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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경변화.. --> 몇일간 평온했던 것도 잠시 하후돈의 변화때문에 민준의 주변은 다시 한번 시끄러워졌다. 훈련장에서 멍하니 병사들을 보고 있던 그에게 찾아온 시녀는 조조가 급히 찾는다는 말을 알려주었고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우러나온 한숨을 내쉬며 집무실로 향하자 이 일을 설명해보라는 듯 그녀는 민준을 죽일 듯 노려보았다. 그녀가 이런식으로 바라보자 하후연은 미안하다는 듯 두손을 모으며 고개를 살짝 숙였다.
"도대체 뭘 설명하라는거냐?"
"그럼 하후돈이 저렇게 된게 네 탓이 아니라고?"
"내가 무슨...켁.."
전혀 이해가 안된다는 듯 말한 민준이 하후돈을 바라보았지만 그녀는 이미 눈을 반짝 거리고 있었다. 마치 주인을 만난 개처럼 반가움을 표시하고 있었으니 꼬리가 있었다면 사정없이 흔들고 있을 것이다. 이런 모습을 보자 할 말을 잃어버린 민준은 솔직하게 머리를 쓰다듬어 준 것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물론 그녀의 술주정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말까지 덧붙였지만 조조는 화가 난 듯 입을 질끈 깨물었다. 이런 모습을 본 하후연은 짧게 한숨을 내쉬고는 하후돈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괜히 여기에 있다가는 안 좋은 소리만 들을 것 같아서 그런 것이었는데 그녀들이 나가자마자 집무실에서는 큰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술주정으로 쓰다듬어 달라고 했으면 왜 기억하는건데!?"
"내가 어떻게 알아!? 갑자기 머리를 쓰다듬어 달라고 할 때 얼마나 놀랬는지 아냐? 게다가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난다면서 하후연 머리까지 쓰다듬어 달라고 하는데 거부할 수 있곘냐.."
"그렇다고 막 쓰다듬어 주는 멍청이가 어디있어? 너 진짜 다른 마음 품고 있는거 아니야?"
"다른 마음이라... 어떤 마음을 품고 있으면 되냐? 여기 위나라를 먹겠다는 생각?"
"역시 너..!"
"조조 너 말이야.. 생각을 좀 해보라고..내가 그런 짓을 할 이유가 없잖아? 그녀석들이 질투하면 나만 죽어나갈텐데..내가 여자를 꼬시려고 여기에 온 것 같아?"
".........."
이 말만큼은 전부 할 말이 없다는 듯 대답을 하지 않았다. 조홍과 마휴 그 둘에게만 신경썻다면 납득할 수 있을만한 말이 되었을테지만 지금 민준에게 반한 여인들이 꽤 있으니 전혀 납득할 수 없는 이유가 되어버렸다. 말한 민준도 머쓱한지 헛기침을 해버렸으니 분위기는 미묘하게 바뀌어 버렸다. 하지만 이 순간을 기다린 듯 정욱이 입을 열었기에 모든 이들은 그녀에게 집중하였다.
"승상..감히 한 말씀 드려도 되겠습니까?"
"그래..괜찮아."
"승상..저는 민준님과 승상이 친하게 지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뭐...?"
"........!?"
너무나 놀라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조조를 대신해서 순욱이 정욱과 뜨거운 공방전을 펼치고 있었다. 이 상황에서는 무슨 말을 해도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는 민준은 머리를 벅벅 긁으며 두 사람을 지켜보고 있었다. 한참동안 갑론을박을 하고 있던 두 사람에게 조조가 그만하라고 말하자 마지막으로 한마디씩 그녀에게 진언했다.
"조조님..더 이상 저런 남자과 친분을 유지할 필요는 없습니다. 저런 식으로 저희 장수들을 뺴갈 목적이 뻔히 보이는 사람이라면 지금이라도 돌려보내는 편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승상..아뢰옵게 황송하오나 좋든 싫든 가장 많이 대화를 나눈 사람이 민준님입니다. 그러니 친하게 지낼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홍님이나 조인님이 민준님에게 반하신 것에 대한 앙금이 남아있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만 후 일을 위해서는 민준님과 친해지는 것이 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위에 어떤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지? 나는 잘모르겠는데..?"
"지금 승상께서는 민준님뿐만 아니라 모든 남자에게 색안경을 끼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득이 되는 거래를 할 수 있다고 해도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거래를 거부한 적이 많습니다. 지금 기회에 적응 한다면 나중을 위해서도 아주 좋은 일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 남자를 좋아한다는 것은.."
"승상..남녀관계에 어찌 연인만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친구라는 것도 있사옵니다."
"잠깐 잠깐... 멈춰봐.. 더 이상은 듣고 있을 수는 없다."
"민준님?"
"하아..괜한 소리 해봐야 조조가 들을려고 하지 않을게 분명하고 나도 껄끄러운 일은 만들기 싫어서 조용히 있을려고 했는데 이건 아니지.. 남녀 관계에는 친구가 되기 정말 어려운거지..게다가 나랑 같이 있어서 친구가 된다고? 그건...더 말이 안되는 소리같은데..?"
".....하아...정말이지.."
뭔가 도움을 주고 싶었지만 솔직하게 말해주는 민준을 보자 정욱은 한숨이 튀어나왔다. 하지만 이렇게 솔직한 그였기에 여인들이 더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아무 말 하지 않고 조조의 대답을 기다렸다. 그러자 어처구니 없다는 듯 바라본 그녀는 눈 앞에서 사라지라고 말하려다가 문득 예전에는 하후돈과 사이가 나빳다는 것을 떠올렸다.
"그러고보니 하후돈과 예전에 사이가 나빳을텐데? 어떻게 사이가 좋아진거지?"
"저번에도 말했잖아? 날 싫어하는 사람이 있으면 나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하지만 하후돈은 어느센가 나에 대한 관심을 보여왔으니까 나도 태도를 고치려고 노력한거지.."
"노력을 했다?"
"그래 내가 색안경을 끼고 평가하던 것을 안하려고 머리속으로 계속 생각한거다. 이 녀석은 예전에 날 이렇게 했는데.. 이런 식으로 생각해봐야 좋은 모습은 보이지 않으니까 다른 것들을 찾기 위해서 노력한거지."
"그래서 나한테는 애초에 기대도 하지않았다?"
"그런거다. 네가 근본적으로 날 좋아하지 않는데 내가 니 옆에 간들 좋아하겠냐? 신경쓰지 않으니까 나도 조용히 있었던 것 뿐이지 아..그리고 순욱 너한테 말해두는 것인데 말이야. 사람이 좋아지면 행동이 달라지니까 괜히 꼬투리를 잡을려고 생각하지 마."
한방 먹었다는 듯 순욱의 눈이 커졌지만 민준은 그 뒤로도 마음에 쌓여있던 말을 하면서 조조와 자신이 친해질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조조가 전부 나쁘다고 말할 법도 하지만 자신의 문제점도 말해주면서 최대한 객관적으로 말하려고 노력하자 듣고 있던 여인들은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납득하지 못한다는 표정을 짓고 있던 조조는 그의 속내를 캐내기 위해서 더욱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봤다.
"이런 마음 가짐을 가지고 모든 나라를 평정하겠다고 생각하는거야? 정말 안일한 생각아니야? 지금은 난세라고.. 네 주위에 손책과 원소가 있다고 콧대가 높아졌나본데..":
"아니! 애초에 나는 모든 나라를 평정할 생각도 없고 군주가 되고 싶다는 마음도 없다. 만약 내가 살던 곳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그곳에서 자식이나 키우면서 행복하게 살고 싶을 뿐. 천하를 통일하고 싶은 마음은 죽어도 없다. 물론 기린을 보면 납득을 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건 개네들이 막무가내로 들어온거고..내가 무력을 써서 굴복시킨 적은 없다."
"뭐? 굴복시키지 않았다고? 넌 그것보다 여자의 마음을 가지고 놀았잖아? 그게 더 나쁜 것 아니야?"
"그래 이 빌어먹을 운명이 여자를 꼬이게 하더라. 도망가려고 해도 이상하게 꼬이는건 나도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어. 그런만큼 내가 다른 녀석들에게 신경쓸 여유가 있는게 이상한거 아니냐?"
그 순간 민준이 왜 여인들과의 관계에 대해 엄격한 것인지에 대한 이해는 할 수 있었지만 납득하고 싶지는 않았다. 소위 말하는 머리로는 이해했지만 가슴은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었는데 이걸 눈치챈 것인지 민준은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말하며 방을 나가버렸다. 조조 역시 붙잡지 않고 남아있는 안건에 대해 책사들과 토론했지만 정욱은 끝내 잘되지 못한 두사람이 너무나도 아쉬웠다. 지금처럼 자신의 직위를 생각하지 않고 말하는 조조의 모습은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꽤나 아쉬운 듯한 얼굴이네요...?"
"하아..그래요..순욱은 승상에게 눈이 멀어서 보지 못하고 있지만 곽가..당신은 볼 수 있을거예요..민준님과 대화할 떄랑 다른 분들이랑 대화할 때 승상의 반응이 다르다는 것을요.."
"그건.....생각해보니 그러네요..?"
"맞죠? 그러니까 저는 생각해요..승상이 힘들때나 기쁠 때 모든 것을 내려놓고 순수하게 그것에 반응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고요.."
위나라의 군주라는 것 때문에 사람들은 좋든 싫든 그녀의 반응을 신경쓴다. 좋은 일이 있어도 마음대로 웃을 수 없고 슬픈 일이 있어도 마음대로 울 수 없다. 그녀는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어찌 군주 앞에서 그렇게 행동할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요 몇일사이 민준과 대화를 하는 조조의 모습은 군주의 모습이 아닌 그 나이 또래의 여인이었다. 좋은 것은 좋다고 말하고 싫은 것은 싫다고 말하는 평범한 여인의 모습이었으니 정욱이 민준에게 거는 기대는 자연스럽게 커질 수 밖에 없었다.
========== 작품 후기 ==========
ㅋ.....여러분.
오랜..만이예요 헤헤;;?
포멧 제대로 하고 컴터 다 고쳤어요! 〉.〈 얏호
이제 다시 글적어야징..
뭔가 몇일 기다려야한 것 같지만..그건..음..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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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의혼 2014-04-14 07:04 new
첫코인데
강철의혼 2014-04-14 07:04 new
랜덤에 재미들리신듯 ㅋㅋ
-〉 그건 아닙니다요!
쥬랭이랑 2014-04-14 07:47 new
......왠지 조조를 야외에서 노출플레이 시키면재미있을것같아
-〉 은근슬쩍 압박 하는 것 같다
까르꾸 2014-04-14 08:48 new
내가 삼국시대를생각안해본건아닌디....
그건래봣자별재미엊ㅅ을거같앗는데 다른독자님들이원라시는거같으니 삼국시대도끼죠뭐 .
-〉 아뇨...뭔...아니그든요!?
히미가미 2014-04-14 09:56 new
작가님 올해 안에 프롤로그가 끝나긴 하나요??
-〉 이제 끝나거든요!
오퍼널셔먼 2014-04-14 09:57 new
언제나 민준이 리드하는 진부한 스토리는 이제그만 ㅋㅋ 민준이 덥쳐 지는? 스토리 ㄱㄱㄱ
-〉 당연히 그런 것도 넣어야죠 ㅎㅎㅎ
Wind-HAWK 2014-04-14 10:38 new
천화까지가 프롤로그라는 소문이 있어요 여러분!!
-〉 그 전에 완결 낼테다
뇌격비천살 2014-04-14 19:18 new
오랜만에 정주행 중인데 100화에서 조조 남성공포증 언젠가 고천다고 했는데 벌써 700넘김
뇌격비천살 2014-04-14 19:19 new
근데 아직도 안고쳐짐
-〉 ㅎ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오래끌었다
다낚아상 2014-04-14 22:34 new
삼국시대는 모조껀 확정이네 ㅋㅋ
-〉 삼국시대요? 아니거든요!?
라방 2014-04-15 00:13 new
왠지.. 레이드 준비해야할듯... 현대 아직도 등장안함'' 오래전부터 요청중이였는데 아직도 안나옴...
-〉 현대..ㅋㅋㅋ;;;;;;
sckgjjjDrthcjfjdj 2014-04-15 01:02 new
7.66e-766화 ㅇㅅㅇ
-〉 여기에 재미 들리신듯 ㄷㄷ
산 넘어 산이라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