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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틀려버린 계획 --> 가후의 이야기를 전해들은 순우경 또한 고순의 일을 알고 있었기때문에 흔쾌히 승낙을 하였고 나머지 사람들도 정해지면 알려달라고 하고는 그 자리를 뒤로 하였다.
"어이구...죽겄네....기령님 그렇게 진심을 담아 때릴줄은..."
괜히 잘못말했다가 죽을뻔한 순우경은 몸을 질질끌면서 방으로 들어가자 다행히 민준은 없었다. 만약 민준이 있었으면 또 한바탕 욕먹을지도 몰랐기때문에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고는 침대에 쓰러졌다.
"몸이 너무 아프네..."
일단은 계획을 들은만큼 그 전까지는 몸이 괜찮아져야되겠다는 생각에 오늘 하루는 방에서 푹쉬겠다고 마음을 먹었고 이내 잠에 빠졌다.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한 병사가 조심스럽게 이야기하였지만 순우경은 잠에 빠져 아무말도 하지못하였고 조심스럽게 방문을 연 병사는 그것을 보고 다행히 힘을 안써도 된다는 듯 한숨을 쉬고 그의 방을 나왔다.
"응? 무슨일이냐 넌.."
"아..민준님이십니까..기령님이 보내서 왔습니다."
잠시 방에 있는 책을 찾기위해 왔던 민준은 마침 방에서 나오던 병사와 마주첬고 병사는 자초지종을 설명하였고 민준도 알았다고 하고는 수고했으니 이만 들어가라는 말을 전하고 병사와 헤어졌다.
"흠..이놈..오늘 술한잔 사줘야겠구만.."
아무리봐도 어제 일은 자신이 말을 잘못한것도 있고하니 술한잔 사주면서 이야기라도 해주지않으면 계속 비꼴지도 모르니 밤에 대리고 나가겠다고 다짐을 하곤 순우경이 깨지않게 조용히 방에서 책을 가지고 나왔다.
"형님...어떻게 그렇다고 그런 말을 하실수가 있습니까?"
훈련이 끝나자마자 기령에게 필요하면 선술집에 가있을테니 찾으러 오라는 말을 남기고 자고 있는 순우경을 깨워서 끌고나왔다. 처음에는 몸이 아프다느니 어떻게 되었다느니 이런 소릴 하던 순우경이었지만 오늘도 민준이 쏜다고 하는 말을 듣고 바로 멀쩡하게 걸어서 술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런 말을 한건 너지..내가 가후한테 죽을뻔한건 생각안하냐?"
"하아..형님..가후누님은 응석부리면서 꼬집었지않습니까..기령님은..아닙니다 한번 보셨어야 합니다."
기령의 새로운 면모를 보았다는 듯 몸을 떨면서 이야기하자 민준은 피식 웃긴했지만 어떻게 가후가 누님이냐고 물어볼려고 했지만 괜히 또 이상한 소리할까봐 그만두고 술집으로 들어갔다.
"이런 빌어먹을 새끼를 봤나!?"
술집에 들어가자마자 화려하게 한바탕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고 한남자가 두둘겨맞고있었는데 왠지 다른 사람들은 전혀 말리고 있지않았다.
"어..? 아저씨?"
민준은 신경을 안쓸려고 했지만 욕지꺼리를 내뱉으며 한 남성을 두들겨패고 있는 남자는 다름아닌 교현의 집에서 자신을 때렸던 그 아저씨였다.
"아니..자네는....."
쓰러진 남자를 더이상 바라보지도 않고 꺼지라는 말을 한마디하고는 다시 자리로 돌아가가면서 민준에게도 같이 권하였다.
"같이 앉게나..아...아니지 앉으십시오 라고 해야겠군요.. 계급이 더 높으신데 흥분해서 제가.."
"에이..저도 원래 평민 출신이었는데 그런걸 따져서 뭐하게요? 그리고 지금은 그냥 술마시기 위해 동생 하나 끌고온 엉덩이 아픈 청년입니다?"
민준의 말에 화가 풀린 것인지 껄껄 웃으면서 앉았고 다른 남자들에게도 이만 됫으니 각자 마시던 술이나 다시 마시라는 이야기를 하자 주변에 몰려있던 남자들도 다시 자리로 돌아갔으며 쓰러져있던 남자는 피를 흘리며 비틀비틀 걸어가다가 민준을 보고 눈이 확 떠졌다.
"네..네놈은....큭.."
하지만 민준은 기억이 안나는지 누구요? 라고 물어보자 몇초간 노려보더니 비틀거리며 술집을 나가버렸다.
"쯧..저녀석도 참...아 기억안나는가? 자네 신분 확인했다가 거하게 한방터트리게 된 계기를 마련한 그 놈일세.."
"아..그렇습니까? 그런데 어찌하여.."
민준이 계속해서 하대하지않으면 교현의 집에 찾아가서라도 귀찮게 할거라고 이야기하자 웃으면서 거 사람참.이라는 말과 함께 마지못해 다시 말을 놓았고 민준에게 그 뒤의 일을 이야기해주었다.
"어쩌기는..맨날 대교님 소교님 보겠다고 오는 놈들 등처먹고 하던 녀석이었으니 잘 생활하겠는가? 쫓겨나고 나서 하루가 멀다하고 교현님을 찾아와서 사정을 하였지.하지만 교현님이 받아줄 생각이 없다는 것을 알자 언젠가 복수할꺼라는 이야기를 남기고 떠났네만..오늘 수고한 녀석들이 있어서 술 한잔 사줄려고 왔더니 저녀석이 행패를 부리는게 아니겠는가? 무슨 대교님과 소교님은 자신이 없으면 안된다느니 그녀들을 지켜줄사람을 자신이라느니 뭐 이런 소리를 하다보니 그만하라고 했지만 나중에 어떻게든 결혼해서 여기있는 우리들을 자신의 발을 핥게 한다나 뭐라나..그래서 그랬던 거지.."
아저씨의 장대한 이야기가 끝나고 나자 고개를 끄덕이면서 저 사람도 참..이라고 이야기는 했으나 민준은 문득 이 아저씨가 도와준다면 괜찮지않을까 하는 생각에 순우경을 바라보았고 순우경도 이사람이라면 괜찮다고 하는듯 고개를 끄덕였다.
"아저씨 저희 한번 도와줄수있으세요? 아저씨라면 강동이교때문에 고생도 많이해서 성격 고치고 싶다고 생각하셨을텐데.."
"그건 그렇지..저런 녀석들이 안생기면 좋겠다고 한게 한두번은 아니니.."
민준은 그 말에 눈을 반짝이면서 조용히 그 계획에 대한 것을 이야기하였고 듣고있던 아저씨는 처음에는 흥미롭게 듣다가 이내 실망한듯 고개를 저었다.
"자네..사람이 그렇게 쉽게 바뀔꺼라고 생각하는가? 내가 모시고 있는 분의 자녀분들이지만 저렇게 된지도 꽤 오래되었는데 그런 짓을 한다고.."
"아닙니다..제가 하고 싶은 말은 그녀들이 바뀌고 안바뀌고가 아니라 요는 계속해서 자신을 좋아해주는 사람들을 이용하다보면 위험에 처할수도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워줄려고 하는것입니다."
민준의 말에 아저씨라고 불리는 남자는 흔쾌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하였고 자신의 이름은 종언이니 부를거면 종언아저씨라고 불러달라고 부탁하였고 민준은 꺼리낌없이 종언아저씨 잘부탁합니다 라고 하며 웃었다.
"여기 술한잔 드시지요.."
"...누구신지?"
이야기가 다 끝난 것을 보고 한 여인이 민준과 주변인물들에게 술을 한잔씩 따라주었고 민준은 이사람이 누군데 우리 술을 주는걸까 라고 고민을 하고 있자 저 안쪽에서 금방 만든 따끈따근한 술안주를 보기좋게 내려놓고는 말했다.
"자네들이 오면 내 딸아이를 소개시켜준다고 하지않았는가? 화련이라고 하네 인사하게"
"아..그렇습니까? 꽤나 이쁜 분이시군요. 안녕하십니까..민준이라고 합니다..아 그리고 직책은 뭐 신경안쓰셔도 딥니다 지금 저는 여기에 직책은 때어버리고 왔으니까요"
민준의 말에 화련이라는 여인은 재미있다는듯이 웃으면서 잘부탁한다고 하였지만 아쉬운 것은 정말 아름답긴했으나 민준의 주변 인물들이 워낙 화려하게 이쁘다보니 조금은 수수해보이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문득 민준은 그런 화련을 유심히 관찰하더니 씨익 웃고는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이곳에 있다보면 이런 저런 사람들 만나지않습니까? 제 동생 놈이 여자만 만나면 말을 잘 못하니 좀 도와주실수있겠습니까?"
민준의 행동에 화련이라는 여인은 깜짝놀라 민준을 바라보다가 무슨 말인지 알겠다는듯 고개를 끄덕였고 민준은 잘부탁한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옆에 있는 순우경은 이제 하다못해 술집 딸까지 건들이는것이냐는 눈으로 민준을 바라보았다.
'훗..네놈이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만 한번 고생해봐라 요놈아..'
민준의 생각을 알지못하는 순우경은 역시 이 형님은 전생에 나라를 구해도 몇번을 구했을꺼라고 생각하면서 술을 홀짝이다가 어디 주도없게 혼자 먹냐면서 민준에게 뒤통수를 맞아버렸다.
한편 밖으로나온 사내는 술집 뒷편에서 아까 만난 그 남자를 생각하며 욕지꺼리를 하였다.
"빌어먹을 새끼..그놈만 아니었으면 아가씨들이랑....아니 내가 이꼴은 아니었을텐데..용서못한다..개같은 놈.."
아픈 몸을 이끌고 털석 주저앉은 남자는 다시한번 그 청년의 얼굴을 되새겼다. 두들겨맞은것이야 자신이 술때문에 그렇다고는 하지만 지금 자신은 이렇게 빈털털이가 되어 어딜가도 무시받고 있는데 그 청년은 아무렇지않게 웃으며 놀고 있었다. 그것이 정말 싫었다.
왜 하필 자신만 이렇게 나락으로 떨어지고 그 청년은 그렇게 웃을수 있는 것인가..게다가 소문을 들어보니 강동이교의 뺨을 때렷다는 소리까지 들려왔다. 하지만 멀쩡했다. 어째서 맞은 이는 이렇게 힘들어하고 때린 이만 잘나가야하는가. 그것이 너무 분했다.
"그래..이대로 끝낼순없지..강동이교는 내꺼야..내꺼라고 네놈따위에게 줄순없지..기다려라..내가..너희를 구원해줄테니.."
남자는 다시 한번 강동이교를 생각하며 몸을 일으키고 불편한 몸을 빨리 낳아야겠다고 다짐하고 비틀거리면서 어디론가 움직였다.
뒤틀려버린 계획[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