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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량으로.. --> 생각보다 마등의 허락을 일찍 받아낸 민준은 서량에서 할 일이 없어졌다. 금방 돌아가려고 했으나 마등이 막아서는 바람에 몇일 더 서량에 남아있기로 했다. 술친구를 할 수 있는 상대가 생긴 것도 좋았으나 기왕이면 쓸쓸해 하고 있는 마휴까지 대리고 가라는 뜻을 모르는 바가 아니었던 그는 담배를 입에 물고 한숨을 푹푹 내쉬고 있었다.
"자꾸 생각한다고 답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그렇다면...그것 뿐이군.."
멍하니 생각해봐도 떠오르는 답이 없었던 민준은 마등에게 찾아갔다. 이곳에서 마음대로 행동하기 위해서는 사람들과 친해지는 것이 우선이고 그렇게 하기위해서는 술이 빠질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흠...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연회라,.,?"
"네 그렇습니다.. 모두가 한자리에서 같이 술을 먹는거지요..장인어른께서도 탁주를 좋아하시니 가능할 것 같습니다만.."
"나도 사냥에 돌아올 때나 전쟁에서 승리하면 그렇게 마실 때가 있다네..하지만 자네가 같이 어울릴 수 있겠는가..?"
"이렇게 겉도는 것 보다는 좋습니다."
"역시 남자답구만. 알았네 내 금방 자리를 마련함세!"
호탕하게 웃은 마등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민준도 고맙다는 듯 고개를 숙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훈련장으로 향한 마등은 오늘밤은 연회라고 소리치며 사람들의 기분을 들뜨게 만들었고 연회가 시작되자 마자 민준을 소개했다.
"이 놈이 나의 사위다! 모두 잘해주도록!"
"자..장인어른?"
"원래 남자란 강하게 커야 하는 법이지 크하핫.."
마등의 말이 끝나자 찾아온 사람들은 부러운 눈초리로 민준에게 술한잔씩 건네주었고 누군가가 술을 따라줄 때 꼬마주인이라고 말해버려서 어느센가 너도 나도 그렇게 부르기 시작했다. 필사적으로 막으려고 했지만 4명의 딸과 혼인을 한 민준은 서량의 주인이라고 볼 수도 있었기에 사람들은 계속 장난을 쳤고 마등 역시 싫지는 않은 듯 웃고 있었다.
"그러니까 그런 칭호는 그만하라니까요?"
"하지만 나중에 이곳의 주인이 되실 분인데...그래서 마초님은 어떻습니까....성격때문에 고생하셨을텐데.."
"고생요..? 뭐.. 같이 있고 싶다고 때쓰거나.. 달라붙어서 떨어지지 않을 때가 있지만...응?"
민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놀란 사람들은 술잔을 떨어트리면서 입을 쩍하고 벌려버렸다. 마등 역시 놀란 듯 순간 멍하게 그를 바라보다가 자세하게 설명하라고 말하였고 당황하면서도 민준은 천천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제멋대로였습니다만.. 한마리의 고양이 같다고 해야할지..제멋대로 행동하긴 하지만 제가 쓰다듬어 주면 기뻐하고..뭐,..그..그렇습니다만.."
"...미..믿을 수가 없군...허허.."
"그러게나 말입니다..이게 무슨.."
비위를 맞추기가 가장 힘든 것이 마초였던지라 그녀의 변화에 믿을 수가 없다고 했던 사람들은 금세 민준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물론 멀리서 술을 먹고 있던 마휴도 놀란 듯 술잔을 떨어트렸지만 절대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돌리고 술만 홀짝거리고 있었다.
"자 꼬마주인님도 한잔 하십시오.."
"전 꼬마가 아니지않습니까.."
"저희에 비하면 한참 어리지 않습니까.."
"윽....진짜.."
결국 포기한 민준도 술을 벌컥 벌컥 들이켰고 어느센가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었다. 민준과 조금은 어색한 것이 사라지자 거침없어진 병사들과 마등은 계속해서 술을 먹었고 하나 둘 그 자리에 쓰러지면서 연회의 끝이 보여갔다.
"역시 자네는 못당하겠구만.."
"저야..술꾼들과 술을 먹다보니...하하하."
"그렇구만..나도 슬슬 취기가 올라오니 그만 가보겠네.."
비틀거리며 일어난 마등이 자리를 떠나자 남은 사람들도 하나 둘 비틀거리며 방으로 돌아갔다. 자고 있는 녀석들을 깨우기에는 너무나도 많은 인원이었던지라 결국 모닥불을 만들어 그들이 감기에 걸리지 않게 만들어준 민준은 시녀들에게 지금 바로 치울 필요 없으니 들어가라고 말한 뒤 자신도 방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듀거랏!"
"으엇..뭐..뭐여.."
"듀..듀..것...히끅..."
"너..어..얼마나 마신거냐.."
"시..시꾸랏...어..언니들을..듀..듀거랏..."
제정신이 아니였던 마휴는 나뭇가지를 가지고 민준을 공격하며 죽어라 라고 하는 말만 반복할 뿐이었고 휘청거리는 그녀를 잡아주자 그대로 잠에 빠졌다. 이대로 두고 갈수도 없었던지라 그녀를 업고 움직일려고 했으나 깰때마다 죽어라 라고 하는 말을 한복하며 머리를 잡아당기거나 목을 조르는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이건 도대체 어떻게 해야하나.."
-알아서 하기 바람.. 나도 모르겠음..-
"에효..케켁.."
"냔 졀대 인정 모하니까!! 듀거랏!!"
최대한 그녀가 깨지않게 움직인 탓에 꽤 오랜 시간이 지난 민준은 침상에 조심스럽게 눕혀둔 뒤 이불을 덮어주려고 했다. 그 순간 몸을 일으키며 죽으라고 소리친 마휴덕에 머리가 정통으로 부딪혔고 이번 것은 민준 역시 버티기 힘든지 머리를 부여잡고 바닥을 뒹굴었다.
"후냥..."
"이..이런 젠장할..."
힘겹게 일어난 민준은 그녀가 깨지않게 조심하며 방을 나갔고 기절하듯 잠든 마휴는 아침 일찍 눈을 뜨자 머리가 지끈 거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도대체 어제..얼마나..마신거야.....아흐.."
조심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난 그녀는 계속 지끈거리는 머리때문에 결국 식사는 방에서 한다고 시녀에게 말한 다음 침상에 누워버렸다.
민준 역시 머리에 큰 혹이 났지만 혼기의 경의로운 치유력덕에 아침에는 붓기가 가라앉을 수 있었다. 숙취 역시 거의 사라진 뒤였기에 숙취에 고생하고 있을 병사들을 위해 서둘러 훈련장으로 향했다. 전날 귀뜸해둔 덕일까 아침식사를 만들어두지 않은 시녀들은 자신이 말한대로 재료를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었고 병사들도 머리를 잡고 반 시체처럼 쓰러져있거나 앉아서 멍하니 있었다.
"그러게 적당히들 마시지 그럤습니까.."
꼬마주인님 덕입니다!! 으엑..."
"속도 안좋은 분이 소리는 왜 지르십니까..어휴..잠시만 기다리십시오.."
시녀들이 물을 끓이며 기다리고 있던 덕분에 금방 음식을 만들 수 있게 된 그는 속이 확 풀릴 수 있게 고추를 대량 투하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냄새가 강렬하게 바뀌었다.
"콜록 콜록..이쯤이면 되겠고...여러분들 볶으실 때 고기를 먼저 넣고 하셔야합니다?"
그의 말에 시녀들은 조금 작은 냄비에 고기를 넣고 볶기 시작했다. 고기의 고소한 냄새가 나자 사람들은 다시 한번 미소를 짓고 있었고 민준은 충분히 볶아낸 고기에 무와 파를 듬뿍 넣은 뒤 자신이 만든 국물을 넣었다. 톡 쏘기만 했던 냄새는 어느센가 맛있는 냄새로 바뀌었고 얼마전에 민준표 국밥을 먹은 적 있던 사람들은 입안에 고이는 침을 참지못하고 하나 둘 일어나기 시작했다.
"꼬마 주인님 언제 주시는 겁니까. 기다리다가 죽겠습니다."
많은 량을 하다보니 꽤 걸리는거예요 조금만 참아주세요."
모든 솥이 끓기 시작하자 준비해둔 그릇에 듬뿍 국을 퍼담아준 민준은 배급을 시작했고 멀리서 이 광경을 바라본 마등은 흡족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비축해둔 고기가 아깝긴하지만 병사들의 사기가 오른 모습을 보니 정말 좋은 선택인 것 같구만.."
"그렇습니다.. 저 분이 대단한 것은 연회를 그렇게 허울 없이 여는 것도 힘든데 술때문에 고생한 장병들에게 직접 음식을 만들어주고 있으니.."
"그렇지. 원래라면 생각없이 술 먹었다고 징계를 받아야할 때지만....그러고보면 이번에 제비뽑기에서 당첨된 운나쁜 녀석들은 어찌되었나.?"
"불평은 하고 있습니다만. 내일 꼬마 주인님과 술자리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니 크게 불만을 가지지는 않았습니다."
"역시 대단한 녀석이야.. 마초가 바뀔만해 크하핫...이제 마휴만 저녀석에게 반하면 좋을텐데.."
"태수님은 딸들을 전부 한사람에게 시집 보내실 생각이십니까...."
"될 수 있으면.. 한수녀석도? 이건 농일세 하하핫"
농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본심이 담겨있던 탓에 노인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절레 절레 흔들었다. 하지만 그분들이 선택한 남자가 놈팽이는 아니라는 것을 잘 알게 되었기에 흐믓하게 웃으며 민준을 바라보았다.
"어찌 나를 보는 눈과 저 놈을 바라보는 눈이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소?"
"그거야...마등님이 워낙....아닙니다.. 그리고 한수님이 그렇게 쉽게 넘어가실거라고 보십니까?"
"두고보면 알겠지..크큭.."
"만약..그렇게 되면 따님들이 화내지 않겠습니까..?"
"그건..그때가서 생각하지.."
거기까지는 생각해본 적 없다는 듯 식은땀을 흘린 마등이었으나 마휴와 한수에 대한 것은 포기하지 못한 듯 강하게 주먹을 쥐며 민준을 바라보았다. 이런 시선을 느낀 것인지 그는 국밥을 한그릇 쏟아버리고는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학원에서 이렇게 한편..
내일은 휴일이니 어떻게 소설 열심히 써서
만회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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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나먼환상향 2013-10-05 08:04 new
표지가 오랫동안 없따?
-〉 그리고 싶은데 아직 실력이...
에르빈츠 2013-10-05 08:04 new
마휴 한수 백호 얻으면 몇명이죠..
-〉 .....저..음..몰라요?
강철의혼 2013-10-05 08:50 new
이름만 나열해도 즐거운 플래그
-〉 플래그는 무슨.. 그만둬..
히미가미 2013-10-05 09:09 new
역시 이 작품은 올해 안에 끝나긴 무리...
-〉 ...아직 2달 남음..ㅠ.ㅠ
딜리버 2013-10-05 09:20 new
히미가미님 올해안에 완결은 무리라뇨. 작가님 돌아가시기전에는 무리죠.
딜리버 2013-10-05 09:22 new
진정한 1+1은 돌아가는 길에 오두미교 장로를 겟하는 것. 마등세력 먹는김에 오두미교도 냠냠
-〉 그게 무슨소리요.....그런데 오두미교는 뭐져
세이클 2013-10-05 09:45 new
원고료 20개 투척!
-〉 헉 20개라니 감사합니다.
글레이시아 2013-10-05 10:07 new
조조군이 뒷수작 부릴려다 민준표 플래그~~
-〉 그건..일단 돌아갈 때..해야죠
12유현이 2013-10-05 10:53 new
BE A 시체! YEAH!
-〉 비아시체?
Mable Fantasm 2013-10-05 14:21 new
서량들리고 복귀하다가 조조군이랑 조우!!
-〉 ㅋㅋㅋ 만나면 큰일날듯
다낚아상 2013-10-05 16:57 new
조조가 수작부릴때 자하와 제갈근이 와서 알려주고 조조군 플레그 성립!!
-〉 음..그렇게 되면 더 재미없을지도..?
잉ㅋ여ㅋ 2013-10-06 02:25 new
백호의 성격이라...민준을 사랑함? -미래 시점 기준
-〉 어떤 성격으로 할지 고민중이라..
물의초롱 2013-10-06 16:44 new
2주라니...작가양반...뜸해지시면 아니되오!
-〉 살짝 뜸해졌네요..헤헤;
서량에서..있었던 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