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삼국지 연희-918화 (917/1,909)

-------------- 918/1909 --------------

<-- 이제는... --> "정말 이게 끝입니까?"

"그럼 민준의 방에 찾아가는데 꾸미고 가는 것은 이상하잖아?"

"하지만....이건 너무..."

"만총! 날 믿어! 원래 이럴 때 일수록 수수하게 입고 가는거야. 기합을 넣으면 넣은만큼 의심한다니까?"

같은 말을 반복하는 조홍과 달리 만총의 눈빛에는 불안이 서려있었다. 자신의 마음을 들켜버린 이상 어떻게든 도움을 받고 싶었는데 이건 백보 양보해도 자신을 도와준다고 생각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런 만총의 마음을 읽은 것인지 조홍은 손을 꼬옥 붙잡고 다시 한번 설명해주었다.

"만총이 불안해하는 것도 이해해..하지만 내가 이렇게 말한 이유는 민준을 방심하기 위해서라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어."

"방심..말씀이십니까?"

"그래 아까전에 내가 말했잖아..민준은 눈치가 빨라서 네가 하는 행동 하나 하나를 보고 판단한다고...그런데 이런 수수한 옷을 입고 오면 어떨거같아? 의아하게 생각한다구..그럴 때 화장을 고쳐달라고 말하면서 입맞춤을 하면 되는거야!"

"....윽...."

얼굴이 다시 붉어진 만총은 어쩔 수 없이 조홍이 시키는대로 옷을 수수하게 갈아입었다. 그 후 민준의 방문 앞에 도착했는데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긴장을 하고 있었다. 방안에는 책을 넘기는 소리가 간간히 들렸지만 떨리는 손때문에 문을 잡지 못하고 앞에서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하아..진정하고...진정하자.."

"누구 왔어?"

"흐얏?! 아..저..마..만총입니다."

"어..잠깐만.."

잠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문이 열리고 민준은 만총을 반겨주었다. 안으로 들어온 만총은 자리에 앉아 거울을 보며 화장에 대해 물어보기 시작했고 그녀가 화장에 관심을 가졌다는 것에 기뻐한 민준은 세세하게 알려주었다. 이렇게 알려주는 동안 자연스럽게 스킨쉽이 되었고 만총의 몸은 자연스럽게 움찔거렸다.

"저기 만총...움직이면 화장하는게 어렵거든? 그리고 눈 주변을 하는게 아니니까...거울 보면서 배우는게.."

"....네...네..아..알겠습니다.."

살며시 눈을 뜬 그녀는 민준의 얼굴이 생각보다 가까운 것을 보고 몸을 뒤로 젖히다가 그만 뒤로 넘어가버렸다. 순간 놀란 민준이 그녀를 잡아주어서 큰 부상은 당하지 않았지만 품안에 안겨버린 만총은 아무 생각도 할 수 없다는 듯 얼굴이 빨갛게 물들었다. 민준이 무슨 말을 하고 있었지만 자신의 심장이 뛰는 소리만 들렸던 그녀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죄송하다고 말하고 고개를 푹 숙여버렸다.

"아니 뭐..놀라서 그런거니까 미안...그래서 화장은..어떻게 할래?"

"그..그래도 하겠습니다..이대로 끝내면 이상하니..끝까지..."

"끄응.....그럼..잠시만...눈감고 있어봐..."

눈과 입술이 남아있었던지라 난감한 듯 머리를 벅벅 긁은 민준은 눈을 가볍게 터치해준 뒤 입술을 화장해주었다. 끝났다는 소리에 눈을 뜬 그녀는 예전처럼 강렬한 화장을 보자 인상이 살짝 찌푸려졌다. 그가 말했던 것처럼 사랑이라는 것을 알아차리니 강렬한 화장보다는 가볍고 청순하게 보이는 쪽이 좋가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왜 마음에 안들어?"

"아닙니다..그게 아니라..그..저번처럼....조금 가벼운 화장 쪽이 어려워서 그게.."

"아 그거? 그럼 화장 좀 지우고 올래?"

"네..다녀오겠습니다."

미묘한 분위기를 견디기 힘들었다는 듯 욕실로 후다닥 들어간 그녀는 얼굴을 씻어낸 뒤 그 자리에 털석 주저앉아버렸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부끄러워지는 것때문에 정신을 차리려고 했지만 그럴수록 심장은 더욱 두근거렸다. 마음을 추스리고 나와 자리에 앉자 민준은 그녀가 요구한대로 가벼운 화장법을 알려주었다. 문제는 이 화장법은 입술에 가장 심혈을 기울여야하기 때문에 아까 전보다 더욱 가까기 다가갈 수 밖에 없었고 눈을 꼬옥 감은 만총은 자신의 심장소리가 민준에게 들리지 않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렇게 눈을 감고 있으면 볼 수 없잖아?"

"네..그..그렇죠.."

그렇다고 말하면서도 눈을 뜨지않는 만총을 보며 웃어버린 민준은 실수로 삐져나가버렸고 옆에 있는 수건으로 살며시 닦아내주었다. 입술이 바싹 바싹 마르는 것을 느낀 만총은 거울로 확인하기 위해 눈을 떳다가 민준과 눈이 마주쳐버렸다. 순간 몸이 굳어버린 그녀는 자신의 입술을 열심히 닦아주는 민준을 보며 자신도 모르게 그의 이름을 불러버렸다.

"민준님.."

"응? 왜?"

"절..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만총을?"

"그렇습니다..절..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미 말해버렸다. 더는 돌려버릴 수 없다고 생각한 만총은 민준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대답을 기다렸다. 그러자 한숨을 내쉰 민준은 무언가를 말하려고 했다. 이 순간 머리속에서는 누군가가 바로 지금이라고 말하는 듯한 환청이 들렸고 그녀는 머리 속에 외치는 목소리에 따라서 민준을 끌어안고 입맞춤을 해버렸다.

"읍..!"

한참동안 입을 맞추고 있던 그녀는 살며시 떨어져서 민준에게 고백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누군가 방문을 여는 소리가 들렸고 황급하게 민준에게서 떨어졌다.

"민준님! 제가..어라...만총님이 계셨네요.."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은 진군이었고 그녀는 만총과 민준이 어색하게 떨어져있는 것에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종이를 건네주었다.

"이게 뭐야..?"

"오늘 제가 한거예요..칭찬해주세요!"

"아..그렇구나.."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이자 옆에 있던 만총은 진군을 싸늘하게 노려보았다.

========== 작품 후기 ==========

돌아왔습니다.

할머니는 잘보내드렸습니다.

그리고 오늘 글이 짧은건 오랜만에 쓰다보니..하하..

다시 적응해서 열심히 쓸게요!

이제는...[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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