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3화 (43/94)

17. 상고비사(부제 : 서시천모와 아수마녀의 이야기)

빙동은 순백의 나신인 마운비와 흑의가 은밀한 곳만 열어젖히고 본격적인 성행위의 두 남녀의 열기에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그렇게 얼마나 되었을까?

"“아~학, 부르르!”"

"욕정과 함께 뜨거움을 머금고 있는 수말과 같은 자지를 자신의 보지에 담은 서시천모라는 흑의미부 즉, 사도서린은 일순 정신이 들면서 신음성과 함께 몸을 부르르 떨었다."

"(아, 그렇지 옥하 그 아이가 깨어났지!)"

자신의 보지 내밀한 곳 에서 아련한 쾌감이 들며 서시천모는 자신이 가한 금제를 벗어난 아수마녀 장옥하의 존재를 깨달았다.

어떤 경로인지 자세히 모르지만 불사의 아수라 마공을 익혀 당시 원시 무림을 피와 살겁을 자행하며 활보하였던 아수마녀! 

그녀는 서시천모의 동문 사형인 무영성황 장하천의 딸 이었다.

"사실 사문의 조카뻘인 장옥하는 처음부터 마녀가 아니었다. 빼어난 아름다움을 가진 아주 정숙하면서 성정이 후덕 여인이었다, "

"그녀 즉, 장옥하는 십오 세의 어린 나이로 원시 무림의 강대한 문파 이었던 천도패문이란 문파로 시집갔다."

그러던 어느 날인가?

"홀연히 그 강대한 문파 즉, 천도패문이 알 수 없는 집단으로부터 급습을 당해 일천여 식솔들이 몰살당하는 참변을 당했다."

사실 당시에는 혼란한 춘추전국시대여서 이런 살겁으로 홀연히 멸망하기도 하고 또 새로운 문파가 세워지기도 하는 극심한 혼란 시기 이었다.

따라서 어찌 보면 한 문파의 패망은 흔하디흔한 사건 중 하나 일수도 있었다. 

특히 전국 시대에는 주나라의 권력 약화와 제후 등의 이반으로 항상 정정(政情)이 불안정하였기 때문에 한마디로 「양육강식」의 시대이었다.

「양육강식!」

이건 어느 시대든지 변형되어 나타나지만 특히 중원무림 삼천년 역사에 변하지 않는 만고불변의 법칙이었다.

당시도 이 절대 법칙은 예외 아니 어느 시대보다 더 강렬했던 혼란의 시기이었다.

하지만 예외는 있었다. 아무리 혼란스러워도 어디든 무슨 시대든 건드릴 수 없는 무적지세는 있는 법!

이런 예외의 하나의 문파가 있었다.

「무적천문」

무적천도성이라는 별칭이 붙은 무적천문!

"그 세력이 얼마나 강대 했으면,"

"후일 춘추 오패 라는 제 환공, 초 장왕, 진 문공, 오 합려, 월 구천도 감히 건드릴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상대가 바로 무적천도성 즉, 무적천문 이었다."

고대 천년무림을 이끌어온 장대한 문파 무적천도성이라 불리는 무적천문은 누구의 도전도 허락지 않았다. 

때문에 아무리 혼란을 상기한 다 해도 그 대상이 무적천도성이라는 무적천문 문주의 사위의 문파라면 분명히 이야기가 달라진다.

"아무튼, "

무적천도성주 이며 무적천문의 문주이기도 한 무영성황 장하천과 그의 여 사제인 서시천모 사도서린은 뒤늦게 비보를 접하고 천도패문이 있는 남해로 찾아갔다.

하지만 그들 눈에 보이는 것은 피와 덧칠해진 건물과 썩어져 가는 시신의 냄새뿐이었다.

"비극의 현장에서 무영성황 장하천과 여 사제 서시천모 사도서린은 거기서 무영성황의 손자, 손녀의 시신을 찾을 수 있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천도패문의 문주인 사위와 딸 즉, 장옥하의 시신은 사라져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었다."

"미궁에 빠진 사위의 문파 혈겁을 무영성황은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조사하고 딸과 사위를 시신이라도 찾아볼 요량으로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모두 허사였다."

그렇게 무심히 시간은 흘러 십년의 세월이 지났을 까?

세인들의 뇌리에서 천도패문의 그 알 수 없던 패망도 잊어질 즈음 이었다.

"당시는 전국시대라 하여도 무적천도성 즉, 무적천문이 사위의 문파인 천도패문의 패망이후 전면에 적극 나서서 무림을 통치하여 중원무림은 비교적 안정된 시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

그런데 평화를 깨는 혈겁이 남해로부터 일더니 점차 그 불길이 활활 타오르면서 전 중원으로 번져왔다.

처음 그 규모가 작은 미풍이어서 세인이 알아차릴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 혈겁의 광풍이 노도와 같이 점차 중원의 중심으로 불어 닥치자 그때서야 심각한 사태로 변해 있었다.

그건 오직 색과 피로 점철된 광풍으로 변해 고대 중원무림을 휩쓸어 왔다. 

그 진원지는 아주 아름다운 여인으로부터 시작 되었는데 당시 중원은 그녀를 아수마녀라 지칭하고 있었다.

아수! 라는 이름이 붙은 마녀는! 

"당시에는 보도듣도 못한 마공으로 마주친 무림인은 물론 일반인들도 가리지 않고 죽이거나, 내공을 흡취하는 색과 피로 점철된 만행을 저질렀다."

"간신히 그녀의 손속에 살아남은 자의 전언에 따르면, 마녀의 이름은 아수마녀! 그녀가 구사하는 마공을 아수라마공! 이라고 하였다."

아수라마공! 

"고대, 삼황오제 시대 황제 헌원과 전쟁을 벌여 패한 이역패세의 마종 선우는 술법에 능한 부하들이 많이 두고 있었다고 한다. "

그 수하 중 아수라마조라 칭한 자가 있었다.

패악하기 그지없는 아수라마조는 당시 이역패세의 패왕인 마종 선우도 함부로 할 수 없던 악신과도 같은 존재이었다. 

그가 창안하여 처음 구사했다고 알려진 마공이 아수라마공이었다고 한다. 

그 당시만 하여도 파괴적인 위력이 남달랐다고는 하지만 이름처럼 그렇게 무적지세의 마공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의 칠대 후손 중 악신의 마화기를 타고 태어난 악종지재가 있었는데, 그가 아수라마공을 절대 무적지세의 마공으로 백배이상의 위력으로 발전시켰다고 전해지고 있었다."

"아수라만마종이라 칭한 그의 아수라마공은, 삼황오제 중 으뜸으로 치는 제왕인 복희씨의 손자로 전설적인 무인 원시천존에 의해 제압당할 때까지 피의 살겁을 일삼아왔다고 한다."

당시 은거하여 왔던 원시천존은 아수라만마종의 피의 혈겁을 종식시키고자 세속에 관여하지 않는 다고 선언한 불문율을 깨고 전격적으로 무림에 등장하였다.

그리고 아수라만마종과 그의 추종자들 일백과 칠 주야를 싸워서 제압 할 수가 있었다. 

참고로 원시천존은 팔백 살 이상 살았으며 중원 무림사상 고금 최고의 이인이라는 전설적인 인물이었다고 만전해질 뿐 그 실체가 사실인지 전설인지는 불분명 했다.

"다만, 항간에는 칠 백년전 전설적 무인 천마대제와 원시천존과 비견 되어 왔다."

하지만 천마 구양수는 지금은 천하제일의 고수 일진 몰라도 자신은 원시천존에 발끝도 따라가지 못한다고 딱 잘라 말하며 그에 대해 존경심을 나타냈다고 전해지고 있었다.

아무튼 전설적인 이인 원시천존에게 패할 때까지 아수라만마종은 피의 혈겁을 백여 년간이라는 세월 속에서 자행해 왔다.

비록 원시천존에게는 패했을 지라도 아수라만마종이 활동하던 그 시기에 누구도 대적할 수 없던 초 무적의 마공이 바로 아수라마공 이었다고 전해진다. 

아수마녀가 펼쳐진 마공이 바로 아수라만마종이 남긴 바로 그 무적지세의 마공이었다. 

이런 마공을 가진 마녀의 분란이 계속되자 당시 고대 무림인들은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던 무적천도성 즉 무적천문이 나서 살겁을 막아 줄 것을 요청하였다.

그래서 나선 것이 바로 서시천모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배경에는 그녀의 사형이면서 성주요 문주인 무영성황이 사랑하는 외동딸을 읽은 슬픔에 빠져 문주동에 십년간이나 은거하고 있었기 때문 이다.

때문에 은거를 풀 생각이 없어서 문주 대행을 하던 서시천모가 나설 수밖에 없었다.

"아울러 또 다른 이유도 있었는데 그건, 그녀가 사형인 무영성황에 비해 오히려 몇 단계 더 앞선 천하제일의 절대 무공의 소유자이었기 때문이다. "

따라 그것이 이유라면 또 다른 이유였다.

"그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자신의 무공비록을 집대성한 「무적빙백무록」을 장성한 아들 백리결(후일, 무적천도성의 성주와 문주가 되어 이름을 떨친 무명전신)에게 남겨 두었다."

그리고는 혈혈단신으로 아수마녀를 찾아 갔다.

하지만 서시천모는 아수마녀와 조우하는 순간 너무도 놀랐다. 아니 서시천모 사도서린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왜 그렇지 않은가?

그녀는 바로 죽었던 것으로 판명되어 시신조차 찾을 수 없게 된 사형인 무명성황의 외동딸이었기 때문이었다. 

"장옥하, 바로 사형 무영성황의 금지옥엽! 그리고 천도패문의 안주인!"

서시천모의 사문의 조카인 장옥하는 당시 자신과 함께 무림이미로 불린 만큼 여전히 아름다운 미모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눈은 마기가 충천하여 있었다. 정숙하면서 성정이 후덕 여인의 모습이었던 장옥하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

사악하면서도 어딘지 탕기어린 여인으로 변해있었다. 

그리고 경천동지의 싸움!

땅을 가르고 하늘을 놀라게 한 아수라마공과 수천 년의 무적천문의 무적빙백천공의 공전절후의 대결!

서시천모는 언뜻 아수마녀로 변한 장옥하와 오합정도 손속을 겨뤘을까? 그녀가 이미 불사의 마화지체를 이뤘다는 것을 알았다. 

"때문에 아수마녀와 서시천모는 산이 부셔지고, 초목이 다 바스러지며 온 세상을 얼려버린 일진광풍의 일주야를 싸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서시천모가 누구던가?

바로 무적천도성의 직전을 이었고 당시 무적빙백천공을 십이성 통달하여 천하무적의 고수였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수마녀에 비해 월등한 내력을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내력 우위를 바탕으로 아수마녀를 겨우 제압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사문의 조카를 죽일 수가 없었다. 아니 죽이지 못했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서시천모가 어느 순간 일장을 아수마녀 장옥하의 장심에 무적빙백천공으로 강타하는 순간, 마공에 물들어 있던 그녀의 옛 성정이 돌아온 것처럼 보였다."

입가에 피를 흘리면서 애원하는 듯한 표정의 그녀의 모습에 마지막 일수를 거둘 수밖에 없었다. 

"서시천모는 연배가 그리 많이 차이가 나지 않아 사문의 고모뻘인 사고지만 마치 친 언니 처럼 서로 손잡고 꽃길도 걸었고, 함께 책을 보며 웃고 즐기던 모습이 떠올랐다."

장옥하도 어느 순간 옛 성정을 찾는 다고 생각하는 순간 큰 부상을 입고 있었고 사고인 서시천모가 자신을 내리칠 기세로 움찔 하고 있는 모습을 보자 이내 혼란스러웠다.

"그러면서 자신의 닥친 불행한 사건과 함께 마녀가 되어 버린 혈겁이 떠올랐다. 순간, 그동안 닥쳤던 불행한 것에 대한 보상 요구가 정숙한 성정이 부딪쳤다."

이어 사고에게 악을 쓰면 대들었다. 내가 불행할 때 왜 도와주지 않았고 또 그동안 어디 있었냐고!

그런 한편! 

마성에다 사악한 성정이 그녀의 마음이 겹쳐지면서 어느덧 교악한 여인이 되기 시작했다. 그것도 독랄한 심보 보다 더한 교악 한 것이었다.

"처음, 가문의 고모뻘인 사고를 향해 악을 쓰고 대들다가 이내 잘못 했다고 용서를 빌며 서시천모의 방심을 유도하였다."

그 모습을 보면서 서시천모는 사문의 조카요 친 동생처럼 귀여워 해줬던 그녀의 마음은 한마디로 복잡하기 만하였다.

이런 심정을 알기나 하였을 까? 

"장옥하는 갈등하던 서시천모가 복잡한 심경으로 먼 곳을 바라보고 있을 때, 사악하고 교악한 마성에 다시 물들며 사고를 급습하였다. "

하지만 당시 천하제일의 무공을 가지고 있던 서시천모가 그런 그녀의 움직임을 느끼지 않을 리가 없었다.

거기다가 서시천모의 일장으로 부상을 입어 본 마공을 펼치지 못하고 아수마녀 장옥하의 손속은 처음과는 달리 위력과 속도가 느렸다.

"기습은 전광석화처럼 빨라야 하는 데 속도가 느리다면 그건 기습이랄 수가 없었다. 때문에 서시천모는 아수마녀 장옥하의 기습을 손쉽게 피할 수가 있었다,"

이에 더 이상 아수마녀 장옥하가 마의 성정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판단한 서시천모는 손속을 더 매섭게 펼쳐 그녀를 제압할 수가 있었다.

하지만 이미 불사의 마화지체를 이룬 장옥하를 일시적으로 제압할 수는 있었어도 인위적인 방법으론 죽일 수가 없었다.

물론 거기에는 서시천모의 옛정이 자리 잡고 있어서 진즉부터 죽일 마음도 없었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었다.

"각설하고,"

서시천모는 그녀를 살려 주면 또 피의 혈겁을 일으킬 것은 뻔했기 때문에 진퇴양난에 빠져 고민하다가 그녀를 오지에 누구도 들어올 수 없는 곳을 찾아 잠재우기로 결정했다.

그건 한 가지 방법이 있었기에 가능하였는데 바로 악을 잠재우기 위한 사문의 비법이었다. 

무적천도성에는 대대로 내려오던 것이 대법 중 삼황오제의 황제 헌원 씨가 이역패세와의 전쟁에서 이긴 후 악신들을 잠재우거나 죽일 때 사용했던 방법이 전해내려 오고 있었다.

그건 하늘의 천기를 담은 뚜껑이라는 복마신홀이라는 천기술이었다.

황제 헌원 씨는 이것을 사용하여 이역패세의 악신을 일부는 잠재우고 또 대부분은 죽였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었는데 그건 전설이나 설화가 아니었다.

"바로 황제 헌원 씨에 이어 이인자로 헌원시대에 실질적인 천하제일인의 무장 이었던 대장군의 가문이 바로 무적천도성 즉, 무적천문을 창설한 조사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서시천모는 초기의 제자백가, 유가, 도가, 법가, 묵가, 음양가 등을 섭렵한 천재에 가깝던 여인 이었다."

이런 다재다능하고 천재적인 재능은 무공과 접목해 대성하여 천하에 적수가 없는 무공을 가지게 됐다.

사실 이정도만 되어도 천재라고 할 수가 있었다. 

"하늘은 그녀에게 이것만이 아닌 또 다른 재능을 주었는데 고대의 문자해득과 다양한 술법, 건축술, 학문 등 다방면에 걸쳐 나타났었다. "

그런 그녀가 사문에서 내려오던 비법을 모를 리가 없었다.

따라서 서시천모가 천재적인 재능 중 하나인 건축술로 이곳 뇌운산 자락에 지하에 오래전부터 조성한 지저천부대전에 사형의 딸인 장옥하를 잠재우기로 결정하였던 것이다.

거기에 여러 가지 금제를 하여 사람의 출입을 막고 사문의 비법으로 아수라마공에 물든 아수마녀를 복마신홀의 천기술로 그녀를 잠재웠던 것이었다.

하지만 음이 있으면 양이 있는 법! 바로 서시천모가 그랬다.

"혹시 아수마녀의 부활도 걱정이 됐고, 또한 사형인 무영성황의 사랑하는 딸을 알리지도 않고 가두었다는 죄책감도 겹쳐 그녀는 결국 이곳에서 조카와 함께 잠들기로 하였다."

"만일, 세인들에게 알려지면 안 되고 또 시기적으로 부적합 하여 무영성황에게 알리지 못한 것이 서시천모로 하여금 이런 극단적인 방법을 사용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결정과 함께 이곳 지저천부대전의 누구도 침입할 수 없도록 금제를 가한 후 빙잠석과 빙하빙정에 무적빙백무록상의 극음기공인 현천빙백천음신공을 운용하면서 잠들었던 것이다.

"사실 잠들었다는 표현은 했지만, "

그녀의 심령은 지저천부대전의 금마지문과 복마신홀과 심령을 연결 시켜 마운비가 이곳에 오기 이전 이천년이 훌쩍 뛰어 넘는 기간에도 외인의 출입을 막을 수 있었다. 

물론 서시천모는 이천백년이란 아주 긴 시간이 지난 줄은 몰랐지만 말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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