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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북! --> 산으로 올라가는 길에 주점에 들러 술을 한병 산 민준은 햇살이 잘드는 돌 위에 앉아 술을 두잔 따르고는 한참을 바라보고는 한잔을 마셔버렸다. 평소보다 독한 술이여서 마시자마자 인상이 쓰여진 그는 구름 한점 없는 하늘을 보며 중얼거렸다.
"거긴 행복하냐? 오늘 자하님한테서 니 얼굴을 봤다...괜찮을 줄 알았는데...전혀 괜찮지 않더라.."
괜찮다고 수백번 생각했지만 막상 예전에 봤전 자하의 얼굴을 보자 동요한 민준은 다시 한번 술을 따라서 마셔버렸다. 이럴 때는 취하지 않는 자신의 몸이 야속하게 느껴졌지만 어쩔 수 없었다. 한참을 그렇게 술을 마신 다음 자하를 위해 따라둔 술을 돌에 부어준 뒤 성으로 돌아오자 장비가 방 앞을 서성거리고 있었다. 다른 이들이 없는걸로 보아 축융이 조용히 언질을 준 것이라 생각한 민준은 말없이 그녀를 안아버렸다. 깜짝 놀란 장비는 소리를 지르려고 했지만 민준임을 직감하고 가만히 있으려고 했으나 한가지 문제가 있어서 분위기를 깰 수 밖에 없었다.
"민준..술냄새 나..."
"하하..역시 그런가.."
왠만하면 참으려고 했지만 독한 냄새때문에 자신도 취할 것 같았던 장비가 코를 막고 인상을 찡그리자 머리를 벅벅 긁은 민준은 크게 웃으며 입을 맞춰준 뒤 목욕탕으로 향했다.
".....웃고 있는데 쓸쓸해보이네.."
왠지 자신이 낄 수 없는 문제라는 것을 직감한 장비는 목욕탕으로 향하는 민준의 등을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목욕탕에 들어와서 몸을 담그고 있자 물 안에서 누군가 튀어나왔다. 전혀 생각하지 못한 일이라 깜짝 놀라긴 했지만 정체가 화웅인 것을 알자 피식 웃어주었다. 평소에는 민준이 말할 때까지 모습을 들어내지 않는 그녀였지만 민준의 모습이 너무 쓸쓸해보여 이렇게 안으로 들어온 것이었다.
"...민준....."
"괜찮아..아니 괜찮지는 않은데..괜찮아져야지.."
"....응....."
민준의 마음이 어떤지 알고 있었던 화웅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끌어안아주었다.
자신들을 지탱해주는 여인들의 마음을 느끼며 다시 기운을 차린 민준은 입안을 몇번 행군 다음 화웅에게 긴 입맞춤을 해주었다.
긴 입맞춤을 하며 기운을 받은 민준은 다시 밝은 모습으로 목욕탕에서 나올 수 있었고 그녀 역시 안심을 한 듯 옷을 갈아입고 어둠 속으로 녹아들었다.
"민준 민준 오늘 어디 갔었어?"
"응? 산에 다녀왔어"
"산? 뭔가 있었어?"
"나중에 우리 맹획에게 멧돼지 고기라도 해줄까 해서 그런거지"
"호에..멧돼지...마..맛있어!"
예전에 먹은 것을 생각하며 침을 흘리는 맹획을 번쩍 들어서 끌어안아준 민준은 가볍게 입을 맞추어주며 애정표현을 해주었다. 그러자 아까 전과는 달라졌다는 것을 느낀 그녀는 활짝 웃기 시작했다. 축융과 장비 역시 안심을 한 듯 웃고 있다가 곁으로 다가가 자신들에게도 입맞춤을 해달라는 신호를 보냈다. 여인들 덕분에 기운을 차린 민준은 다시 활기차게 생활할 수 있었다..
아직 남만지부가 완공되지 않아 체계가 잡혀있지 않아 시간이 오래 걸리긴 했지만 전혀 신경쓰지 않은 민준은 도리어 그들을 도와 통행증의 디자인을 만들어보거나 자허와 함께 약초를 캐러다니며 시간을 보냈다. 자하의 경우는 가끔 따라오긴 했지만 자허를 경계할 뿐 민준과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다. 물론 예전의 자하와 비슷한 표정을 지을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그녀가 다시 돌아올리 없다고 마음의 정리를 해둔 상태였으니 크게 충격을 먹거나 상심을 하지 않았다. 그저 웃어줄 뿐이었다. 가끔 이런 모습을 보며 자하가 이상한 눈으로 바라볼 때도 있었지만 상관없었다. 이제는 자신의 기억에만 남아있는 그녀를 위한 일이었으니까 말이다.
"...자하년과 노닥거리지 말고 이쪽으로 와라!"
"알겠습니다.."
요즘 들어 자허도 조금씩 질투심이 생기고 있는 듯 다른 여인들을 경계를 하기 시작했다. 본인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지만 과도하게 가깝게 붙어있거나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있으면 불쑥 끼어들었으니 민준은 피식 웃으며 그녀의 곁으로 향했다.
"다른 년은 몰라도 저 년은 안된다. 네놈이 우화등선하면 큰일이거든?"
"정말 자하님만 안되는거냐? 전혀 아닌 것 같은데?"
"시끄럽다! 아무튼 안되는건 안되는거다!"
"네~네~ 알겠습니다."
"대답은 마음에 안들지만 뭐 좋다..아무튼 여기 있는 약초는 말리는 것에 따라서 독초가 될 수도 있으니 의원들에게 보여주기 좋겠군.."
두 사람의 대화를 듣자 자하는 한숨을 내쉴 수 밖에 없었다.
"요세 들어 저 여자가 예전보다 귀찮아진 것 같아서 큰일이네요..하아.."
예전이었다면 그저 자신을 도발하거나 쓸모없는 말만 할 뿐이었는데 질투라는 것이 생기고나자 민준과 대화를 하는 것 자체가 껄끄러워졌다. 할 말은 없었으나 약초에 관한 것은 자허보다는 민준에게 물어보는 편이 편했으니 그렇게 하고 있었는데 그것조차 하기 힘들어졌으니 미축을 데리고와야할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이었다.
"....흥...내가 질투를 한다고? 지나가던 개가 웃겠군?"
'그래? 그럼 말이지..."
웃으면서 민준이 이쪽을 바라보자 자허의 표정 역시 심상치 않게 바뀌었다. 자하는 괜히 중간에 끼고 싶지 않아 한마디하려고 하다가 그만 미끄러져버렸다.
"괜찮습니까?"
"괜찮아요..미끄러진 것 뿐이니까요."
"그것이라면 다행입니다만..이크....자허가 노려보고 있으니 그만 가보겠습니다."
고개를 꾸벅 숙인 민준이 다시 자허가 있는 방향으로 돌아가자 무언가 겹쳐보였다.
"어라?"
너무 빠르게 스쳐지나간 일이라 고개를 갸웃거린 자하는 다시 일을 하기 시작했으나 신경이 쓰이는 듯 민준이 있는 곳을 힐끔 힐끔 바라보았다.
"저 년이 계속 네 놈이 있는 쪽을 바라보는게 마음에 안드는군....아무리 예전에..읍..!?"
"...그건 말하지 않기로 했잖아?"
"......크흠...미안하군...나도 갑자기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열이 나서 조금 덥기도 하고.."
이런 말까지 할 생각은 없었지만 갑자기 튀어나와서 깜짝 놀란 자허는 솔직하게 사과했다. 그리고는 무슨 말을 하려고 했지만 민준의 얼굴이 너무 가까이 있어서 무슨 말을 하지 못하고 얼굴만 계속 만질 뿐이었다.
"으이구.....다음에는 조심해주세요 네? 아셨습니까?"
장난스럽게 머리를 헝크러트리자 자허는 고개를 푹 숙여버렸다. 원래는 이런 식의 반응을 보이면 안되는 일이었는데 자꾸 이렇게 민준에게 약점을 보이는 것 같아서 싫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으니 답답하기만 했다.
"쓰다듬기라..."
어딘가 익숙한 느낌이 났던 자하는 민준을 바라보며 생각해보았으나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저 남자가 쓰다듬는 것을 좋아하니까 그런거겠지....나도 참.."
너무 꿈에 대해 정신이 팔리다보니 이렇게 이상한 것까지 의미를 부여한다고 확신한 그녀는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며 약초를 정리했다.
그리고 그 날 밤 자하는 오랜만에 그 꿈을 다시 꿀 수 있었다. 얼마전에 꾸었던 꿈과 비슷한 장소에 있었지만 그때와는 무언가 다른 느낌이 났다. 그 떄처럼 즐거운게 아니라 자신은 잔뜩 화가 나 있었고 남자 쪽은 미안하다는 듯 쩔쩔 매고 있었다.
"흥..정말 안 봐줄꺼야!"
"아니 그게.."
"나보다 왜 그 여자랑 먼저 잔건데?"
-.....무..무슨...소리를 하는거야!?-
잔다는 것은 남녀간의 정사를 말하는 것쯤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신선인 자신이 남자에게 정사를 하지 않은 것때문에 화가 났다는 것이 어이가 없었다. 이것은 거짓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점점 기억과 가까워진 그녀는 어느센가 몸안에서 예전의 자신이었던 여인의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질투 분노 섭섭함 슬픔 그리고 사랑 이런 것들을 느끼고 있자 남자는 뒤에서 조심스럽게 자신을 안아주었다.
"...지금 안아줄 수 없는 것은 남화노선과 약속을 했기 때문이야.."
"남화.노선님과?"
"그래..니가 시험에서 통과되면 안을 수 있지만 지금 안된다고 해서...어쩔 수 없었어.."
"그럼 왜 지금에야 말하는건데?"
"말할 기회가 없었잖아...니가 일 끝나고 방금 전에 만난거고.."
".....그...그래도 그렇지!"
다시 감정은 바뀌어 기쁨 행복함 섭섭함 참피함 등 여러가지 복잡한 감정이 느껴지자 점점 자신이 평범한 인간인지 신선인지 분간도 어려워졌다. 도대체 이 꿈은 자신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인가? 무엇을 전하기 위해 이런 식으로 생생한 감정을 정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자허의 계략이라고 한다면 자신이 동요하고 있으니 성공한 것이라고 볼 수 있지만 지금 그녀를 보면 절대 이런 계략을 짤 사람이 아니었다. 그렇다는 것은 순전한 자신의 기억이라는 것이었으니 더욱 혼란스럽기 그지 없었다.
-아..안돼...-
한참 대화중임에도 불구하고 예전에 그런 것처럼 점점 기억이 멀어지자 지금 본 것을 기억하기 위해 애썻다. 하지만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자신이 느꼇던 감정들이 희미해졌던 자하는 눈을 완전히 뜨자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았다. 그저 기억이 나는 것은 단 하나 무척이나 화가 났다는 것이었다.
"신선인..내가 화가 났다고..?"
기다린다는 말보다 더 충격을 먹은 자하는 한참동안이나 그 자리에서 일어날 수 없었다.
========== 작품 후기 ==========
오늘은 힘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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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의혼 2015-03-07 01:13 new
히하 일단 첫코
-〉 축하해요
사죠아야카 2015-03-07 01:21 new
작가를 까야 등장인물이 늘어나고 연참이 되며 완결은 저 멀리~
-〉 도망치면 됩니까
소드댄서 2015-03-07 01:26 new
네토리와 네토라레 말하는듯..
-〉 멋지다....지금은 그런 분위기가 아니니 나중에 기회가 되면...
소드댄서 2015-03-07 01:28 new
하드한 묘사는 시크리트으 님과 사바트 님 소설.. 보고 랭크업해봐요
-〉 제가 노블레스 결제가 되어있지 않습니다..혹시 아이디라도 빌려주시면..(퍽)
style냥스 2015-03-07 01:39 new
작가님은 까는맛(?)이 있음요. 달달달 볶는게 은근히 중독성이 강함. 어느순간부터인가 소설보다 작가님 까는 코멘을 달고 있는 날 보게됨. 그렇다고 소설이 재미없는건 아니고요.
-〉 소설보다 작가를 까는게 더 재미있다니 이 무슨..
halem 2015-03-07 03:21 new
939! 잘보고갑니다
-〉 감사합니다.
플레이어드 2015-03-07 04:12 new
아 쓸모없는 여자들은 그냥 병으로 주것다고한다로 치워주세료
-〉 헐..?
미르MR 2015-03-07 04:44 new
ntr-〉빼앗기는 것.ntl-〉빼앗는것
미르MR 2015-03-07 04:45 new
연참하지않는 작가에게 듀월을 신청한다 !!! 듀얼
미르MR 2015-03-07 04:46 new
먼저 카드를 두장 뒤집어 놓고 마법카드 연참강요 발동!!! 작가에게 연참을 강요한다
-〉 오벨리스크의 거신병!! 파개한다!
IceOfSonic 2015-03-07 06:07 new
나도ㅠ일다니기 시작하니까 첫코라든지를 할수가없어ㅠ제길
-〉 고생이네요
쥬랭이랑 2015-03-07 06:16 new
ㅋㅋ 작가 M으로 조교하기..ㅋ 개요괴는 잊혀지지 않았어여
-〉 ㅋㅋㅋㅋㅋㅋ..살려줘
Hanbit 2015-03-07 12:34 new
이제슬슬 엔딩인가여..
-〉 조금있으면 그렇겠죠 헤헿
Mable Fantasm 2015-03-07 18:12 new
@용돈이라는건 부모에게받는돈이아니라 돈벌어서 낼거다내고 한달에 넉넉하게쓸수있는돈이라죠....ㅋㅅㅋㅅㅋ 그러니 작가님 납치해서 연재머신으로!!
-〉 멋진 분이십니다
ginsen 2015-03-07 22:58 new
참 매일보지만 이작품은 다른소설과 다른거같네요 자! 대하소설 중 제일긴역사를자랑한 토지보다 더길게만들어보아요~(^0^
-〉 이런 면에서 다르면 안되는데..
하북![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