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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북! --> 모닥불 사이로 옹기종기 모여 앉은 책사들은 민준의 말을 흥미롭게 듣고 있었다. 전부터 궁금했던 도서관 정리법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의외로 유용한 정보였기에 열심히 경청하고 있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이름 순으로만 정리를 한 서고었지만 책사들의 조언을 토대로 꽤나 괜찮은 서고가 되었다. 책사들이 자주 다녀가는 회의실 옆 서고에는 병법서가 주를 이루었고 은색 띠가 둘러져 있었다. 훈련장 옆에 있는 서고에는 무인들을 위한 책들이 즐비했으며 동색 띠가 둘러져 있었다. 정원의 맞은 편에 있는 서고는 일반 문학 같은 것이 있었고 아무런 띠가 둘러져 있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기밀문서들이 있는 서고에는 모두 금색 띠가 둘러져 있었다. 이 말만 들으면 도난당할 위험이 크다고 생각하겠지만 이곳에 들어올 수 있는 인원은 한정적이었고 자객이 출입하는게 아닌 이상 경비병들 눈에 쉽게 띄어야만했다는 것을 설명해주자 앉아있던 책사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기밀 문서를 훔친다고 해도 책 표지만 보고 알아차리긴 힘들테니...좋은 생각인 것 같습니다."
"아 그리고 기밀문서가 있는 서고는 나도 몰라.. 관심이 없어서 잊어버렸거든 하하하"
그럴 줄 알았다는 듯 크게 웃은 책사들은 앞에 놓인 식사를 했다. 이렇게 모여서 식사를 하는 것에 대한 단점은 많은 양을 만들어야하기 때문에 불편한 것이지만 이상한 날파리들이 여인들의 미모를 보고 추파를 던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역시 민준이 만든 음식은 맛있네.."
"돌아가면 더 맛있는 거 많이 해줄게."
"그러고보니 민준님께서 식당을 만드신다고 하셨는데..구체적인 계획은 있으신가요?"
"아니 그런건 없고 그냥 작은 가게에서 사람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고 싶은 것 뿐이야."
"그럼 술집은 아니라는 소리네요?"
"그래 술은 팔지 않을꺼야. 괜히 술을 팔아봐야 취하는 사람도 생길테니까 그저 음식을 맛있게 먹으며 즐겁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그런 장소가 되었으면 좋겠어"
열심히 음식을 만드는 민준과 계산을 하는 자신 그리고 아이들이 음식을 가져다주는 모습을 상상하자 제갈근의 얼굴은 살며시 붉어졌다.
"제갈근 너 꽤나 기분 나쁜 상상을 한 것 같은데?"
"그러는 주작님도 상상하신거 아닌가요?"
"그건 당연한 일 아니었어?"
"하하 식당을 차리게 되면 꼭 한번 찾아가겠습니다."
성안에 소문이 파다했던지라 민준 역시 음식을 만드는 모습을 상상해봤지만 문제는 서빙을 하는 사람이었다. 여인들 중 한명과 함께 한다면 다른 이들이 질투할테고 그렇다고 새로운 여인을 고용하자니 모두 화낼 것 같고 아직 머나먼 훗날의 이야기였지만 왠지 고생길이 열릴 것 같았던 민준은 생각하는 것을 그만두었다.
모두가 잠든 야심한 밤 몰래 산속으로 향한 축융은 흑표범의 모습으로 변해 주변을 정찰했다. 달빛에 비치는 것은 주황색 눈동자 뿐이었지만 기척을 숨기고 있었으니 옆에 있던 사람들 조차 그녀가 지나갔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
"후우....안전하네."
"다녀왔냐?"
"...뭐야 너..언제 깬거야?"
"애들 꺨라 조용히 말해라.."
아무도 일어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자리를 빠져나온 것이었는데 모닥불에 새로운 장작을 넣고 있는 민준을 보자 깜짝 놀란 축융은 자신도 모르게 큰소리로 말했다. 이것때문인지 소녀들은 뒤척이긴 했지만 다행히 깨지는 않았다.
자신때문에 일어난게 아니라 어쩌다보니 마주친 것이라 생각한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모포를 덮고 눈을 감았다. 민준 역시 딱히 물어볼 생각은 없었으니 장작을 몇개 더 넣은 뒤 잠을 청했다. 하지만 그 날 이후로도 야간 순찰을 돌고 올 때면 민준이 깨어있었으니 이상하게 생각한 축융은 다른 사람들이 꺠지 않게 조용히 속삭였다.
"...무슨 생각이야..왜 내가 나갈 때마다 깨어있는건데?"
"그냥 깬 것 뿐이야. 겸사 겸사 모닥불도 볼겸 확인한거지.."
그렇다고 일어나서 맹획이나 자신에게 피해를 준게 아니라 더욱 잘 잘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었으니 뭐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렇게 2주 정도 민준이 일어나있는 것을 보자 어느센가 이런 것이 당연하다는 듯 받아들이게 되었다.
"뭐야 오늘도 깨어있었던거야?"
"그래.."
"어쩌다보니?"
자신이 하려고 했던 말을 축융이 가로채자 피식 웃어버린 민준은 몇마디 주고받다가 잠을 청했다.
".......호에에..."
"맹획 무슨 일이니?"
마차에 타고 있던 맹획이 뚫어지게 바라보자 고개를 갸웃거린 축융이 물어보았으나 그녀는 대답도 하지 않고 뚫어지게 바라볼 뿐이었다.
"언니 무슨 좋은 일 있어?"
"좋은 일이라니? 그런거 없는데?"
"호에? 없어? 이상하다.."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아니야 아무것도..상향아 놀자!
"알았다요!"
무슨 일인지 알지 못했던 축융은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다자 민준과 눈이 마주쳤다. 하지만 그 역시 알지 못한다는 듯한 행동을 취하다 관심을 끈 듯 고개를 홱 돌려버렸다.
"오늘은 저 마을에서 묵으려고 하는데 어떄?"
아직 하북으로 가려면 한참 남았으니 오랜만에 몸도 풀고 옷도 새로 구매할겸 큰 마을에서 하루 묵자고 제안하자 책사들 역시 좋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소녀들은 새로운 마을에 들어간다는 것때문에 들뜬 것인지 눈을 초롱 초롱 빛내고 있었다.
"마을에 도착하면 아이들 좀 부탁할게. 나는 떨어진 재료도 구입해야하니까 부탁할게."
"맡겨두세요. 축융님도 도와주실거예요. 그렇죠?"
"그래. 그런 것쯤은 당연한 일이니까."
마차에 있는 사람들은 믿을 수 있지만 아직 다른 사람들까지 믿기 힘들었던 축융은 마차가 객잔에 들어서자 당연한 듯이 제갈근과 함께 소녀들을 뒤따라갔다. 지친 책사일행은 방으로 올라가 낮잠을 자거나 따듯한 물로 몸을 씻으며 시간을 보냈고 민준은 주작과 함께 거리를 돌아다니며 필요한 물품을 구입했다. 전혀 새로운 곳이다보니 다른 곳에서 보인 반응처럼 주작에게서 시선을 떨어트리지 못한 사람들은 민준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만약 옆에 있는 것이 제갈근 같은 온화한 여인이었다면 민준보다 잘생겼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그 자리에서 고백을 하거나 추파를 던지겠지만 범접하기 힘든 아우라때문에 멍하니 바라만 볼 뿐이었다.
"흐응..신기하네..이런 것들이 섞여서 그런 맛있는 요리를 만든다니.."
"나도 실패는 많이 했는데 만들다보니 즐거움이 생기더라고..나중에 특별히 널 위해서 요리 하나 만들어줄게"
"진짜? 기대할게!"
아까 전에 싸늘하게 바라본 사람과는 다른 사람이라고 착각할 만큼 풍부한 표정을 보이자 사람들은 헛기침을 해버렸다.
"오오 오셨습니까..그런데 민준님은 말은 바꾸지 않는 것 같군요?"
식당에 내려와서 간단한 요깃거리와 함꼐 대화를 나누고 있던 책사들은 민준이 들어온 것을 보고 인사를 건냈다.
"그거야 뭐...정이 들었다고 해야하나요? 저녀석들이 무리하지 않게 관리하니까요."
혼기의 덕분인지 동물들의 기분도 대강은 알것 같았던 민준은 왠만해서는 말을 바꾸지 않았다. 정말 위험하거나 말이 지쳤을 때만 그들을 풀어주고 다른 말을 구입했다. 그럼 그 말들 중에서는 다시 하북으로 돌아오는 것들도 있고 그대로 자연과 뒤섞여 사는 놈들도 있는데 지금 같이 온 녀석들은 3번이나 풀어주었음에도 돌아온 녀석들이었다. 그러다보니 말을 바꿀 생각은 애초에 하지도 않은 것이었다.
"저녁 식사는 어찌 하실 생각입니까?"
"하하 저희가 그렇게 눈치가 없는 줄 아십니까..따로 먹겠습니다."
"아쉽군요 하하하."
오랜만에 객잔에서 쉬는 만큼 여인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라고 책사들이 배려해주자 민준은 짐을 풀어놓고 주인에게 가서 식사를 직접 만들 수 있는지 물어보았다.
"저기 간이 주방을 쓰시면 됩니다만..진짜 만드실려고 그러십니까?"
"감사합니다. 나중에 섭섭치 않게 넣어드리겠습니다."
혹시 모를 일을 대비해서 만들어준 간이 주방이었으나 쓸일이 없어 비워두었던지라 흔쾌히 허락하자 주작을 데리고 다시 밖으로 나온 민준은 본격적으로 장을 보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오늘도 즐거운 한편 ㅋㅅ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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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어드 2015-02-23 08:00 new
작가고기!
-〉 여기 이상한 사람이 있다!!
미르MR 2015-02-23 08:06 new
멋으면-〉먹으면. 낭편?-〉남편
-〉 수정 완료 감사합니다.
IceOfSonic 2015-02-23 09:11 new
작가고기라니 ㅋㅋㅋ 고생좀 하쇼 작거
-〉 ㅋㅋㅋㅋㅋ.힘내겠습니당
해랑 2015-02-23 09:11 new
그러나 우리는 연참을 더 원하지
-〉 이정도면 대단한건데
halem 2015-02-23 11:07 new
956!//어제 매운탕에 캡사이신넣엇다가 부모님께 맛있다고 호평받았습니다.
-〉 그런 멋진..ㄷㄷ 근데 전 해산물을 싫어해요 특히 생선..
강철의혼 2015-02-23 11:53 new
분실들 -〉분신들
강철의혼 2015-02-23 11:56 new
자허의 경우는 자하에게 -〉 자허와 자하를 바꾸던지 자하가 로 바꾸던지 하셔야할듯 합니다. 엄포는 자하가 자허에게 하는걸테니
강철의혼 2015-02-23 11:56 new
웃을뿐이었ㄷ -〉다
-〉 지적 감사합니다.
라이넬시아 2015-02-23 12:12 new
춘천 으로 여행감 102보충대 ㅋㅋ
-〉 잘다녀오세요 ㅠ.ㅠ 그리고 하필 102라니 강원도 최전방으로 간다는 그곳으로...
에로정원 2015-02-23 13:19 new
현대에서도 사윗감으로 1위 김민준
진짜 현실에 민준같은 남자 있으면 꼭 잡아야합니다
-〉 껄껄껄
Mable Fantasm 2015-02-23 16:50 new
@왜이리 연재가 안됐지?고.작.3.편.이.라.니.....
-〉 쉬었다! 빠밤
데이비드국장 2015-02-23 17:54 new
쳇. 2연참이라도 해줘요 . 후으 정주행 힘드네 겨우 완주 (?)했으므니다. 그리고! 대륙통일은 물론 러시아쪽도 꿀꺽
-〉 정주행 하시다니 수고하셨습니다 멋쟁이
style냥스 2015-02-23 21:40 new
꿈을 꿨어요. 그리고 깜짝 놀라서 맛폰 잠금을 풀고 조아라에 접속했죠. 꿈에서 말이죠? 작가님이 리메이크 한다고 공지에 남기고 글을 싹 지웠었거든요 ㅎ
-〉 리메이크요? 나..토할듯.
하북![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