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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라진 위에서.. --> 분위기가 무르익었지만 무언가를 말하려고 눈치를 살피는 순유때문에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한 민준은 어쩔 수 없이 가벼운 키스를 해준 뒤 옆에 누웠다.
"저..죄..죄송해요..민준님.."
"아니야..처음에는 겁이 나는건 어쩔 수 없지."
"아...아니요..겁이 나는 것은 아니예요..지금이라도 민준님에게 안기고 싶은 마음은 가득해요...제가 민준님을 엄청 좋아한다는 것을 알았거든요..하지만 언니는 다르니까요....언니 몰래 하기보다는 허락을 받고..될 수 있으면 언니도 같이..아..아니 이건 못들은걸로 해주세요.."
"뭐..? 순욱도 같이..?"
"그..그게..솔직히 언니의 성격을 버틸 수 있는 분은 민준님 뿐이고..전 언니랑 민준님이 잘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거든요..하..하지만...그런게 아니라도 전 최소 저희의 관계를 인정 받은 뒤에..그게...안될까요?"
최소한 순욱이 자신들의 관계를 인정해 준 뒤 관계를 가지고 싶다고 조심스럽게 말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 민준은 가볍게 입맞춤을 해준 뒤 와락 끌어안아 주었다. 화를 낼 것이라고 생각한 것과는 다르게 꼬옥 안아주는 민준의 마음이 고마워 순유는 자신도 모르게 눈가에 눈물이 맺혀버렸다.
아침이 밝아오고 자고있는 순유의 이마에 입을 맞춰준 민준은 자리에서 일어나 목욕탕으로 향했다. 차가운 물로 머리를 식히며 어떤 식으로 해야할지 정리를 한 뒤 밖으로 나오자 방에서 나온 순유가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왜 그래?"
"미..민준님! 정말....찾아다녔잖아요.."
"응? 날..?"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시고 가셨으니까...놀라서..."
"아..그런거구나...하하하.."
옆자리에 자신이 없었던 것때문에 찾아다닌 사실을 알게 되자 웃음이 나왔던 민준은 주위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가볍게 입맞춤을 해주었다. 얼굴으 붉어진 순유는 화들짝 놀라 아무 말도 못하고 있다가 자신의 방으로 황급히 돌아갔지만 두근거리는 마음은 진정되지 않았다.
".....정말..민준님도 참..."
생긋 웃으며 입술을 어루만진 그녀는 기합을 넣고 회의장으로 향했다.
한편 서헌으로 향한 민준은 순욱과 어떻게 좋은 방향으로 관계를 이끌어 나가야할지...그것이 무리라면 최소한 순유와의 관계를 인정받기 위해 무엇을 해야할지 차분히 생각해보았다.
"혹시..민준님 계신가요?"
"곽가? 무슨일이야?"
"저기..순유때문에 고민하실거 같아서요."
"쿨럭.."
이렇게 금방 들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민준이 기침을 하자 곽가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하지만 서현에서 대화하다가는 순욱이 들을 수도 있었기에 곽가의 방으로 자리를 옴겼다.
"어떻게 알아차린거야...?"
"그거야...순유가 아무 말도 안하고 입술을 어루만지고 있었으니까 알아차린거예요...정욱님도 알아차리시고는 민준님이 대단하시다고 하시던데요?"
"하하.......그래서 어떻게 하면 좋을 것 같아?"
"그전에..조조님의 말씀을 전해드릴게요. 이 바보야! 라고 말하셨어요..그러니까 나중에 조조님의 화를 좀 풀어주세요."
민준에게 여인들이 늘어나는 것을 납득하고 받아들이는 것과는 다르게 아직 납득하고 있지 못하고 있었기에 그런 부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순유의 부탁을 들은 민준은 조조의 표정이 생각나서 웃어버릴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순욱에 대해서는 곽가도 힘내라는 말뿐이 할 수 없었던 것을 무척이나 아쉬워하며 회의실로 돌아갔다.
-역시 순욱이 까다롭긴 한데....그러고보면..까다로운게 한명 더 남아있지않음?-
"..시끄럽다 망할놈아.."
-크..역시 주인은 여복이 넘처서 내가 어떻게 해줄 필요가 없는 것 같음!-
민준을 보며 낄낄거린 요술서는 다른 일이 있다는 듯 조용해졌다. 한숨을 내쉬며 서헌으로 향한 그는 수업을 받을 준비를 하려고 했으나 이미 도착해 있던 순욱이 가늘게 눈을 뜨고 노려보았다.
"흐응.."
"무슨 일이야? 갑자기.."
"아니야 아무것도.."
매일 수업 30분 전에 오던 사람이 갑자기 5분전에 왔으니 이상하게 느껴지는 것은 있었지만 수업에 늦은 것은 아니었으니 뭐라고 할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석연치않은 표정으로 자리에 앉은 그녀는 수업을 시작했지만 계속 민준이 늦은 것에 대해 신경쓰고 있었다.
'도대체 왜 늦은거지..? 아..아니야 신경쓸 필요 없잖아..? 하지만...'
계속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타나자 제대로 된 수업을 진행을 할 수 없었던 순욱은 결국 책상을 쾅하고 치더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보았다.
"깜짝이야.."
"왜 오늘은 수업에 늦은거지?"
"수업에 늦은건 아니고..평소보다 조금 늦었을 뿐인데?"
"....."
"그래 매일 30분정도 일찍 나오다가 늦었으니 이상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갑자기 일이 생겨서 다녀올수도 있잖아? 책은 여기 두고 다녀왔는데.."
"윽.."
그의 말대로 처음 서헌에 도착했을 때 책을 보긴 했지만 그래도 신경쓰이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렇다고 솔직하게 말하자니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던 순욱은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아 정말 지가 뭐라고...!"
수업이 끝나고 방에 도착한 순욱은 아까 전의 일을 생각하며 엄지손톱을 깨물었다. 이성적으로 판단하면 화가 나는 것이 이상한 상황이었지만 민준의 질문에 당당하게 대답하지 못하고 말문이 막혔다는 것에 화가 나버린 것이었다.
"하아..어쩔 수 없나.."
결국 회의장에 향하기 전에 진군의 방으로 향한 순욱은 방금 전의 일을 상담하며 시간을 보냈다.
"순욱님이 그렇게 화내는 것도 오랜만에 보네요..순유님은 혹시 아시나요?"
"그럴리가 없잖아.? 그녀석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는 않으니까.."
"역시 언니라는 것은 복잡하네요..그래서..민준님에 대한 것은..제가 한번 물어볼게요..순욱님과는 다르게 전 그렇게 나쁜 관계는 아니니.."
"그래....혹시 그녀석이 무언가 꾸미고 있다면 꼭 알려줘."
"뭐..그럴 일은 없다고 생각하지만요.."
민준이 회의장에서 서기를 맡은 뒤 자주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된 진군은 그가 절대 뒤로 무언가를 꾸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하지만 불신으로 가득찬 순욱에게는 그 말이 들리지 않았기에 어색하게 웃을 수 밖에 없었다.
"....흐음...조금 곤란한 일이 생길 것 같군..."
서신을 받은 청은 난감한 듯 한숨을 내쉬고는 민준의 방으로 향했다. 순욱과의 관계를 개선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그를 방해하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는 이유가 생겨버렸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청 니가 무슨 일로 찾아온거야? 혹시 문제라도 생겼어?"
"역시 자네의 감은 예리하군..그렇다네..큰 문제가 생겨버렸다네.."
"니가 그런 말을 한다는 것은 좋지 않은 일인 것 같은데....."
"후우...그것이 이걸 읽어보겠나..?"
청이 건네준 서신을 읽어본 민준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담배를 피울 수 밖에 없었다.
".........언제인데.."
"그것은 이 몸도 모르겠네..그저 내킬 때 온다는 것이겠지만 순욱과 이런 관계가 지속되는데 그 아이가 온다면 자네는 더욱 힘들어질테니 최대한 빨리 마무리 짓는게 좋을 듯하다.."
"알았어..어떻게든 해볼께..."
"정말 미안하다..면목이 없군.."
그들을 낙담시킨 편지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언니가 소개시켜준다고 했던 민준이라는 남자를 확인해보기 위해 빠른 시일내로 찾아가겠습니다. 주작-
인간에게 호의적이지 않는 주작이라는 것을 익히 들었던 민준의 머리는 최대한 빨리 순욱과의 관계를 마무리하기 위해 두뇌를 풀가동할 수 밖에 없었다.
========== 작품 후기 ==========
늦어서 죄송합니다.
예비군 3일 학원 MT 하루 해서 4일. 그리고 몸이 버티지 못해서 기절해버렸네요..
학원을 몇달 쉬면서 여러가지 일이 있긴 했습니다만..결국 취직을 하기 위해서는
학원을 계속 다닐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선생님과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제는 일요일에는 어떻게든 연참을 할 수 있게 힘내겠지만 평일에는 하루에 한편..정도가 될 것 같네요.
진지한 이야기를 드리는 만큼 이번에는 리리플을 달지않겠지만..다음번부터는 다시 열심히 달도록하겠습니다.
제 소설을 기다려주신 분들에게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달라진 위에서..[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