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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심.. --> 한참동안 아무 말 없이 어색하게 있던 민준은 담배를 한개 더 필까 하다가 품안에 넣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모습을 본 순욱은 놀란 듯 말까지 더듬고 있었다.
"뭐..뭐야 갑자기?"
"아니 너무 불편해 하는 것 같아서 일이나 할까해서.."
"........잠깐 기다려"
이런 말까지 듣고 보내는 것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던 그녀는 민준을 불러세운 뒤 자신이 밑으로 내려갔다. 이 모습을 멍하게 바라보고 있자 결의에 찬 모습으로 돌아온 그녀는 오늘 일은 끝났으니 갈곳이 있다면서 앞장섰다.
"어디로 가려고?"
"...따라오면 알꺼니까 그냥 따라오지?"
"뭐 그렇다면야.."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순욱을 따라가자 그녀는 의외로 술집으로 들어가 버렸다.
"으잉?"
"...뭐해 안들어오고?"
"아니..술집은.."
"말은 그만하고 들어오지?"
얼마전에 술을 먹고 주정을 부린 것이 생각나 주춤한 민준이었으나 어쩔 수 없이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그녀는 술이 나오자 마자 한잔 쭈욱 들이켰다.
"하..역시.."
"그러니까.."
진정하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순식간에 한잔을 더 마시는 순욱을 보며 민준도 앞에 놓인 잔을 쭈욱 들이켰다. 그렇게 두잔을 마시고 나자 취기가 살짝 돈 듯 그녀는 한껏 업된 목소리로 말했다.
"난 널 어색해하는게 아니라 니가 싫을 뿐이야!"
"그러냐...하하하..."
"뭐든 멋대로 하고...그러면서 이상하게 널 도와주는 사람들도 많고 뭐냐고 그게.. 정말..마음에 안들어..누구는 이렇게 고생해서 이 자리까지 올라왔는데.."
술기운 때문인지 마음 속에 감추어 두었던 본심을 이야기하는 순욱을 보며 민준은 아무 말 없이 술을 들이켰다. 그렇게 한참동안 그녀의 이야기를 경청한 민준은 자신 역시 그녀가 생각한 만큼 편하게 올라온 것은 아니라는 듯 예전 이야기를 해주었다.
"네가 어떤 노력을 했는지 나는 모르지 하지만 나 역시 목숨을 담보로 이야기한게 두번이나 있었거든...거기서 죽었으면 이런 일도 없었겠지?"
"목숨을 담보로? 네가?"
"그래.. 처음 이곳에서 원술을 만났을 때 한번.. 그리고 원술이 원소에게 핍박을 당할 때 한번. 그렇게 두번이나 목숨을 걸고 이야기했지. 물론 원술이랑 말할때는 괜찮았지만 원소때는 목이 날아갈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했을정도니까.."
"목이 날아간다고? 네가? 상상이 안가는데?"
"그거야 생각하기 나름이지..생각해봐 내가 아무 것도 없는 평민이라고 쳤을 때 너한테 무슨 말을 한다면..그것도 엄청 싸가지 없게 말한다면 가만히 놔둘거 같아?"
민준이 말한대로 상상을 해본 순욱은 화가 난다는 듯 술을 벌컥 벌컥 들이켰다. 그리고는 인정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확실히...그런 일이 생긴다면 화가 나서 무슨 짓을 할지 모르겠네..잘못하면 널 죽여버릴지도.."
"그래 니가 그렇게 말할 정도인데 원소라면 어떻겠어? 지금은 많이 바뀌었다곤 하지만 그때의 원소는 정말..하아.."
쓴웃음을 지으며 술을 한번 더 들이키자 순욱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민준도 많은 고생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되자 기분이 묘하게 바뀌었고 술이 땡기기 시작했다. 민준이 말리는 것을 뿌리치고 세잔이나 더 마신 그녀는 몸을 가눌 수 없을정도로 비틀거리고 있었다.
"야 순욱..이거 보이냐.."
"뭐야..보이거든...5...6개..?"
"하아...정말.."
"왜! 뭐! 불만있냐!?"
한숨을 푹 내쉰 민준은 결국 포기하고 그녀를 일으켜 세우려고 헀지만 아직 더 마실 수 있다고 고집을 부리는 그녀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한잔을 더 주문했다. 비틀거리면서도 하고 싶은 말은 다하고 있는 순욱이 얄밉게 느껴진 민준은 순간 그녀의 이마에 꿀밤을 먹이고 싶었지만 포기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모야..이제 가는고야? 너도 술 약하네! 하하하"
"그래 내가 술 취해서 힘드니까 그만 가자고.."
"하하하하."
이겼다는 듯 비틀거리며 일어난 그녀는 문을 향해 거려가려다 넘어질 뻔 했다. 그런 그녀를 아슬 아슬하게 붙잡은 민준은 음식값을 계산한 뒤 밖으로 나왔다.
"내가 알아서 갈수 이써!"
"하하..그래 알았으니 업혀.."
"후웅...에잇! 꺄하하핫.."
등을 내민 민준을 밀어버린 순욱은 뭐가 그리 재미있는 배를 잡고 깔깔거리다 뒤로 넘어졌다. 이 모습을 보고 한숨을 내쉰 민준은 그녀를 일으켜 세워 준 뒤 옷에 묻은 흙을 깨끗하게 털어주었다. 그런 다음 다시 한번 업히라고 하자 이번에는 순순이 뒤에 업혔다.
"에휴....다행이네.."
"모가 다행이라는고야! 나는 하나도 다행 아니거든!"
"또 뭐가 문제인데 그러냐.."
"흥..너랑 상관없어! 아니..상관있으니까 문제야.."
"뭐라는거야.."
"말해줄까? 말해주면 좋겠어?"
다시 한번 꺄르르 웃는 그녀를 보며 평소에도 이렇게 웃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자 웃음을 멈춘 순욱은 민준을 강하게 끌어안았다.
"케..켁..뭐야.."
"사실...나 너 싫어하지 않아..오히려..."
"뭐..?"
숨이 막혔던 민준은 그녀가 작게 중얼거린 소리를 듣지 못해 불러보았지만 대답은 들리지 않고 일정한 숨소리만 들렸다.
"에효.뭔가 중요한 것을 말한 것 같은데...."
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좋곘다고 생각했지만 이미 지나버린 일이었으니 포기하고 그녀가 깨지않도록 조심하며 성으로 향했다. 한편 방에서 안절부절 못하고 있던 순욱은 한숨을 내쉬며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설명을 끝내고 공사현장에 갔을 땐 이미 두 사람이 없어진 뒤였고 인부들에게 물어보자 오늘은 일찍 끝냈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둘이서 있다는 사실에 질투심이 살짝 생기긴 했지만 그것보다는 관계가 개선되면 좋겠다는 마음이 컷기에 이렇게 조마조마하며 기다리고 있었다.
"순유님 방금 민준님이 성문을 지나셨다는.."
"그래 고마워!"
끝까지 듣지도 않고 달려나온 순유는 민준과 순욱을 반겨주려고 했지만 술에 취해 업혀오는 순욱을 보자 그 자리에 얼어붇었다.
"아 순유..잠시 도와줄 수 있어?"
"............저...그게.....네..도와드릴게요.."
"끄응..."
도와준다는 그녀의 눈빛은 선의라기보다는 질투심에 불타고 있었기에 될 수 있는 한 혼자 모든걸 해결하고 싶었지만 순욱의 옷을 갈아입히는 일은 불가능했기에 어쩔 수 없이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 작품 후기 ==========
좋다 이제 거의 끝났어!
끝났다고 ㅂㄷㅂㄷ...
잠온다..이제 자요 ㅂ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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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어드 2014-07-21 15:08 new
가우스 전자는 화수는 많지만 짧아요. 그리고 아직 마음의 소리가 화수도 더 많고요. 참고로 조아라 최장 연재는 대종사님의 새로운 도전, 1800화 임다
-〉 몰랐던 사실이네요 ㄷㄷ..
ginsen 2014-07-21 16:01 new
으어투코
작가여 이걸로한번 유네스코가보자아주긴소설로 ㅋㅋ
-〉 그런건 가기 시르다!
프리게이트 2014-07-21 17:04 new
1800화 쯤이야 거뜬하실거 같은데 현재 삼국중 2국인데다가 남만 에 외전 번외편 특별편 후속편 미래편 과거편 등등 많으니까요.
-〉 그전에 끝낼 수 있거든요 ㅂㄷㅂㄷ
히미가미 2014-07-21 21:09 new
순욱이 끝나면 주작이 와요~~
-〉 주작? 주작작 주주작 주작작 주주작
호랭이가죽 2014-07-21 22:47 new
작가가 게이트 오브 바빌론 발동하면 그안에서 엄청난분량의 코멘이나옴 소설은절대안나옴 장담함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딜리버 2014-07-21 22:48 new
훗 다들 장편 찍자고 작가님에게 말하는데 이 소설은 장편 소설이 아님. 대하소설임. 참고로 대하소설의 최하 조건은 양장본으로 400페이지씩 최하 20권 이상임
-〉 나는 그런 소설 쓸 능력이 안됩니다....
딜리버 2014-07-21 22:50 new
이 소설 300편 정도 모으면 1권 정도 나올려나?
딜리버 2014-07-21 22:50 new
즉 최소 6000화는 갈거라는게 제 견해임
-〉 몇권을 쓰라는거야!?
쥬랭이랑 2014-07-22 01:12 new
...위나라에 남은게 순욱만이 아닐텐데. 정말 최소 900화까진 못 떠남~
-〉 앙대 그만둬..
의심..[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