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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는... --> 보경을 놔두고 밖으로 나온 민준은 만총과 함께 산책을 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원래는 바로 돌아가서 휴양지의 보수공사를 도와주려고 했지만 만총이 의외의 모습을 보았다는 말때문에 가지 못하고 이렇게 남아있었다. 다른 여인도 아닌 만총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는 것 자체가 흥미로운 일이었기 때문에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은 것이었다.
"뭐가 그렇게 의외였는데..?"
"조조님의 권력을 이용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그런 식으로 하지 않은 것이 놀랐습니다...그리고 보경을 감싸지 않고 상황판단을 하신 것이 가장 놀라웠습니다."
"난 어떻게 보였길래 그러냐.."
"솔직히 사람들과도 친하게 지내시니까 중요한 분들은 감싸실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누가봐도 그 상인이 나쁜 녀석임이 분명했지만 술먹은 보경의 문제는 넘어가실 줄 알았는데.."
"이런 위치에 있으니까 더욱 조심하는거야...내가 잘못을 덮어주고 감싸고 돈다면 그것을 이용하려는 사람은 분명히 나올거야..그러니까 더욱 확실하게 매듭짓는거지...물론..나한테 실수하는거면 눈감아줄수도 있겠지만.."
"...그렇습니까.."
민준의 솔직한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거린 만총은 몇가지 예시를 들며 물어보다가 문득 생각이 난듯 똑바르게 민준을 바라보았다.
"그럼 민준님께서는 조조님..아니 원소님이 실수를 한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하실 것입니까?"
"원소? 그건 음..꽤나 어려운 질문이네..하지만 내 대답은 그럴 일은 없다. 이거야.."
"의외의 대답이군요.."
"실망했을수도 있어..내가 대답을 회피했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어..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여인들은 그런 실수는 하지않는다고 믿고 있으니까 대답하지 않은거야."
"대단한 신뢰로군요."
"신뢰가 없다면 이렇게 떨어져 있는데 믿고 기다릴리가 없잖아?"
피식 웃으며 대답한 민준은 품에서 담배에 불을 붙인 뒤 깊게 한모금 빨아마셨다. 옆에서 이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던 만총은 무언가 생각난듯 화들짝 놀라서 고개를 저어버렸다. 괜찮냐는 민준의 말에 겨우 고개를 끄덕인 그녀는 훈련시간에 늦겠다며 도망치듯 떠나갔고 이 모습을 끝까지 바라본 민준은 담배를 털어버리고 휴양지로 발걸음을 돌렸다.
모퉁이를 돌아 훈련장으로 향하던 만총은 방향을 바꿔서 사람들이 오지않는 정원 구석으로 향했다.
"하..진짜 무슨 생각을 한거야 나는..!?"
민준의 생각을 들으며 괜찮은 남자라고 생각한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멋있다고 생각한 것은 아무래도 이상한 일이었다. 예전 술을 먹고 울어버린 다음 자신의 비밀을 지켜주었을 때 이런 생각을 했다면 납득이라고 할 수 있었겠지만 이건 갑자기 그런 생각들어버린 것이니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괜찮아..괜찮으니까..흡..하.."
나무 사이에서 심호흡을 하며 진정한 만총은 다시 한번 민준을 찾아가서 멀리서 지켜보았다. 가까이 가서 말을 거는 것은 의심을 할 수 있었으니 멀리서 한참을 바라보았는데 아까 전같은 멋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역시...착각이었잖아..그저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멋있어보였던 것 뿐일거야."
그렇게 확신한 만총은 고개를 끄덕이며 방으로 돌아가 침상으로 쓰러졌다. 이상하게 피곤했던 그녀는 이른 시간임에도 금방 골아떨어져 버렸고 아침까지 푹 잘 수 있었다.
"주군...혹시 저잣거리에 가실 일이 있으십니까.."
"응? 저잣거리..? 왜?"
"아닙니다..그게.."
"어 있는데 같이 갈래?"
"...네!"
쭈뼛거리며 물어보던 장료는 민준이 저잣거리에 간다는 말에 활짝 웃어보였다. 분명 갈 일은 없었지만 자신이 같이 가고 싶다고 하는 것을 알아차리고 간다고 했던 것이 더욱 기쁘게 느껴진 그녀는 주변의 시선고 아랑곳 하지않고 품안에 안겨 고맙다고 말헀다. 이 모습을 본 병사들은 부럽다는 듯 박수를 치며 환호했고 이 모습을 본 하후돈은 병사들에게 성내어 버렸다.
"이씨 정말...내가 보는 앞에서 저렇게.."
"하후돈..너도 애정행각은 하잖아.."
"하..하지만...끄응.."
만총의 말에 할 말이 없어진 하후돈은 자리로 돌아가 다시 훈련을 시작했다. 하지만 아까 전 장료가 웃는 모습이 기억에 남은 만총은 신경쓰이는지 그녀를 계속 힐끔 힐끔 바라보았다.
밤이 찾아오고 방안에서 잘 준비를 하던 만총은 문득 오전의 일이 생각이 나서 거울 앞에 앉아 거울을 노려보았다.
"이..게 아니지?"
어떻게 한번 웃어볼려고 했지만 눈은 웃지 않고 있거나 한쪽 입꼬리만 올라가서 이상하게 보였다. 웃는 것이 안되는 것인가 진지하게 생각해보았지만 자신보다 더욱 차가운 표정으로 훈련을 하는 장료가 그렇게 활짝 웃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니 계속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러고보면....그런 식으로 웃어본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네...나도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진짜 바뀌는걸까.."
거울을 보며 민준의 말을 생각한 만총은 다시 한번 웃어보려고 했다가 포기하고 침상으로 쓰러졌다.
"요세...만총님 조금 바뀐 것 같지 않아?"
"아 그러게..뭔가 부드러워졌다고 해야하나.."
"조금 설명하긴 어렵지만..확실히...분위기가 바뀌셨지.."
다른 사람은 몰라도 몇년간 그녀의 밑에서 훈련을 받은 병사들은 이상한 것을 느끼고 있었다. 어딘가 확 바뀐 것은 아니었지만 훈련을 받을 때나 그녀가 말할 때 미묘한 것을 느낀 그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그런 말을 했다. 하지만 확실한 물증이 없었기에 저번처럼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는 입밖으로 꺼내지 않고 자신들끼리 이야기할 수 밖에 없었다.
"모두 집합! 늦는 놈은 연병장 구보다!"
"저런 걸 보면 아닌데.. 참 이상하단 말이야.."
뛰어가면서 한 병사가 중얼거리자 주변의 병사들은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한편 휴양지와 도로사이를 오가며 공사현장을 지도하던 민준은 상아가 활기를 되찾았다는 소식에 다행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옆에 있던 순우경은 또 새로운 형수님이 생긴거냐고 물어보았다가 뒤통수를 얻어맞았다.
"그런게 아니라 그 상인 일에 엮였던 여자 말이야.. 꽤나 충격이었는지 만났을 때 말도 제대로 못하고 고맙다는 말만 계속하더라고..그런데 지금은 꽤나 괜찮아졌다고 하니까.."
"혹시 그 술집에 있는 점원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걸 니가 어떻게 아냐 본적도 없으면서?"
"요세 매일같이 봅니다만..?"
"뭐 매일?"
"그게 저희가 새참을 그쪽에서 주문하지 않습니까? 언제부터인가 그 상아라는 여인이 같이와서 새참을 나누어 주고 있습니다. 전 또 다른 사람의 이야기인 줄 알았습니다.."
"마침 새참시간이고..한번 찾아가볼까?"
씨익 웃는 민준을 보며 오싹함을 느낀 순우경은 한숨을 푹 내쉬며 그의 뒤를 따라갔다.
"상아씨 여기 술 좀 더 줘요"
"안되요. 한사람당 2잔씩이라고 했잖아요!"
"단호한 아가씨는 사랑받지 못합니다?"
"그래도 아저씨들이 사고나는 것보단 괜찮네요!"
당돌하게 말하는 그녀를 보며 처음에는 다른 사람이라고 착각한 민준이었으나 그 일이 계기가 되어 조금 더 적극적인 사람이 되었을 수도 있는 일이라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녀에게 다가갔다.
"안녕하세요 민준님"
"그래요. 잘지냈어요?"
"네..그게..감사했어요..그때는..정말.."
"아뇨..그런 이야기를 들으려고 한게 아니라...보경 녀석이랑은 잘 말했나요?"
"네.. 처음에는 조금 어색했는데..그래도 솔직하게 사과할 수 있어서 다행이예요.."
그렇게 한참을 담소를 나누다보니 상아가 이곳에 지원하게 된 이유도 알게 되었다. 도움을 받은 것에 대한 보답과 자신을 바꾸고 싶은 마음이 겹치면서 지원했다는 말에 잘했다고 칭찬해준 민준은 필요한 일이 있으면 보경이 녀석을 더욱 굴리라고 농담을 하며 웃어버렸다.
"큰형님은 절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뭐긴 뭐야...멍청한 동생이지.."
"윽.."
"푸훗...."
"상아씨까지 웃으시면 어떻게 하십니까..."
"죄송해요..그래도 너무 웃여서,.."
배를 잡고 웃는 상아를 보며 얼굴이 붉어진 보경이 몇마디 하긴 했지만 민준은 살짝 이상한 것을 느끼고 눈을 번쩍거렸다.
"저..형님..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대강 감이 잡히는데.."
"뭐 시발..내가 무슨 사고라도 치겠냐!"
"...사고면 다행이겠습니까...예린이도 오고 있는데 괜한 짓 하시면 안되십니다.."
"나는 아무 짓도 안할거다.."
딱히 대꾸할 말이 없었던 순우경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지만 방금 전 느낀 오싹함은 기우가 아니었다는 듯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보경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 작품 후기 ==========
난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거지
이히히 망했다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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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체리 2014-10-04 16:12 new
1000화 전에 위나라 떠날수 있을까?..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샤이닝쿠마 2014-10-04 16:32 new
일일연재로 늦다싶으심 연참하시고 그래도 느리다하심 폭참하면돼요 참쉽죠잉ㅎㅎ
-〉 ..폭참은 머리 터질듯
소드댄서 2014-10-04 16:42 new
현실가도 민준의 능력이면 하렘차릴듯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딜리버 2014-10-04 16:52 new
소설광님 네번? 훗 전 이거 전에 옮기기 전 것까지 8번임. 전부 정주행.
-〉 8번이나 하시다니 덜덜덜
Wind-HAWK 2014-10-04 18:52 new
6번째 정주행 끝 ㅇㅂㅇ 역시 이소설은 네버엔딩...
-〉 이분도 대단해..
Allons222 2014-10-04 19:44 new
군대 다녀오면 완결이 나려나..
에이 그럴리가 없징
-〉 군대가 2년인데 그전엔 끝나죠
style냥스 2014-10-04 20:42 new
제가 봤을 때, 촉으로 건너가는건 대략 1000화 쯤? 하북패밀리가 위로 오고, 한바탕 해프닝 터진 후, 청룡과 주작에 여인들 중 누구 하나 꼽사리 껴서 현대 방문하고, 현대 여인과 또 한번 엮겠죠. 작가님 종특상 수습불가 떡밥을 매.우. 좋아라하시니 뭐. 게다가 주작도 배랑 배를 맞댈테고. 안봐도 1000화에 촉 입성임.
-〉 .......아니 이거..무슨....ㅂㄷㅂㄷ...
Mable Fantasm 2014-10-05 01:09 new
@참고로이글은 일일연재를 해야 1부를 죽기전에끝냅니다....1부가 몇화냐고요? 20000화입니다.예..ㅋㅋㅋㅋ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는...[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