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1/1909 --------------
<-- 11명의 여인들.. --> 아침에 기분 좋게 식사를 할려고 했던 장훈은 자신도 모르게 담배를 뚝 하고 떨어뜨렸다. 분명 자신이 알고 있는 기령은 저런 여인이 아니라 앞뒤 꽉 막힌 여인이였는데.. 입고 있는 옷하며 지금 보이는 행동이 이해가 가지않았다.
"허..참.나도 나이가 들었나..헛것이 보이는군."
다시 눈을 비비고 보자 이번에는 기령이 자신의 고기를 아주 기분나쁘다는 것을 티내면서 썰고 있었다.
"새로 들어온 시녀가 기령과 닮았구만.."
절대 저 모습이 기령이 아니라고 단정짓고 밥도 안먹고 식당을 나와버린 장훈은 다시 한번 돌아보더니 고개를 절래절래 젓고 터벅터벅걸어갔다.
비슷하게 기령의 기분이 나쁜 것을 신경쓰던 민준도 밥을 대충 먹고 밖으로 나오자 한호와 기령도 따라 나왔다.
"아니 필요할때만 오면 된다니까..왜 따라오는거야"
"제가 필요하다고 느껴서 그런겁니다..신경 안쓰셔도 됩니다"
"난 오빠 옆에 붙어있을려고 그랬다냥! 헤헤 칭찬해줘"
어쩔수없이 머리를 쓰다듬어 주긴했지만 머리를 쓰다듬을때는 고양이귀가 거슬려서 일단 지금은 보는 눈이 많으니 넣어두라고 하자 아쉬운 듯했지만 마지못해 고양이귀를 품속에 집어넣었다.
"주인님........."
"어? 왜?"
"그게 오늘 일이...."
민준은 한호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다가 기령이 불러서 그녀를 보았지만 아까 식사할대 기분이 상해서 그런건지 아니면 처음 올때 급하게 나와서 그런건지 머리에 있는 헤드드레스를 정리해주었다.
"아..미안..살짝 삐뚤어져있어서...그래서 왜?"
"아..아니..아무것도..아니예요..."
또다시 미칠듯이 뛰는 심장을 진정시키기위해 고개를 숙였지만 한호는 그런 모습을 보고..도대체 몇일사이에 오빠는 뭘 했길래 그 기령언니가 저런 반응을 보내는지 신기했다.
'정말..오빠는 대단하다니까....그러니까 더 나라는 존재를 각인시켜줘야..'
"어머 민준..여기있었네요"
"아..초선..안그래도 찾아갈려고 했는데 도대체 먹인 약..뭐야 이거.."
"왜그러세요? 혹시 몸이라도 안좋으세요?"
약에 대해 물어보자 혹시 민준의 몸이 잘못된게 아닌가 하는 걱정어린 시선으로 이야기하자 민준이 차근차근 자신의 증상에 대해 말하였다.
"아..그거라면 걱정없어요.. 몸이 건강해진다는 증거랍니다"
민준은 초선의 이야기를 듣고 확실히 안심한듯 조금은 편해진 얼굴로 오늘 하루를 시작하려고 했지만 은근히 기령과 한호가 기싸움을 벌이면서 민준이 시키는 것을 먼저 하려고 했기때문에 고생은 민준이 다했다.
"....아니 그러니까 한명은 쉬어도 된다니까.."
"한호 가서 쉬어도 괜챃으니까 들어가 이건 애초에 내가 잘못해서 벌인 일이니까 니가 그렇게 고생할 필요가 없어.."
"아니야 언니..오후에 또 군 훈련있다면서? 그럼 언니가 좀 쉬어야지.."
민준은 한호의 이야기를 듣고는 기령에게 들어가서 쉬라고하자 조금 충격받은 듯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원래의 표정으로 돌아와서 알겠다고 한뒤 돌아갔다.
"한호 너도..자꾸 기령 놀리지말고 들어가서 쉬어."
"오빠 알고 있었어? 치이..재미없게.."
"과도하게 달라붙는데 의심안하겠냐? 그나마 기령이랑 조용히 지낼수있게되었는데..뭐 그게 문제가 아니지 너도 쉬어"
"알았어 그럼 마지막으로 한번만 안아달라냥~"
끝까지 장난기 넘치는 미소를 머금고 민준을 꽉 껴안고는 뛰어갔다. 그녀가 사라지는 것을 보고 드디어 민준은 평온이 찾아왔다면서 한숨을 푹쉬었다.
"낮잠이라도 자볼까..."
식사가 끝나고 난 직후였지만 그래도 낮잠이라는 말 말고는 마땅히 떠오르는 말이없어서 낮잠이나 자야겠다고 다짐하고는 명당을 찾기위해 이곳 저곳을 움직이다 문득 훈련장에 있는 나무들이 생각나 나무위에서 기분 좋게 한숨 자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아..정말 나도 진짜..왜 이러는거지? 설마..내가 그 사람을 좋..아..한다거나? 그럴리가 없어..몇일동안 있었다고 그러는거야?"
방으로 돌아온 기령이 왠지 힘이 빠져서는 고민하고 있었지만 어떻게 답이 나오지않아 더욱 답답했다.
"정말 말도 안되는 상상을 하고 있네 나도.."
혼자서 쓴 웃음을 짓더니 멍하니 문밖을 바라보고 있는데 뜻밖에 동탁이 나타났다.
"무슨 일..입니까 당신은..?'
"꽤나 고민하고 있지않은가? 그래서 도와주기위해 온거다"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저는 당신한테 미움을 받고 있을텐데.."
"훗..결국 그래봐야 민준과 이야기하는 것도 들었고하니 원래 말투로 돌아가도 상관은 없다만..그리고 난 너에게 나쁜 감정따윈 없다.. 너는 니가 할 일을 했을뿐이니까..하지만 굳이 그런 일을 하는건 원술에게 미움을 받기 싫어서 그런것같은데..민준이녀석에게 잘 말하면 이제 그만하게 할수도 있는데 어떻게 하겠나?"
동탁은 이야기가 끝났지만 기령이 대답이 없자 오늘 밤까지 생각해보라는 말을 남기고 떠나갔다.
"그래..이 일을 한 것은 원술님때문에 그런거니까 원술님이 용서해준다고 하시면이런 일은 안해도 되는거야....그렇..잖아..? 그런데 왜...기쁘지...않는거지.. 아..아니야..그럴리가 없어.."
혼자 계속해서 중얼거리는 기령을 뒤로 하고 동탁은 씨익 웃으면서 역시 이런 일은 자신이 해야 잘 맞는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사랑이라는 것은 참 내가 할땐 모르지만 남이 하는 것을 보면 답답한 것이니까 말이지..크큭.. 많이 고민해보라고..기령 그것이 나의 복수다.."
복수치고는 치졸해보였지만 사랑을 모르는 여인에게 있어 이보다 힘든 시련은 없을거라고 생각한 동탁은 기분좋게 떠났다.
"으악 시발 난 전역했다고!!"
기분 좋게 낮잠 잘려고 했으나 문제는 군대꿈을 다시 꾸게 되어 1시간도 안되서 깨어버린 민준은 기분이 더러워졌다. 전역 하루전날 밤에 끌려왔지만 날짜상으로는 전역했으니까 당연 전역했는데 행보관과 주임원사가 웃으면서 부대로 끌고가는데 발악을 해도 안되고 욕을 해도 안되었다.
"안돼 버틸수가 없어 으아아아아아아"
제정신을 못차리던 민준은 급기야 나무에서 떨어졌지만 낙법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미..민준 괜찮아? 어..어디 다친곳은 없어? 진짜 괜찮아?"
꿀물 마시면서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던 원술은 갑자기 떨어지는 민준을 보고 꿀물도 버리고 뛰어가서 상태를 확인했지만 민준의 안색이 별로 좋지않았다.
"악몽을 꾼거뿐이나까 괜찮아..그러니까.."
"뭐? 악몽..아..안돼 기다려..아니야 같이 방으로 가자"
민준을 만나기전 원소와 원술을 괴롭힌 악몽이 있었기에 원술은 누구보다 악몽에 대한 공포를 잘알고 있었지만 민준이 겪은 악몽은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겪을수있는 그런 더러운 악몽이었기에 시간이 지나면 괜찮다고 했지만 절대 괜찮지 않다고 강제로 끌고갔다.
방에 도착한 민준은 원술을 기다리고 있었으나 한참이 지나도 오지않자 밖으로 나갈려고 문을 열었는데 그순간 원술이 앞에 빨갛게 물든 얼굴로 고양이귀를 하고 서있었다.
"으응? 있었으면 말하지.."
"아..아직 준비가 아..안되었다냥.."
"하하....참..."
민준이 웃자 조금은 안심이 된듯 원술은 자신이 생각했다는 안무를 보여주었다.
"냥냥 냥냥 니하오냥~ 고져스 딜리셔스 데카르챠~ 냥냥~ 냥냥~ 니하오냥~ 고져스 딜리셔스 데카르챠아~"
"컥.워..원술...설마.."
"헤헤..이제 기운 좀 나냥?"
아무말 없이 원술을 껴안아주자 원술이 볼을 핥았다..
"고..고양이는 원래 이..이런거다냥"
"아 원술! 혼자서만 치사하게 그럴거예요?"
지나가던 원소가 그것을 보고 항의하자 원술이 더욱 민준의 품으로 파고들었고 원소는 질투심에 민준을 째려보자 민준은 원소까지 같이 안아주었고 그제서야 원소도 조용해졌다.
"뭐예요? 약속이었잖아요..게다가 그 이상한 말투와 머리에 그건 또.."
"시끄럽다냥 민준이 준 선물이다냥"
"미..민준! 왜 원술만 선물 주시나요? 저도..아니 저희들도 하나씩은 주셔야죠?"
"아니 이건 귀여워서 원술에게 준거고 원소꺼는 따른 걸로 줄께"
민준의 말에 기대하겠다고 하고 다시 품에 안겨있자 이제 그만 움직이면 안되겠냐고 물어봤지만 여전이 원소와 원술은 민준을 놔주지않았다.
11명의 여인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