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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연희-667화 (666/1,909)

-------------- 667/1909 --------------

<-- 포로,, --> 민준에게 입맞춤을 한 뒤부터 눈만 마주쳐도 얼굴이 화끈거렸지만 최대한 평정심을 유지하며 그를 대하였다. 유협은 자신과 민준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다고 의심하고 있었지만 물증이 없어서 아무 말 못하고 있었다. 이런 유협의 모습을 보는 것이 즐겁다는 듯 속으로는 통쾌해 했지만 한가지 부러운 것은 그녀가 자연스럽게 입맞춤을 하는 모습이었다.

'나도 고백만 한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고백을 할 수 있는 용기는 있었지만 그 뒤의 일을 감당할 수는 없었다. 흔쾌히 받아준다면 상관없지만 만약 그가 싫다고 말하면서 거절한다면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게다가 예전에 못되게 군 것이 후회까지 될만큼 좋아하게 되어버렸으니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끄응.."

마음같아서는 자신이 고백을 하고 싶었지만 그런 짓을 해버리면 후폭풍을 감당할 수 없었다. 여인들 사이에는 자신이 고백하는 여인이 정실의 자리에 앉는다는 암묵적인 규칙이 있었으니 생각없이 고백했다가는 모든 여인들의 질투를 감당해야만 했다. 그렇기에 마휴가 고백할 수 있게 유도했지만 더 이상 다가오지 않고 있으니 답답할 다름이었다.

"니가 뭔짓 한건 아니겠지..?"

-내가 뭔 짓을 한다고 하는 것임...게다가 내가 개입해봐야.더 꼬일텐데..상관없음?"

원한다면 기꺼이 참여해줄 수 있다는 듯 대답하자 가만히 있는게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한 민준은 한숨을 내쉬며 밖으로 나왔다.

"아..안녕하세요."

"안녕? 너도 산책?"

"네...괜찮으시면.."

민준이 고개를 끄덕이자 얼굴이 화악 밝아졌다. 껴안고 난 뒤 포기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지만 마음 먹은대로 되지 않았으니 이렇게 아무도 없을 때 잠시 찾아온 것이다. 그런 악진의 입장을 잘 알고 있는 민준은 그녀의 걸음걸이에 맞춰주며 여러가지 잡담을 했다. 특히 그녀가 좋아하는 이야기는 고대 그리스 신화와 이솝우화였다. 물론 이름은 조금씩 바꾸긴 했지만 정말 즐겁다는 듯 들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벌써 이렇게..저는 이만 가볼...게요..."

조조가 허락할 수 밖에 없을만한 사람이 민준을 좋아한다면 자신도 이렇게 눈치를 보지 않겠지만 어쩔 수 없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난 그녀는 고개를 푹 숙이고는 돌아가려고 했다.

"자..잠깐만..여기..뭐 묻었네.."

나뭇잎을 때러주려고 했으나 진액때문에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그녀의 머리카락이 상하지 않는 선에서 조심스럽게 떄어주기 위해 애를 쓰고 있자 의도하지 않았지만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렸고 악진은 민준의 품안에서 천국을 경험하고 있는 중이었다.

"...저..저기..그게.."

"자..잠깐..잠깐이면 되니까.."

진액까지 때어낸 민준은 혹시 몰라 머리카락을 헝크러트리며 달라붙는 곳을 확인했지만 다행히 달라붙은 곳은 없었다. 활짝 웃으며 끝났다고 말해주었지만 그녀는 멍한 표정으로 올려다보다가 고개를 숙이고 돌아가버렸다. 순간 저질러버렸다는 듯 머리를 벅벅 긁은 그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아주 그냥 가만히 놔둬도 여자들이 꼬이고 있으니..참 신나는 것 같음..얼쑤! 절쑤!-

"나 이런 망할..."

후회해도 늦었다는 듯 방으로 돌아가자 마휴가 어딜 혼자 돌아다니냐며 잔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한편 우금에게 찾아가지도 않고 방으로 돌아온 악진은 침상에 쓰러져 버렸다. 방금전 일이 꿈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에 머리를 만져보자 진액때문에 조금 찐득 찐득한 부분이 남아있었다. 그럼에도 계속 웃음이 나왔으니 지나가던 사람들은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쓰다듬..받았다....그리고 남자의 품안은..넓..구나.."

비록 유협에게 해준 것처럼 사랑을 담아서 쓰다듬어준 것은 아니었지만 만족한다는 듯 끄덕거린 그녀는 바로 눈을 감고 잠을 청했으며 그날 밤 꿈은 민준이 머리를 빗겨주는 꿈이었다.

"흐아암..이런 아침 일찍부터 무슨 일이야.."

"죄송해요..하지만 몇일 뒤에 연회가 시작되니까...옷들을 손봐야죠.."

"그건 그렇지만..피곤하다.."

쾡한 눈으로 멍하니 바라보고 있자 준비를 끝낸 마휴가 밖으로 나왔다. 화려한 옷과 잘 어울리는 화장이 일품이었지만 짧은 머리는 그녀들도 어쩔 수 없는 듯 그대로 놔두었다.

"으갸갹...이래서는 안되지..기껏 이쁘게 화장했는데."

기지개를 쭈욱 피고는 자리에서 일어난 민준은 빗과 화장품을 들고 마휴에게 다가갔다. 남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난 뒤부터 머리카락을 자르지 않아서 조금 자라긴 했지만 그래도 목에 겨우 닿을정도였기 때문에 대강 견적을 잡은 뒤 시녀들에게 움직이기 편한 옷으로 갈아입혀 달라고 부탁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흥미진진해진 곽가는 조용히 그 모습을 지켜보았고 그녀가 간단한 옷으로 갈아입고 나오자 쓰지않는 천을 목에 두르고 머리카락을 손질했다.

뒷머리를 사정없이 잘라내고 앞머리도 거침없이 잘라내자 시녀들의 동요는 커졌지만 마휴만은 민준을 믿는다는 듯 눈을 감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손질을 끝내자 천을 벗기고 시녀들에게 머리를 한번 감겨달라고 다시 한번 부탁했다. 얼마쯤 지났을까 머리를 감고 들어온 마휴의 머리를 본격적으로 손보기 시작한 민준은 앞머리를 왼쪽으로 몰리게 하며 여성스러움을 부각시켰고 뒷머리는 끝을 말려올라오게 만들어서 귀여움을 자아냈다. 손질이 끝나고 손짓을 하자 다시 연회복으로 갈아입은 그녀는 조심스럽게 거울을 바라보았다.

"이게...나..?"

"음..아직이지...마지막으로.."

화장품을 가지고 와서 화장을 해준 민준은 입술에 포인트를 주고 거울을 보여주었다. 처음의 중성적인 느낌은 완전히 사라지고 귀여우면서도 여성스러워진 여인이 한명 앉아있자 모든 사람이 놀랐다.

"..이게....나..?"

"그래..너다..너도 꾸미면 이쁜 아이랍니다?"

".....워.....아..해.."

"뭐..?"

".......내가 이렇게 바뀌다니..정말...너!"

"아..응? 뭐?"

"....정말....이런 식으로 잘해주면 좋아할 수 밖에 없잖아....고마워..그리고..좋아해.."

자신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올거라고 상상하지 못한 그녀는 눈물을 한방울 흘리며 입술을 포개였고 시녀들은 부럽다는 듯 바라보았다. 딱 한 사람 뒤에서 흥미진진하게 바라보던 곽가만이 한숨을 내쉬며 자신도 꾸며달라고 부탁할지 진지하게 고민했다.

용기를 낸 마휴를 받아들여준 민준이었으나 왠일인지 곽가의 메이크업까지 해주어야해서 피곤함이 두배가 되었던지라 자신의 옷은 대충 입어본 뒤 방으로 돌아왔다. 문제는 어디서 소문을 들은 것인지 문앞에서 대기하고 있는 유협때문에 쉬지도 못하고 두 사람을 말려야만 했다. 유협은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냐며 질투심을 보냈고 마휴는 지금까지 참은 것에 비하면 별 것 아니라는 듯 대수롭지 않게 대꾸했다. 그리고 문 밖에서 들어가지 못하고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는 악진과 눈이 마주쳐버린 민준은 빨리 협상이 끝나고 돌아가고 싶어져 버렸다. 이대로 도망가는 것은 무책임하다고는 하나 포로의 입장에서 자꾸 여인들이 늘어나는 것은 불리하게 작용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혼돈의 나날들이 지나가고 연회의 아침이 밝아오자 민준과 마휴는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의 소리때문에 일어나 버렸다.

"..좋은 아침...헤헤.."

"언제 들어온..읍..!?"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입맞춤 한 것때문에 거리낌이 없어진 마휴는 바로 입맞춤을 한 뒤 나갈 준비를 했다. 요세 들어 자꾸 자신의 이불에 들어오는 마휴를 말리려고 했지만 외로움을 많이 타는 그녀를 납득시킬 만한 이유를 찾지 못해 머리만 긁적일 뿐이었다.

"마휴..당신 자꾸 그런 식으로 나오면 저도 여기서 자는수가 있어요?"

".........그건 안돼. 여긴 나와 민준의 둘.만.의. 공간이니까.."

"둘만의?"

".............오메.."

감옥이라는 개념은 고백한 그 날부터 없어진 것인지 둘만의 공간임을 강조했고 한껏 노려보던 유협은 생각이 있다는 듯 별 다른 말을 하지 않고 나가버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찾아온 시녀들은 연회복 때문에 찾아왔다는 것을 알리고 마휴를 데리고 갔고 혼자 남은 민준은 옷을 갈아입기 위해 옷을 벗다가 갑자기 들어온 유협에게 습격을 당했다. 습격이라고 해도 입맞춤이 전부였지만 지금까지 마휴에게 진게 분했다는 게 느껴질만큼 긴 입맞춤이었고 빙그레 웃어보인 그녀는 다시 한번 입맞춤을 하고 방으로 돌아갔다.

"........이대로는 진짜...후우.."

-...이미 여기 올때부터 정해져있던 운명 아니었음?-

"닥쳐 망할 놈아.진짜 이대로 있다가는 조조한테 살해당할지도 모른다고.."

-...그 조조마저 반하게 만들 능력이 있는 사람이 무슨 걱정임? 그런 걱정 말고 옷이나 갈아입기 바람-

"야 이...."

맞는 말을 하는 것이 분했지만 어쩔 수 없다는 듯 옷을 갈아입은 민준은 연회에서는 무슨 일이 있을까 기대하며 마휴를 기다렸다.

========== 작품 후기 ==========

으아아..잠온다...

사실 이번편에 조홍이 나왔어야되는데.

마휴 쪽 저렇게 놔두고 가면 애매할거같고 떠오르는게 있어서..급 선회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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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클 2013-11-28 05:28 new

이야호오...랄까 마휴 혼자 비밀로 간직한다는게 이미 알려졌단걸 알면 기절할듯

-〉 ㅋㅋㅋ 그렇게 되면 큰일 나져

천공icarus 2013-11-28 06:15 new

근데 이번회차에조조세력 다먹음 아니면 조조만 놔두고 나중에 조조레이드뜀??

-〉 조조 레이드라...고민중

플레이어드 2013-11-28 06:25 new

난 조조가 제일 좋음 유비가 제일 시름 유비는 그냥 죽여주삼! (유비는 건달패 이끌고 75만 대군을 날린 희대의 병신)

-〉 조조 쪽은..헤헤..

wrwfree 2013-11-28 06:42 new

이제 회수가 666사탄이 되었군 민준은 저주를 받을지니!!! 솔로들의 저주를!!!

-〉 이제 끝났으면 좋겠다.

머나먼환상향 2013-11-28 06:51 new

666

-〉 ㅎㅎㅎ

빨간달팽이 2013-11-28 07:05 new

ㅇㅅㅇ

-〉 ..ㅇ..ㅅ...ㅅ..

12유현이 2013-11-28 08:03 new

조조빼고 다꼽고 가겠네ㅋㅋㅋ 플래그ㅋㅋㅋ

-〉 ㅋㅋㅋ그러면 엌ㅋㅋㅋ

글레이시아 2013-11-28 08:42 new

이렇게 시간을 끌다 이 작품은 작가님이 죽기 전까지 미완?!!!

-〉 죽기전까지? 그럼 안되져

맛좋은한방 2013-11-28 09:39 new

플래그가 많아질수록 여동생들이랑 만나면 어떻게될지 점점 궁금해지네요..

-〉 죽을듯..

Mable Fantasm 2013-11-28 17:32 new

아닛!?작가님이 날 낚았다!!!!!

-〉 또 낚았다.

천마총 2013-11-28 20:07 new

작가님 여전히 열심히시네요 바빠서 덧글 못달고 쿠폰이나 하나씩 드리구 해는데 오늘 쉬는날이라서 몰아서 보고 덧글 달아요 아 그리고 완결은 20000화 맞죠 ㅇㅅㅇ? 그럼 건승하세요

-〉 천마총님 오랜만입니다 ㅎㅎㅎ~

뉴클 2013-11-28 20:25 new

1빠하고서 이런저런 노블소설 봐왓지만 역시 이 소설에 너무 빠져서 그런지 제 쿠폰 한장은 님을 찾아가네요 ㅋㅋ

-〉 끅..감사합니다 헤헤

이르히르 2013-11-28 21:33 new

마휴 비밀노출하면 세계대전급..

-〉 민준 죽을지도 모름

포로,,[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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