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삼국지 연희-992화 (991/1,909)

-------------- 992/1909 --------------

<-- 촉 입성 --> 자허를 끌어안고 절벽을 올라온 민준은 밧줄을 그녀의 몸에 묶어두고 바닥에 쓰러졌다. 하늘을 바라보며 숨을 고르고 있자 뛰어내릴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못한 자허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듯 민준을 쏘아보았다.

"넌 바보인가? 아니 생각이라는 것을 하고 사는 놈인가? 죽이겠다고 했고 위험에 몰아넣은 인간이 뛰어내렸는데 그걸 구해주겠다고 뛰어내리나!?"

"하아...하아...내가..어떻게..알아...몸이..움직인걸...하아."

-크..역시 우리 주인 생각보다 몸이 먼저 반응하다니 역시 대단함.그러니 내가 인정한 사람임!"

사람들은 높은 곳에서 떨어져 죽을 때 가장 후회하는 것이 떨어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들지 않고 빨리 떨어져 죽고 싶었다. 삶의 이유가 없는 자신은 더 이상 살아갈 용기도 오기도 남아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런 자신을 필사적으로 구하기 위해 뛰어오는 민준의 얼굴을 보는 순간 의문이 들었다. 왜 자신을 구하기 위해 이렇게 뛰어오는 것일까? 자신에게 그런 가치가 있는 것일까? 이런 생각들을 하며 용기를 내서 구해준 이유를 물어보았더니 모르겠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너무 어이없고 황당한 답변때문에 한참을 웃어버린 자허는 민준에게 말을 걸려고 했지만 그는 어느센가 잠에 빠진 듯 코까지 골고 있었다.

"하긴...이 높이를 올라오는 것은 사람이 할 짓이 아니지."

밑을 한번 바라본 자허는 고개를 절래 절래 저은 뒤 민준의 옆에 앉아 옛날의 일을 생각하다 잠에 빠져버렸다.

"크헛..힘쌔고 강한 아...침...!?"

이상한 꿈을 꾸고 일어난 민준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혹시라도 자허가 다시 뛰어내리지 않았나 걱정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걱정과는 다르게 그녀 역시 곤히 잠들어 있는 모습을 보자 안도의 한숨을 내쉰 민준은 기지개를 한편 켠 뒤 자허를 들쳐매고 산을 내려왔다. 물론 허튼 짓을 하지 않게 하기 위해 밧줄은 풀지 않았다.

가는 도중에 혹시 모를 일이 있을 것을 대비하기 위해 약방에 들려 약초를 구입한 민준이 숙소에 들어가자 사람들의 시선이 곱지 않았다.

"..크흠..이건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처럼 납치라더나 그런게 아닙니다 오해하지 마십시오.."

인상 험하게 생긴 남자가 기절한 듯 보이는 여자를 들쳐매고 왔으니 누가 오해하지 않겠는가? 게다가 몸에는 밧줄까지 묶여있었으니 사람들은 당연히 이상한 사람이 왔다고 생각했다. 그러다보니 발빠른 사람은 관청에 가서 사람을 불러와버렸으니 졸지에 민준은 납치범으로 오해를 받았다.

"......아니 그게..야! 일어나봐!"

".........."

긴장의 끈이 풀려버린 것인지 자허는 미동도 하지않고 계속 자고 있었으니 관청에서 나온 사람의 눈은 더욱 가늘어졌다.

"왜 이렇게 시끄러운........너...뭐해.."

"아..그래 잘왔네...이게 말이야.."

자초지종을 설명해주자 어이없다는 듯 주작은 민준을 쏘아보았고 무표정했던 엄안까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당신들은 이 남자와 아는 사이입니까.?"

고풍스러운 옷때문에 관청에서 나온 사람이 조심스럽게 물어보자 엄안은 품안에서 작은 패같은 것을 꺼내서 보여주었다.

"이것은..!"

"이 남자와 여자에 대해서는 우리 촉에서 보증할테니 걱정 말고 돌아가도록. 그리고 여기 있는 사람들도 더 이상 의심하지 말기를 바란다. 이상!"

엄안의 말이 끝나자 사람들은 그제서야 안심한 듯 자리로 돌아갔고 관청에서 나온 사람도 패를 확인하더니 예의를 갖춘 뒤 돌아가버렸다.

"민준님은 이런 패 같은 거 가지고 계시지 않습니까?"

"..........어..없는데..? 그거 뭐하는거냐.."

"...이게 저를 증명해주는 명패입니다..촉에 있는 사람이라고.."

"아..그런거라면 하나 있었는데..필요없다고 원소한테 줬거든.."

"하아...가끔 이런 오해 살 일이 생길수도 있으니 왠만하면 하나쯤은 가지고 다니시는게 좋습니다. 그리고 계속 이렇게 대화하기도 뭐하니..올라가죠,.."

의심은 풀렸다고는 하나 미모의 여성들이 같이 있었으니 사람들의 시선이 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고 아직 자허를 들쳐매고 있었으니 엄안의 제안대로 방으로 올라갈 수 밖에 없었다.

"후..죽는 줄 알았네..."

"너..뭐했어..아까.."

"아..그거....그러니까..어흠.."

민준이 절벽에서 떨어지는 그 때 주작은 방안에서 느긋하게 차를 마시고 있었다. 하지만 밝은 귀때문에 자허와 민준이 절벽에서 뛰어내린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고 자신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 소리쳐버린 것이다. 이것을 보고 엄안이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아무 말도 안하고 고개를 돌려버렸기에 더 이상 물어보지 않았다. 그러나 엄안 앞에서 못볼 꼴을 보였다고 생각한 주작은 부끄러움 때문에 더욱 과묵해졌고 민준이 돌아오자 마자 이렇게 화풀이 반 걱정 반으로 물어본 것이었다.

"도대체 생각이 있는거야? 저 여자야 그렇다고 치지만 넌 아무것도 아닌 인간이잖아!"

"걱정해주는거야?"

"당연하잖아 이 멍청아! 자칫 잘못했으면 죽을지도 몰랐는데!!"

이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지금까지 단 한번도 솔직하게 속마음을 말해본 적이 없던 주작이었으니 여러가지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한번 더 이런 짓을 한다면 정말 화낼테니까...알았어?"

"걱정해줘서 고마워..."

"흠흠..분위기 좋은데 죄송합니다만...자허에게는 무슨 일이 생긴 것입니까?"

".........."

엄안이 있다는 것을 깜빡하고 있던 주작은 부끄러운 듯 부채로 얼굴을 가려버렸고 민준은 볼을 긁으며 긴장이 풀려서 잠에 빠졌다고 설명해주었다.

한편 촉에서 환자를 보고 있던 자하는 심장이 덜컥 내려 앉을 뻔 했다. 누가 소리친 것인지는 몰라도 머리 속에 안돼! 라고 하는 짧은 외침이 울려퍼졌고 이상하게 가슴 한켠이 아파왔다. 지금은 많이 진정되었지만 처음에는 손까지 덜덜 떨었으니 옆에 있던 미축까지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본 것이었다.

"정말 괜찮으신가요? 어디 편찮으신건..."

"그건 아니란다..그저..듣기 싫은 목소리를 들었을 뿐이야."

"듣기 싫었다면...악몽인가요? 아니면..."

"그런게 아니란다...누군가 절박하게 외치는 그런 소리였는데..왠지 모르게 싫은 기분이 들더구나."

쓴웃음을 지으며 그렇게 말하자 미축은 약초들 중에 진정을 시켜주는 효능을 가진 것들만 모아 끓인 후 자하에게 가져다 주었다.

"이런 것은 나보단 환자에게 쓰여야하지 않느냐.."

"히자만 스승님께서 편찮으시다면 환자들도 슬퍼할 것입니다. 그러니 드시지요."

"고맙구나.."

결국 미축의 호의를 감사히 여기며 탕약을 한번에 들이킨 자하는 장비에게 양해를 구하고 하루 휴가를 얻을 수 밖에 없었다.

"후우..도대체 내가 왜 이러는 지 모르겠군..."

방안으로 돌아온 자하는 한숨을 내쉬며 창 밖을 바라보았다.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났음에도 기분은 좋아지지 않는 그런 이상한 하루였다.

========== 작품 후기 ==========

즐겁게 봐주세요!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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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ro.. 2015-01-12 02:32 new

1빠요!!

-〉 축하드립니다!

halem 2015-01-12 03:06 new

자허 공략이라..... 아마 자허가 민준한테 마음을 열면 혼기를 쓸 수 있으니 그걸로 채택하겠죠? 근데 어찌고보자면 자허는 ntr당했다가 이번엔 과거를 잊고 현재를 보게되겠네요. ....근데 제가 말해놓고도 어감이 좀 그렇긴하네요//9! 축하드립니다! 이제 촉은 제갈량과 세자매 공략만하면 이제 황도로 가면 됩니다! 거기서 유협을 먹고 황제가 된뒤에 현재로가면 됩니다!

-〉 허억...무섭다..근데 유협은 이미......

소드댄서 2015-01-12 03:21 new

유협은 예전에 조조 진영에서 먹었습니다. 아마 맨 처음일걸요?

-〉 그렇죠 공략되었지요 헤헿

플레이어드 2015-01-12 04:11 new

작가양반 외조도 써주시오. 민준이 히로인들 데리고 연 창관(술집) 세계 같은거

-〉 그곳에 가서 뭐합니까..?

소드아트 2015-01-12 05:07 new

@더듬이공융이보고싶다!!손샹향이랑 ㅠㅜ

-〉 써달라고 압박 주는거같다

딜리버 2015-01-12 05:46 new

이제 때가 되었군요. 신선덮밥의 때가 되었어요

딜리버 2015-01-12 05:47 new

그러고 보니 신종 덮밥이군 신선 덮밥에 친구덮밥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style냥스 2015-01-12 07:55 new

작가님은 까야 제맛..

-〉 나를 왜 까죠

사죠아야카 2015-01-12 08:04 new

깔때 까더라도 휴식은 주면서 지속적으로! 흐흐흐

-〉 .....무서우신 분이네

雪風雪花 2015-01-12 11:03 new

아니? 작가의 상태가 미쳐 날뛰고 잇습니다 어여 쓰란말이오 당신에게 필요로 하는것은 레X불 1캔과 독자만 잇으면 된다오

-〉 피곤해 죽겠어! 덜덜

쥬랭이랑 2015-01-12 11:34 new

....참..ㅋㅋ 그보다 무림의 여인들과 이곳의 여인들 만나는거 특별편으로 써줘여

-〉 ...하하..그건 무리네요....아직 그쪽에는 정해진 것이 없으니..

엠마왓슨v 2015-01-12 19:15 new

벌써 1000화가 다됬다니 ㄷㄷ

-〉 저도 놀랐습니다.

개쉐이 2015-01-13 02:34 new

정주행 시작....840편까지 다 읽었다가 으음 좀 미뤘더니 991 ㅡㅡㅋㅋㅋ

-〉 어억..힘내세요.

촉 입성[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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