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삼국지 연희-917화 (916/1,909)

-------------- 917/1909 --------------

<-- 이제는... --> 병사들의 우렁찬 소리가 들리는 연병장에서 한숨을 내쉬는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만총이었다. 이런 모습을 본적이 없었던 병사들은 당황하면서도 아무 말 하지 않았다. 어짜피 이런 문제의 중심에는 민준이 있는 것을 알고 있는데 굳이 총대를 맬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거 아닙니까?"

"당연하지..그러니까 아무도 말안하는거 아녀.."

"....암..그렇고 말고..근데 민준님도 대단하다니까..어찌 저 분에게까지.."

"쉿..조용혀..만총님이 들으시면 우리 죽은거여.."

살짝 목소리가 커지자 가장 연장자로 보이는 병사가 주위를 주었다. 하지만 한숨을 계속 내쉬고 있던 만총은 고개를 들어 10분간 휴식을 하라고 말한 뒤 다시 고개를 숙여버렸다. 이 모습을 본 하후돈 역시 휴식을 명령하더니 그녀가 있는 곳으로 걸어왔다.

"오늘 왜 이래? 뭐 잘못 먹은거야?"

"아니..아무것도 아니야.."

"......?"

이상한 것을 느낀 하후돈은 한마디 하려고 했지만 이럴 땐 조용히 있는게 도와주는 것이라고 하후연에게 말을 들었던지라 머리를 긁적이더니 하후연이 훈련하고 있는 곳으로 뛰어갔다. 열심히 궁술을 가르키고 있던 하후연은 갑자기 자신의 손을 잡고 뛰는 언니를 보며 당황했지만 끌려갈 수 밖에 없었다.

"언니 아직 전.."

"훈련보다 중요한게 있단 말이야! 만총이 이상해!"

"만총언니가요? 혹시 언니 무슨."

"말 안했으니까 너한테 온 거 아니야!"

그 말에 안심을 한 하후연이었으나 만총이 이상해졌다는 것은 걱정이었기에 서둘러 그녀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러자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그녀는 힘없는 목소리로 반겨주었다. 이것을 보고 이상한 것을 느낀 하후연은 하후돈에게 병사들의 훈련을 맡긴다고 말하고는 그녀를 데리고 방으로 가버렸다. 혼자 멍하니 남은 하후돈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하후연의 이름을 불러보았지만 이미 그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연..무슨 짓이야..훈련시간에 이렇게 멋대로.."

"언니는 지금 정상이 아니니까 제가 데리고 온거예요. 평소 같으면 이렇게 힘없이 끌려오시나요? 그건 아니잖아요? 분명 무슨 일이 있었죠?"

"그..그건...그게.."

말해야할지 말지 망설이자 그녀의 손을 꼬옥 잡아준 하후연은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듯 웃으며 말했다.

"언니 저한테 말씀하지 않아도 되니까..천천히 생각해보세요..그러면 답이 나올거예요."

".....그래...배려해줘서 고마워...."

"조조님에게는 제가 말씀드릴테니 걱정하지마세요. 그럼 전 가볼게요."

마지막까지 배려를 해준 하후연에게 고맙다고 말한 그녀는 창문을 열고 멍하니 밖을 바라보았다. 눈을 감으면 다시 생각나는 민준의 온기..하지만 그럴수록 같이 생각나는 조홍에 대한 미안함때문에 어떻게 하지도 못하고 한숨만 늘어갔다.

밤이 올때까지 식사도 하지 않고 민준과 조홍에 대해 생각하던 그녀는 식사를 가지고 왔다는 기별을 듣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금 먹고 싶은 생각이 없으니까 그냥 돌아가."

"하지만 이걸 가지고 가면."

"생각없으니 돌아가."

단호하게 말하는 만총의 말때문에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시녀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돌아갔고 다시 밖을 바라보고 있자 이번에는 조금 난폭한 걸음으로 찾아온 시녀가 문을 두드렸다.

"안먹는다는 말 못들었어? 돌아가"

말도 듣지 않고 계속 문을 두드리는 것에 짜증이 난 만총은 싸늘한 목소리로 돌아가라고 했지만 문을 두드리던 시녀는 돌아가지 않고 문을 벌컥 열었다. 어이가 없어진 그녀는 한마디하려고 했지만 식판을 든 사람을 보자 말문이 막혀버렸다.

"오늘 한끼도 안먹은 것 알고 있거든? 그런데 또 안먹는다고? 무슨 일이야?"

"민..준님이 어째서.."

"어째서긴 저녀석이 문앞에서 어쩔줄 몰라하니까 내가 대신온거지."

"죄송합니다."

시녀를 가르키자 그녀는 면목이 없다는 듯 고개를 숙여버렸다. 하지만 만총은 생각이 없다는 듯 고개를 절래 절래 저어버리자 머리를 벅벅 긁은 민준은 책상에 식판을 놔두고 자리에 앉았다.

"무슨 생각이십니까...저는 오늘 먹을 생각이..없다고 말씀드렸는데.."

"난 니가 걱정이니까 다 먹을 때까지 가지 않을건데?"

"걱..정이라니.."

"뭐가 문제냐고 물어보진 않을게..하지만 이것만큼은 먹어줄 수 없겠어?"

민준의 말에 어쩔 수 없다는 듯 자리에 앉은 그녀는 밥을 한숟갈 떠서 입안에 넣었다. 밥먹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 부끄러운 것인지 계속 힐끔 힐끔 바라보는 그녀의 시선을 모른 척하며 씨익 웃어준 민준은 정말 만총이 밥을 다 먹을 때까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깨끗하게 비운 식판을 가지고 밖으로 나오자 시녀는 몇번이고 고개를 숙이며 감사하다고 말했고 담배에 불을 붙인 민준은 그녀의 방을 힐끔 바라보고는 방으로 돌아갔다. 다시 방에 덩그러니 남은 그녀는 거울을 바라보다가 마휴와의 약속을 생각해내고 화장대로 향했다. 잔뜩 일그러져서 슬픔이 가득한 표정을 한참동안 바라보다 문득 아까 전의 일이 생각났다. 밥을 먹을 때도 분명 표정이 밝지 않았음에도 아무 것도 물어보지 않고 웃는 모습으로 끝까지 지켜준 민준의 모습 그 모습이 생각나자 가만히 있을 수 없었던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어디론가 급하게 뛰어갔다.

"후아암.. 오늘도 엄청 피곤하넹.."

"조홍님 만총님꼐서 찾아왔습니다."

"만총이?"

이런 늦은 시간에 맞총이 찾아오는 것도 드물었지만 일단 들어보내라고 말한 그녀는 침상에서 일어나 의자에 앉았다. 그러자 급하게 뛰어온 듯 거친 숨을 몰아친 만총은 그 자리에 무릎꿇고 죄송하다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으엥? 갑자기 무슨 일이야 만총 너.."

"아가씨에게 누를 끼친 것..정말 죄송합니다..저는...아가씨를 지킬 자격이 없습니다.."

"갑자기 찾아와서 누를 끼쳤다느니..지킬 자격이 없다느니..하는 말도 웃긴데 무슨 일이야?"

"...아가씨..."

어떻게 되든 자신의 잘못은 솔직하게 고백하겠다고 마음 먹은 만총은 몇일간 있었던 심경의 변화와 질투로 인해 조홍을 이용했다는 것까지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러자 어안이 벙벙한 듯 눈을 돟그랗게 뜨고 있었던 조홍은 결국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트려 버렸다.

"푸핫..정말 너 앞뒤 꽉 막힌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줄은.."

"아가씨...그게 무슨.."

"내가 왜 웃고 있는지 정말 모르겠어? 질투해서 이용했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도 감이 잡히지 않는거야?"

"네 저는...솔직히..모르겠습니다.."

"하아..지금 네 입으로 민준을 좋아한다고 말한거잖아.."

"그..그런 제가..어찌 그런 일을.."

놀라서 얼굴이 화악 붉어진 만총은 아니라고 부정했지만 조홍은 재미있다는 듯 계속 깔깔거리며 웃었다. 한참을 그렇게 웃다가 겨우 진정한 조홍은 크게 심호흡을 한 뒤 만총을 꼬옥 끌어안아중었다. 갑자기 자신을 끌어안은 영문을 몰랐던 만총이 당황한 듯 바라보자 빙그레 웃어보인 그녀는 입을 열었다.

"원래 사람을 좋아한다는게 그런거야...나만 바라봐주었으면 좋겠고 다른 사람들보다 더욱 돋보이고 싶고...그러니까 만총은 이상한게 아니야..이제 진짜 여자가 된거야.."

"..여자..말씀이십니까..."

"그래..질투에 눈이 멀어 나까지 이용했다고 솔직하게 말했잖아? 그거만 봐도 얼마나 민준을 좋아하게 된건지..게다가 오늘은 하루종일 민준 생각을 했다며?"

"그..그것은 민준님이 머리를 쓰다듬은 것 때문에..그리고 조홍님의 생각도.."

"에이..또 그런다..날 생각할 때는 슬퍼졌다며? 그러니까 내가 조금 도와줄게.."

정말..용서해주시는 겁니까..저를..?"

"고작 이런걸로 이용했다고 할 순 없잖아? 그리고 솔직하게 말해주었으니까 괜찮아..그것보다 말이야.."

자신을 이용한 일따위보다는 만총의 여성스러움을 되찾아주고 싶었던 조홍은 귓속말로 무언가를 속삭여주었고 다시 한번 얼굴이 붉어진 그녀는 고개를 절래 절래 저었다. 하지만 조홍의 강압적인 분위기떄문에 어쩔 수 없이 그녀가 하는 말을 따라해야만 했다.

========== 작품 후기 ==========

이상하게 안써지다가 포텐 터지면 글이 빨리 나온단 말이지....알수가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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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의혼 2014-10-10 06:48 new

훗 . 첫코 니까 한마디해드리면 전쟁나면 설정붕괴 가능성이 있다고 할생각이었는데 ...그랬는데... 이거 설정집 없지않나요? ㅋㅋㅋㅋ

-〉 작가가 설정을 모르는 이상한 소설이 바로 여기있다!!!

플레이어드 2014-10-10 07:26 new

민준아 하나만 말할게 너에게는 꿈과 희망이 넘쳐...나겠니? ㅋㅋㅋ 넌 꿈도 희망도 없ㅋ엉ㅋ

-〉 ....ㅋㅋㅋㅋ 왜 나한테 하는 말 같지 ㅠ.ㅠ

소드댄서 2014-10-10 08:43 new

이제 잊혀진 캐릭이 많아짐..

-〉 ..ㅠ..ㅠ 다시 등장시키면 한오백년이라 너무 힘들어영 헣허헣

Mable Fantasm 2014-10-10 08:52 new

@끝내려고하면 끝내지 못할것이고 끝내지 않으려하면 끝내지 못할것이외다 작가님

-〉 같은 말이잖아!?

히미가미 2014-10-10 09:58 new

만총때문에→진군 때문에

-〉 지적 감사합니다.

환영나비 2014-10-10 11:00 new

그리워해도 완결이란 것과 만나진 못할듯 하네요 훗.

-〉 으악 안된다구....

halem 2014-10-11 00:18 new

이대로 현대까지 통일을....

-〉 우린 달려간다.....우린 승리한다! ㅠㅠ.

이제는...[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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