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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연희-991화 (990/1,909)

-------------- 991/1909 --------------

<-- 촉 입성 --> 막사의 병사들은 약을 먹고 독에서 회복할 수 있었다. 자허 역시 독이 완전히 치료된 듯 아무런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 모습을 본 화타와 방덕은 나중을 기약하며 하북으로 돌아가버렸으니 의원들은 아쉬워하며 보내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자허의 상태였다. 독은 완전히 사라져 생명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하다고는 하나 남아있는 요기가 하나도 없었으니 살아도 산 것이 아니었다. 돌아가는 내내 의욕없는 눈빛으로 밖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자 제갈량은 민준에게 한마디 할 수 밖에 없었다.

"이봐요. 어떻게든 해주세요. 병사들의 동요가 더욱 심해지고 있어요."

".....후..이걸 나도 그러고 싶다만..이게 꽤.."

복잡하게 얽히고 설켜 있는 만큼 쉽게 건들이기 힘들었던 민준은 한참을 고민하다 한가지 제안을 했다.

"여기서부터 둘로 나누어지는게 어때? 우리는 조금 시간이 걸려도 자허의 마음을 좀 추스리고 가는게 좋을 것 같은데..뭐 감시역을 붙이려면 붙여도 상관없고.."

"흐음.....하지만 당신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언니의 걱정도 깊어질텐데요?"

"걱정하지마..제갈근에게는 이걸 건네주면 이해할꺼야."

민준이 품안에서 꺼낸 듯은 작은 막대기였다. 그 안에는 당첨이라는 글씨가 작게 써져 있었으나 제갈량에게는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언니가 기뻐한다면 그것으로 좋다고 생각한 그녀는 더 이상 아무 것도 물어보지 않고 병사들과 함께 먼저 출발했다.

"....잘부탁드립니다."

"사람이 남을거라곤 예상했는데..이번엔 숨어서 감시하는게 아니네?"

"어짜피 화웅이 있는데 저까지 모습을 감출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그리고 저는 어디까지나 당신의 행적을 보고하는 임무를 받았을 뿐입니다."

"그게 더 좋겠지..근이도 걱정하지 않을테고..그럼 일단은 마을로 들어가서 좀 쉴까?"

"........."

여자가 한사람 들어났다는 것에 대해 주작은 기분 나쁘다는 듯 인상을 찡그렸으나 신경쓰지 않은 엄안은 마차 위에 올라타 조용히 사람들을 보고 있을 뿐이었다.

"조합 한번 오묘하구만 그래.."

과묵히 할일만 하는 여자. 좋아하지만 부끄러움 때문에 태연한 척 하는 여자 삶의 의욕이 없는 여자 자신만 바라보는 여자. 이렇게 4명을 생각하며 고개를 절래 절래 저어버린 민준은 가장 가까운 마을로 마차를 몰았다.

쉴수 있는 여관이 있는 마을까지는 2시간이나 걸렸는데 그 동안 여자들이 한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주작은 옆에 있는 것만으로 좋은지 조수석에 앉아 웃고 있을 뿐이었고 엄안은 그저 가는 곳에 대한 기록은 전서구에 날려보내고 있을 뿐이었다. 자허와 화웅의 경우는 말할 것도 없었으니 정말이지 재미없는 파티의 끝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후..방을 따로 따로 하면 좋겠지만 그렇게 할 수 없으니 주작..엄안이랑 같이 방을 써줄수 있어?"

"그런 것 쯤이야 뭐.."

"저는 괜찮습닌다.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할테니 염려마십시오."

둘의 동의를 얻은 민준은 큰 방으로 두개를 잡은 뒤 자허의 손을 잡고 위로 올라갔다. 삶의 의욕이 없어진 것때문에 판단력도 흐려진 듯한 그녀는 제대로 서는 것조차 힘들정도로 비틀거리고 있었다.

"에휴 젠장!"

손을 잡고 끌고 있던 민준은 계단때문에 짜증이 난 듯 그녀를 번쩍 들어올렸고 뒤에서 따라오던 주작의 눈은 레이저라도 나올 것처럼 가늘어졌다. 하지만 자허를 이대로 둘 수 없었던 민준은 나중에 기분을 풀어주기로 하고 그녀를 침대로 옴겨주었다.

그렇게 몇일간 마을에서 머문 민준은 더 좋은 마차를 구입한 다음 촉으로 향했다. 자허의 상태만 괜찮았으면 안에 깔린 짚만 바꿀 작정이었으나 언제 떨어져도 이상할게 없어보였던 그녀떄문에 어쩔 수 없이 조금 비싼 마차를 구입한 것이었다.

"...............날...언제..죽일 거지?"

오랜만에 말하는 자허의 목소리에는 힘이 없었다. 하지만 엄안까지 지켜보는 가운데 그 이야기를 꺼낼 수 없었던 민준은 언젠가라고 짧게 대답하고 마차를 몰기 시작했다.

한편 마차안에서 풍경을 바라본 자허의 마음 속에는 수많은 생각들이 떠올랐다. 처음에는 남화노선에 대한 증오심에 불타올랐으나 그 타겟은 자연스럽게 민준으로 바뀌었고 한참동안 민준을 미워했다. 하지만 민준을 미워하는 것도 잠시 이렇게 나약해지고 초라해진 자신을 한심하고 욕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자책의 시간이 지나고 나자 죽고 싶다는 생각뿐이 들지 않았으나 정작 민준은 다음으로 미룰 뿐 시간을 정해주지 않았다.

'그럼 내가...'

하지만 화웅이 감시하는 한 자살하는 것도 무리였던 자허는 삶의 의욕을 잃으며 하루 하루 시간만 보내고 있을 뿐이었다.

"하아..이대론 전혀 상황이 좋아질 것 같지 않네.."

몇일간 일부러 느긋하게 움직이며 자허에게 생각할 시간을 준 민준이었으나 그녀는 전혀 나아질 상황이 아니었다. 결국 결심을 한듯 머리를 벅벅 긁은 민준은 그녀와 따로 이야기를 하겠다고 마음 먹고 마을 뒷산을 올라갔다. 무슨 일이든 보고해야했던 엄안은 따라갈까 생각하다가 그만두었다. 왠지 다가가서는 안된다고 본능이 고하고 있었기 떄무닝었다.

"......."

"후..어디서부터 말해야할지 모르곘는데..너랑 남화노선의 이야기...들었다."

"..........."

"그래서 물어보고 싶은게 있는데."

"....그년은..뭐라고 말했나..? 자신의 탓이 아니라고..오해라고 했나? 그래서 네놈은 그 말을 믿는거고..?"

예전의 일을 회상한 탓일까 다시 기운을 차린 자허였으나 그녀의 눈에는 증오가 가득차 있었다.

"그 뭐냐..내가 몇백년 전의 이야기를 신경쓸 이유도 없고..그저 확인해보고 싶은건 그 남자를 정말 사랑한거냐고 물어보고 싶은거였다."

"그것을 알아서 무엇을 할 생각인가..이미 죽고 없어진...사람이다..."

"그거야 당연하겠지만.."

"당연하다고? 무엇이 당연하단 말인가? 그가 죽었다는 것? 아니면 그 년이 신선계에 보고를 했다는 것? 아니면 그가 나를 잊은 채 다른 여자와 혼인은 했다는 것인가!"

이성을 잃어버린 자하는 소리를 지르듯 말하며 민준을 쏘아보았다. 하지만 그는 신경쓰지 않는 듯 자리에 걸터앉아 담배를 입에 물었다.

"그래 몇백년이고 살아가는 너한테는 남화노선이 죽일 년이고 그 남자는 잊지 못할 낭군님이겠지..하지만 과거에만 얽매여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면 얼마나 아쉽겠어"

"...그딴 소리를 지껄일려고 지금.."

"니가 앞으로 몇백년을 더 살지 몰라..그러니까 더욱 안타까운거다. 앞으로도 계속 과거에 머물러 있는 망령으로 남을테니까.."

".....그래서 네놈은 지금 남화노선을 용서하라고 날 회유하는 것인가?"

"내가? 왜? 말했잖아.. 과거의 일에 대해서는 난 아무 말도 할 수 없다고.. 아무리 내가 오지랖이 넓다고는 해도 멋대로 판단하고 나보다 몇백년을 더 산 사람에게 그를 용서하고 친구로 지내면 좋겠습니다. 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렇게 말하는 것 자체가 민폐인거지..그저 너 나름대로 결판을 내고 새로운 삶을 살라고 말해주고 싶은거다.. 그리고 너 만약에 남화노선을 죽이고 나면 어떻게 하려고 했냐?"

"남화노선을 죽이고 난 다음...?"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지금까지 기를 쓰고 만나려해도 만날 수 없었던 남화노선이었기에 최악의 경우 선계를 멸망시키는 방법까지 생각한 자허였으나 그 다음은 아무 것도 생각한 것이 없었다.

막상 그런 생각을 하자 허무해진 그녀는 산이 떠나갈 정도로 큰 소리로 몇분동안 웃어버렸다. 그리고는 진정한 듯 깊게 한숨을 한번 내쉬고는 민준을 바라보았다.

"확실히 네놈의 말대로 남하노선이 죽어버리고 나면 할 일이 없을 것 같군..하지만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무엇인 줄 아는가?"

"그게 뭐냐.."

"다시 한번 내가 살아갈 이유가 없어진 것을 깨달은 것이다."

그 말을 끝으로 자허는 절벽쪽으로 몸을 날렸다., 이 모습을 본 민준은 욕지꺼리를 하며 큰 나무에 밧줄을 집어던지고 절벽으로 뛰어내렸다.

"이런 빌어먹을 도대체 내 예상대로 흘러간 적은 한번도 없어요!"

"무슨..네..네놈은 바보인가! 왜 네놈까지 몸을 던지는거지? 무슨 이유가 있어서 이러는 것인가!"

'내가 어떻게 알아!"

절벽을 발판삼아 뛰어내린 민준은 아슬 아슬하게 자허를 끌어안았고 엄천난 충격이 그를 덮쳐왔다.

"쿠헥....내가..이런 짓은..다신..안하려고...해..햇는데.."

힘겼게 말한 그는 거칠게 숨을 몰아내쉬며 몸을 진정시켰고 안에서 상처를 확인한 요술서는 짧막하게 말했다.

"평범한 인간이었으면 내장 파열로 사망이었음.."

이 말이 자허에게 들일 일은 없었지만 어떻게 이런 고통 속에서 살아남은 것인지 신기한 듯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좋아 가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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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의혼 2015-01-11 07:43 new

첫코. 이시간은 좀놀람

-〉 저도 놀랐음

소드아트 2015-01-11 07:51 new

@공융이보고싶다!!

-〉 더듬이 쫑긋?

style냥스 2015-01-11 09:14 new

이왕이면 신선계까지 털어버리고 염라나 옥황도 여인으로해서 털어버리심이 어떨런지요? 왜, 작가님 그런거 잘하잖아요. 밀린 플래그 정리없이 추가로 플래그 뿌리는거~ 그래서 독자들은 좋아라합니다~

-〉 도대체 그러면 이 놈은 뭐하는 놈인가요 ㅋㅋㅋㅋㅋ

딜리버 2015-01-11 09:25 new

공융과 맹획. 음 좋은 모에로군요

-〉 .....뭔가 생각나는 것은 있는데.."

샤이닝쿠마 2015-01-11 09:57 new

역시 이소설은 작가까는 맛이 각별한 소설 ㅋㅋ

-〉 그런건 필요없어...

소드댄서 2015-01-11 10:01 new

작가님은 히로인이 다 성년, 즉 15살이상인데 몇몇은 로리일때 먹게 하신 능력자 ㅎㅎ

-〉 18세 이상도 많다구욧?

플레이어드 2015-01-11 10:17 new

후후 일년이면 나도 군대를 간다. 아마 공익일테디만ㅋㅋㅋㅋㅋ

-〉 김공익이라니...ㄷㄷ

에로정원 2015-01-11 10:34 new

10화남은 1000화 특집까지

-〉 벌써 1천화라니 ㅂㄷㅂㄷ

에로정원 2015-01-11 10:35 new

여러분 1000화 달성기념으로 작가님에게 휴식을 줍시다 찬성하는분 손!

-〉 손 손 손

halem 2015-01-11 11:41 new

드디어 다음편이면 한지리수 카운트 ㅋㅋ 10!//이번역은 연참. 연참 역입니다. 내리실문은 없습니다.

-〉 아니 그게 뭐야..

Mable Fantasm 2015-01-11 13:36 new

@마지막에 !가1이되어있는 사소한오타가있었지만 넘어가고....200화연재시점에서보기시작해 어느새1000화를 앞두고있는 실정....앞으로 19000화남았습니다ㅇㅇㅇㅇㅇ

-〉 이야..천화 앞두고 있는데 19000화라니 말도 안되는 소리를 들은 듯 하다

雪風雪花 2015-01-11 16:51 new

1000화가 멀지 안앗소 작가양반 연참을하는게 어떻소이까?

-〉 천화특집 펑크 어떰?

에로정원 2015-01-11 17:56 new

아 작가님 자하 기억 안돌아오면 1000화 달성기념으로 작가님에게 1000명의 게이를 보내것에요

-〉 .........무슨 그런 딥다크한 악몽이..

판타지를사랑하는 2015-01-11 22:07 new

자자!! 맹획이랑 축융이 늘었소 더 늘려봅시다 삼국위인들 다 나오겠네 이러다 2천회까지 가면 대박인데 ㅋㅋㅋ작가양반 힘내보시라우 ㅋㅋ

-〉 오잉 작가의 상태가? 돌! 연! 사!

촉 입성[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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