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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연희-1034화 (1,033/1,909)

-------------- 1034/1909 --------------

<-- 다시 한번 촉에서.. --> 아무런 장비 없이 밧줄에 의지해서 5층까지 올라가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미친 짓이었으나 이미 올라온 이상 그만둘 수 없었다. 가장 위험한 것은 가끔 창문을 열고 나오는 사람들이었는데 그때마다 몸을 숨기느라 애먹었다. 생각해보라 창문을 열었는데 옆에 이상한 남자가 달라붙어 있으면 놀라지 않겠는가? 게다가 이렇게 소란이 되어버리면 장비가 창문까지 경계할 것이 뻔하니 최대한 들키지 않고 올라가려고 고생하고 있었다.

"헥..헥..죽을거같다."

인기철이 느껴질 때마다 옆으로 이동하며 올라가다보니 땀범벅이 된 민준은 중간에 매달려서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방을 3층정도에 해달라고 하는건데.."

민준의 방은 1층이었다. 소녀들이 자주 놀러오는 것도 있고 윗층까지 올라가기 불편했기 때문에 1층에 자리를 잡은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올라가려고 하니 후회가 된 것이다.

일이야 어찌 되었든 생각한 시간보다 1시간이나 늦게 장비가 있는 방에 도착할 수 있었다. 창문이 닫겨 있어 똑똑 두드리자 안에 있던 장비가 창문을 열었다가 놀란듯 소리쳤다.

"너..너..어떻게 여기에 온거야!?"

"그건 나중에 말하고 좀 들어가게 해주면 안되냐? 힘들어 죽겠거든?"

"............."

매몰차게 쫓아내고 싶었으나 여긴 5층이다. 내쫓아내면 다시 기어내려가야했으니 마음이 약해진 장비는 어쩔 수 없이 그를 안으로 들여보내 주었다. 하지만 그녀는 몰랐다. 올라올 때보다 내려갈때가 두배는 쉽다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이 밤 중에 무슨 일이죠?"

방금 전에는 놀라서 반말을 하긴 했지만 안으로 들어오자 다시 경어로 돌아온 장비는 잔뜩 경계를 했다. 하지만 잔뜩 땀을 흘리며 올라온 그를 위해 물을 내주는 것은 잊지 않았다.

"고맙다..캬..시원하네.."

"무슨 일이냐고 물었어요. 대답하지 않으면 병사를 부를거예요."

"크흠..그 뭐냐....나때문에 화가 난 것 같아서 사과하려고 찾아왔다만.."

"사과요? 무엇을 잘못하셨는데 사과를 하시나요? 제가 알기로 민준님은 잘못한게 없으신데요?"

이렇게 한기를 풀풀 날리면서 말하면서 잘못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도 웃기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 상황에서는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으니 민준은 머리를 벅벅 긁으며 자리에 앉았다.

"잘못한게 없다라....그럴지도 모르지.."

"..뭐...라구요...?"

한기를 날리는 것도 모자라 죽일 듯이 노려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는 잘못을 한게 있는 것 같아서 찾아왔으니까 그렇게 노려보는 것 좀 그만둘래..?"

"누가...노려봤다는건가요? 눈이 잘못된거 아니신가요 민준님? 그래서 무슨 잘못을 하신건가요?"

방금 전까지는 잘못한게 없다고 했으면서 다시 잘못한게 뭐냐고 물어보는 장비가 귀엽게 느껴진 민준의 입꼬리는 살짝 올라갔다. 정말 살짝 올라간 것이기 때문에 장비는 알아차리지 못하고 가만히 민준을 노려볼 뿐이었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말이야 멋대로 너랑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한게 잘못인 것 같단말이야..그 동안 미운정 고운정 다들었는데..안그래?"

장비의 표정이 살짝 풀렸다. 하지만 아직 부족하다는 듯 계속 노려보고 있었다.

"그래서 말인데 친구...는 아니고..흠흠.."

살짝 떠보기 위해 친구라는 말을 던졌으나 그녀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나빠져 있었으니 민준은 헛기침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원래 이런 여자가 아니었는데 무엇이 그녀를 변하게 한 것인지 생각하다보니 입맞춤을 한게 떠오른 민준은 다시 한번 머리를 벅벅 긁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반응은 그녀에게 있어서는 당연한 것이었다. 남자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유비와 관우의 뒷바라지만 하다 여기까지 왔다. 그러다보니 처음으로 엮인 것이 민준이고 입맞춤의 첫대상도 민준이었다. 게다가 소녀들은 매일같이 민준의 무용담을 늘어놓거나 칭찬일색이었으니 자연스럽게 반하게 된 것이었다. 물론 그녀는 부정하고 있었지만 반응만 보면 그녀가 원하는 답은 딱 하나밖에 없었다.

"그래..친구는 아니고..연인?"

"..누..누가 연인이야!"

"쿠헥...그럼 친구를 하던가.."

"..............흥"!

연인이라고 하자 얼굴이 빨개져서 때리고 친구라고 하자 다시 싸늘하게 노려보는 장비를 보며 어떻게 할 수 없었던 민준은 그녀를 끌어안으려다 삐긋해서 같이 침상으로 쓰러져버렸다. 충분한 쿠션때문에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장비가 배밑에 깔려있는 요상한 그림이 되어버렸으니 민준은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비...비켜....."

여기서 만약 장비가 화를 내거나 때렸다면 분위기가 이렇게 이상하게 흘러가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얼굴까지 붉게 물들어서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고 있으니 분위기가 요상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아..미안.."

옆으로 비켜주었지만 그녀의 표정은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았다. 그저 흐트러진 옷맵시를 바로 한 후 민준을 힐끔 힐끔 바라볼 뿐이었다.

'장비한테도 여자다운 면이 있는건 좋은데..지금은 아오..'

하지만 당황한 것은 장비도 마찬가지였다. 민준의 몸무게에 못이겨 침상에 쓰러졌을 때까지만 해도 욕을 한바탕 해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가까운 거리에서 눈이 마주치자 얼굴이 화악 달아올랐고 자세까지 눈에 들어오자 목소리는 모기만큼 작아졌다. 게다가 심장의 고동소리가 엄청 크게 들렸으니 그녀답지 못하게 비켜달라고 말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왜..왜이러는거야...여기서 이러고 있으면 안되는데..'

태연하게 말을 하고 싶었지만 인식해버렸으니 태연하게 말하는 것도 무리였다.

"저...저기 있잖아..."

머리 속이 복잡한 상황에서도 멋대로 입으로는 민준을 불렀다. 당황해서 입을 닫으려고 했지만 이미 들어버린 민준은 고개를 돌려 자신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심장의 고동소리는 더욱 커졌고 손까지 떨리기 시작했다.

"그..그게 있잖아..그러니까..그..아줌마가..말 했던 것처럼...우리..어..어울릴까..? 아니 이게 아니라..나도 참...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

민준이 대답이 없자 자연스럽게 탄식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방금 전가지 두근 거리던 심장은 차갑게 식어 바늘로 쿡쿡 찌르는 것처럼 아파왔다.

"어울린다고 하셨으니 어울리겠지.."

"....에?"

눈을 질끈 감고 있던 장비는 민준이 한마디 내뱉자 놀라서 민준을 바라보았다.

'..어울린다니...무슨 말이지....좋다는건가..아니면 뭐지..아니 침착하자..장비 침착해..왜 내가 저런 녀석때문에 이렇게 고생하지 않으면 안되냐고..'

침착하자고 말하고는 있지만 어느센가 양손을 모아 치마자락을 꼼지락되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전혀 알아차리지 못한 눈치였으니 자리에서 일어난 민준은 그녀의 앞에 쪼그려 앉아 올려다 보았다. 눈과 눈이 마주치자 깜짝 놀란 장비는 몸을 뒤로 젖히다가 다시 침상에 쓰러질뻔 했다.

"웃챠..너무 놀라는거 아니냐?"

"노...놀라긴 누가...."

하지만 민준과의 거리는 몸을 일으키면 금방인 거리였다.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 있자 자연스럽게 시선이 돌아간 장비였으나 민준은 그것보다 빠르게 그녀의 입을 맞춰주었다.

족-

"..!?"

"어때? 싫진 않지?"

싫은게 아니라 오히려 너무 기뻣다. 그리고는 인정했다. 자신이 민준을 좋아한다는 것을.. 그러자 오기가 발동한 그녀는 웃고있는 민준의 얼굴을 잡고 자신이 입맞춤을 해버렸다.

"너만 해주는건 너무 치사해."

그렇게 장비는 자신의 마음에 솔직해졌다.

========== 작품 후기 ==========

이정도면 급하게 마무리한 것치고는 잘한거 같다..하하..사실 더 빨리 끝내려했는데 자꾸 옆길로 빠져서...ㅂㄷㅂ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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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ons222 2015-02-11 17:15 new

이래야 내 작가답지. 작가님 롤하시나여

-〉 아주 가끔 합니다. ㅎㅎ

기동대대 2015-02-11 17:37 new

다음편을 보고싶다 츄럴

-〉이제 등장...피곤..

딜리버 2015-02-11 17:40 new

롤이라....사람들이 자꾸 롤롤하길래 잠깐 해보는데 큰 재미는 모르겠음

딜리버 2015-02-11 17:41 new

전 붙잡은 적 없음돠. 작가님이 알아서 내용을 늘였지

-〉 롤은 하다보면 재미있더라구요 ㅋㅋ

공상상 2015-02-11 17:59 new

ㄷㄷ.....1033회 정주 도전합니다^^

-〉 오오 화이팅입니다.

에로정원 2015-02-11 18:02 new

이 소설 완결을 예언합니다 '언젠가'

-〉 나는 내일도 끝낼 수 있는데!

halem 2015-02-11 19:03 new

967!!!//Bounce Track-Endles//총정리...?

-〉 보너스트랙..!?

플레이어드 2015-02-11 19:05 new

작가님, 민준이 모든 여자를 모아서 떡치는 걸 보고 시픔

-〉 절 죽일 생각이군요.

IceOfSonic 2015-02-11 20:04 new

작가님 저랑 같이 정주하죠 ㅋㅋ

-〉 제 손발이 못버팁니다.

쥬랭이랑 2015-02-11 21:27 new

늑대도 개과일텐데..

-〉 그렇습니다. 개과입니다.

사죠아야카 2015-02-11 21:59 new

이누미미도 이누미미지만 이번엔 특별하게 사람에서 늑대인간 되는건 어떰? 웨어울프라던가..

-〉 억..그건 또 뭔가..새로운 발상..

해랑 2015-02-11 22:51 new

작가를 가두는 독자의손

-〉 세상 무섭네요.

히미가미 2015-02-11 23:50 new

평생 작가님이 이 소설의 연재에서 못벗어나게 할꺼에요

-〉 감금하다니...NO!

다시 한번 촉에서..[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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