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삼국지 연희-1041화 (1,040/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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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한번 촉에서.. --> 이른 아침 자고 있던 장비는 돌연 잠에서 깨서 주변을 두리번 거리다 자고 있는 민준을 보며 안심한듯한 표정을 지었다.

"하..다행이다..꿈이구나..."

방금 전까지 관계를 가지며 사랑란다고 말했던 것들이 전부 꿈이었고 남만에 갈때처럼 무심하게 대하는 민준의 모습을 그저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이 너무 싫어 소리를 지르려는 찰나 깨어버린 것이었다.

"피이...속 좋게 자고 있네.."

꿈이라는 것을 알고 안심하자 잘 자고 있는 민준의 모습이 얄밉게 보여 볼을 콕콕 찌르며 한참을 바라보았다.

"하하 귀엽..어맛..츕?!"

볼을 찌를 때 마다 인상을 찡그리는 민준의 모습이 귀여워 한

번 더 볼을 찔러보려고 했던 장비는 갑다기 일어나서 입을 맞추는 민준 때문에 볼이 붉어졌다. 일어난 직후라 입안이 조금 텁텁하긴 했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정열적인 입맞춤을 하다보니 달콘한 맛이 나기 시작했다.

"푸핫...까..깜짝이야..."

"그렇게 쿡쿡 찌르는데 모를 줄 알았어?"

"그건..아니지만 너무해!"

"뭐가...?"

뜬금 없이 너무하다고 쏘아붙이는 그녀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으나 화가 풀리지 않은 듯 장비는 옆구리를 강하게 꼬집어 버렸다. 순간 통증을 느꼇으나 자고 있는 주작을 위해 입을 막은 민준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장비가 이렇게 화를 내는 이유에 대해 물어보았다.

"..꿈에서..모른 척 했어.."

"..뭐? 꿈?"

"그래..꿈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너무 현실같았단 말이야.!"

너무 어이없는 말에 화내는 타이밍도 놓쳐버린 민준은 장비를 와락 끌어안고 입맞춤을 해주면서 다시 침상에 누웠다. 그러자 입이 튀어나온 그녀는 샐쭉한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다른 여자들이랑은 그렇게 즐거운 듯 말하고..내 말은 무시하고..정말 못되었어."

"미안하네..정말.."

꿈 속에서 있었던 일까지 사과를 해야하는 것일까? 라고 생각하는 순간 지는 싸움이다. 그렇기 때문에 별 말 하지 않고 순순히 사과를 하며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기분이 풀린 듯 장비는 스르륵 잠이 들었다. 옆에 있는 주작은 전날의 정사로 많이 피로했던 것인지 꽤나 소란스러웠음에도 잠에서 깨지 않았다. 민준 역시 조금 피곤했기에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

점심이 지난 시간에 일어난 세사람은 서둘러 준비를 하고 성으로 향했다. 민준이나 주작은 전혀 급할 것이 없었지만 장비는 그렇지 않았다. 이미 아침 조회를 불참했으니 사람들은 모두 알아차렸을 것이다. 그렇다고 느긋하게 가면 가뜩이나 안좋은 민준의 평판을 떨어트리는 꼴밖에 되지 않으니 어쩔 수 없이 급하게 성으로 돌아왔다.

성에 도착하자 가장 먼저 만난 것은 유비와 맹획이었다. 두 사람은 일이 있는 것인지 손까지 붙잡고 어디론가 향하고 있었으니 민준은 주작과 함께 자리를 비켜주었다.

"헤에.."

"어..언니 왜 그러세요?"

"세 사람이 같이 오는 걸 보니..설마 장비 너..?"

"무..무슨 소리 하시는거예요 아무런 일 없었어요?"

"...그래? 못믿겠는걸?"

눈을 가늘게 뜬 유비는 장비에게 다가와서 코를 킁킁 거렸다. 그러자 향긋한 냄새속에서 약하지만 민준의 냄새가 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말은 안했지만 다 알았다는 표정을 지어보이자 장비의 얼굴은 홍당무처럼 빨개졌다.

"킁..킁..호에..언니 몸에서 민준오빠 냄새난다...왜지...킁킁.."

유비는 말하지 않았지만 맹획은 아니었다. 아직 어린 그녀에게 있어서 해서는 안될 말이라는 것을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았으니 이 한마디때문에 지나가던 사람들까지 얼굴이 붉어지게 되어버렸다.

"무..무슨 말을 하는거니? 어..언니는 바쁘니까..가..가볼게...유비언니..나..나나나.중에 봐요.."

말까지 더듬으며 급하게 방으로 돌아가버리자 유비는 오늘을 기념해서 맛있는 음식이라도 내야할까 고민하며 맹획과 함께 발걸음을 돌렸다. 한편 민준을 그렇게 좋은 눈으로 보지 않았던 책사들의 입장에서는 꽤나 충격적인 일이라는 듯 신음을 하고 있었다.

"그래도 잘된 일 아니겠습니까? 일단 뒤통수 칠 일은 없어졌다는 것이니."

"그게 문제예요. 제갈근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그 남자가 뒤통수를 치면 우리에게 명분이 생기고 장비님도 포기하실테지만..그렇게 될 수 없으니...그 남자를 어떻게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죠.."

"최대한 이곳 촉에서 만나지 못하게 막아야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거기에 대해서는 생각해봐야겠죠...요세 법정님꼐서도 점점 그 남자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것 같아 큰일입니다."

"어쩌겠습니까..우리도 알고 있지 않습니까..그 남자의 심성은 나쁘지 않다는 것을.."

여기 모인 이들이 민준을 싫어하는 이유는 천한 신분과 막돼먹은 성격 때문이었다. 아무리 싫은 상대라도 좋게 포장하는 법이 있어야하거늘 그에게는 그런게 없었다. 싫으면 싫고 좋으면 좋다고 하는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었다. 그렇다고 작당하고 모의를 할수도 없는 노릇이었으니 딴마음 품지 않도록 견제를 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그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게 민준은 깨끗하게 샤워하고 하북에 와 있었다. 여인들을 만나면 시간이 얼마나 있어도 부족한 일이었으니 따로 왔다는 소리는 하지 않고 신수 두명을 만나고 있는 것이었다.

"그 아이들이 서운해 할텐데 괜찮겠나?"

"어쩔 수 없잖아...어제 주작을 안았으니..현무라는 분에게 인사를 드려야하잖아..그것때문에 온건데..."

"하긴.. 그녀석들이 네가 왔다는 소식을 들으면 가만히 놔둘리가 없지."

"흠..그래서 어쩔 셈인가? 지금 바로 가자는 소리는 아닌 것 같고.."

"일단 하북에 다시 돌아오면 가볼 생각이야. 지금은 장비 일도 있으니까.."

"흠흠..그러고보니 그 아이도 주작처럼 질투심이 심하다고 들었는데 괜찮은가?"

"누..누가 질투심이 많다고 하는거예요 언니.."

"...아니면 내가 이렇게 안겨도 되겠네!"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백호가 안기자 주작의 주변에는 뜨거운 불꽃이 일렁거렸다. 백호와 방덕이 성격이 상극이라 안맞는 것이라고 치면 주작과 방덕은 질투심때문에 안맞는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는데 여기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질투심이 심하다고 하니 청은 궁금한 듯 물어보았다.

"오늘 아침에..꿈떄문에 혼났어.."

"뭐라? 꿈? 푸핫...그거 참 대단하군.. 역시 주작의 연적이라 불릴만하구만 그래."

날짜가 정해지고 나자 그 뒤에는 가벼운 담소를 나누며 시간을 보낸 네 사람은 헤어지는 것을 아쉬워하며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종잡을 수 없는 여자라..."

"왜 신경쓰여?"

"응..꽤나 신경쓰이지..."

"괜찮아..괜찮을거야..현무언니는 상냥..하시거든. 조금 짖궂은 것도 있지만.."

"하하.."

나중의 일을 지금 걱정해도 답이 없다는 것을 알지만 짖궂은 여인은 힘들다는 것을 아는 민준은 크게 한숨을 내쉴 수 밖에 없었다.

========== 작품 후기 ==========

설 연휴 전에 한편! 오늘은 리리플은 달지 못하지만 설연휴 잘보내세요.

다시 한번 촉에서..[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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