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35/1909 --------------
<-- 어른이 되고 싶은 남자.. --> 늦은 밤 도저히 잠이 오지 않았던 민준은 자리에서 일어나 담배에 불을 붙였다. 요술서에게 말을 걸어도 계속 기다리라는 말만 할뿐이라 해결책이 떠오르지 않아 창문을 열고 밤하늘을 올려다보다 좌자가 준 구슬이 기억 나 품안에서 꺼내자 투명한 색이었던 구술은 새카맣게 물들어 있었다.
"이런 걸 보면 몸에는 별 다른... 응?"
새카맣게 물들어 있던 구슬이 반짝 거리며 빛을 내자 검은색은 점점 회색으로 바뀌었고 그에 따라 몸에서도 연기가 조금씩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시작...인가봄..-
"드디..컥...이...끄악...이거..뭐..뭐냐.."
몸에서 나는 연기가 뚜렷해 질 수록 고통의 강도가 심해지자 그 자리에 쓰러져서 움직이지 못한 민준은 요술서를 욕하고 싶었지만 이런 것을 다 알고 있었다는 듯 요술서는 차분하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주인의 몸이 원래대로 돌아가는 것은 좋은 현상이지만 몸안의 그릇이 커지면서 내 요기가 어릴때보다 많이 흘러들어가고 있음. 그러니 이.. 알수없는. 아니 그냥 혼기라고 칭하겠음.. 이 혼기는 선기를 융합하려고 하는 것이고 그 사이에 생기는 고통인 것임.-
"...크헉...으갸악..."
-원래 섞일 수 없는 두개의 기가 섞이는 것인만큼 엄청난 고통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임. 하지만 내가 아무 말 못한 이유는 어려졌을때도 비슷한 고통을 느꼇기 때문임.. 그때는 기절해 있던터라 그 기간이 늘어난 것이었지만..죽지는 않으니 버티기 바람..-
뭐라고 열심히 설명은 하고 있었지만 고통때문에 정신 없었던 민준은 주마등을 겪으며 알수없는 말을 내뱉았고 그 사이 민준의 기억을 조금이나마 읽을 수 있었던 요술서는 어째서 민준이 혼기라는 새로운 기를 만들어냈음에도 죽지 않고 살 수 있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풀렸다.
-....주인도 참..-
주마등이 지나갈 수록 요술서도 민준의 머리속에 있는 기억을 몇개 더 훑어볼 수 있었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과 민준이 살던 곳에 대한 궁금증이 급격하게 생겨나 버렸다.
서서히 연기가 멎은 민준은 고통이 사라지는 것을 느끼며 그 자리에서 기절하듯 잠에 빠졌고 밤 늦게서야 눈을 뜰 수 있었다.
"...뭐야.. 안커졌잖아 이새끼야!!"
-주인.. 진장하고 내 말을 들어주기 바람... 진지한 이야기 임..-
"개소리면 진짜 죽여버릴테다.."
-어떻게 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예전에는 읽을 수 없었던 기억을 단편적으로 나마 읽을 수 있게 되었음.. 그래서 잠시 막아둔 것임..-
".....뭐 임마? 그거랑 이거랑 무슨 상관이야?!"
-그러니까 지금부터 설명한다는 것이잖음.. 솔직히 그 기억을 보고 나니 주인이 살던 곳이 어떤 곳인지. 궁금해졌음. 그래서 말인데.. 지금부터 딱 하루동안만 주인이 살던 곳에 다녀오면.. 안되겠음-
뜬금없이 부탁하는 요술서의 말을 듣자 어이가 없긴 했지만 요기로 막은 것은 단 하루뿐이니 가지 않아도 하루가 지나면 커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된 민준은 이 즐거운 제안을 거부할리가 없었다. 하지만 단 한가지 문제가 되는 것이 있다면 자신의 정체를 들키지 않는 것인가에 대한 불안함 이었다.
-후후... 그런 것이라면 괜찮음. 내가 요기로 막아버려서 기척도 꼬여있는 상태니.그럼 출발 하겠음!-
원래라면 선인들의 동의를 구한 뒤에 가야하는 일이었지만 자신이 보았던 그 기억들에 대해 확인하는 것을 우선시 한 요술서였기에 아무 말 없이 현세로 몸을 옴긴 것이었다. 물론 확인이 끝난다고 해서 선인들에게 말할 생각은 없었지만 좌자 역시 민준이 아플 것을 알고 있는 눈치여서 그를 어떻게든 구워삶아 보겠다고 다짐한 것이다.
"...이 망할 놈이..생각이 있냐? 지금 시간이 몇신데...."
-괜찮음. 어짜피 주인은 졸리지도 않잖음? 어서 빨리 집으로 찾아가 보기 바람!-
집에서 5분거리에 있는 공터에 온 것은 좋다고 생각했지만 이 늦은 시간에 찾아갔다가는 가출한 아이로 생각하고 경찰서로 맞겨질게 뻔했기 때문에 혹시 몰라 어릴 적 만들어 두었던 비밀기지로 향했다.
공터 구적에 있는 나무 밑을 둘러보자 아직 무너지지 않은 것인지 비밀기지로 향하는 문을 발견할 수 있었고 들키지 않게 안으로 들어갔다. 6살때 만들었던 것치고는 꽤 아득했던 공간에 만족감을 느끼며 눈을 감자 요술서는 황당해서 말을 하지 못했다. 기억으로는 읽었지만 직접보니 그 어린 나이에 무슨 생각으로 이런 기지를 만들었는지 감이 안잡혔기 때문이었다.
"후.. 일단 억지로라도 자고.. 아침 일찍 가봐야겠다."
눈을 감은 민준은 금방 잠이 들었지만 아침 7시가 되자 칼같이 일어나서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비밀기지를 나왔다. 그리고는 문구점에 들러 편지를 쓴 후 집으로 찾아가자 앞에서 기웃거리고 있는 지혜를 볼 수 있었다.
"어라..저녀석.."
"저..르네 언니. 혹시 민준 오빠.. 아직 소식 없나요?"
"그게.. 아직 없네요.. 정말 오라버니도... 이런 아름다운 분을 기다리게 하고.. 혼 좀 나야겠어요."
"그..그러지 마세요. 또 어디선가 이상한 것에 쫓기거나 탐험 중일테니.. 전 그만 가볼게요.."
후다닥 그 자리를 떠난 지혜에게 잘다녀오라고 말한 르네가 다시 마당을 쓸고 있자 머리를 벅벅 긁으며 찾아온 지수는 주변을 슬쩍 둘러보더니 한숨을 푹 내쉬었다.
"지혜 왔다갔어?"
"네. 방금전에 왔다 가셨는데.. 민준 오라버니의 소식은 아직 없어요.."
"누가 그런 생각 없는 놈 걱정을 한다고 그래? 난 지혜가 걱정이라 찾아온 것 뿐이고.."
"네.네. 그런걸로 해..어머.. 무슨 일이니..?"
"아...안녕하세요..그게 아까 심부름을 좀 받아서 이..이거..."
들키지 않기를 빌며 편지를 건네자 자신이 민준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듯 지수는 그 편지를 낚아채듯 가져가서는 읽으려고 했지만 어느센가 르네에게 빼앗겨 버렸다. 아쉬움이 가득한 표정이었지만 르네는 다른 분들도 소식을 들어야하니 모두 모여서 봐요..라고 말했던 통에 지수는 지혜에게 전화를 걸 수 밖에 없었다.
"어..언니 저 강의 중인데.."
"민준이 소식 왔는데?"
"네!? 뭐..뭐라구요? 교..교수님! 저 아파서 오늘 조퇴 하겠습니다!!"
"그..그러게나.."
깜짝 놀란 교수가 허락해주자 짐을 부랴 부랴 싼 그녀는 강의실 문을 열고 밖으로 뛰어가버렸고 그 모습을 본 남학생들은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다. 대학교의 여신이라고 불리는 지혜가 저렇게 허둥대는 이유는 어릴 적부터 좋아했던 그 망할 놈의 소식이 들어왔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그런 이상한 남자를 좋아할리 없다고 생각하며 웃어넘겼지만 지혜의 생일날 몰래 휴가를 나와 서프라이즈로 찾아왔을때 그녀의 표정은 자신들과 있을때와는 너무나도 달라보였기에 피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언니! 그게 진짜예요? 오..오빠 소식 왔어요?"
숨을 헐떡이면서 문을 연 지혜는 신발도 벗지 않고 지수를 찾았고 르네가 진정을 시키며 자리에 앉히자 그제서야 주변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편지를 잡고 있는 소년이 눈에 들어왔다.
"이 소년에게 있는건가요?"
"그래요.. 하지만 저희들 사이에서도 싸움이 심해서 그 아이가 읽어주기로 했어요.. "
지수는 언제나 있는 일이라는 듯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자 지혜는 알 것같다는 듯 생긋 웃어보이며 민준에게 글을 읽어줄 것을 부탁헀다. 편지를 뜯고 헛기침을 하자 자신을 바라보는 수많은 시선들에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끼며 입을 열었다.
"지금 바로는 돌아갈 수 없지만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하지마."
"....끝..인가요?"
마땅히 할 말이 없던 민준이 고개를 끄덕이자 짜증니 난 것인지 르네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고 그게 무슨 뜻인지 잘 알고 있던 그로써는 소름이 돋는 것을 애써 숨기져 그녀의 곁에서 살짝 떨어졌다.
"하아.. 진짜 저번에 전화오셨을때도 그렇고.... 지금 장난하시는건지.."
"자..잠깐 잠깐.. 전화라니? 우린 그런 소리 들어본 적 없는데?"
"아..그게.. 갑자기 전화오셔서...말씀 드릴 경황이 없었어요.."
"르네! 제대로 설명해!"
소리를 지르는 여인들을 피해 지수는 민준을 밖으로 안전하게 옴겨주고 편지를 받았다. 물론 뒤따라온 지혜때문에 싸우기는 했지만 들키지 않았다는 것에 안도감을 느끼며 그 자리를 벗어나려는 순간 뒤에서 누군가에게 목덜미를 잡혀버렸다.
"이 망할 아들놈 같으니.. 뜬금없이 찾아와서는 이 아비에게는 아무 말도 없이 떠난다는거냐?"
"아버지라니. 전 그런 사람이.."
"시끄럽다 이 멍청한 놈아.. 내가 아들 놈 하나 구분 못할 줄 아냐? 게다가 네놈이 르네와 다른 녀석들을 대리고 왔을때도.."
"아..아버지 그만하세요.. 그 말은 하면 안되요.."
"쯧.. 몸은 왜 그렇게 작아진게냐... 또 예전처럼 이상한 짓하고 있는건 아니지?"
역시 그 아버지의 그 아들이라고 했던가 눈치 하나는 쩔어주는 민준의 아버지는 대강 민준이 처한 상황이 어떤 것인지 알고 있다는 듯 한심하게 바라보다 그의 뒤통수를 후려갈겼다.
"으악.. 갑자기 아들을 이렇게 때려도 됩니까?!"
"시끄럽다 이 빌어먹을 아들놈아.. 경수놈에겐 무슨 말을 해야할지..네놈때문에 하루라도 편한 날이 없다!"
지혜와 지수의 아버지였던 경수는 어릴 적부터 민준을 아들보듯이 대하긴 했지만 공과 사는 구분하시는 분이어서 놀러갈때마다 지혜나 지수는 넘볼 생각도 하지 말라고 하셨다. 하지만 나이가 먹어도 마음을 바꾸지 않는 지혜와 지수 덕에 두손 두발 들어버렸고 아주머니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게 되었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르네나 다른 녀석들이 찾아왔으니 아버지 입장에선 좋을리가 없었고 또 비슷한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뒤통수를 후려갈긴 것이었다.
"아무튼. 저 가보겠습니다. 저녀석들에겐.. 저 비밀입니다?"
"...빨리 꺼져라.그리고 다음번엔 다시 원래대로 커져서 돌아오고."
쿨하게 보내버린 민준의 아버지는 담배를 입에 물었다가 경수의 부인이 담배를 싫어하는 것을 생각해내고 입에 물고 있던 담배를 버리고 옆에 붙어있는 그의 집으로 찾아갔다.
========== 작품 후기 ==========
드디어 어린 시절이 끝났습니다.
많이 지루하셨죠..?
그리고 현실 세계에 있는 떡밥을 많이 안푸는 이유는 이 소설 끝나고 2기를 적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적는다고 해도.. 많은 설정을 해두면 머리 아플 것 같아서요 ㅋㅋ
..ㅋ..........
도망쳐!
-----------------------------------------
히미가미 : 혹시... 현실에서 작가님도 The Flag Master???
-〉 아니지요...
곰방대천진 : 다시 커지는구나~
-〉 네 다음화에서요..
gloryk : 드뎌
-〉 오래 기다렸습니다.
도끼천사야 : 에이 2틀더걸리잖아요 ㅠㅠ 언능언능 제갈근이왜 량이따라감 ㅠㅠ 민준따라가야지 ㅠ
-〉 헤헤헤..
김불곰 : 제갈근은 데려오지....흐어 근데 나중에 촉나라 혼자남으면 불쌍하겠네
-〉 촉나라에 혼자 남을리가 없잖아요?
강철의혼 : 관우가 아니라 유비로 적으셨음니 버였다-〉 버렸다. 오타부분임니
-〉 과자를 준 것이나 같이 가자고 한 것에 대한 것이면 유비 맞습니다. 원래 유비가 어린 아이들이랑 잘 놀아주니까요..
ChaosY : 그러게 빨리 되돌렸으면 됐지 않나...
-〉 에이.. 기껏 작아졌는데..
12유현이 : .....hurry up
-〉 무시무시한 소리다.
kiscezry : 주인공의 어릴때라.....그러고보니 주인공 까먹고 있었는데 전역을 앞둔 말년병장이었지.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원상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