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1909 --------------
<-- 내기의 시작 --> 따라한다고 으름장을 놓긴했지만 바로 그것들을 다 따라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한호는 생각하고 또 한번 숙이고 들어갔다. 한호에게 있어서 다시금 꼭 이기고 말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거지만 민준은 그저 막무가내로 하겠다고 하지않을까 고민하고있었는데 조용히 따라온다는 말에 다행이라는듯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왜? 내가 그냥 니가 하자는대로 하니까 불만있어?! 왜 한숨을 쉬는거야!?"
"아니 그 반대다 이 멍청아 니가 또 막무가내로 산에 올라가자고 해서 둘다 미아가 되면 어쩌나 그런 생각하고 있었을뿐이야."
"뭐? 미아? 지금 누구 무시하는거야? 고작 저기 앞산가는건데 미아가 된다고?"
"산을 무시하지마라 잘못들어가면 방향감각도 잃어버리고 돌아다니다가 급격히 떨어지는 날씨와 산짐승들의 습격이 도사리는 위험한 곳이다.."
누구보다 그 위험성을 잘 알고있는 민준이었기에 사뭇 진지하게 이야기했다 그도 그럴것이 훈련중에 한달간 산에서 살아남는 것이 있었는데 처음에야 비상식량이라거나 가져온 음식으로 해결되지만 그 뒤로는 뱀이건 뭐건 잡아먹으면서 살아남았다. 나중에 훈련이 끝나고 알게된 사실이지만 그때 자신의 조는 길을 잃어 원래 훈련장소에서 1KM나 떨어진 곳에서 생활한 것이다 그래서 사전에 준비해둔 물자 보급을 전혀 받지 못한 상태에서 버텼으니 살아남은게 기적이라고 할수있었던지라 더욱 예민하게 반응한것이었다.
"아..알았어...조심할게.."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덕에 한호또한 어떻게 말은 못하고 조용히 수긍하고야 말았다.
'아..씨..요새들어서 저놈한테 자꾸 기가 눌리는 듯한 느낌이 든단말이야.'
사실 한호는 느끼지못했지만 매일 민준과 같이 있다보니 그의 영향을 받은것도 커서 조금씩 성격이 많이 누그러지고 있었다.
"아무튼! 알았으니까 빨리 가! 오늘은 안질거니까!"
"그놈의 성격머리하고는.."
그렇게 오늘도 내기에서 이기기 위해 도전하는 한호였고 여유롭게 받아드린 민준이였지만 멀리서 그것을 보고 있던 원술과 장각은 기분이 별로 좋지않았다.
"....작가가 까먹어서 출현이 없었어요.."
"..뭐?"
"아니예요...아무튼 저 모습을 보니 한호님이 점점 오라버니에게 빠지고 있다는 생각은 저뿐일까요"
"무슨소리야? 저렇게 화내고 있는걸 보면 전혀 그럴 일은 없잖아.!"
"그러는 원술님도 매일 오라버니 앞에선 저렇게 행동하시잖아요..원술님의 경우는 좋아한다는 감정을 숨기기위해서 그런거라고 치지만 한호님은 아직까지 그런건 아닌거같고 원래 성격이 그런거같기도 하지만....왠지 불안하네요.."
사실 한호와 민준만 변화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장각과 원술사이에도 엄청난 변화가 있었다. 처음에는 신경전이 엄청 심했지만 둘도 같이 지내다보니 매번 싸우는 것도 지치고해서 결국은 둘만의 비밀 협정을 맺기로 했다.
그것인 즉슨 민준과 결혼할때는 둘이 같이 하고 순서는 첩인지 정실인지는 민준이 정해주는것으로 말이다.
민준의 의사와는 전혀 관계는 없었지만 이 모든 것들은 그가 생각지않게 자초한 일이니 어떻게 할말도 업을것이다.
"아무튼 장각 우리도 민준에게 저거 해달라고 할까!?"
"....아니 그건 무리라고 보네요..저도 원술님도 저런걸 따라할 체력은 안되니까요.."
"그럼 우린 어쩌란거야? 손놓고 구경만 할순 없잖아!?"
"그렇게 초초할 필요가 있나요.. 그냥 일끝나고나면 원술님은 주군으로써 저는 오라버니의 동생으로써 애교라도 떨면 되는거죠."
급한 마음의 원술과는 달리 자신의 입장을 최대한 활용할려고 하는 장각을 보고 있자니 역시 잠깐이긴 했지만 황건적을 이끈 수장이라는 것이였다. 원술이야 장훈이 뒤에서 처리하는게 대부분이니 아직까진 그런 생각을 못하고 있지만 말이다.
"그럼 지금 가자! 지금 바로 안기면 되잖아"
"....안되죠 오라버니의 일을 방해해서는... 일단 모든 일이 끝나고 난 저녁때 같이 찾아가도록 해요.."
그렇게 둘은 밤을 기약하며 다시 발을 돌렸다. 그 모든걸 지켜보고 있던 장훈은 혼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역시 이풍님의 말이 맞은건가.. 아무튼 한호 일은 저놈이 알아서 해줄테고..원술을 장각이 저렇게 잘 구슬릴줄은 몰랐지만 역시 사랑에 빠진 소녀는 잘 모르는거구만..이제 나도 좀 조용히 쉴수있겠네..저놈때문에 몇번을 고생한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도 들을수 없는 이야기긴 했지만 안도와 기쁨이 섞여있는 이야기임이 분명했다.
그녀에게도 이제 평온한 나날이 시작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지만 지금 이순간만은 이 평온함에 젖어있고싶다는 생각을 했다.
"...........뭐임마?"
분명 어제 밤에 평온함에 젖어 있고 싶다고 생각은 했다 근데 그것이 폭풍전의 고요함이었단 말이었던가! 라고 생각하며 또 다시 머리를 감싸쥐는 장훈은 앞에서 당당하게 말하고 있는 민준을 향해 다시 한번 소리쳤다.
"야임마 넌 근신이라고!? 근신 몰라 방에서 조용히 서책이나 읽는 것이 근신의 주목적인데 뭐? 산을 타겠다고? 제정신이냐?1 제발 좀 조용히 있어주면 안되냐? 무슨 하루만에 또 이런 개소리를 하는거야!?"
"근신이라는 것은 원래 구보하고 자신의 체력을 단련하는거 아니였습니까?"
"아..진짜..너한테 뭔말을 하겠냐..."
당연히 근신중인데 왜 자꾸 근신이야기를 꺼내냐는 민준의 말에 장훈은 할말이 없어졌다.
"너무 걱정안하셔도 됩니다. 그냥 근신의 일환으로 하는거고.."
"그 잘나신 근신때문에 산을 오른다는거냐...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언제나 논리적으로 이야기하며 상대방을 잘 구슬리는게 책사라는 것이고 원술을 위해 여러사람들과 설전을 펼치기도 한 장훈이었기에 더욱 열받았다. 자신이 알고 있던 논리가 싸그리 무시당하는 기분이 드니까 어떻게 하고싶어도 할숙 없다는 것이다.
결국 산에 가겠다는 민준에게 니 마음대로 하라고 하면서 다만 죽어서 돌아오면 가만히 안둘테니까 조심하라고만 하곤 민준을 서둘러 쫓아보냈다.
"저놈이랑 이야기하면 아무리봐도 10년은 더 늙는거같아."
민준이 나가고 나자 다시 조용해진 자신의 방을 보며 한숨을 쉬고는 다시 일을 시작했다.
"이러니 저러니해도 미워할수 없는 놈이긴 하지만 말이야.."
그 산에 있는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