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24/1909 --------------
<-- 휴가 --> 몇일 뒤 관우랑 만날 수 있었던 민준이었지만 묘하게 거리감을 느끼게 되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녀 역시 평소처럼 틱틱거릴 수 없었던 이유는 옆에 있기만해도 가슴이 뛰었기 때문이었다. 이러다보니 둘 사이에는 대화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았고 자연스럽게 어색한 분위기가 되어버렸다.
"저기 있잖아.."
"....나...나?"
"너말고 누가.아니다..그보다 미안..그때 괜히 장난쳐서.."
"아니 그거 괜찮아..응..괜찮아..하..하하.."
괜찮다고 말했지만 심장이 뛰는 소리때문에 얼굴을 바라보지 못한 그녀는 밖을 바라보았고 다시 말이 없어지자 민준은 머리를 벅벅 긁었다.
"둘이 왜 그러고 있어요?"
"아..아니예요 아무것도.."
"흐응..."
지나가다 두 사람을 보고 말을 건 유비였으나 몇일 전 일때문에 장난을 치지는 않고 조용히 민준을 바라보았다.
어떻게든 해보라는 시선을 받은 민준이었지만 자신의 마음에 솔직하지 못한 그녀에게 다가가도 역효과만 낼 뿐이었으니 그녀에게 맡겨두고 도망치듯 정원에서 나왔다.
"왜 도망가는거예요! 정말 나쁜 사람이라니까..그보다 관우야 어라?"
"언니 무슨 일이예요?"
민준이 떠나고나자 원래대로 돌아온 관우는 헛기침을 하고 유비를 맞이했다.
문명 무언가 있는 것 같은 여자의 촉이 발동되었지만 그녀 역시 남자를 만나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관우가 민준에게 끌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이래선 안돼..이래서는 안된다고..침착하자..침착해.."
들키지 않은 것을 천만다행으로 생각하며 정원을 뒤로한 관우는 바로 훈련장으로 향했다. 하지만 거기에는 한발 빠르게 온 민준이 운동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한번 노려보고는 태연한 척하며 병사들을 불러보았다. 아무 것도 모르는 병사들은 그녀가 명령하는대로 훈련을 시작하였다. 민준은 신경쓰기는 커녕 자신의 운동에 열중하다가 돌아가버렸으니 왠지 화가 난 그녀는 모든 일과가 끝난 후 민준의 방을 찾아갔다.
왜 찾아온 것인지는 모른다. 그저 민준이 자신에게 신경쓰지 않았다는게 화가 났을 뿐이었으니 문을 열까 말까 한참을 고민한 그녀는 포기하고 돌아가려고 발걸음을 돌렸다.
"그래? 돌의 크기가 안맞다고?"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만 혹시 몰라서 알려드리는 것입니다."
"급하게 만드신 것도 아닐텐데.."
순우경과 대화를 하면서 돌아오는 민준의 목소리를 들은 그녀는 벽 사이로 몸을 숨겼다. 신경쓰지 않고 지나갈수도 있지만 자신도 모르게 몸을 숨겨버렸으니 들키지 않기를 바랄뿐이었다.
조금만 시선을 돌려도 알 수 있을만큼 허술하게 숨어있었지만 돌에 대한 이야기때문에 신경을 쓰지 못한 순우경은 그녀가 숨어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민준의 경우는 바로 옆에 숨어있었으니 눈치는 챘지만 모른 척하며 지나갈 수 밖에 없었다.
'정말 뭐하는 짓인지...'
-그만큼 주인을 좋아한다는 것 아니겠음!?-
'차라리 좋아한다고 말해주면 얼마나 좋아?'
-..조금만 더 기다리면 말할지도 모르니 힘내기 바람!-
보기 드물게 민준을 응원한 요술서가 사라지자 머리를 벅벅 긁은 그는 순우경에게 내일 돌을 납품하는 업자를 만나보라고 전해준 뒤 그를 돌려보냈다.
"아...이런 제기랄.."
왠만해서는 방으로 그냥 들어가고 싶었지만 유비에게 들린다는 것을 깜빡했던 민준은 어쩔 수 없이 관우가 있는 곳을 지나갈 수 밖에 없었다.
속였다고 생각하고 안심하고 있던 그녀는 민준이 탄식하는 것을 듣고 그대로 굳어졌다. 안으로 들어가라고 빌었지만 발걸음이 점점 가까워졌으니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민준이 지나가는 순간 옆에서 뛰어들었다.
"우왁 이거 뭔..켁..."
최대한 빠르게 지나가려고 했던 그는 갑자기 덮쳐오는 관우를 보며 깜짝 놀라 아무런 반응을 하지 못했다. 그녀 역시 민준의 표정을 보자 자신을 놀리려고 온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지만 이미 몸을 던진 이후라 어떻게 할 수 없었다. 엄청난 충격과 함께 뒤로 밀러난 민준은 쿵소리가 날정도로 강하게 머리를 벽에 부딪혀버렸다.
"....어..어라?"
평소같으면 아프다고 소리쳐야할 민준이 아무런 말이 없자 당황한 것은 관우 쪽이었다. 추욱 늘어진 모습을 보고 죽은게 아닐까하는 생각때문에 그를 강하게 흔들어보았지만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자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을 쳤지만 시간이 지나자 조금씩 침착해지기 시작했다.
"..만약 진짜 죽었다면 화웅이 가만히 있을리가 없어.."
민준이 죽었다면 그 순간 자신의 목이 날아가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런 일이 없자 기절한 것으로 확신한 관우는 그를 질질 끌어서 방으로 데리고 갔다. 침상에 눕혀둔 후 시원한 물을 한모금 마신 관우는 민준의 머리를 만져보며 혹이 난 부분이 없나 확인을 하였는데 다행히도 혹이 난 부분은 없었다. 그러자 완전히 긴장이 풀려버린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다가 문득 민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정말..자는거지..?"
정확히는 기절한 것이지만 혼자서 중얼거린 그녀는 민준의 손을 가지고 와서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 보았다. 예전에 여인들에게 자주 해주는 모습을 보고 살짝 부러운 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가 진심을 담아서 쓰다듬어주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금세 흥미를 잃어버린 관우는 자리를 일어나려다 문득 입술이 눈에 들어왔다. 입맞춤을 하는 순간 인정하게 되는 것이었지만 그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때문에 얼굴을 가져가고 있었다. 안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절대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입맞춤을 해버렸다.
쪽-
꽤나 긴 시간 입맞춤을 하고 있던 그녀는 입술이 떨어지자 제정신으로 돌아온 듯 어쩔 줄 몰라하다가 밖으로 도망쳐버렸다.
"아 진짜 미쳤어! 미쳤어!!"
미쳤다는 말만 연발하며 관우가 도망친 뒤 눈을 뜬 민준은 깨질듯한 아픔을 느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분명 내가..뭐..하고 있었지?"
일시적으로 기억이 돌아오지 않았던 민준은 그대로 멍하니 있다가 유비에게 한소리 들어야만했다. 문제는 관우가 입맞춤한 것은 요술서도 모르는 일이라는 것이었다. 그라도 이것을 기억하고 있으면 관우의 반응을 재미있게 볼테지만 둘 다 기억하지 못했으니 관우에게 대쉬를 해보라는 이야기만 하고 있을 뿐이었다.
아침이 밝아오고 평소와 다름없이 식당으로 향한 민준이었지만 갑자기 앞에 나타난 관우는 당당하면서도 부끄러운 듯 말했다.
"어제의 일은 미안했어!"
"엉? 어제?"
"실수로 안겼다고 해야하나...그래서 네가 기절해버렸어..그것때문에 좋은 일도 있었지만...아무튼!! 미안해!"
"어..그..그래 알았어."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던 민준이 당황해하며 사과를 받아주자 놀란 관우는 얼굴을 가까이가며 눈초리를 가늘게 했다.
"정말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거야?"
"아쉽게도..무슨 일 있었어?"
"무..무..무슨...무슨 일이 있었다는거야? 아...아..아..아무 일도 없었거든!?"
"그래 그럼 다행이네..그리고 다시 예전처럼 돌아온 것 같아서 보기 좋다."
"뭐...뭐야? 따..딱히 칭찬해줘도 기쁘지 않거든!?"
하지만 어제의 입맞춤으로 민준을 좋아한다는 것을 인정한 관우는 볼이 새빨갛게 물들어서 살며시 웃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제가 관우에게 주고 싶었던 것은 이것이었습니다..만 제대로 써지지 않은 것 같아요 시무룩...이제 남은건 그녀가 덮.....
----------------
halem 2015-04-29 01:07 new
886!!//340ㅎ하까지밖에 안가셧나요? 1화까지 다찍고 와야죠 ㅋㅋ 물론 시작은 1화입니다.//잠이않와요. 다음편주시면 잘거같네요. ㅋㅋ
-〉 으억...무섭네요
소드댄서 2015-04-29 01:10 new
아 남만의 성에서 관우 먹었어야죠 끊어 버리니깐 화수가 줄잖아요
-〉 으익? 너무하다
天空意行劍 2015-04-29 01:15 new
아감질남 이왕이렇게된거 유비랑 관우 동시공략 ㄱㄱ
-〉 ㅋㅋㅋㅋ;;;;
소드아트 2015-04-29 01:20 new
@우리는예언합니다 2020년까지이걸쓰고있는작가님을!!
-〉 그때까진 무리겠죠..
IceOfSonic 2015-04-29 01:43 new
작가님 어느나라에서 갇히고 싶으세요☆?
-〉 어느 나라라니..돈으로 줘!
쥬랭이랑 2015-04-29 01:48 new
유비 성격 때문에 의외로 갈량이 먼저. 그러면서 엄안되고 유비가면서 개요괴 등장 골인 후 그 자극으로 유비 콜.
-〉 하하하하....
플레이어드 2015-04-29 04:14 new
일단 로린이날을 기념하여 화웅 같은 로리들을 따묵때묵
-〉 헐 5월 5일에는 조용히 있어야죳
LC비서 2015-04-29 04:24 new
히야 1화부터 하신분들은 어마어마하신듯 처음부타 읽을라면 얼마나 걸릴까요
-〉 힘내세요 ㅠ
style냥스 2015-04-29 06:10 new
저 의외로 찍는거 잘 맞추는 편임요. 가끔 데자뷰도 많이 보고 해서리. 확실한건 내년에도 리리플 달고 계신다는거.
-〉 내년에도 라니 너무하닷
Mable Fantasm 2015-04-29 10:41 new
@쿠폰 7장투척..그러니 오늘 7연참 안하면 관악구 찾아감
-〉 그만둬욧 무섭다구욧 ㄷㄷ
雪風雪花 2015-04-29 11:30 new
관우의 츤츤거리는 모습이 나오겟군요오
-〉 관우짜응!?
도끼천사야 2015-04-29 14:51 new
오늘도 비가오는거리를걸어면 연희보다 댄장 ㅠㅠ 신발웅덩이에풍덩 헉
-〉 저런 ㅠ.ㅠ
mahorabu 2015-04-30 00:41 new
이제 다음날 관우가 민준을 피해다니겠지?!
-〉 하하핳
휴가[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