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63/1909 --------------
<-- 포로,, --> 천천히 눈을 뜬 민준은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몸을 일으키자 밖은 이미 어두워진 뒤였고 간병을 해준 것인지 마휴가 엎드려서 자고 있었다. 그녀가 깨지 않게 조심스럽게 일어난 민준은 옆에 놓여있는 꿀물을 들이키고 밖으로 나왔다. 방안에만 있다보니 숙취가 해소되지 않아 밤공기라도 마시면서 산책할 생각에 밖으로 나왔지만 예상외로 경비병이 적은 탓에 당황했다.
"이건 또 왠..."
도망친다면 지금이 기회였지만 그런 것보다는 빨리 숙취를 해소해야겠다는 듯 정원으로 향했다. 풀벌레들이 우는 소리를 들으며 정자에 앉아있자 심적으로 편안해지기 시작했다.
"이 빌어먹을 숙취는 왜 이렇게 심한거야..."
-그거야..숙취를 해소라는데 사용할 혼기가 남아있지 않아서 그런 것임..-
"....어쩐지 숙취가 심하더라니...그보다 혼기가 안남아있다니..말이 되냐?"
-얼마전에.. 화나서 써버렸음.,,-
"야이..그걸 그렇게 쓰면 도대체 뭔 일이 일어나는거냐..."
-여자들이 꼬이기 밖에 더 하겠음? 그러니까 숙취나 해소하기 바람-
어이없기도 하고 웃기기도 했지만 지금은 숙취가 먼저라는 듯 옆에 기대서 밤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반짝이는 별들을 보며 집에 있을 부모님과 동생들을 생각하자 등골이 오싹해져버렸다. 아버지는 이해한다고는 하시지만 만약 전역하고도 집에 없다는 것을 어머니가 알게되면 그 분 성격상 그냥 넘어갈리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제 어머니가 찾아올 때가 된 것 같은데.."
국가 기밀을 관리하시는 분이라 집에 있는 시간이 없지만 짧으면 1년 길게는 3년에 한번은 꼭 집에 오시는 분이었다. 저번에 찾아갔을 때 아버지가 아무 말 없으시는 것을 보면 아직 집에 오지 않았다는 것이지만 이 상황을 어머니가 아시는 날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상상만해도 무서운 일이었다.
"에고고...정말..머리가 아프네.."
아까와는 다른 의미로 머리가 아파진 민준은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풀기 시작했다. 처음보다 두통이 없어진 덕에 방으로 돌아가려고 했지만 인기척이 느껴져서 몸을 숨겼다. 병사들이 옆에 있었다면 숨을 이유가 없지만 아무도 동반하지 않는 지금 들킨다면 지금까지 조심하고 있던 것이 수포로 돌아가기 때문에 숨을 수 밖에 없었던 민준은 유심히 다가오는 사람을 바라보았다.
"지금 이곳에 다시 나타나주면 정말 좋을텐데...그건..안되겠지.."
누군가를 찾고 있는 듯 중얼거린 소녀는 하늘을 바라보더니 정자에 앉아 노래를 흥얼거렸다. 달빛이 밝지 않은 탓에 누가 찾아온지는 알 수 없었으나 처음보는 여자라는 것은 목소리만 들어도 알 수 있었다. 자칫 잘못하면 큰일이 날수도 있는 상황이었던지라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니야옹~"
"하아...빌어먹을.."
갑자기 나타난 고양이를 보며 가라고 손을 내저었지만 조금씩 다가오던 고양이는 민준에게서 무언가 느낀 듯 엄청난 소리를 내고는 도망가버렸다.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던 여인도 놀란 듯 소리가 뚝 끊겨버렸고 발소리는 점점 가까워졌다. 급한대로 정자 밑으로 내려가서 숨자 방금전까지 자신의 있던 자리를 둘러본 여인은 한숨을 내쉬고 다시 돌아갔다.
"깜짝 놀랐네....흐흐응~"
"후우.....진짜..."
아직 놀란 가슴이 진정되지 않은 듯 여인은 애써 콧노래를 부르며 정자를 뒤로했다. 여인의 목소리가 점점 멀어지자 조심스럽게 밖으로 나온 민준은 경비병에게 들키지 않게 조심스럽게 방으로 들어왔다. 그러자 이미 일어난 듯 잔뜩 심통이 난 마휴가 찌릿 노려보았다.
"아..안녕?"
"도대체 어딜 그렇게 나가는거야?"
"자고 일어났는데 머리 아프길래 밤공기나 쐘려고 나온거지.."
"...그...설마..내가 졸고 있을 때..?"
"어..그때.."
순간 얼굴이 붉어진 그녀는 딱히 걱정되서 간병해준게 아니니까 착각하지말라고 말하고는 침상으로 가서 누워버렸다. 민준은 잘 알겠다고 대답하며 머리를 긁적이며 침상으로 향했다.
날이 밝아오자 기지개를 켜며 일어난 민준은 한가지 고민에 빠졌다. 이곳의 음식은 대부분 느끼하거나 달콤했기 때문에 얼큰한 것이 필요했다. 물론 느끼한 것이 속풀이에는 좋다는 소리를 듣기는 했지만 한국인으로써 느끼한 것보다는 매운 것이 땡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그렇기에 직접 만들어서라도 먹고 싶었다. 하지만 포로인 자신이 직접 만드는 것은 절대 불가능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해결책이 필요했다.
"또 무슨 짓을 꾸미는거야.."
"아니..그런건 아니고 얼큰한 음식이 먹고 싶어서...후우.."
"..얼큰한 것? 설마 저번에 했던 것처럼..? 그게 가능할거라고 생각해?"
"당연히 무리지..그러니까 좋은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는거고.."
한심하다는 듯 바라보긴 했지만 나름 사정이 있다고 생각한 마휴는 자리에서 일어나 악진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며 가능하겠냐고 물어보았다. 우금이 있었다면 가능할지도 모르는 일이었지만 그녀는 무리일 것 같다고 대답하며 애써 웃어보였다.
"너무 미안해 할 필요 없어요. 저희가 잘못한거니까요."
"이런 쪽으론 제가..도움이 될 수 없어서..죄송해요.."
"아니예요.. 저 남자가 이상한거죠..포로인 주제에 바라는 것이 많으니까.."
"나..남자요?"
이름만 들었을 뿐 직접 본적이 없었던 악진은 호기심이 발동한 것인지 안으로 들어와 인사를 하고 눈을 마주친 순간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넘어질뻔한 그녀를 도와준게 전부였던 민준은 당연히 기억못하고 있었기에 무리한 부탁을 해서 미안하다고 말하고 인사를 했지만 악진은 머리가 혼란스러워진 탓에 나중에 다시 온다는 말을 남기고 방을 나가버렸다.
"화..난거냐..?"
"그건 아닐거야..나랑 대화할 때까지만 해도 아무런 느낌 없었거든.."
"그래? 그럼 왜 저러지..?"
얼큰한 음식을 포기해야한다는 사실이 아쉬운 듯 고개를 숙인 민준은 시녀들이 가지고 온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한편 방으로 돌아가지 않고 우금의 방으로 뛰어온 악진은 자고 있는 그녀를 다급하게 깨우며 횡설수설하고 있었다. 아직 숙취가 끝나지 않은 우금이 죽어가는 목소리를 내며 일어나자 첫사랑을 만났다는 말을 해주었고 제대로 듣지 못해 다시 한번 물어보자 그녀는 기쁨에 찬 목소리로 말해주었다.
"촉에서 만났던 남자를 드디어 찾았어!"
"잘되었네..아니 잠깐..여기서? 촉에 있던 사람을? 어떻게!? 으...머리야..."
"그게 촉의 관리라고 생각했던 그 남자가 기린의 태수인 민준이라는 남자였어!"
"잘되었.....다고 말하기는 조금..힘들겠지?"
"응...그래도 다시 만나서 다행이야..정말....다행이야.."
조조의 부하로 있는 이상 자신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악진은 그 날 일이 꿈으로 끝나지 않고 다시 한번 만났다는 것에 만족하며 빙그레 웃어보았고 우금 역시 악진을 안아주며 축하해주었다.
"어머나...이거 참..큰일이네요.."
숙취때문에 고생하는 우금과 처음 근무를 맡게 된 악진이 걱정되서 회의를 끝내고 온 곽가는 의도치 않게 악진이 찾고 있던 남자가 민준이라는 것을 들어버렸다. 난감한 듯 책을 펼친 그녀는 민준에게 호감을 가진 사람들이란 항목에 악진의 이름을 적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도대체 저런 남자의 어디가 좋다고...하아..."
누가 들으면 곽가가 민준을 싫어한다고 오해할만한 발언이었지만 그 항목의 맨위에 적혀있는 사람이 유협이었고 그 밑에 적혀있는 것이 곽가 자신이었기에 푸념을 늘어놓은 것 뿐이었다.
========== 작품 후기 ==========
연참을 해야되지만 일요일 하루 푹 쉬었습니다.
잠자고..일어나서 멍때리다가 또 자고..
내일은 학원 가지 않는 날이니.. 그림 연습좀 하고 연참을 할 분량을 꼭 만들겠습니다.
딴 짓안하고 열심히 할게여 ㅠ.ㅠ
----------------------------------------
pethj11 2013-11-24 06:44 new
첫코는 내가 가져가도록하지
-〉 드디어! 축하드려요
강철의혼 2013-11-24 06:53 new
꿀물을 태우고-〉 타고 ? 데우고? 건필
-〉 감사합니다 헤헤헤
머나먼환상향 2013-11-24 08:50 new
이거 완결나면 코멘중 레이드에 관련된 글이 몇개인지 가르쳐주실꺼죠?
-〉 ㅋㅋㅋㅋㅋㅋㅋ 끅...
뉴클 2013-11-24 09:30 new
자까 이 양반아 얼마나 더 애태우려는겁니까? 보는 내가 눈물이 ㅠㅠ 내 쿠폰을 줄테니 미소녀 눈물 빼게하지마요 엉엉엉
-〉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헤헤헤...
빨간달팽이 2013-11-24 10:11 new
ㅇㅅㅇ
-〉 !?
맛좋은한방 2013-11-24 10:17 new
악진도 플래그엿구나!..대단하다 민준...
-〉 더 놀라운 것은..나중에 있습니다요
이르히르 2013-11-24 11:12 new
악진도있을줄은..
-〉 깜짝 놀랐죠? 헤헤
다낚아상 2013-11-24 11:33 new
아이쿠 조홍과 어떻게 만날지 대단히 궁금하군요!!
ㅇㅅㅇ및ㅇ3ㅇ
-〉 조홍과 만나는 것은 조금만 있으면..제가 ㅎㅎ...
Wind-HAWK 2013-11-24 13:03 new
ㅇ3ㅇ 내가 퍼트린 바이러스가 한개 돌고있군....슬슬 연참을 하시지요
-〉 하려고 지금 뒷 스토리 구상중
소드아트 2013-11-24 16:00 new
민준을고문해도되나요 심형이되게??
-〉 심영이요? 고..고자라니
오퍼널셔먼 2013-11-24 16:08 new
작가양반 빛의속도면 키자루지.. 갓에넬이 ㅋㅋㅋ
-〉 내가 갓에넬이 된다는 이야기.. 원피스 세계관에서 잴 쌔..
Mable Fantasm 2013-11-24 16:32 new
으음...뭔가 느낌이 온다!! 조홍과 민준의 만남은 앞으로5편내로 나온다!!!
-〉 5편이내? 6편째 나오면 되는것인가?!
soulblead 2013-11-24 16:44 new
응흥흥흥 이제 조홍 플레그를 회수 해야지요 ㅋㅋㅋ 조홍 들고 기린으로 튀는거임??
-〉 그렇게 되면..전쟁 나겠지요?
wrwfree 2013-11-24 20:19 new
플레그를 빨리 회수합시다... 내 눈에서 흐르는 것은 땀일지니... 나도 예쁘고 착한 여친 가지고싶다..ㅠㅠ
-〉 헤헤.. 플래그 회수..중..
포로,,[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