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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경변화.. --> 시간이 꽤 지나 비치 발리장의 모습도 제법 그럴싸하게 바뀌었다. 하후돈 역시 그 뒤로 열심히 꾸미기 시작한 덕에 사람들은 더 이상 그녀를 남자라고 생각하거나 하후돈 그 자체라고 생각하지않고 여자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물론 아직까지 덤벙대고 실수를 많이 하는 탓에 흥분되거나 고백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것은 시간이 해결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 민준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넓은 백사장 뒤에 있는 휴식공간에는 간단한 음료와 음식을 만들 수 있는 음식점을 만들고 있었지만 보관창고의 문제와 장작등의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었다. 하북과 강동의 여인들이 온다는 소식을 들은 탓에 집과 창고보다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둔 탓에 이런 문제가 생겨버린 것이다. 그렇다고 이곳의 창고를 크게 만들 수도 없었기에 결국 하후연과 상의한 끝에 음식은 떡갈비라고 하는 아주 간단하면서도 어려운 것들만 들여놓기로 하였다.
"그 떡갈비라는게 어떻게 만드는거예요?"
"양념이랑 고기를 잘 섞어서 네모 반듯하게 만들어서 구워먹는거야..어짜피 이곳에는 철판도 만들어둘테니까 상관없지.."
"철..판이요? 또 무슨 짓을 꾸미실려고.."
"하하..아마 허저가 보면 침을 주룩 흘릴지도 모를껄?"
미식가인 허저의 이름까지 들먹일만큼 자신감이 넘치는 민준의 모습을 보자 그녀 역시 꽤나 기대된다는 듯 눈을 반짝 거렸다. 물론 떡갈비의 제료는 진류에서 가지고 와야하지만 그런 것은 걱정 없다는 듯 민준은 다른 일을 하기 시작했다.
"정말 니 도움이 크다.."
-당연한 것 아니겠음? 이 날씨에 조금만 잘못해도 상해버릴텐데...좀 더 고마운 마음을 가지기 바람!-
"어휴...고맙다고 해야할지..이런 일에만 도와주는 걸 웃어야할지.."
-하하..그것보다 주인...저번에 하려다가 못한 말인데..-
"뭐?"
-...아님....지금은 이야기하기 이른 것 같음..백호도 조금 있으면 돌아올거고..괜히 주인의 머리를 아프게 하고 싶지는 않음..-
"....싱거운 녀석 같으니.."
고개를 갸웃거린 민준은 요술서가 별 말을 안하자 피식 웃어버린 뒤 담배를 입에 물고 대장간으로 향했다. 민준이 말했던 철판을 만들고 있었던 월영은 땀을 닦으며 인사했고 옆에서 열심히 도와주고 있던 대장장이들은 도대체 이걸 어디다가 써먹는지 모르겠다며 불평아닌 불평을 하고 있었다.
"하하..제가 생각하는 곳이 있으니 잘 만들어 주십시오.. 나중에 제가 한번 초대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월영이한테 손대면 화낼겁니다?"
"...아이고 민준님의 여자를 어찌 손댄단 말씀이십니까..그런 말씀 하질 마십시오.."
민준의 여자라는 것도 있었지만 붉은 머리카락때문에 선뜻 다가가기 힘든 것도 있었다. 이곳에서 가장 유명하다고 불리는 장인만이 스스럼없이 말을 걸었지만 여자로 보는 것보다는 장인을 장인과 장인의 만남이라는 느낌이 강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대장장이들은 생각하며 망치를 휘둘렀다.
"고기는...어떻게 한다..?"
성에서 가지고 오는 것은 조조가 탐탁치 않게 여길테니 도축하는 곳에 직접 찾아가서 이야기를 해야만 했다. 하지만 이것도 문제인 것이 이 시대에는 고기를 먹는 것은 귀족들이나 왕실뿐이었으니 대부분의 고기도 한 곳에서 나올 수 밖에 없었다. 한숨을 내쉬며 성에 고기를 납품하는 노예들이 있는 곳으로 향하자 사람들은 주춤거리며 길을 비켜주었다.
"아이고 민준님 이번에는 또 무슨 일로 이렇게 누추한 곳까지 찾아오셨습니까요.."
"할아범....저기 부탁이 있는데 그 소 갈비 좀 다져줄 수 있어요?"
"갈비가..어디보자..혹시 이겁니까요?"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갈비를 뜯어먹는 것을 볼품없다고 여긴 것인지 갈비가 꽤 많이 있었다. 이런 갈비들은 저잣거리에 싸게 유통되거나 이곳에 있는 사람들이 대충 끓여서 먹을 뿐 다른 용도로 쓰이지 않았다. 그렇기에 할아범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고기를 발라내기 시작했다. 도대체 어떤 요리법이 있길래 이런 부위까지 찾으시는지는 몰랐지만 일이 잘못된다고 해서 나 몰라라 하는 사람은 절대 아니었으니 믿고 고기를 다지기 시작했다.
"여..여기 있습니다요..."
"역시 할아범..그런데 이 갈비 말인데 매번 이렇게 남아요?"
"이쪽 부위를 드시는 분들은 없다시피 하기 때문에 언제나 남습니다요..그래서 저희가 먹거나 저잣거리에 싼값에 팔지만 그마저도 사가는 사람들이 없습니다요.."
"없다니? 왜요? 꽤나 좋은 부위인데.."
"정리하고 남은 고기들을 모아서 파는게 양도 많고 더 싸서.."
"그럼 이렇게 해주시는 것은 할아범 말고도 다들 하실 수 있는거죠?"
"이곳에서 고기 써는 일만 몇년했는데..다들 가능합니다요.."
"그럼 다행이네요. 나중에 부탁드릴 일이 생길지도 모르니 다지는 것이 부족한 사람이 있으면 연습해두세요."
예상은 했지만 또 무슨 음식을 만든다는 생각에 쓴웃음을 지어버렸다. 삼겹살이라는 것 역시 처음에는 거의 먹지 않는 것이었지만 민준이 솥뚜껑에 구워주고 난 뒤부터는 조금씩 성으로 납품을 할 수 있었고 민준의 도움으로 한번 먹어보자 기가 막힌 맛을 내고 있었기에 이번에 나오는 갈비 요리도 내심 기대할 수 밖에 없었다.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도 신경써주시니 정말 대단하신 분이야.."
"그건 그렇고 할아버지..왜 갈비를 다지는걸까요? 그냥 먹는게 더 맛있었는데.."
"이놈아..나라고 뭘 알겠느냐..그저 민준님이 하시는 일이니 그냥 해주는거지.."
어느센가 이곳에 있는 사람들까지 민준에 대한 믿음이 커져갔으니 그의 영향력 역시 커져만 갔다.
"뭐? 민준이 또 고기잡는 노예들에게 다녀왔다고?"
"네..이번에는 갈비라는 고기를 가져갔다고 합니다만.."
"갈비라..설마 그...뼈옆에 붙어있는 그거?"
"네 그렇습니다..."
"그 녀석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거야..알았어 나가봐."
보고를 올린 병사가 나가고 나자 다시 한번 이 일에 대한 뜨거운 토론이 시작되었다. 독을 타거나 자신들을 엿먹이는 일은 절대 안한다는 것은 순욱도 알고 있기에 예전처럼 의심이 간다는 말은 하지 않았지만 왜 하필 사람들이 먹지 않는 갈비를 가지고 온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때문에 이번에는 자신이 직접 민준을 감시하겠다고 나섰다. 이렇게 되자 옆에 있던 순유도 따라간다고 나섰고 결국 두 사람이 주방으로 향했다.
"끄응...이 방법을 포기해야하나..?"
강제로 요리를 배우면서 배운 법은 두가지였다. 하나는 넓게 펴서 석쇠에 굽는 것이고 하나는 떡처럼 둥글게 만들어서 굽는 것이었다. 어느 하나 포기하고 싶지 않았지만 상대적으로 시간이 많이 걸리는 석쇠구이보다는 떡모양으로 만드는 것으로 하자고 생각하며 손을 움직였다. 한참을 만들고 있자 순욱과 순유가 들어와 갈비로 무슨 짓을 하려고 하는 것인지 물어보았고 태연하게 음식을 만든다고 대답한 민준때문에 순욱은 울컥해버렸다. 하지만 이상하게 이런 모습이 싫지 않았던 순유는 어느센가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알려드릴 말씀으로 이번화는 리리플을 달지 않고 넘어가겠습니다..
왠지 너무 오랜만에 다는거라 죄송하기도 하고 이제 다시 적어야하지만 그전에 하고 싶은 말이 있거든요.
여러분 감사합니다. 그리고 조금 오랜기간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월요일에 차이고 화요일이나 수요일에 돌아오려고 했습니다만 화요일은 멘탈이 회복되지 않아 어제 하려고 했지요.. 하지만 카톡으로 오는 확인 사살.. 친구로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 .뭐 그래서 하루 더 쉬었습니다.
소설로 울분을 풀라고 하는 분들도 계셨지만.. 이 소설은 진지하고 무거운 이야기라기 보다는 가볍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제 목표인만큼 도저히 쓸수가 없더군요...그래도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적을게요^^
심경변화..[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