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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심.. --> 업혀있는 순욱을 부축한 순유는 여기서 기다리라고 엄포를 놓은 뒤 순욱의 방으로 들어갔다. 한참동안 나오지 않았던 그녀는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밖으로 나왔다. 침을 꿀꺽 삼키며 기다리고 있던 민준은 아무 말 하지 않고 그녀를 따라 방으로 들어갔고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자 마자 품에 안겨서 옆구리를 꼬집였다.
"악..아..아파."
"왜 언니가 민준님한테 업혀서 오는거예요! 설명해주세요!!"
"하하하.."
어색하게 웃은 민준은 일단 진정하라고 말하며 물을 건네주었다. 목이 말랐던 그녀는 한번 노려보더니 물을 벌컥 벌컥 마셔버렸고 그 모습을 지켜본 민준은 순욱과 있었던 일을 천천히 설명해주었다. 처음 어색하게 있었던 것을 설명해주자 상상이 간다는 듯 크게 웃어버린 그녀는 순욱이 술자리로 데려갔다는 말에 고개를 갸웃거릴 수 밖에 없었다.
"언니가 직접 술자리로 데리고 갔다는게 정말 신기하네요.."
"나도 갑자기 그녀석이 술집으로 들어가는 걸 보고 얼마나 놀랐던지..후우."
"그래서 어떻게 되었는데요?"
그녀가 술자리에서 무리한 것과 속마음을 조금씩 터 놓은 것을 이야기해주자 순유는 크게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떠버렸다. 이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머리를 쓰다듬어 주자 살짝 웃던 순유는 정신을 차리고 술자리 이야기로 돌아왔다.
"자꾸 딴 짓 하지 마시고 알려주세요!"
"그 다음은 알려주고 싶어도 알려줄 만한게 없어... 안취했다고 말했지만 몸도 제대로 못가누는 녀석을 어떻게 할 수 없어서 업고 돌아온지...중간에 저 녀석이 무슨 말을 한 것 같은데 못들어서 아쉽단 말이지."
"순욱 언니가 한마디 더 했다구요?"
"그래..무슨 말을 한 것같은데 목이 졸려서 듣질 못했어."
그 말에 순유는 잠시 고민하는 듯 아무 말이 없어졌다. 하지만 이것만 가지고 순욱이 민준을 좋아하게 되었다는 판단을 하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아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내쉰 그녀는 민준의 손을 꼬옥 잡고 한번 더 부탁했다.
"언니를 잘 부탁드릴게요..그렇게 보여도 속은 여린 사람이니까.."
"그러는 너는?"
"정말..그렇게 놀리실거예요? 전 언니가 인정해주면..언제나.."
"하하 알았어 알았으니까 너무 그렇게 투정부리지마.."
가볍게 입을 맞쳐준 민준은 마지막으로 강하게 껴안아 준 뒤 방으로 돌아와서 잠을 청했다. 어짜피 순욱에 대해 생각하며 끙끙거려봐야 못들은 것에 대한 것이 떠오를리 없기 때문이었다.
아침이 밝아오고 자리에서 일어난 순욱은 깨질 듯이 아픈 머리를 부여잡고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으..물..."
옆에 놓여져 있는 물을 벌컥 벌컥 들이키며 어제의 일을 생각해보았지만 정확히 떠오르지 않고 단편적인 것만 기억났다.
'난 네가 싫지 않아...오히려..'
"푸훗...켈록 켈록..."
민준의 등뒤에 엎혀서 그런 말을 했던게 떠오르자 마시고 있던 물을 뿜어버렸다. 왜 자신은 그런 말을 해버렸는가 그리고 왜 지금 그 일이 떠오르는가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었지만 죽을만큼 창피했던 그녀는 심호흡을 하며 침착을 하려고 했다.
"괜찮아....아무 일 없을거야..침착하자..침착해야해.."
하지만 그럴수록 더욱 그때의 일이 생생하게 생각난 그녀는 침상으로 쓰러져 베게에 얼굴을 파묻었다.
"윽..머리야...."
숙취가 있다는 것도 까먹고 무리하게 움직이다 머리가 지끈거리자 한숨을 내쉰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시녀에게 꿀물을 한잔 가려오라고 시킨 뒤 나갈 채비를 했다.
한편 아침 운동을 끝내고 서헌에 도착한 민준은 도로 공사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포크레인이라도 만들 수 있으면 인부들의 수고가 반으로 줄테지만 역사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이었으니 뭔가 획기적인 발명품을 만들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는 중이었다.
'...뭐지.....이녀석..무슨 생각이야..?'
비웃거나 어색하게 반겨주었으면 어제 밤의 일에 대해 대략적으로 유추가 가능하게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으니 당황스러워진 순욱은 헛기침을 하며 자신이 온 것을 알렸다.
"아..왔네...미안 이거 좀 생각한다고..그것보다 어제 괜찮아?"
"으...엉? 뭐..뭐가?"
"어제 술을 너무 마셨으니까 숙취 괜찮냐고.."
".....그건 괜찮지만.....그.."
"왜? 또 뭐 남았어?"
"아..아냐 아무것도.."
자신이 했던 말에 대해 기억하냐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그렇게 되어버리면 민준에게 호감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어버리는 꼴이었으니 차마 물어볼 수 없었다. 결국 아무 것도 알아내지 못한 채 수업을 끝낸 그녀는 공사장으로 향하다가 문득 옷이 갈아입혀진 것을 생각해내고 떨리는 목소리로 민준을 불러세웠다.
"내 옷..갈아입힌게..너...넌...아니지..?"
"...걱정마라 널 걱정하던 순유에게 부탁했으니까."
"순유..? 아..그렇구나.."
순유의 이름이 나오자 아직 희망은 있다는 듯 밝아진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빠른 걸음으로 공사장으로 향했다. 민준은 그녀를 따라가기 보다는 공사현장에서 고생하고 있을 인부들을 위해 새참을 주문하고 있었다.
"흐음..이걸 3시정도에 가지고 가면 되는 것입니까?"
"그래요.. 2시가 가장 덥긴 하지만 점심을 먹고 얼마 지나지 않을테니..3시가 적당할거예요."
"예 알겠습니다. 술은 가장 시원한 녀석으로 가져가겠습니다."
"그럼 부탁합니다."
"누구 부탁인데 당연히 해드려야죠!"
식당 주인에게 음식을 부탁하자 그는 빙그레 웃으며 걱정하지 말라고 말하며 주방으로 들어갔다. 민준이 식당 주인과 새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그때 공사현장에 도착한 순욱은 순유를 찾아보았다.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문제가 되는 것들을 적고 있던 그녀는 언니가 부르는 소리에 그늘로 향하자 순욱의 표정은 심각하게 바뀌었다.
"언니 무슨 일이예요?"
"그게 어제 그 녀석이 나한테 이상한 짓 한 건 없었지?"
"어제요? 아..큰 문제는 없었고..언니가 민준님 등에 업혀서 돌아왔는데.."
"그건 기억이 나는데..중간 중간 기억이 나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말이야.."
"제가 본 것은 업혀 있던 언니가 손에 힘을 풀지 않아서 민준님이 조금 고통스러워 했던것과 제가 옷을 갈아입히려고 했을때 조금 저항해서 힘들었다는 것 정도 밖에는.."
"그래? 그녀석이 따로 했던 말은 없어?"
"딱히 없었는데요..그저 피곤하다고 말씀하시면서 방으로 돌아가시던데.."
"그렇구나...흐음.."
순유에게도 그 일에 대한 것을 듣지 못했던 순욱은 더욱 심경이 복잡해졌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나지 않으시면..민준님에게 물어보시는게 좋지 않을까요?"
"그건 그렇지만.....그게....아..아니야...그렇게 할게.."
결국 민준에게 물어보기로 결심한 그녀는 민준이 오기를 기다리며 초조해 하고 있었다. 이런 언니의 반응을 본 순유는 분명 술집에서 무슨 일이 있었다고 생각했지만 어제 민준이 여기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니 어떤 일인지 대충 예상은 갔다.
'언니는 그 일에 대해 기억하고 있지만 민준님은 전혀 듣지 못했다거나.. 알아차리지 못했다는거네요... 미안해요 언니..말씀드리고 싶지만...지금은 그럴 수가 없어요.'
이것을 순욱에게 알려주면 그녀가 안심하겠지만 둘 사이가 가까워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으니 순유는 마음속으로 순욱에게 사과하며 아무 것도 모른다는 듯 행동했다.
========== 작품 후기 ==========
그래 다음화 정도면...ㅂㄷㅂㄷ.
오늘은 특별히 2연참이지만 평소에는 불가능할지도 몰라요
이제 학원가야지
ㅋㅅ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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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랭이가죽 2014-07-22 04:36 new
님드라 1권분량이 다알다시피 250~300정돈데 우리작가는 약 2000권분량을 더쓰실예정이라고 전애 공지하심 그래서 용자라 칭찬을 미우해줌
-〉 ...용자? 누가.. 내가?
딜리버 2014-07-22 05:53 new
아잉 아심서
-〉 아니..몰라여 ㄷㄷㄷㄷ..
style냥스 2014-07-22 06:15 new
148편만 더 쓰면 일단 1000화 완성. 후에 한 3000~4000화 정도 더 쓰고 시즌2로 넘기면 될듯하네요. 어때요? 참 쉽죠?
-〉 .....쉽네요..정말..와..쉽다....
Mable Fantasm 2014-07-22 11:12 new
@잘보고갑니다.끵
-〉 감사합니다.
문곰v 2014-07-22 11:15 new
아직은 끝났다고 생각하시면 앙대요~ 므흣한게 안나왔으니 캬캬캬
-〉 뀡...
의심..[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