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5/1909 --------------
<-- 서량에서..있었던 일들.. --> 눈을 감고 얼마쯤 지났을까 방문을 조심스럽게 열고 살금살금 들어온 누군가는 부스럭거리며 침상으로 올라왔다. 요술서의 말대로 이상한 낌세는 느끼지 않았기에 가만히 있자 배위에 살짝 묵직한 느낌이 들다가 가슴에 말캉 말캉한 감촉이 느껴졌다.
"이..이런거구나.."
천천히 눈을 뜨자 자신을 끌아안고 있던 한수와 눈이 마주쳐버렸고 화들짝 놀란 그녀가 몸을 일으키긴 했으나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뭐하시는겁니까.."
"아..아니 그냥.. 놀래켜주려고..노..놀랐어?"
".......이 밤중에 말입니까..?"
"가..갑자기 생각 났으니까 어쩔 수 없잖아.."
얼무어버리려고 했으나 지금 자신의 자세는 누가봐도 그런 변명이 통하지 않는 자세였기에 그녀는 결심을 한 듯 민준의 눈을 바라보았다. 살짝 긴장한 듯 입술을 깨물고 있던 한수는 조심스럽게 얼굴을 가까이 가더니 민준의 심장소리를 듣기 시작했다.
"저...한수님..?"
"..............."
"...저..그게.."
"잠시만..조용히..
눈까지 감고 심장소리를 듣기 시작한 그녀는 한참동안 가만히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방으로 돌아가버렸다.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고 있던 민준은 한마디 말도 못하고 보내줄 수 밖에 없었다.
방으로 돌아온 그녀는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것인지 모르겠다는 듯 한숨을 내쉬더니 침상으로 쓰러졌다. 좋아한다고 하기에는 무언가 부족하지만 옆에 있으면 안심된다는 것은 알게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마등이 말한 것처럼 뜬금없이 시집갈 수도 없으니 고민할 수 밖에 없었다.
"진짜..그 오빠는 왜..그런 말을 해서.....내일 꼭 때려줄거야.."
침상에 쓰러진 한수는 평소보다 즐거운 마음으로 잠에 빠질 수 있었다.
다음 날 아침 기지개를 쭈욱 핀 한수는 즐거운 마음으로 식당으로 향했고 거기서 민준과 담소를 나누고 있는 유장을 발견할 수 있었다.
"어라...유장이...?"
아직 움직이는 것에 무리가 있었던 유장이 이곳에 있다는 것에 걱정이 된 한수는 그녀에게 가까이 가려고 했으나 진지한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처럼 보여 대화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흠..유비와는 만나지 않겠다. 그말이군요?"
"네.. 지금 유비는 열심히 하고 있는 중인데 제가 찾아가서 혼란을 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게다가 몰래 찾아간다고 해도 유비 성격상 금방 소문이 날테고..."
"그렇다면 제가 더 이상 할 말이 없네요. 죄송합니다 괜한 소리를 한 것 같아서.."
"아..아니예요..저한테 도움을 주려고 하신건데......"
"그럼 앞으로는 어떻게 하실 생각인지요?"
"모르겠네요..이대로 여행을 떠나고 싶기도 하지만 한수언니와 함께 있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후련하다는 듯 웃으면서 말하는 그녀의 표정을 보며 태수에 대한 미련은 없다고 생각한 민준 역시 웃어주고는 먼저 식당으로 들어왔다. 그러자 지금까지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던 마휴가 강제적으로 자신의 손을 잡고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곳으로 끌고왔다.
"....무슨 말을 한거야? 설마 유장을 꼬득여서 이곳을 공격한다거나 그런 이야기라면 지금 내가.."
"하아..몇일간 안보이더니 무슨 소리를 하는거냐.."
"몇일간 널 유심히 지켜봤다고! 한수언니에게 접근한 것도 그렇고 수상해!"
"몇일간..?"
"이게 다 너 때문이잖아! 술 먹은 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데 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날 볼때 마다 이상하게 웃으니까 그런거지!"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는 듯 담아두었던 말을 쏟아내자 민준은 머리를 긁적이며 미안하다고 말해주었다. 술자리에서 있었던 일과 어색하게 웃었던 이유에 대해서 말해주자 그녀는 자연스럽게 한숨을 내쉬었다. 별 것 아닌 일로 신경쓰고 있었다는 것에 자신이 한심해졌기 때문이었고 더 이상 민준에게 관심이 없다는 듯 돌아가려다가 한수에 대한 것이 떠올라 다시 한번 멱살을 잡았다.
"그럼 한수언니는 어떻게 설명할꺼야?"
"한수님에게 직접 물어봐라. 거기에 대해서는 내가 말하는 것보단 한수님에게 듣는 것이 좋을테니.."
단호하게 말하는 민준의 기백에 눌려 멱살을 풀어준 그녀는 직접 물어보러 가겠다는 듯 몸을 돌려 한수에게 뛰어갔다. 짜증날 법도 한 일이지만 태연하게 옷맵시를 가다듬은 그는 식당으로 향했다.
"언니!!!"
"어맛..까..깜짝이야..무슨..일이니?"
"언니 물어보고 싶은게 있어요.. 그 민준이라는 녀석이란 무슨 일 생긴거 아니죠?"
"무..무슨 일이라니?"
살짝 당황한 한수에게 자신이 겪었던 일을 설명하자 납득이 간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기분이 나빠졌다.
'헤에..마휴는 업어주었구나..그렇구나..'
"언니! 언니..!?"
"아..미안 네 말을 듣고 이상한 점을 생각해 보았지만..없었어..그러니 걱정하지 마렴.."
"네..알았어요..유장님에게도 잘 말씀드려서 그 남자가 접근 못하게 해야겠어요.."
"그래..나도 유장에게 물어볼게 있으니 같이 가자.."
이야기를 들은 뒤로 기분이 계속 좋지 않았던 한수는 유장의 이야기를 듣고나니 더욱 기분이 나빠졌다. 원래 그렇게 모두에게 친절한 사람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다른 여인들에게도 똑같이 신경을 써주고 있다는 것을 직접 들으니 기분이 나빠진 것이다.
"하아..오늘은 몸이 안좋으니까..난 방에서 쉴게..마휴야 유장 좀 부탁할게."
"아..네..아..알았어요.."
아까전부터 조금 이상핟고 생각했던 마휴는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고 유장을 부축했고 한수는 한숨을 푹푹 내쉬며 방으로 돌아갔다. 혼자 있게 되자 더욱 짜증이 심해져서 자려고 해도 도저히 잘 수 없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아 진짜...!"
누웠다가 일어나는 것을 반복하고 있자 밖에서 누군가 찾아왔고 그 사람은 다름아닌 민준이었다.
"왜 찾아왔어?"
"몸이 안좋다고 하시길래 걱정되서 찾아왔습니다."
"너랑 상관없거든?"
생각한 것과는 다르게 짜증을 내는 자신이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민준이 받아줄 때마다 빈정되는 것은 멈출 수가 없었다. 그녀와는 다르게 이런 일을 많이 겪어본 민준은 마등에게 제대로 당했다고 생각하며 자리에서 일어나자 한수의 표정은 순간 흐려졌다.
"가..가는거야..?"
"잠시 볼일이 있어서....조금 있다가 다시 오겠습니다."
기다리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너무 짜증을 냈다고 생각한 그녀는 다시 한번 침상으로 쓰러졌다. 방금전까지는 침상에 눕기만해도 짜증이 났는데 이번에는 짜증보다는 우울해질 뿐이었다.
"정말 내가 무슨..."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자신이 너무 한심해서 자리에서 일어난 한수는 창문을 열고 멍하니 별하늘을 감상했다.
한편 마등에게 한마디 하려고 집무실로 향했지만 이미 그는 도망간 뒤였고 성안을 쥐잡듯이 뒤졌지만 찾아낼 수 없었다. 이곳에 있는 병사들이나 시녀들도 부쩍 민준과 친해진 탓에 애매모호한 답을 해주며 가버렸으니 마등과의 숨바꼭질은 더욱 길어질 수 밖에 없었다.
"장인어른 어디에 계십..꾸엑.."
밖으로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 번개와 함께 등장한 좌자는 날벼락을 그에게 선물해준 뒤 산의 꼭대리고 순간이동했다. 반쯤 타버린 채로 꿈툴거리는 민준을 보며 할말을 잃어버린 남하노선은 좌자를 바라보았지만 그는 담배를 뻑뻑 피며 뒤로 물러섰다.
"무슨 짓이죠..?"
"거기에 대한 설명을 해드릴테니..잠시 이곳으로.."
좌자가 남하노선의 시선을 잡아끌자 지금까지 질투심을 불태우고 있던 자하가 빙그레 웃으며 민준을 바라보았고 온몸에서 위험하다는 경고를 보내오고 있엇지만 몸이 저려 도망가지 못한 그는 결국 한참동안 자하의 화풀이 대상이 되어버렸다.
"하아..다음부터 주의하세요....이건..히잇..!?"
뒤를 돌아보자 만신창이가 되어있는 민준과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는 듯 휘파람을 불고 있는 자하를 보며 한숨을 내쉰 남하노선은 민준의 몸을 치료해준 뒤 자리에 앉았다. 우여곡절 끝에 반대편에 앉자 재빠르게 민준의 옆자리를 차지한 자하는 남화노선의 시선을 회피하듯 고개를 돌렸다.
"보이는 대로 어떻게 하실 생각인가요 당신은?"
"....보이는거라고는 날벼락과 태풍과도 같은 풍속으로 맞은 것 같은 기억뿐이 없습니다만.."
"제가 직접 말해줘야 알겠나요? 좌자에게 들은바로는 당신은 여심을 흔드는 것에 일가견이 있다고 했는데요.."
"그게 이 상황과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자하가 화내는 이유는..뭐 대강 알겠습니다만.."
좌자의 보고대로 대단하다고 생각한 남하노선은 한참동안 고민하더니 자신의 방에 차가 있으니 좌자와 함께 가서 가져와달라고 부탁을 했다. 별다른 의심없이 민준과 좌자가 자리를 비우자 바로 자하를 노려본 남하노선은 그녀를 꾸짖었다.
"도대체 정신이 있는거니? 그 상황에서 선기를 써서 사람을 때리면 어떻게 하니?"
"하..하지만..그게...참을 수 없을 정도로 화가 나서...그..그리고 아..안죽었잖아.."
"안죽은게 중요한 게 아니라 선기를 그런 곳에 썻다는 게 중요하다는거야. 자꾸 그런 식으로 하면 신선 자격을 박탈당할 수도 있어.."
"응...미..미안.."
자격이 박탈당할 수도 있다는 예민한 말에 고개를 푹 숙인 자하는 미안하다고 말하며 민준과 좌자를 기다렸고 그가 차를 가지고 오자 옆구리를 세게 꼬집어버렸다.
'정말 저 녀석이..? 하아..'
이런 모습을 놓칠리 없는 남하노선은 또 다시 한마디 하려고 하다가 깊게 한숨을 내쉬며 차를 마시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빨리 인터넷을 연결해야지
하아..
orz...
기다려줘서 고마워요 다음주 중으로 인터넷이 설치될 것 입니다 하하
--------------------------
Mable Fantasm 2013-10-10 21:10 new
다들너무함....작가님도쉬어야죠....그러니 40대까지 작품완결내는걸로....흐흐흐흐흐흐
-〉 내일이라도 완결을..!
12유현이 2013-10-10 21:19 new
허허 그게무슨소리요? 요즘 60대까지는 청년이라던데? 60대에 완결ㄱ
-〉 노년 실업인가요...
히미가미 2013-10-10 21:24 new
응?? 다들 무슨 소릴하시는건가요?? 이 작품엔 완결이라는 단어가 없는데 왜 완결 얘기를 하시는거죠??
-〉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머나먼환상향 2013-10-10 21:50 new
세상의 유명한 여인을 전부 품기전엔 끝나지 않습니다!
-〉 전부 품으면 죽음..
이르히르 2013-10-10 22:12 new
결국 세계정복 월드하렘..?
-〉 그럴리가요
에로정원 2013-10-10 23:39 new
민준은 판타지세계로 갔어도 여복여난
-〉 여복 여난이라..기대된다
소드아트 2013-10-10 23:58 new
신선이 민준한테 간장막야 주면웃기겟당ㅋ
-〉 그거 받으면 짱 쌜려나요
Wind-HAWK 2013-10-11 01:36 new
지금 다시 정주행 중인데 이제 415화 보는중ㅋㅋㅋㅋㅋ 뭔가 새록ㅋㅋㅋㅋ 바쁘시고 힘드실텐데고생 많으십니다 ㅠ
-〉 정주행이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강철의혼 2013-10-11 02:33 new
눈을떠보니 마등이 -〉한수가. 옆자리에 마등이면 Ang 임 ... 반드시 수정되야함 ㅋㅋ
-〉 으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멈출수없다 2013-10-11 08:25 new
작가양반 오랜만이죠? ㅋㅋㅋㅋ 연참좀 달리라고 쿠폰 12개 투척하고감 ㅋㅋㅋ
-〉 오랜만이네요 감사합니ㅏㄷ.
다낚아상 2013-10-12 06:38 new
선술서 필요없이 신선을 습득하다니 역시 플레그 마스터 ㅋㅋㅋ 40대 완결은 좀 적다 50대가자 ㅋㅋㅋ
-〉 50대까지 이런 짓이라니..ㄷㄷ...
서량에서..있었던 일들..[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