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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촉 입성 --> 남만으로 출발하는 날이 되자 성안에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다른 곳처럼 문이 개방되지 않았다면 성 밖에서 기다리다가 응원하겠지만 예전부터 이렇게 성 안에서 응원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다보니 민준의 입장에서는 꽤나 흥미로운 일이었다.
"흐음..돌아가면 우리도 해볼까... 아니 그만두자.."
성이 하나면 모를까 3개나 들어서 있는 시점에서 괜한 짓을 했다가는 대형참사를 불러올지도 모른다. 사서 고생하고 싶지 않았던 민준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자 옆에 있던 주작이 살짝 흘겨보며 말했다.
"누구 생각하는거야? 물론 난 상관없지만.."
"..아니 그냥 이렇게 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이렇게라니..뭘?"
"축제같은 거 할 때..이렇게 성문을 개방하고 사람들과 함께 하는게 어떨까해서 고민해본거지.."
"헤에..그런 것도 생각하는구나 너?"
주작이 신기한 듯 바라보자 그녀의 볼을 살짝 꼬집은 민준은 피식 웃어버렸다.
"뭐..뭐하는거야 갑자기!? 이런걸 한다고 내가 기뻐할거 같아? 물론..기쁜건 기쁘지만..아니 그게 아니라.. 아 진짜!"
엄숙하다면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장난을 치고 있자 제갈량과 장비는 민준을 흘겨보았다. 하지만 유비가 아무런 반응이 없었기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다시 한번 물자들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저 사람이 민준이라는 남자라면서?"
"생각한 것과 다른데...저런 남자가 뭐가 인기가 있어서 여자들이 그렇게 많은지 모르겠구만.."
"이봐 말조심해..잘못했다간 목이 댕강 날아갈 수도 있어."
"이곳은 유비님이 통치하는 곳인데 그런 일이 있을려구 사람 참 농담..헠.."
웃으면서 말하던 남자는 주작과 눈이 마주치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모습때문에 그런 것도 있었지만 그녀의 눈빛에서 쏘아져나오는 살기때문에 몸이 굳어버린 것이다.
"자네 왜 그러고 서 있는가?"
"아..아닐세..내가 말을 잘못한 것 같군..나중에라도 만나면 민준님에게 사과해야겠어.."
그 말을 듣자 자연스럽게 살기는 사라져버렸고 주작은 고개를 홱 돌려버렸다.
한참동안 확인을 끝낸 제갈량이 보고서를 내밀자 웅성거리던 사람들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제갈량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걱정하지마세요 유비님...고통받고 있는 이들을 도와주고 오겠습니다."
"..부탁드릴게요..그리고..미..민준..님..?"
민준에게도 인사를 하려고 했던 유비였으나 민준은 어느센가 사라지고 없었다. 그렇다고 지금 당황해버리면 많은 사람들이 불안해질 수도 있기에 애써 태연한 척을 하며 그들을 응원했다.
"흐음...아무리봐도 이건....아닌 것 같고..저기 자하님 여기에 나오는 독초들이나 독충들로 약을 만들수도 있나요?"
"독충들이나 독초들로요? 그건....시도해본 적이 없는데..무슨 일로 그러시는 건가요?"
"혹시 그게 약이 된다면 독초들이 자라는 곳 주변에 있는 마을 사람들에게도 희망이 생기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건 안될 말씀이예요. 물론 독이 약이 되는 경우는 있지만 만약 그런 식으로 하다보면 언젠가는 주변의 독초들이 사라져서 사람들은 더욱 위험한 곳에 발을 들일거예요. 괜한 짓은 하지 않는게 좋은 것 같아요."
"제가 경솔했네요..그럼 저는..가보겠습니다."
자신의 잘못을 솔직하게 사과한 민준은 고개를 꾸벅 숙인다음 식당으로 향했다.
"네? 감..감자요? 그건 왜.."
"필요한 곳이 있어서 그래요.."
"하지만 감자는 기후 영향을 많이 받고 싹이 자라기 시작하면 처리하기 곤란하실텐데.."
"그것때문에 그런거예요.. 저희는 상관없지만 거기 계신 분들은 뭐라도 만들어서 먹어야 하잖아요? 감자가 있으면 상관없지만 없으면 이거라도 드리는게 좋을 것 같아서요."
"아아 그런 것 때문이라면 당장 준비해드리겠습니다."
음식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한다는 말에 시녀는 안으로 들어가 평범한 감자가 아닌 씨감자를 상자에 담아주었다.
독충과 독초에 대한 것은 조금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며 다시 밖으로 나오자 모든 준비가 끝난 듯 사람들은 박수를 치고 있었다. 얼른 상자를 가지고 주작의 옆에 서자 제갈량이 노려보기 시작했다.
"아무리 이 곳 사람이 아니라고 해도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주셨으면 좋겠는데요?"
"아 미안 미안..문득 생각난게 있어서 말이야.."
계속 말해봐야 입만 아플 것을 알고 있는 제갈량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홱 돌린 뒤 말에 올라탔다.
그것을 보며 하나 둘 출발 준비를 하자 민준은 옆에 놓인 마차 위에 올라탔다. 휘향찬란한 마차가 아니라 짐을 싣는 마차다 보니 사람들은 웅성거렸으나 신경쓰지 않는 듯 가지고 온 감자를 구적에 밀어넣었다.
"화웅.이제 숨어서 하지말고 마차에서 경계해줄래?"
"...응.."
어느센가 품안에 안긴 화웅을 보며 주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민준을 좋아한다고 인식한 뒤부터 계속 신경쓰여서 한번 엄포를 놓은 적이 있었는데 그녀는 전혀 신경쓰지 않고 민준이 하는 말에만 반응했다. 자신이 내보인 살기에도 아랑곳하지 않았으니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 수 밖에 없던 것이었다.
"네 주변에는 이상한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
"이상한게 아니라..나만 바라보는거지.. 안그래 화웅?"
".......응..."
"..하하..그나저나 자허 넌 괜찮냐? 이런 마차에 타본 적은 없었을텐데.."
"괜찮습니다..소녀가 어찌 불편한 것을 따지겠습니까..그저 이런 마차를 모는 주인님의 모습이 비웃음을 살까 걱정됩니다."
그녀의 말을 그대로 믿는 것은 아니었으나 괜찮다는 말에 더 이상 신경쓰지 않은 민준은 화웅에게 부탁한다는 눈빛을 보낸 뒤 마차를 몰았다.
한편 제갈량은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남만에 갈 때 마차를 하나 내어주었으면 좋겠다는 말에 얼마나 속으로 욕했던가? 자신만 그런 것이 아니라 장송과 법정도 어이가 없는 표정을 했었는데 그 마차가 짐수레가 달린 이런 허접한 마차였는지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들리는 소문대로 방심할 수 없는 남자라고 생각하며 법정과 장송에게도 각별히 주의하라고 다시 한번 일러주었다.
"....진짜 신기한 남자네요...마차를 내어달라고 했을 땐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이런 짐수레가 달린 것일줄은.."
뒤에 떨어져서 말을 몰고 있던 요화가 말하자 황보숭은 빙그레 웃어주었다.
"사람에 따라서는 골탕을 먹이거나 마음에 담아둔 불만을 표시하기 위해 이런 일을 하기도 하지만 저 분은 진짜 마차가 필요해서 그런 것 같구나.."
"그걸 어떻게 알아차리셨어요?"
"마차 안에 있는 짐이며 사람들이 편하게 앉을 수 있도록 짚을 깐 것하며..한두번 해본 솜씨가 아니란다..그러니 나쁘게 생각하지 말거라.."
"그 말씀에는 저도 동의하네요.. 편견을 깨는 것만큼 힘든 일도 없으니..."
"그러는 엄안님은 저 남자에게 편견이라는게 있었나요?"
"그런게 남아있을만큼 정상적인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은 있어."
"...."
무슨 일이 있었느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다른 의미로 편견이 생길 것 같아 그만둔 요화는 다시 집중하고 말을 몰았다.
========== 작품 후기 ==========
생각보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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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냥스 2014-12-26 04:34 new
안드로이드 태블릿이나 아이패드 들고 가셔서 일일연재 해주시길. 작가님은 놀면 안되요. 본인이 소설머신이라는 걸 잊으면 안댐. 휴식따위 사치인거임 후훗.
-〉 헤헤...하나사주시면...
딜리버 2014-12-26 06:06 new
다른 소설? 으아니. 작가님 외도를 하시는 구려. 으음 고민을 좀 해야겠군
-〉 무엇을 고민하시나요
플레이어드 2014-12-26 06:15 new
배가고플 땐 야동을 봄
-〉 !?
플레이어드 2014-12-26 06:15 new
배가고플 땐 야동을 봄
-〉 엔딩?
호랭이가죽 2014-12-26 08:14 new
남자는 스킵이다!!! 안읽어도 내용따위예측가능하지!!!!
-〉 .....뭐라고!?
소드댄서 2014-12-26 10:11 new
작가양반 sm이라고 아시는지 후후
-〉 알긴하지만..
雪風雪花 2014-12-26 17:18 new
자매 덮밥(제갈자매)+선인 + 신수 덮밥(자하.자허.주작) 5p 끌끌
-〉 ㄷㄷ
쥬랭이랑 2014-12-26 19:43 new
초딩..
쥬랭이랑 2014-12-31 01:39 new
흠.. 정주행하고 돌아왔는데.. 하아.. 겁나 길어.. 자아.. 남화노선은 어떻게 먹을 건가요
쥬랭이랑 2014-12-31 01:45 new
남화노선은 어떻게 먹을 겁니까
-〉 어쩔까요..
촉 입성[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