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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만난.. --> 민준을 좋아한다고 확신한 그 날부터 진군의 모습에는 조그마한 변화가 생겼다. 민준의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해 피하게 된 것이었다. 태연하게 있자고 몇번을 다짐했지만 눈이 마주치거나 그가 부를때면 자신도 모르게 도망가버린 것이다. 만약 민준이 여심을 전혀 모르는 인간이었다면 볼을 꼬집은 것때문에 화가 났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는 그렇게 호락호락한 인간이 아니었다. 이미 그녀가 좋아한다는 것은 확신하고 있었다. 그저 그녀가 어떤식으로 반응할지 궁금해서 모른척하고 말걸거나 다가간 것 뿐이었다.
"민준님..너무 진군을 놀리는거 아니예요?"
"놀리다니..난 그냥 다가간거 뿐인데?"
"정말..그게 놀리는거잖아요..여심으로 장난치다가 한을 품으면 민준님이 큰일이잖아요?"
"괜찮아..내가 평생 데리고 살꺼니까.."
"정말.....":
장난을 치는 것은 사실이었으나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은 아니었으니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모는 한숨을 내쉬더니 민준의 품안에 안겨서 애교를 부렸다.
"진군에게 가봐야 하는거 아니야?"
"피이..조금만 지나면 민준님 옆에서 경쟁하게 될텐데..조금은 응석부리게 해주세요."
"그래 그래 알았어."
그녀의 말대로 만약 진군이 고백하고 나면 채모가 이런 식으로 애교를 부릴 수 없게 되니 어쩔 수 없다는 듯 머리를 쓰다듬어 준 민준은 가볍게 입을 맞춰주었다. 기분 좋아진 그녀가 볼을 붉히며 떨어지자 빙그레 웃어준 그는 잘부탁한다고 말하고 훈련장으로 향했다. 행복한 기분으로 진군에게 찾아가자 안절부절 못하고 있던 그녀의 표정에 살짝 경련이 일어났다.
"진군 뭐하고 있어요?"
"아..아뇨...아무 것도 아니예요..."
'..이건 분명 민준님 냄새인데....채모가 설마..?'
울컥하는 것은 있었지만 애써 태연한 척을 하며 말하자 그녀는 빙그레 웃으며 일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후훗...조금 화날거예요.'
그녀가 예상한 것처럼 진군은 일을 하면서도 계속 채모를 힐끔 힐끔 바라보았다. 물론 그녀는 깨닫지 못하고 있었지만 모든 걸 알고 있는 채모가 보기에는 확실히 웃긴 장면이었다. 이래서 민준님이 놀린다고 생각한 그녀는 갑자기 생각난것처럼 말했다.
"그러고보면 민준님이 사과하고 싶어하던데..어쩌실거예요?"
"네..네? 민준님이요? 왜 사과를 하고 싶어한다는거예요?"
"...저번에 볼을 잡아당겼잖아요..그거때문에 진군이 화났다고 생각하셔서..이제 용서해드려도 되지않을까요?"
"아..그건...흠흠...그럴까요.."
채모의 말에 진군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민준에게 속마음을 들키지 않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다른 여인들이라면 이런 말에 속지 않겠지만 이론만 충실하고 실전경험이 없는 진군을 속이기에는 충분했다. 그리고 그녀 역시 민준과 대화하고 싶었으니 못이기는 척 자리에서 일어나 민준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멀리서 보는 것만으로도 두근거렸지만 심호흡을 하며 그에게 다가갔다.
"민준님..바쁘세요?"
"아니 괜찮은데.."
"저에게 하실 말씀이 있으시다고 하셔서.."
"아...어제 미안하다고 괜히 볼 잡아당겨서."
"그..그건....."
부끄러워서 그렇다는 말은 차마 할 수 없어 우물쭈물하고 있자 피식 웃은 민준은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사과를 받아줘서 고마워.."
"헤헤...그정도 가지고 뭘요.."
몸을 베베꼬며 기뻐하던 그녀는 헛기침을 하고 똑바로 섰다. 하지만 쓰다듬을 받은 온기가 남아있어 계속 웃게 되었고 다른 여인들은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었다. 특히 순욱과 순유가 기뻐했는데 진군은 그 이유를 알지못하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순욱님 왜 그렇게 기뻐하시나요?"
"응? 그게...아니야..그냥 민준을 골탕먹여줬잖아 그게 좋아서.."
"골탕이라니요? 전 아무것도 안했는데.."
"몇일간 너한테 사과하려고 신경쓰고 있었으니 골탕먹인게 아니면 뭐겠어?"
"아..그..그렇구나.."
거짓말이었다. 민준의 신호를 보며 지어낸 거짓말이었으나 민준이 자신에게 신경써주었다는 말때문에 얼굴이 붉어진 그녀는 수줍은 듯 웃어보았다. 자신은 분명 깨닫지 못하고 있겠지만 누가봐도 사랑을 하는 여인의 표정이었다. 진군과 채모가 돌아간 뒤 민준의 방으로 향한 순욱자매는 신기한듯 물어보았다.
"어떻게 알아차린거야? 진군은 호기심이 강해서 사랑같은 걸 잘 모를텐데.."
"예전부터 그런 조짐은 있었는데 볼을 꼬집은 뒤로 저런 반응을 보이더라고..."
"역시 민준님은 대단하시네요....진군까지...이런식으로 끌어들일 줄이야...이러다가 촉까지 하북으로 이사오는거 아니예요?"
".......무서운 소리 하지 마라..그렇게 되면 무슨 말도 안되는 일이 일어나겠냐....그건 그렇고 정욱은 어때?"
"정욱님은 뭐...괜찮아요..중간 중간 멍하니 있다가 히죽거리시긴 하는데..민준님을 생각하다보면 그럴 수 있으니까..이해하고 있어요."
"하하..그래? 다른건?"
"뭐 다른건 조조님과 조금 언쟁이 있는거도 있고...대부분 민준님에 대한 것이지만요."
그 말에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진 민준은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두 사람을 끌어안고 침상으로 쓰러졌다. 애초부터 돌아갈 생각이 없었던 두사람은 민준의 품에서 장난을 치다가 잠에 들었고 아침 일찍 일어나서 장난을 쳤다.
"일어나. 밥먹으로 가야지."
"으헉..며..몇시야?"
"우리랑 비슷할 때 잤으면서 왜 이렇게 피곤해 보여?"
"....그걸....아냐 아무것도.."
잠을 자고 있던 민준은 순욱이나 순유가 움직일 때마다 깰 수 밖에 없었다. 꼬옥 하고 끌어안아서 가슴의 감촉이 느껴지거나 다리가 아들을 스쳐지나가는 것때문에 욕망을 참기 위해 애쓴 것이다. 안아준다고 해서 문제가 될 것은 없지만 잘못하면 진군이 착각하고 포기해버릴지도 몰랐으니 반야심경을 외우면서 꾸욱 참아야만 했던 것이다. 이 사실을 모르는 두 사람은 양팔에 팔짱을 끼고 빙그레 웃고 있었고 그는 조금 난폭하게 머리를 쓰다듬은 뒤 식당으로 향했다.
"머리 헝크러지잖아..."
"그래도 전 좋아요.."
"하..하..그래 가자."
일단 진군에 대한 일이 끝나고 나면 두 사람을 조금 골탕먹여줘야겠다고 생각하며 웃어보였다.
========== 작품 후기 ==========
인터스텔라 보고 왔습니다.
재미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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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나비 2014-11-21 16:28 new
클클클, 죽지는 않지 않을까요 헿. 우리 한번 한계까지 밀어붙여보는 게 어떨까욧?!
-〉 ㅋㅋㅋㅋㅋ 날 죽이는건가요
소드댄서 2014-11-21 18:08 new
민준의 키잡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죠
-〉 키잡이라니 아니라능
강철의혼 2014-11-21 18:35 new
여튼 건필 연참요망
-〉 힘내겠습니다.
도끼천사야 2014-11-21 23:15 new
근대 장훈은 언제쯤 공략댈려나;;;;;; 초창기에나오고 그뒤론안비네;;;;;;;;;;
-〉 까먹지 않았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헤헤
독서of독서 2014-11-22 00:42 new
만약 무협 노블 쓰신다면 이번에는 제자들로 하렘을 꾸며보죠!!
-〉 으잉 제자들이라니 ㅋㅋㅋ
드디어 만난..[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