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삼국지 연희-869화 (868/1,909)

-------------- 869/1909 --------------

<-- 주작 당도 --> 얼큰하게 취해있는 동생들을 데리고 성에 도착한 민준은 시녀가 안내한 빈방에 두 사람을 눕혀둔 뒤 밖으로 나왔다. 덩치 큰 사내 녀석들을 옴기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기에 땀범벅이 된 민준은 바로 목욕탕으로 향했다. 시원한 물에 샤워를 하며 앞으로의 일을 차분하게 생각해보았지만 마땅히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인간을 싫어하면서도 청을 빼았아간 것에 대한 분노 때문에 직접 찾아온 주작과 왠일인지 자신의 눈앞에서 눈물을 보여버린 만총..마지막으로 자신의 뒤를 캐고 다니는 듯한 진군까지 무려 세명이나 엮여있다는 사실에 한숨을 내뱉을 수 밖에 없었다.

"이런 거지같은.."

-주인이 자초한 일이라고 생각함! 만총이 울어버린 것은 의외였지만 납득은 갈만한 상황이었으니 주인이 욕할 처지는 아님!-

"왜 이럴 때만 너는 그렇게 냉정한 평가를 하는거냐? 기분 나쁘게.."

-기분 나빠도 현실을 받아들이라고 하는 것임!-

요술서의 말에 한숨을 푹 내쉰 민준은 다시 한번 차가운 물에 머리를 식힌 뒤 방으로 돌아왔다. 그러자 기다리고 있었던 방덕이 가슴을 쓸어내리며 그를 끌어안았다.

"주군! 갑자기 그렇게 나가시면 걱정하지 않습니까!!"

"아아..미안..그게...보경이랑 우경이 녀석이 진짜 찾아왔더라고.."

"네? 가짜가 아니라.. 진짜 그 분들이시라니...무슨 일로 찾아오신 건가요.."

"내가 보고 싶다나 뭐라나.."

"하아....주군.."

도끼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장료의 시선때문에 자연스럽게 고개를 돌린 민준은 헛기침을 하며 분위기를 바꾸려고 했다. 하지만 민준의 미친 돌파력과 그것을 보좌하는 순우경의 조합이라면 무언가 사고를 칠것 같았기에 장료의 걱정은 가시지 않았다.

한편 방에서 청에게 한참동안 잔소리를 들은 주작은 기분 전환을 위해 옥상에서 바람을 쐬고 있다가 민준을 발견하고 다시 기분이 나빠졌다. 따지고 보면 민준때문에 이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으니 화가 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한참동안 민준을 바라보던 주작은 무언가 생각난 듯 한숨을 내쉬고는 성 위에서 내려왔다.

".....내가 고작 평범한 인간따위를 신경쓸 이유는 없지."

싸늘하게 한마디 내뱉은 그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청의 방으로 들어갔다. 반대편 방에 있던 백호는 볼을 긁적이며 중얼거렸다.

"......평범한 인간이면 청언니가 반했을 것 같아? 쯧쯧.."

개인적으로는 저 거만한 콧대를 눌러주기 위해서라도 민준에게 반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눈을 감았다.

아침이 밝아오고 숙취때문에 빌빌거리며 나타난 순우경과 보경이 조조에게 인사를 하자 그녀는 어이가 없다는 듯 웃었다. 사신으로 찾아온 것은 아니었지만 이런 식으로 민준의 동생들과 인사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었다.

"하아.."

"죄송..합니다....그..형님이..술이 너무 강하셔서.."

"...거기서 왜 내가 나오냐?!"

"크..큰형님..큰소리 좀 내지 마십시오..우..울립니다.."

"...이건 전적으로 민준이 잘못했네.."

싸늘하게 말한 조조가 성큼 성큼 다가와 입을 맞추자 옆에 있던 보경은 턱이 빠질듯이 입이 벌어졌다. 순우경의 경우는 하북과 강동에 있는 여인들에 대한 도발로 알아듣고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역시..눈치는 빠른 것 같네..어서와 진류에.."

보경이라는 남자에게는 애초에 기대도 하지 않은 조조였지만 순우경이 자신의 의도를 파악한 듯한 모습이었기에 활짝 웃으며 두 사람을 격하게 반겨주었다.

"형님..이..이상..우욱.."

조조가 이상하다고 말하고 싶었던 보경이었으나 속이 안좋아 제대로 말을 못하자 민준은 한숨을 내쉬며 그들을 데리고 식당으로 향했다. 방에 덩그러니 남은 조조는 부끄러워진 듯 어쩔 줄 몰라하며 침상으로 쓰러졌다.

"아..정말...당황한 민준의 표정 너무 귀여웠는데..!"

한참을 뒹굴거리면서 여운에 젖어있던 그녀는 애써 태연한 척하며 회의장으로 향했다. 하지만 이미 표정에서 다 들어난 상태였으니 정욱은 민준과 무슨 일이 있었다는 것을 직감했다.

"조조님의 기분이 좋은 걸로 봐서 분명 민준님과 무슨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요즘들어 민준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던 진군 역시 조조가 이상한 것을 알아차리고 유심히 바라보다 채모가 주의를 줘서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그렇게 여인들이 회의장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이 식당으로 향한 민준은 순우경과 보경의 불평을 듣고 있었다.

"아니 도대체 어떻게 하시면 이렇게 숙취도 없으신 겁니까...여포님이나..하다못해 동탁님도 숙취는 가지고 계신데...너무 불공평한 것 아닙니까!?"

"....안취하는 걸 어쩌란거냐..."

"정말 큰형님을 보고 있으며니....하.."

"그만 닥치고 고깃국이나 먹어 이새끼들아.."

가만히 놔두면 밤새도록 말할 것 같아서 고깃국을 건네주자 오랜만에 느껴보는 얼큰함때문인지 조용히 먹는 것에만 집중했다.

"어휴 새끼들아...쯧..."

지금 이녀석들을 두고 공사현장에 가는 것도 애매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순욱자매에게 양해를 구하기로 마음먹고 그녀들의 방으로 향하자 순욱은 입을 삐쭉 내밀며 고개를 돌려버렸다. 순유 역시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지만 애써 웃어보이며 괜찮다고 말했으니 민준의 마음이 편치 않았다.

"자..잠깐 두 사람 다.. 가기 전에 힘내..알았지?"

"....흥..무슨..읍..!?"

사람들이 보는 것도 신경쓰지 않고 입맞춤을 해주자 순욱은 금방 기분이 풀린 듯 몸을 베베 꼬며 볼에 입을 맞추었다. 순유 역시 기분 좋아진 듯 손을 꼬옥 잡아준 뒤 공사현장으로 향했으니 민준의 마음이 편해졌다.

"자 그럼...이 망할 놈들을 어쩐다..?"

한참 고깃국을 먹고 숙취떄문에 고생하고 있을 녀석들을 위해 혼기를 이용한 환을 만든 그는 서둘러 식당으로 향했다. 아니나 다를까 아직 추욱 늘어진 두 사람의 입에 강제로 환을 넣은 민준은 물과 함께 그것을 삼키게 하였다. 쓴맛을 느끼며 인상을 찌푸린 두 사람이었으나 점점 몸이 개운해지는 것을 느끼고 민준을 바라보았다.

"할 말있냐?"

"아닙니다..감사합니다 형님.."

"역시 큰형님뿐이 없습니다."

"에휴...가자."

"어디 가실 곳이라도 있습니까?"

"어짜피 니놈들은 할 것도 없을꺼고...저잣거리나 돌아다니자고.."

예전같았으면 집창촌에 가고 싶다고 말했을 보경이었으나 임자가 있는 몸이었으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민준을 뒤따라 나섰다.

"안녕하십니까 민준님..그런데 이분들은 도대체..?"

"..안녕하십니까...민준형님의 아우되는 사람입니다.

"......."

"넌 왜 말이 없냐..?"

"..크흣.."

아무 말 없이 남자를 한참동안 바라본 보경은 자신도 모르게 눈물 한방울을 떨어트렸다. 반대편에 있던 이인자도 무언가 느낀 것인지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설마.."

"왜 그딴 식으로 날 보는거냐.."

"이 분도 형님떄문..아니 형님 덕분에 개과천선 한겁니까..?"

"아니 뭐..그건 아니고....하하하.."

허탈하게 웃는 민준을 보며 한숨을 쉬는 남자를 보며 무슨 일이 있었는지 예상을 한 순우경은 고개를 절래 절래 저어버렸다.

========== 작품 후기 ==========

그럼 전 자고 학원을 가야하니

모두 즐거운 밤 되세요. 하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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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랭이랑 2014-08-11 03:17 new

크크크 뻔한 레퍼토리.... ㅋㅋㅋㅋㅋㅋ 정말 그렇게 생각 합니까? 으흐흐흐흐흐♥

-〉 네 그렇게 생각합니다!

소드댄서 2014-08-11 03:24 new

역시 작가님의 질질끌기 스킬로 인해 프롤로그까지 약 1132회 가량 남았습니다

-〉 ...ㅂㄷㅂㄷ...

jum946 2014-08-11 05:18 new

프롤로그가 그거 바깨 안남았나요 아쉽내

-〉 이런 반응이 아니잖아!?

호랭이가죽 2014-08-11 06:52 new

근데 생각해보니 이녀석 천하무쌍인디? 강 적진가서 얼마있으면 군주랑 장군 책사등 다홀리고 땅얻음......ㅅㅂ? 개부럽소

-〉 어라 생각해보니 그러네..!?

Mable Fantasm 2014-08-11 07:38 new

@앞으로 1부인 삼국지시대 끝날때까지 19050화정도남음.....축하드림

-〉 에이 솔직히 그건 아니지

히미가미 2014-08-11 09:01 new

지 전에→기 전에

-〉 지적 감사합니다.

이르히르 2014-08-11 10:55 new

비백 하.. 읽을게 산이네 ㄷㄷ

-〉 ㄷㄷㄷㄷ.

ginsen 2014-08-11 23:28 new

작가의끝나지않는스토리를!

-〉 그전에 끝내야죠! 끝나지않기는....

주작 당도[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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