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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민촌 구제하기.. --> 곽가와 제갈량의 도움으로 일이 수월하게 풀린 조홍은 보고서를 들고 조조에게 찾아갔다. 처음으로 제대로 된 보고서를 올리는 그녀로써는 긴장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긴장한 것은 조조도 마찬가지였다. 도대체 얼마나 말도 안되는 안건을 가지고 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한숨을 내쉰 그녀는 인상을 찡그리며 조홍을 기다리고 있었다.
"언니 들어갈게.."
"그래...왔구나.."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에 문관들 역시 행동이 조심스러워졌고 조홍에게 보고서를 받은 조조는 처음부터 천천히 읽어가기 시작했다. 예상과는 달리 논리정연하게 적혀있는 보고서를 읽고 있자 감탄사가 튀어나온 그녀는 잘했다는 듯 박수를 쳐주었다. 하지만 한가지 신경 쓰이는 것은 빈민촌에 지급했던 점심식사를 금지한다는 점이었다.
"이건 누구 머리에서 나온거야?"
"그거 민준이.."
"넌 그 남자 말을..아니...괜찮겠어?"
"응.. 민준이 했던 말은 그들에게 자립심을 키워주고 싶다고 말했어..이대로는 전혀 개선의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곰곰히 생각하며 다시 보고서를 읽어보자 맨 마지막에는 문제가 많은 병사들도 상관없다고 적혀 있어 피식 웃어버린 조조는 더는 볼 것 없다는 듯 도장을 찍어주었다. 그 모습을 본 조홍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문관은 결정된 사항들을 서기에게 건네주었다. 짧은 시간안에 서기들은 공문을 써서 각 부대에 문제가 되는 병사들을 착출했다.
"하아...끝났다..."
"어떤 기분이야?"
"후련하다는 것도 있고..아쉽다고 생각하는 것도 있고..복잡하네.."
"그렇지? 원래 이런 절차가 있을 땐 복잡하니까..다음번에도 이렇게 해줄래?"
"그건 싫어어.."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싫다고 말한 조홍이 돌아가자 전위를 부르려고 했던 그녀는 겸연쩍은 듯 머리를 긁었다. 언제든 좋은 시간에 대련을 하고 와도 좋다고 허가를 내렸지만 이렇게 옆에 없으니 허전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녀들을 만나려면 하룻동안 쌓여버린 업무들을 처리해야 했기에 기합을 넣은 조조는 책상에 앉아 혼자만의 전투를 시작했다.
"어때 잘했어?"
"응.. 엄청 긴장했어..!"
"...잘 될거라고 했잖아요..저희도 그거때문에 엄청 고생했으니까.."
보고서가 통과되었다는 소리에 곽가와 제갈근도 긴장을 풀고 자리에 앉았다. 여인들이 이야기 꽃을 피운 사이 자리에서 일어난 민준은 잠시 볼일이 있다면서 나가버렸다. 순간 잡고 싶었지만 정신교육을 하기 위해 간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보내주었다.
"흐음..얼마나 병신 같은 놈들이 올려나?"
-그건..주인이 생각하는 것 이하일듯한 기분이 듬..-
"뭐..정신적으로 병신이든.뭐든간에....여긴 인권이 보장되는 곳이 아니니까..."
-...이렇게 보면 주인도 참...무서움..-
"갱생시켜주지.."
담배를 피우며 씨잇 웃어보인 그는 가벼운 걸음으로 연병장으로 향했다. 병사들이 한눈에 보이는 나무 위로 올라가 그들을 관찰하자 대충 견적이 나오기 시작했다. 뒤에 쳐져서 헉헉되고 있는 병사, 힘좀 쓴다고 그 모습을 낄낄거리는 녀석들, 보고도 아무 말 못하는 병사들까지 너무 한심하게 보여 한숨을 내쉬고 있자 간부로 보이는 부장이 껄렁거리는 병사 세명을 착출해갔다.
-......저 아이들의 명복을 빌어줘야겠음..-
"훗..내일이 기대되는구만.."
다행히 멘탈이 문제가 되는 녀석들은 안보이는 듯 해서 더욱 즐거워진 민준은 흥얼거리며 방으로 돌아왔다. 민준의 표정을 보며 여인들은 순간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다들 왜 그래?"
"아니..아무것도 아니야..조금....하하...."
"..너..,이럴 땐 묘하게 무섭더라.."
"...하하하.."
웃으면서 자리에 앉은 민준은 애써 다른 곳으로 화제를 돌리며 분위기를 바꾸어 두었다. 여인들 역시 어두운 면은 들추고 싶지 않았기에 조용히 다른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런 그녀들이 너무나도 기특해서 자신도 모르게 여인들의 머리를 전부 쓰다듬어 주었다.
"아..앗...가..감사합니다.."
뒤늦게 도착한 악진도 쓰다듬을 받자 기분이 좋아진 그녀는 뺨을 붉혀버렸다.
다음 날 아침이 되자 기지개를 피며 일어난 민준은 병사들이 모여있을 연병장으로 향하려고 하다가 일부러 30분 늦게 등장했다. 웅성거리고 있던 병사들은 한순간 조용해졌다가 민준의 얼굴을 보더니 피식 웃어버렸다.
-...rest in peace..-
"영어도 하냐.."
-주인의 지식임...아무튼 맞는 말 아님?-
"뭐.,.그렇겠지.."
눈에서 광채가 나는 듯한 착각을 받는 병사들은 순간 조용해졌지만 착각이라고 느낀 것인지 다시 웅성거렸다. 개 중에 성질급한 놈은 민준의 앞에 다가와서 얼굴을 이리저리 바라보더니 박장대소를 해버렸다. 그러자 다른 병사들도 아유를 펴붓거나 하고 싶은 말을 하기 시작했다.
"거 이쁜 시녀분들은 어디있소? 요 몇년간 아랫도리를 쓰지 않았더니 근질 근질 한데 소개 좀 시켜 주시오..""
"하하..그런거라면 나도 끼지!"
"벙어리요? 왜 말이 없소?"
자신들의 기에 눌려버렸다고 생각한 병사들은 더 크게 웃으며 하나 둘 자리에 주저앉았다. 이 모습을 멀리서 지켜본 조홍과 조조는 할 말을 잃었다. 정신 교육을 시켜 쓸만한 놈들로 만들겠다는 말과는 다르게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진짜 뭐하는거야..'
걱정없을거라고 호언 장담한 조홍은 안절부절 못하고 사태를 지켜보고 있었고 점점 눈이 싸늘하게 바뀐 조조는 돌아가버리려고 했다. 그 순간 민준은 뒷짐을 지고 있던 손을 풀고 두루마리를 하나 꺼냈다.
"그게 뭐요? 우릴 지금 협박하는거요? 아니면 뭐 어쩌란거요? 한대 치시게?"
"이 두루마리에는 네놈들의 이름이 적혀있다. 여기서 도망가는 놈은 탈주병으로 간주하고 죽는다. 30분의 기회를 주었지만 개만도 못한 쓰레기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너희를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겠다.
"뭐..뭐 이새끼야?"
민준의 입에서 예상치 못한 말이 나오자 처음에 이런 분위기를 만들었던 남자는 멱살을 잡고 한대 치려고 했다. 하지만 자연스럽게 피한 민준은 그의 뒷목을 잡고 무릎으로 콧등을 찍어버렸다.
"크악..내코오 내코.."
"...........!"
"아니 이 망할 새..끄아아악.."
하나씩 쓰러져나가자 병사들은 두 세사람 씩 뭉처 공격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순간 기백에 눌린 병사들은 점점 뒷걸음질 치며 도망가려고 했지만 민준은 다시 한번 경고했다.
"너희는 조조군의 병사라고는 하지만 지금은 내가 갱생시키는 쓰레기들에 불과하다. 만약 여기서 도망가면..폐기처분이다."
"이...미친..."
직감적으로 자신들과 급이 다르다는 것을 알아차린 병사들은 자세를 바로 잡고 섰지만 아직 분위기를 파악 못한 병사들은 덤벼들거나 도망치기 시작했다. 이에 한탄한 민준은 각을 잡고 서있는 놈들까지 전부 두들겨 패버렸다.
"어..어째서.."
"너희 300은 하나다. 하나가 잘못하면 모두가 벌 받는 것은 당연하다..그리고...모두 처음에는 웃었지 않나?"
"....!"
이 순간 소름이 돋는 것을 느낀 병사들은 소위 좆되었다고 생각하며 눈을 감았지만 이대로 끝나지 않는다는 듯 다시 병사들을 두들겨 패버렸다.
"..저 녀석..저렇게 강했어?"
"응? 아니...민준 말로는 장료나 여포랑 매일 대련한다고..게다가 기령이라는 분도 있고...."
"하긴 그런 녀석들과 매일같이 대련하면 약할 수가 없지.."
납득한 듯 고개를 끄덕인 조조는 걱정할 필요 없다는 듯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집무실로 돌아갔고 조홍 역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그를 바라보았다.
"저런 모습도 멋..지다.."
콩깍지가 씌여도 한참 씌인 조홍이었다.
========== 작품 후기 ==========
돌아왔습니다.
일요일 오후 5시에 뒷풀이 시작해서 새벽 1시까지 술만 먹었네요
으...망할....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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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달팽이 2013-12-15 03:31 new
ㅇㅅㅇ
-〉 하이
강철의혼 2013-12-15 04:40 new
그럴빠에는 -〉그럴바에는
강철의혼 2013-12-15 04:42 new
그걸거예요-〉그럴거예요? 건필
-〉 지적 감사합니다 헤헤
딜리버 2013-12-15 04:58 new
백호는 하후돈. 백호 까러 오는 신수는 곽가.
-〉 백호가 하후돈?
머나먼환상향 2013-12-15 06:04 new
건필!
-〉 감사합니다.
Juary 2013-12-15 08:08 new
조인에게 여러가지 조언을 구한 마휴 역시~ 여기서 마휴는 조홍의 오타인거같네요.
-〉 그러네요 조홍이죠 ㅋㅋㅋ
Wind-HAWK 2013-12-15 10:54 new
ㅇㅅㅇ 하루 쉬는거군...
-〉 그렇지요...죽을뻔함..ㅠ.ㅠ
오퍼널셔먼 2013-12-15 10:56 new
날래날래 연참 하라우..
-〉 헤헤....
GudSyn 2013-12-15 16:28 new
텍본보다가 갈아탓쥬 ㅇㅅㅇ
-〉 텍본도 있었지요..생각해보니
잉ㅋ여ㅋ 2013-12-15 23:59 new
생각해보니 민준 납치될 때 그 여자가 사신수...인가?
-〉 누굴까요~ ㅎㅎ
엘워네스 2013-12-16 18:19 new
플러그마스터리 1랭찍으셨네....
아...눈에서 산소 수소의 화합물과 나트륨이 섞인 액체가흐르네..
-〉 헤헤헤..즐겁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빈민촌 구제하기..[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