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삼국지 연희-963화 (962/1,909)

-------------- 963/1909 --------------

<-- 하북에서.. --> "이제 나는 돌아가도 될거같은데?"

".....그냥 조용히 있으면 안되냐.."

".............뭐야!? 지금 누구한테 큰소리야 큰소리는!"

몇일간 같이 다니면서 안싸운 날을 세는 것이 더 빠르다고 생각할 정도로 민준과 주작이 부딪히는 시간이 많았다. 니야나 도겸은 아예 신경을 쓰지 않는듯 주변을 탐색하고 있었으니 제갈근 혼자서 두 사람을 말릴 수 밖에 없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성난 주작을 달래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주작님...그런 식으로 말씀하시면 안됩니다..만약 그러다가 마선의 함정에라도 빠지게 되면 청님이 많이 슬퍼할거예요.."

"누가 모른다고 했어!?"

앙칼지게 말한 주작은 민준을 노려보다 고개를 홱 돌려버렸다. 물론 민준이 잘못한 것은 아니다. 그저 평범한 사람들과 다른 반응을 보이는 것이 화가 날 뿐이었다.

분을 삭히지 못한 그녀는 결국 부채를 펼쳐 입을 가린 뒤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청언니와 백호가 좋아한다고 기고만장해서는...자기가 원하는대로 다 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하나부터 열까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가장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은 모든 일을 자기 멋대로 결정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여기에 대해서는 주작이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 그녀에게 어떻게 하겠냐고 물어보면 마음대로 하라고 신경질적인 대답이 돌아오고 다른 여인들에게 물어보면 그가 하는대로 하겠다며 순종적으로 대답했으니 민준의 입장에서는 모든 것을 자신이 결정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아..오늘은 여기서 쉬자..밤에 계속 돌아다니다가는 폭주가 일어날수도 있고.."

"...................."

말이 끝나기 무섭게 결계를 친 주작은 볼일이 끝났다는 듯 눈을 감고 집중을 했다. 이런 상태가 되면 어떤 말을 해도 듣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한 민준은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며 밖으로 나와 토끼나 멧돼지 같은 것을 사냥하기 시작했다.

"호오..오늘도 그 남자만 사냥을 하는 것이란 말이지?"

까마귀가 고개를 끄덕이자 여인의 눈은 가늘게 떠졌다.

"3일간 네가 지켜본 결과 그 남자만 사냥을 나왔다는 건 역시 그 토끼나 고양이 중에 여우년을 진정시킨 년이 있단 말이로군..수고했다."

혹시 모를 일을 대비해 까마귀 안에 들어있던 요기를 빨아들이자 흙으로 변한 까마귀는 가루가 되어 바람에 흩날렸다.

"슬슬 간보기는 끝났고..어디 얼마나 대단한지 확인이나 해줘야겠지...후훗.."

야릇한 미소를 머금은 그녀가 주문을 외우자 그녀의 모습은 검은 털을 가진 여우의 모습으로 변하여 숲을 향해 뛰어갔다.

"아이고 망할...무슨 토끼 놈들은 씨가 말랐나...멧돼기 새끼들은 어디 있는겨..."

주변을 돌아다닌 지 30분이 지났지만 개미새끼 한마리 보이지 않자 민준은 욕지꺼리를 내뱉았다.

"컹컹!"

"오! 먹이다!"

소리가 난 곳으로 뛰어가자 고풍스러운 털을 가진 여우가 계속해서 짓고 있었다. 마치 이곳은 자신의 땅이라는 듯이 말이다.

"끄응....뭔가 건들여서는 안될거같은데..이걸 어쩐다.."

검은 색 털이라는 것도 신경쓰였지만 왠지 요물이나 영물일수도 있다는 생각에 잠시 고민하자 틈을 놓치지 않은 여우가 먼저 공격해왔다.

"이 망할 여우새끼가 깜짝 놀랐잖아!"

"키키킥.."

우는 모습이었으나 왠지 비웃는 것처럼 느껴진 민준은 영물이든 요물이든 상관없으니 저 여우를 잡아야겠다고 마음 먹고 활을 꺼내들었다.

요리조리 화살을 피할 때마다 자신을 바라보는 여우를 보며 부들 부들 떤 민준은 화살을 있는대로 쏘며 달려들었다. 그러자 언덕을 지나 재빠르게 밑으로 내려가버린 여우는 또 다시 물끄러미 바라보며 이상한 울음소리를 냈다.

"아오 진짜.."

마지막 남은 화살을 쏴버린 민준은 포기한 듯 몸을 돌렸으나 비명같은 울음소리를 낸 여우는 그 자리에 쓰러졌다.

"으잉? 내가 잡았다고?"

낚시일수도 있다는 생각에 조심스럽게 다가간 그는 옆에 있는 돌로 여우의 미간을 맞추었다.

"...."

미간에 맞춘 돌이 5개쯤 되자 뒤로 돌아온 민준은 여우가 움직이지 못하게 제압하고 혈을 집어보았다.

"맥박이 뛰지않으니 죽은게 틀림없군.."

가지고 온 밧줄로 입과 발을 묶은 후 튼튼한 나무가지에 매단 민준은 재빠르게 하산하여 그녀들이 기다리는 곳으로 향했다. 결계 안에서는 음식을 만들 수 없었으니 조금 떨어진 곳에 요리를 하고 있자 도겸과 제갈근이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안에 있으라니까 왜 밖으로 나왔어?"

"그래도..이런 검은색 털을 가진 여우는 신기하잖아요.."

"...저도 살아 생전에 처음봐요..이런게 요물이라는건가요?"

"그럴지도 모르지만 일단은 죽었으니 손질해야지.."

칼을 간다고 고개 숙인 순간 죽은 줄 알았던 여우는 밧줄을 끊고 도겸을 향해 공격했다.

"어..이 꺄악.."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도겸은 반응하지 못하고 눈을 감아버렸고 입을 벌린 여우는 요기를 한껏 발산하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녀의 공격보다 한박자 빠르게 반응한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민준이었다. 칼을 갈고 있다고 생각했던 그는 어느센가 뛰어오른 여우의 목을 잡고 누르면서 제압을 해버렸다.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제갈근도 공격을 하고 있던 여우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고 뒤늦게 확인을 한 주작은 서둘러 결계를 강화했다. 마음같아서는 상황을 보고 싶었으나 마선의 공격을 대비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것이다.

"근아 어서 빨리 도겸 데리고 안으로 피해!"

"네..네!!"

민준의 외침에 정신을 차린 그녀는 도겸의 팔을 잡고 결계 안으로 들어가버렸고 여우는 아쉽다는 듯 울부짖었다.

"너 지금 꽤나 당황한 것 같다?"

"으르르...컹"

"언제부터 알아차린거냐고? 그거야 당연히 처음부터지 멍청아.."

"컹!컹컹!"

"쯧쯧..생각을 해봐라..이런 털을 가진 여우가 화살 한방에 죽는다는게 말이되냐...이정도면 못해도 도겸이랑 맞먹거나 그 이상을 될텐데.."

".............."

"그래서 널 방심시키기 위해서 몇번이고 확인하는 모습을 보여준거야..어때 대단하지?"

하지만 여우의 머리가 복잡해진 것은 그것때문이 아니었다. 만약 여우가 마선이 보낸 것이라면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겠지만 마선 그 자체가 변신을 한 중이었기 때문에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자신이 지금 내뿜고 있는 요기는 고작 인간따위가 감당할 수 있는게 아니었다. 그것을 입증하듯 주작의 이마에는 어느센가 땀이 송글 송글 맺혀있었는데 이 남자는 태연하게 목을 잡고 있었으니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한낱 인간따위가 목을 누르고 있는 것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그녀의 머리를 복잡하게 만드는 원인 중 하나였다.

"발버둥쳐도 소용없다.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따윈 한개도 없거든.."

칼을 꺼내든 민준은 한번에 즉사를 시킬까 생각하다가 마선의 반응을 보기 위해 목을 살짝 그어 피가 나게 만들었다. 너무나도 쉽게 잘리는 가죽을 보며 당황했지만 피가 조금씩 흘러나오는 모습에 만족하자 여우의 주변에 검은색 안개가 모여들더니 모든 것을 빨아들일 것처럼 일렁거렸다.

"크흣......쿨럭.."

전력으로 마선의 요기를 막아내고 있던 주작은 더 이상 무리라는 듯 피를 토하더니 그 자리에 쓰러져버렸다.

"이런 젠장..!"

민준이 그녀들이 있는 곳으로 뛰어가는 것과 동시에 여우의 몸을 감싸던 안개가 탄환처럼 쏘아져 나갔다. 그녀들을 피신시킬 방도가 없었던 민준은 온몸을 던져 요기를 막아냈고 여우모습을 하고 있던 마선은 어느센가 인산 모습으로 변해 목을 부여잡고 민준을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감히 나에게 상처를 주다니...고통 속에서 몸부림치다가 죽어버려라!!"

저주에 가까운 말을 내뱉은 마선이 크게 웃으며 사라져 버렸다. 그녀를 붙잡을 생각도 못한 여인들은 민준이 있는 곳으로 뛰어오다가 오지말라는 소리에 그 자리에 멈춰섰다.

"주인..."

"오라버니...."

다급하게 소리치는 민준의 목소리를 듣자 그녀들의 얼굴은 울상이 되어버렸다. 마선이 말한 것처럼 고통에 몸부림치다가 죽어버릴지도 모른다는 걱정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런 걱정과는 다르게 오랜시간 웅크리고 있던 그가 일어서면서 내뱉은 것은 트럼이었다.

"꺼억..잘먹었다."

"....미..민준님 괜찮으세요?"

"오라버니...괜찮은..거예요 진짜..?"

"왜 그렇게 울상이 되서 바라보고 있어? 나 괜찮아..다만 요기때문에 혹시 모르니까 일단은 조금만 더 기다려줘.."

"하아..다행이다..난 민준님이 어찌 되실까봐..흑.."

평소의 천하태평한 목소리로 돌아오자 긴장이 풀린 제갈근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 눈물을 뚝뚝 흘렸다. 그러자 옆에 있던 도겸도 같이 울어버렸고 눈물을 글썽거리던 니야는 눈물을 닦아내며 민준을 쏘아보았다.

"이번에는 주인이 나빳다냥!!"

"아니 이게...하아.."

설명을 해주고 싶었지만 혹시 모를 일 때문에 그녀들에게 다가가지 못한 민준은 자리에 앉아 머리를 벅벅 긁었다.

========== 작품 후기 ==========

2개를 동시에 쓰는 것이 무리가 되면 언제라도 연희에 올인할 것입니다. 그러니 걱정하지 말아주세요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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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MR 2014-12-05 05:18 new

헉스 내가 첫코라니... ㅠㅠ 감격의 눈물이... 기분이다 쿠폰투척

미르MR 2014-12-05 05:19 new

성실연재 우수 주인공상도 투표했어요

-〉 너무 감사드립니다. 복받으실거예요

소설광이냥 2014-12-05 08:11 new

아참 저 투표 몰빵해드렸습니다. 크크크ㅡㅋ..

-〉 헤헤 멋쟁이 ㅠ.ㅠ

소드댄서 2014-12-05 09:24 new

훗 작품2개를 쓰시다니 차라리 연희에다 부어주시면 좋겟어요

-〉 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헤헷

하북에서..[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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