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삼국지 연희-118화 (118/1,909)

-------------- 118/1909 --------------

<-- 훈련 훈련 훈련 --> 한껏 바보 취급받고 교육이 겨우 끝난 민준은 방에 도착하자마자 그자리에서 쓸어지듯 침상에 누웠다.

"이대로는 안된다.."

여포에게는 몸이 고생이고 전풍과 가후에게는 머리가 고생이었는데 여포쪽이야 어떻게든 가망은 있었지만 전풍이나 가후쪽은 전혀 가망이 없어보였다.

"수학을 하는것도 아니고 이건 무슨..화계라던지..뭔..."

군대에 있을때 배웠던 것과는 전혀 다르니 머리가 아파왔다. 특전사에서 배운 것들은 자신의 몸을 최대한 숨겨 몰래 가서 1:1 아니면 2:1인 상황에서 최대한 빠르고 조용하게 처리하고 정보를 캐낼수있다면 캐낸다 뭐 그런거였지만 여기는 그런게 필요없었다 수백대 수백이 싸우는 곳에서 불을 붙이거나 돌이 떨어지거나 아무튼 뭐 그런게 있다고는 하는데 하나도 못알아먹는게 문제였다.

"일단은.그러니까...."

역시 하루종일 두들겨맞고 공부를 하다보니 이제 정신력의 한계가 온건지 결국 기절하고야 말았다.

그렇게 일주일을 미친듯이 두들겨 맞고 공부를 하고 그런 지옥같은 생활을 하다보니 여포의 공격을 조금은 피할수있게 되었다.

"역시 매가 약이라니까?"

".....내가 진짜 넌 꼭 한대는 때리고 만다"

여전히 가까이 가는 것은 무리지만 그래도 첫날보다는 한걸음 정도는 가까워져서 다행이다 했더니 더욱 악랄하게 공격해서 몸을 강하게 만들어주고 있긴했지만 마음에 안드는 것은 매일 이렇게 당하기만 하는 것이었다.

"히힛..여기까지오면 한대 때리게 해줄게 와봐"

와보라곤 했지만 사실 지금 들어가면 또 몇미터를 날라갈지 뻔히 알고 있기때문에 편법이라도 써볼까 고민을 했지만 사나이 김민준 정정당당하게 다가가기로 마음 먹었다.

"하아..하아....역시..실력차이가 꽤..나는거죠?"

"후우....그럴리가 있나요? 조운의 경우는 실력보다는 위기상황에서 대처할수있는 능력이 없다보니까 그런겁니다..저만 봐도 이곳이나 이곳에 상처가 심하게 난것 보이시죠?"

지친 기색이 역력한 조운이 잠시 쉬어가자는 뜻에서 이야기를 꺼내자 장료도 그 뜻을 헤아렸는지 창을 거두고는 옆에 앉아 여러지를 이야기했지만 정말 조운은 눈에 뛰게 성장하고 있었다. 자신은 단련시켜준다고는 했으나 기본기가 탄탄한 조운이었기에 진짜 전장이었으면 죽었을만한 치명적인 공격들까지 섞어서 공격했지만 운이 좋아 피할때도 있었고 맞을때도 있었지만 점점들어 피하거나 막을수가 있게되었다. 물론 거기서 반격을 가하면 자신이 위험하게 되지만 아직까지 그런 결정력이 조운에게는 많이 부족한듯 싶었다.

"헤에..정말 잔잔한 상처들이 많네요..? 그러고보니 고람도 얼굴에 큰 상처가 있고.."

"그렇지요 전장이라는 곳은 다 그런 곳입니다. 그래서 제가 가장 질투나는게 여포지요..그렇게 전장의 최선봉에 서면서도 상처하나 없는 깨끗한 몸이라니...."

여인들 특유의 대화가 시작되면서 조운의 몸에 난 상처까지 본 장료는 역시 남자들은 깨끗한 몸을 좋아하는거겠죠? 라면서 한숨을 쉬는데 저 멀리서 민준이 날라왔다.

"으이구...넌 언제까지 여포한테 날아다닐거야? 좀 반격해봐"

"이건 어쩔수없는거야..사람이 아닌 녀석이랑 싸우고 있는데 그게 가능하겠어? 그리고 장료..음 뭐 날 싫어하는건 알겠는데 옆에 왔다고 그렇게 경계하지말아줄래? 부담되거든..하핫..아..그리고 이건 개인적인 취향이겠지만 난 그런 상처난 여자 싫어하지않아 노력한 증거잖아? 오히려 아름다운걸?'

"아름..무슨 소릴 하시는겁니까 당신은!?"

장료가 얼굴이 빨개져서 소리치자 이만 사라지겠어! 라고 하더니 다시 여포에게 뛰어들다가 날라갔다.

"하아..저사람에겐 진심이란 없는건가요? 정말 사탕 발린 말만.."

"아니 저게 진심이죠 저녀석은.. 고람이 얼굴을 안가리고 다니는 것도 저녀석이 왜 이런 아름다운 얼굴을 감추냐고 했다나? 참 대단하지않아요? 게다가 고람에게 그말을 한게 원소가 몰래 미행을 붙였다가 산에 고립되었을때 정말 아무것도 모를때 그런 이야기 했다던데요?"

도대체 정신이 있는 사람일까? 자신을 미행하던 여자에게 산에서 같이 고립되었다고 이야기하다가 아름답다니..그게 말이나 되는 소린가 싶어서 점심쯤에 고람에게 들려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여포에게 날라가길 수십번 드디어 아침 훈련이 끝나고 식사시간이 찾아왔지만 민준은 그것보다 더욱 중요한 동탁을 찾아다니고 있었다.

"동탁~ 어디있냐~ 마귀같은 여자야 나와라! 나오지않으면 구워먹으리~"

"날 어떻게 구워먹을 참인가?"

찾을때는 안나오다가 꼭 약접 잡힐 행동이나 말하면 나오는 동탁이 참으로 신기했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게 아니였다.

"동탁 여포의 약점이 뭐야?

"흐음? 무슨일인가 그녀석의 약점을 찾다니? 이제 하다하다 안되니 꼼수라도 쓸 생각인가? 애석하게도 그녀석에게 약점이란 존재하지않는다.

"....뭔소리하는거야? 내가 꼼수로 이긴다고 기뻐할거같아? 그거말고 여포에게 다가가면 한대 때리게 해준다고 했는데 그런다고 그 여포가 놀라서 눈을 감던지 무서움에 떨던지 할리가 없잖아? 기껏 고생해서 갔는데 내가 허무하면 의미가 없지!"

민준의 말을 듣더니 역시 이녀석은 변하지않는군 이라며 안심한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여포가 약한것..약한것이라..

"그러고보니 남녀의 애정표현에 약하더군. 매일 무기나 잡고 있었으니 그런 것에는 무지하다고도 할수있다."

민준은 그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고맙다고 한뒤 떠나려고 했지만 뒤에서 동탁이 민준의 옷자락을 잡았다.

"어..어딜가는건가?"

평소와는 다르게 살짝 초조함이 섞인 목소리에 민준은 주위를 둘러보니 아무도 없었다.

"너무한것아닌가? 오랜만에 자신의 여인에게 와서 따른 여인의 약점이나 물어보고 다 끝났다고 그냥 가려고 하다니..널 만나서 내가 어.얼마나 기뻣는지 아느냔말이다. 요센 장훈에게 잡혀서 장훈이 하던 일을 꽤나 많이 도와주다보니 이렇게 짬이 나는 것도 드문데.."

평소와는 다르게 살짝 투정섞인 목소리로 민준의 가슴속에서 한탄을 하더니 마지막에는 민준을 올려다보고는 눈을 감고 살짝 입을 내밀었다.

"하핫..이거 미안하군..우리 동탁은 질투가 많았는데 내색을 안하다보니 몰랐네..음.."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가벼운 키스 그리고 부드럽게 머리를 쓰다듬어주다가 다시 볼을 만져주고 한번 더 키스를 해주었다.

"정말..내 남자지만 너무 인기가 많아서 큰일이군..이번에는 여포인가?"

"야..복수로 장난 한번 칠려는것가지고 여자가 늘어난다느니 그런 소리좀 하지마라.."

"글쎄..네놈이 그런 이야기를 하거나 여자에게 관심을 보이고 나서 너 좋다고 안한 여인이 없으니 이러지않나..후우..정말..나는 도대체 뭐때문에 이런 남자를.."

동탁이 한숨을 쉬자 민준은 어색하게 웃더니 이제 그만 가봐야될거같다고 하고 머리를 한번 쓰다듬어주고 떠나갔고 동탁은 그런 민준이 사라질때까지 지켜보다가 피식 웃고는 다시 전장이라고도 불릴수있는 장훈의 방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그것도 꽤나 가벼운 걸음으로 말이다.

"고람 있으신가요?"

"아..네 장료..님이시군요..저에게 무슨 연유로..?"

"한가지 물어보고 싶은게 있어서 그렇습니다만..오해하지말고 들어주세요.. 당신의 그 상처는 창피한가요?"

장료는 혹여나 고람이 민감하게 받아들일까봐 조심스럽게 물어보았지만 그녀는 별다른 내색하지않고 그저 웃으면서 앉으라고 권하였다.

"그 이야기...들으신건가요? 조운한테..? 아..일단 대답을 해드리자면 예전에는 수치로 여겼지만 지금은 명예롭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제 이렇게 얼굴을 드러내고 다니지요..게다가 지금은 부하들도 주변에 있는 장수들도 있는 그대로의 저를 받아들여주면서 가끔 정말 아름다우신 얼굴인데 상처때문에 아깝다는 농을 들을때도 있지요.."

"그럴땐 어떻게 하시나요?"

"어떻게 할게 있나요? 민준이 있는 그대로의 저를 아름답다고 말해주었는데 그거보다 더 좋은 말이 있을까요? 게다가 그럴때 민준에게 가서 살짝 투정부리면 살며시 보다듬어준답니다..후훗.."

살짝 붉어진 얼굴로 그런 자랑까지 하는 것을 보니 점점 민준이라는 남자가 어떤 남자인지 궁금해졌다.

"고람..실례가 되지않으면 그 산에서 있었던 이야기..해주실수있나요?"

"물론이죠..그때 저는 복면을 쓰고 있었고 미행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민준이 누구냐고 소리치더군요 그래서 저한테 하는 말인줄 알고 칼을 쥐고 일어섰는데 반대편에 곰이 있더군요.. 순간 놀라서 몸이 굳어버렸어요..근데 민준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절 대리고 도망치더군요..여기서 한번 놀랐는데 더 웃긴건 제가 이름을 말할수없다고 하자 그럼 복면이라도 벗으라는거예요..큰맘먹고 벗었죠..그러니까..왜 이런 아름다운 얼굴을 숨기는지 도통 이해가 안된다고 해주더군요..정말..그때부터 전 민준에게 반한거같아요"

"그..그렇나요...그게 거짓이라는 생각은 안해보셨나요? 살기위해서 그런 말을 했다거나?"

장료의 말에 고람은 조용히 고개를 저은뒤에 차를 한모금 먹고는 말을 이어갔다.

"그럴거면 긴장을 한다거나 말을 더듬겠죠 하지만 전혀 그렇지않고 절 유심히 보더군요. 그리고는 확실히 아름답다고 말해주었는데 말이 더 필요할까요? 게다가 저는 이 상처를 수치로 여긴 이유는 제가 자만하다가 입은 상처라서 그렇지요.. 하지만 민준만은 어째서 그게 수치냐고 널 살게 해준 영광의 상처 아니냐고 말하고 웃더군요..후훗.."

다시 그때가 생각났는지 꽤나 행복해보이는 표정으로 차를 마시자 장료는 더욱 민준이라는 사람을 이해할수가 없어졌다.

"그렇게 궁금하시면 몸에 상처가 꽤 많으시던데 그 상처들 보여주고 한번 물어보시면 괜찮지않을까요?"

"그 사람앞에서 알몸이 되라고 하시는겁니까 지금?!"

"알몸 까지는 아니여도 일부분만 보여주어도 괜찮지않을까요?"

고람의 말을 듣더니 확실히..그렇네요..라고 하면서 다시 진정하고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명확한 답을 알지못했다. 과연 그가 그렇게 말한 이유가 무엇인지.. 자신의 몸을 보고도 아름답다고 진실되게 말해줄수 있는 사람인지..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 계속 고람이 했던 몸의 상처를 보여주면 되지않겠냐는 말이 머리에서 떠나지않았다.

'아니야..그런 여자의 적같은 사람에게 내가 그런 짓을 해야할 이유는 없어'

그런 생각을 하고 장료는 식사를 하기위해 발걸음을 돌렸다.

훈련 훈련 훈련[3]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