀였지만 추한 꼴을 보였다는 생각에 다른 이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를 하였는데 그것보다 몸이 걱정이었던 여인들은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았다.
"그게..너무 급하게 마셔서 그래요..."
"그러니까 그렇게 마시지 말라니까.."
생각한 것보다 단순한 이유였던지라 민준이 한숨을 내쉬자 다른 여인들은 그제서야 안심을 한 듯 가슴을 쓸어내렸다. 하지만 자신에게 건네주었던 물병을 가지고 물을 마시는 민준의 모습을 바라본 장소는 어쩔 줄을 몰라하며 엄안과 장임을 힐끔거렸다.
'정말 생각이 있으신건지 모르겠네요. 다른 분들도 다 계시는데 쓰시던 것을 주시다니..이래서는 가..가..간접적으로..아니 지금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거야? 진정하자..'
의식할수록 이상해질 것 같았던 장소는 서둘러 다른 생각을 하며 민준을 의식하지 않으려고 힘을 썻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사람들이 말했던 명소에 도착하자 폭포와 주변 환경들의 압도적인 모습때문에 말을 하지 못한 그녀는 민준을 의식하고 있다는 사실도 까먹어 버렸다.
"정말 장관이네요..멋져요."
"오길 잘했네. 유비 너도 괜찮아?"
"당연하죠. 동생들이랑 같이 오지 못한게 한이예요."
"저도 그건 좀 아쉬워요. 다른 분들은 열심히 일하고 계실테니..."
장굉도 한마디 하자 민준은 머리를 벅벅 긁어버렸다.
그렇게 한참동안 경치를 구경하며 쉬던 민준이 내려가려고 하자 언제 나타난 것인지 모르는 화웅이 옷깃을 잡아끌었다. 그녀가 나타날 때는 몸이 위험하다고 판단했을 때 밖에 없었으니 몸을 낮게 숙이고 주위를 경계하자 화웅은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었다.
"아니라고..?"
"나...입맞춤.."
"엉?"
"여기..좋아..나..추억.."
추억을 만들고 싶다고 말하는 화웅을 보며 몸을 일으켜 세운 민준은 다시 한번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녀의 말 뜻을 알아들었지만 혹시 모르는 위험이 있는지 모른다는 생각때문이었다. 그리고는 위험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민준은 화웅을 번쩍 끌어안고 입맞춤을 해주었다. 물론 나머지 두여인에게도 해주었으니 엄청 좋은 추억이 된 것은 확실했다.
"정말 그런 식으로 시간 끄시는거예요?"
"왜? 너도 해줄까?"
"네! 해주세요!"
"에라이.."
"흥. 어짜피 민준님은 호감을 가진 분들에게만 해주시는거 으햐햐햐햐..."
혀를 쭈욱 내밀며 메롱을 했던 유비는 민준이 볼을 잡아당기자 버둥거리자 그를 노려보았다. 하지만 자신이 실수한 것도 있었으니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조용히 내려왔다.
'호...호..호감...?'
내려오는 도중에도 계속 유비의 말이 신경쓰였던 장소는 민준에게 한번 물어볼까 고민을 했지만 옆에 있는 두 여인의 눈치가 보여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어짜피 즉흥적으로 생긴 호기심일테니 산만 내려오면 자연히 잊어버릴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하산을 한 뒤 숙소로 돌아와 몸을 쉴 때도 계속 유비가 했던 말이 떠올라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이건 안될거 같아..지금..아니야..지금은 안돼."
장소는 민준에게 호감을 가진 것이 아니었다. 그저 간접적으로 입맞춤을 한 것때문에 부끄러운 것 뿐이었다. 그래서 괜한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 지금 민준을 찾아가는 것보다 해가 뜨고 나서 찾아가는 것을 선택했다.
"민준님 잠깐 여쭈어볼게 있어요."
"응? 그..전에.너무 가깝거든?"
자신도 모르게 허리를 앞으로 뺀 장소는 민준이 가깝다고 한 것때문에 화들짝 놀라서 뒤로 물러났다. 그러자 민준은 품안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고는 방으로 들어오라고 말하였다. 그가 혼자 있었으면 절대 들어가지 않았겠지만 화웅이 안에서 자고 있었기 때문에 부담없이 들어온 장소는 산에서 있었던 일에 대한 것을 하나도 빠짐없이 물어보았다.
"물..?"
"그래요. 그것때문에 간접적으로 입맞춤까지 해버리고..게다가 민준님은 호감을 가진 분에게만 해준다고 하셨는데..저한테 호감있으신거예요?"
"엥..?"
호감이 있냐고 물어보는 장소를 보며 이상한 소리를 내뱉은 민준은 머리를 벅벅 긁으며 산에 가지고 갔던 작은 가방을 확인해 보았다. 그러더니 자신의 머리를 세게 후려치고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하아..장임 미안하다..그거 내가 착각한거 같아.
"
"착각이라니요?"
"그게 니가 쓴 물병을 넣어두고 내껄 꺼냈다고 생각했는데..그게 아니었나보다."
말을 하며 가방에서 물병을 7개 꺼내자 그곳에는 각자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그제서야 민준이 가방을 메고 등산한 이유를 알 수 있었던 장소는 안심하면서도 화가 났다. 그가 자신에게 호감을 가지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 화가 난 것은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감사할 일이었다. 하지만 이 일 때문에 어제 하루동안 계속 신경쓰고 있던 자신에게 화가 난 것이었다. 그래서 입을 질끈 깨물고 있자 민준은 미안하다고 말하며 다시 한번 사과를 하였다.
"아니예요. 민준님에게 화가 난 것도 아니고...그저 제가 계속 그 일을 신경쓰고 있다는 것에 화가 난거예요."
"무슨 말이야 그게."
"저도 민준님에게 아무런 감정이 없거든요. 아니 그것보다는 솔직히 신기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죠. 그 많은 분들을 다 품은 분이시니까.. 그런데 고작 이런 일로 하루동안 멍하니 있었다니..정말 화가 나요."
"그..그러냐.."
괜한 말을 해봐야 듣지 않을 것을 알고 있는 민준이 묵묵히 그녀의 투정을 받아주자 한참동안 신경질을 낸 장소는 고개를 푹 숙이며 돌아가버렸다.
"이거 참..또 꼬이는 거 같은데.."
"저..민준님 장소가 무슨 일 저지른 것 아닌가요?"
장소가 문을 닫지 않고 나가버렸기 때문에 그녀를 찾아서 여관을 돌아다니던 장굉은 그녀가 신경질을 부리는 것을 목격하고 걱정스럽게 다가와서 물어보았다.
"아니 그런건 아니고...아니야..이건 장소한테 듣는게 좋겠다. 괜히 내가 말했다가 오해를 일으킬 수도 있으니까."
"그럼 한가지만 말씀해주세요. 장소가 민준님에게 화를 낸건 아니죠?"
"그래 아니야."
"다행이네요. 그럼 제가 장소한테 물어볼게요."
기껏 사이가 좋아졌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틀어지면 곤란했기 때문에 싸운 것인지에 대해 확인했던 장굉은 안심한 듯 활짝 웃으며 인사를 한 뒤 방으로 돌아가버렸고 덩그러니 남은 민준은 다시 한번 잘까 고민도 해봤지만 이미 해가 뜬 뒤였기 때문에 기지개를 켜고 자신을 찾아올 두 여인을 기다렸다.
========== 작품 후기 ==========
나에게 힘을 줘! 재미있는 글을 쓰게 해줘!
-----------------
style냥스 2015-06-01 03:17 new
아 리리플을 빼먹을 수 있다는 작가님. 진심으로 광화문 한복판에 거꾸로 매달고 채찍질하고 싶어짐요. 소설이 짧거나 몇일 미뤄지는건 피곤하니 이해가 되지만, 리리플을 빼먹는다는건 진심 안됨요. 완전 비매너임요.
-〉 껄껄.그정도인가여..
소드댄서 2015-06-01 03:47 new
작가님을 고문하고 게이를 불러서 뚫게 해주면 목숨의 위협을 느끼고 연참할거 같은데
-〉 게이가 오면 도망치죠 소설 쓰겠습니까..
플레이어드 2015-06-01 04:05 new
하렘에몽
-〉 하렘마스터?
LC비서 2015-06-01 06:30 new
부들부들...
-〉 바들바들
인피니티레규 2015-06-01 06:54 new
꾸엉꾸엉!
-〉 앵알왱알
alem 2015-06-01 06:55 new
842//허허 개판이구만//이제......몇 안남았네요
-〉 원래 개판이 좋은 것입니다.
쥬랭이랑 2015-06-01 08:21 new
쳇 이번에는 따라가는 사람이 없는 건가.. 그럼 채씨는 어떻게 되는 거져?
-〉 정말 채씨를 원하나요? 그렇다면 성격이랑 이런걸 알려주시면 생각해보져. 이런 방법도 색다른 거 같아.
Mable Fantasm 2015-06-01 13:02 new
@작가님이 연재를 빼먹더니 리리플도빼먹고....연참은 안하고.....안되겠어
-〉 안된다할때 나는 된다고 할테다
도끼천사야 2015-06-01 14:16 new
므지 내가 댓글을안달았었나?
-〉 오잉?
mahorabu 2015-06-01 22:25 new
친구집에서 H씬 한번ㄱㄱㄱ
-〉 으악 안돼 그만둬
새로운 만남[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