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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돈 파괴... --> 예상보다 협상이 오래 걸린 탓에 녹초가 되어버린 그녀는 힘겹게 방으로 도착했다. 그러자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제갈근이 차를 건네주었고 고맙다는 말을 하며 침상에 걸터앉은 그녀는 푸념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말도 안되는 제안을 한 조조에 대한 것이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민준에 대한 푸념을 늘어놓고 있었다.
"도대체가. 그 남자는...."
"이번에도 무슨 일 있었니?"
"진짜 종 잡을수 없는 남자라니까요..처음에는 조조에게 유리하하게 말하더니 갑자기 저한테도 유리하게 말해줘서 더욱 오래 걸렸어요.."
"풋.. 그 사람의 행동을 예상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아니예요..분명...일부러 그런거예요...분명.."
분해서 죽겠다는 표정으로 말한 그녀는 화제를 바꿔 촉에서 있었던 일을 말해주며 시간을 보냈다.
한편 방으로 돌아온 조조는 방금전에 느낀 위압감을 떨쳐내려는 듯 목욕을 하고 있었다. 전위가 죽을 죄를 지었다고 말했지만 하후돈과 하후연이 있어도 막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알기에 질책하지 않았다. 하지만 바꿔서 생각하면 그 남자의 말대로 언제든 도망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는 말이 되기에 짜증까지 나기 시작했다.
"후우...정말.."
목욕을 끝내고 방으로 돌아오자 소식을 들은 것인지 조인과 하후연이 찾아왔다. 조홍과 하후돈도 온다고 했지만 왠지 정신 사나워질 것 같아서 데리고 오지 않았다. 조조도 다행이라는 듯 고맙다고 대답하고 아까 전에 있었던 일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흐음...그거...이 주변에 돌고 있는 소문이랑 비슷한데요?"
"소문?"
"네..제가 홍이 덕분에 빈민가와 저잣거리를 많이 돌아다녔잖아요? 그때 들은 이야기가 있는데.. 이곳을 수호하는 영물이 있다고 했어요.."
"영물이요? 그런건.."
".....계속 해봐.."
"그런데 얼마 전에 일이 있어서 저잣거리를 가보니.. 어떤 남자가 영물에게 인정받았다는 소문이 있더라구요..그래서 그 남자가 민준이 아닐까 하는..."
"가능하다고 생각해? 저런 보잘 것 없는 놈이?"
"그건...."
민준을 깍아내리는 조조를 보며 조홍을 데리고 오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라고 두 사람은 생각하고 있자 더 이상 신경쓰기 싫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 정원으로 향했다. 조인과 하후연도 아무 말 없이 뒤따라 가자 희미하게 음악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들어본 적 없는 음색이였던지라 앞장 선 하후연은 최대한 기척을 죽이고 소리가 나는 곳으로 다가가자 돌 위에 걸터앉은 민준이 풀피리를 불고 있었다.
"후우..이 다음 부분이..아마...."
다시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오자 세 여인은 아무 말도 못하고 그 자리에서 가만히 음악을 감상했다. 밝은 노래였지만 어딘가 쓸쓸한 느낌을 받은 여인들은 노래가 끝났음에도 그 자리에서 움직일 수 없었고 민준이 사라지고 한참 지난 뒤에야 정원으로 갈 수 있었다.
"방금 전 그 노래..무슨 노래일까요.."
"나도 몰라..처음 들어봐.."
"....잘하네요...신기하게...무슨 악기를 쓴걸까요.."
"아마..풀.."
"풀이요!?"
놀라서 되물어본 그녀들에게 아침에 있었던 일을 설명해주자 옆에 떨어진 풀을 잡고 신기하게 바라보던 두 여인은 힘차게 불어보았지만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았고 그 모습이 웃기다는 듯 조조는 웃음을 터트려 버렸다.
"에..에취..누가 욕하나..."
-...욕은 무슨..그보다 무슨 바람이 불어서 풀피리를 혼자 연주한 것임?-
"그냥 아침에 연주했더니 가족들 생각도 나고 말이야.."
-...만나고 싶음?-
"....그렇다고 지금 가고 싶다는 것은 아니고 이새끼야.. 잘못 찾아가면 죽어.."
-하긴..그 때 만난 여자 살기가 장난 아니었으니..-
그때를 생각하면 살떨린다는 듯 요술서가 고개를 끄덕이자 피식 웃어버린 민준은 방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문을 열자 아직까지 티격태격하고 있는 조홍와 마휴를 보며 자신도 모르게 다시 문을 닫고 밖으로 나가려다 붙잡혀서 끌려들어 왔다.
"왜 도망가!?"
"아니..너무 정신 없이 싸우니까.."
"그럼 말릴 생각을 해야지!"
"널 말리면 마휴 편 들어준다고 화내고 마휴를 말리면 니 편 들어준다고 화내는데?"
""당연하잖아!!""
"그럼 뭐..이거 밖에 없네.."
한숨을 푹 내쉰 민준이 두 사람을 동시에 끌어안아주자 얼굴이 빨개진 그녀들은 고개를 숙이고 한참동안 가만히 있다가 무언가 통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결정했어."
"뭘..?"
"오늘 여기서 잘래.."
"나도.."
이렇게 될 것을 예상한 듯 침상으로 향하자 두 사람은 한 쪽 팔씩 부여잡고 잠을 청했다. 특히 처음으로 같은 방에서 잠을 자는 조홍은 기분이 좋은 듯 혼자 웃다가 민준을 끌어안다가 볼을 찔러보는 둥 이것 저것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야..민준 자게 냅둬.."
"흥.. 난 오늘 처음 같이 자니까 이런 것 쯤은 넘어가도 상관없잖아?"
"그게 아니라 민준이 자는 모습 보면 얼마나 귀여운데.."
"지..진짜?"
"저기..사람 앞에서 그런 이야기는 좀..."
절대 귀엽게 생기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는 민준이었기에 자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귀엽다고 말하는 것은 부담 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녀들은 상관없다는 듯 민준에 대한 이야기를 한참동안 하며 시간을 보냈다.
아침이 밝아고 여인들보다 일찍 일어난 민준이 조심스럽게 그녀들에게 이불을 덮어주자 잠결에 일어난 조홍은 민준의 자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며 투정을 부리다가 그가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다시 잠들어 버렸다.
"어쩐지 어제 늦게까지 대화하더라니.."
그녀들을 위해 조심스럽게 밖으로 나간 민준은 시녀에게 10분뒤에 식사를 두개만 가져다 달라고 부탁하고 식당으로 향했다. 그녀들을 먹여주다보면 분명 자신의 식사는 못먹을게 뻔했기에 식당에서 간단하게 아침을 해결하고 다시 방으로 돌아왔다. 그러자 시녀가 식사를 가지고 들어왔고 그녀들이 깨지 않게 식탁에 준비를 끝냈다.
"후웅..맛있는 냄새.."
눈을 비비며 일어난 조홍과 마휴는 식탁에 차려진 음식을 보며 비틀거리며 일어나 자리에 앉았다. 아직 정신이 제대로 돌아오지 않아 꿈이라고 생각한 듯 젓가락으로 반찬을 집어먹으려고 했으나 아무리 봐도 젓가락은 하나뿐이었다.
"민준..왜 젓가락이 하나 뿐이야.."
"내가 먹여줄꺼니까."
"먹여...응?! 진짜!?"
제대로 뇌가 돌아가지 않고 있던 마휴가 소리치자 꾸벅 꾸벅 졸고 있던 조홍이 놀라서 미끄러졌다. 아슬 아슬하게 민준이 잡아주자 고맙다고 말하며 얼굴을 붉혔지만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마휴는 뒤에서 째려보다가 입을 벌렸다.
"먹여준다고 했으니까 아앙~"
"아앙..?"
입을 벌리고 알 수 없는 소리를 내는 그녀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린 것도 잠시 민준이 반찬을 집어서 먹여주는 모습을 보자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그녀에게만 해주는 것이라면 질투심이 날테지만 식탁에 있는 음식들은 2인분. 그 말인 즉슨 자신도 저렇게 먹을 수 있다는 기대때문이었고 그 기대에 부응하듯 민준은 자신을 향해 젓가락을 가지고 왔다.
"아..아앙..."
부끄러워서 살며시 입을 열자 반찬과 밥을 먹여주었고 행복하다는 듯 자신의 볼에 손을 댄 그녀는 꼭꼭 씹어먹었다.
"도대체 무슨 일을 하고 계시는 것인지.."
식사를 가지고 온 시녀는 끝날 때까지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지만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아앙~ 이라거나 여인들이 웃는 소리였기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지 상상할 수 없었다. 그렇게 여인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그 시각 혼자서 무언가를 결심한 듯 하후돈의 방으로 찾아온 전위는 침을 꿀꺽 삼켰다.
"후아암.. 전위 아니야? 무슨 일이야?"
"저..하후돈님..대련 좀 해주시면 안될까요?"
"대련? 설마 어제 일 때문에? 나는 상관없지만..그 여자가 누구야. 한번 붙어보고 싶은데.."
"그것은...."
"뭐 좋아..어짜피 조조가 말하지 말라고 했을테니까.. 대신 나중에는 꼭 알려줘야한다?"
"네...네에.."
곤란해하는 자신을 보며 웃어준 그녀는 시원한 물을 벌컥 벌컥 들이키더니 바로 연무장으로 향했다. 뒤따라 걷고 있던 전위는 죽을만큼 노력하겠다는 듯 자신의 도끼를 꽈악 잡았다.
'..이대로는 조조님은 커녕...아저씨에게 도움을 줄 수도 없어..그러니까 강해지겠어..'
전날 있었던 일이 꽤나 충격으로 다가온 것인지 쉽사리 떨쳐내지 못한 그녀는 식사시간이 지나도록 하후돈과 대련을 했지만 무언가 부족한 것을 느꼈다. 하후돈 역시 충분히 강하지만 무언가 압도적인 힘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기에 그녀는 다시 한번 민준에게 부탁을 해봐야할지 진심으로 고민하기 시작했다.
"하아..너 갑자기 무슨 일이야. 매일 신분이 낮다는 둥 상처를 입힐 수 없다는 핑계로 어영부영 싸우더니.."
"어제 있었던 일이 계기가 되서요..이대로는 안되겠다고 생각했어요.."
"뭐 좋아..그럼 본격적으로 해볼까?"
전위이 실망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낀 탓일까 기지게를 쭈욱 핀 하후돈은 진지한 자세로 대련에 응했고 분위기가 바뀐 것을 느낀 그녀는 침을 꿀꺽 삼킨 뒤 자세를 바로 잡았다.
========== 작품 후기 ==========
감기가 좋아지는 듯 하더니
오늘...또 악화되서..집에서
잠만 잤어요
엉엉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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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공icarus 2013-12-12 04:02 new
흠 첫코멘인가
천공icarus 2013-12-12 04:08 new
흠 근데 조조군장수는 몇몇쯤 생각하고 있음?
-〉 몰라요.. 일단 되는대로...
다크체리 2013-12-12 04:17 new
여기서 제갈량에게 깃발을 꼽고나서 조조를 마무리하겠지..
-〉 제갈량에게 깃발이라...ㅋ...;
강철의혼 2013-12-12 05:25 new
방심하다 순위권 밖이군..
-〉 ㅋㅋㅋ;;;
지나기 2013-12-12 06:07 new
쿠폰 12장 드리고요. 저는 아직 조조를 가져선 안된다고 봅니다. 1년 동안 잘 버티던 조조가 미눈이 떠난 뒤, 민준의 빈자리에 허전함을 느끼고는 자신이 민준ㅇㄹ 좋아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했으면 하네요.
-〉 쿠폰 감사합니다. 그리고 조조는 일단 조금 오래 걸리더라고 생각한대로 진행하려구요 ㅎㅎ;
머나먼환상향 2013-12-12 06:51 new
요술서도 실체(한손에 들어올정도의 동물)를 가진다면 몸이 찢어지고 복원을 반복이려나?
-〉 몸이 찢기는건 잔인하니 뻥 차일지도
빨간달팽이 2013-12-12 06:57 new
ㅇㅅㅇ
-〉 ㅎㅎ
뇌격비천살 2013-12-12 07:08 new
이글 보다보면 코멘들이 참 무서운거 같아
-〉 저도 무서움
호랭이가죽 2013-12-12 07:25 new
그가원한다면 설사 신이라할지도 해줄것이며 감히 그누가 그보고 손가락질을하겠노냐. 하렘왕! 부럽다! 근데 진짜 힘들겠다.....
-〉 힘드니..나도 힘듬..ㅠ.ㅠ
Wind-HAWK 2013-12-12 09:15 new
ㅇㅅㅇ 오늘도 재미지구나 그러니....몸조리 잘하세요~
-〉 감사합니다.
12유현이 2013-12-12 10:52 new
아 맞다 삼대세력중 하나인 촉이 남아있었구나!
-〉 그걸 잊고 있었엌ㅋㅋㅋㅋㅋ
세이클 2013-12-12 12:15 new
이제 현실도 연결하셔야조 ㅋ
ㅋ
-〉 안돼 도망가자
다낚아상 2013-12-12 12:39 new
오랜만에 코멘이닷!!
작가양반 외딴 섬에서 군만두만 먹으며 글을 쓰고 싶은게요?!
-〉 누구냐 넌...
뉴클 2013-12-12 18:01 new
쿠폰받아라 랄까 연참좀 해주세유~해주세유~
-〉 ㅠ.ㅠ...
플레이어드 2013-12-12 20:05 new
페어리임팩트
-〉 페어리 임펙트..?? 그게 뭔가요
혼돈 파괴...[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