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은자단천
인간의 죽음은 무엇인가?
생체적으로 보면 모은 인체의 모든 기능이 정지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영적인 것을 볼 때는 영혼이 모두 다 빠져나가 생기가 없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죽음에 이른 몸은 시체이다. 인간에 있어서 아무리 고귀한 것일 지라도 생명과 무엇을 바꿀 수 있을 것인가?
그런 면에서 지독히도 불운하고 또한 경고를 어겨 신벌을 받아 흉측 한 몰골의 시체가 되고 있는 사내가 이곳 지저천부대전에 놓여 있다.
그것도 아직 이십이 채 되지 않은 어린 사내 이었다.
한 동안 온갖 고통을 당하며 석부의 모든 둘레를 녹여버릴 것 같은 시뻘건 열류를 담은 물체 하나가 주위를 태워버릴 듯 꿈틀꿈틀 움직이고 있었던 것도 반 시진 전 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생명이 길 다해도 한계는 있는 법!
누구도 도와주지 않는 이곳 지하 궁전에서 홀로 꿈틀 거리는 것은 물체는 이내 서서히 생명을 소진 하고 있었다.
거기다 죽은 그 시체는 불에 다 타버린 듯 흉측한 몰골 그 자체이었다.
마치 불에서 다 탄 검은 숯처럼 되어 있는 데도 불구하고 한 참을 죽지 않던 기다란 생명력을 보여주던 어린 사내도 마침내 죽음을 맞은 것이었다.
그렇다면 이 불에 탄 듯 검정 숯과 같은 사내의 정체는? 짐작대로 마운비 바로 마운비였다. 바로 얼마 전 아수마녀의 아수라마화증폭강살에 격살 당했고 또 탈명마정을 복용하였다.
거기다가 잠재된 원초적인 본능을 자극하는 증혈인 회음혈을 강타당하면서 양기를 말리는 음양신단을 복용해 고통에 떨던 바로 마운비였던 것이다.
어느 덧 아수마녀가 사라지고 이곳 지저천부대전의 궁전 같은 석실에는 오직 그의 시체만이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할 곳에서 죽음의 고통 속에 외로이 죽었던 것이다
어쩌면 이 고통이 십이 수사의 바람대로 숙명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어느 덧 마운비는 생물학적으로 죽었다고 해도 무방한 상태 아니 완전히 절명해 있었다는 표현이 더 적당할 것이다.
그렇게 지저천부대전도 하루 아니 이틀정도가 지나가고 있었다.
지난 이천백년간 그래왔듯이 이곳 지하궁전에는 여전히 조용한 정적만이 남아 있었다. 지금 마운비도 이미 모든 고통에서 해방된 듯 장내는 매우 조용했다.
"다만, "
이 화려한 지하 궁전과는 어딘지 어울리지 않는 숯처럼 온 몸을 불태운 시체만이 덩그러이. 놓여 있었다.
그렇게 어느 정도 지났을 무렵이던가? 어느 순간 숯처럼 타버린 사체에서 신비한 형상이 일어났다.
“스으........스으.....!”
다 타버린 시체의 오른 쪽 팔목에서 처음 푸른 서기가 하늘로 솟구쳐 올라가더니 이어 칠색 즉 일곱 가지 색채를 띤 서기가 뭉글뭉글 피어오르고 있는 것이 아니던가!
이어!
“츠츠츠츠츠……츠!!!
그 무지개와 같은 다양한 색채의 서기는 점차 한줄기 바람이 되어 다 타버린 남자를 이리저리로 흩고 지나갔다 왔다 하고 왕복하고 있었다.
그러길 수십 차례 지났을 까?
순간
검게 타서 흉측한 사내 즉 마운비의 몸이 이장 정도 떠오르기 시작하면서 무지갯빛의 서기가 지하 궁전을 휩쓸기 시작했다.
“휘이이잉……!”
"처음 푸른 서기가 휩쓸기 시작하더니 이어, 흰 색광, 녹광, 홍광, 적광, 흑광, 주황색의 서기가 차례로 검게 탄 마운비의 사체를 감싸고돌았다."
"이어,"
“고오오오오……츠츠츠츠츠!”
그 칠색 서기는 이어 마운비의 몸속으로 흡수되기 시작했다. 이어 인위적인 내력운공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마운비의 죽어있는 몸에 일 주천하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일곱 번을 마쳤을 까?
순간 !
마운비의 몸에서 일곱의 서기는 마침내 하나로 합쳐지더니 사혈인 뇌호혈 쪽을 향해 치 달고 지나서는 오른 손에 새겨진 원에서 칠색이 혼합하여 생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츠으……츠으!”
이어 강렬한 새파란 한줄기 빛이 솟구쳐 올라가며 지하궁전을 온통 파란 서기로 감싸기 시작했다.
그 뿐이 아니었다.
“꽈릉……콰앙!”
이어 마운비의 사체 머리 위로 빠르게 회전하며 귀쪽으로 빨려 들어가더니 뇌음과도 같은 굉장한 굉음이 들리면서 무섭게 폭발하였다.
"그러자, 오오…… 보라! 실로 기묘한 현상이 일어났다. "
마운비의 죽은 듯했던 사체의 눈이 번쩍 떠졌다. 그러면서 은빛으로 화해 점차 온몸을 물들며 마치 그의 심안에는 동공이 없는 기괴하기 그지없는 모습이었다.
“은자의 하늘로 들어갈 수 있는 열쇠인 단천이 말하노라…단천은 죽음을 이기며 생명의 부활을 노래하노라…죽은 자는 결코 은자의 하늘에 들 수 없노라!”
“죽은 자에게 주는 단천의 첫 째 선물은 생명 이니라!”
이어 마운비의 입에서 하늘의 소리인지 모들 듯 한 외치는 듯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건 평소의 마운비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그건 마운비가 지저천부대전의 금마지문에 들어오기 전 마운비는 외가의 조사인 십맥사패염왕의 유품 네 개의 선물중 하나인 단천환의 기계와 같은 소리였다.
사실 마운비가 이곳 지저천부대전에 들어서서 외가의 조사에게 얻은 것은 네 가지 아니 지도를 포함하면 총 다섯 가지를 얻었다.
"「현기를 내뿜고 있는 이중의 은색팔찌(단천환)! 황금 열쇠(천영쇠)! 하나의 영패(동방선가 태상 지존영패), 서역의 두루마리(파피루스), 십밀서원의 지하 지도」"
그렇다!
이 다섯 개의 귀물중 하나로 바로 마운비가 손목에 착용하자 흡수된 은색팔찌 즉 단천환이라는 팔찌의 효능이 처음으로 발휘된 것이다.
완전히 생물학적인 죽음 상태에서 단천환이라는 것을 통해 생명을 다시 얻는 기연을 만나고 있었다.
마침내 현기를 내뿜으며 반짝이던 은색팔찌가 몸에 흡수했었는데 이제 생명을 다한 마운비에게 생명을 불어넣어 주는 아주 특별한 효능을 발휘하였다.
상상불허!
아니 기적과도 같이 그 단천환이 지금 누구도 기대할 수 없고 도저히 살아 날수 없다고 여겨진 다 타버린 시체를 살리고 있었던 것이다.
“쩌어어엉……!”
"이어 마운비의 몸이 허공으로 오장가량 정도 두 둥실 떠올랐다. 이어 떠오른 동체가 앞뒤, 좌우 가릴 것 없이 향방 없이 회전을 하기 시작했다."
그건 바로 변형된 대주천(大周天)의 현상이었다.
"즉, 기를 전신에 순행시키며 새로운 파력의 흐름을 일으키게끔 일주하는 과정이 정상적인 대주천현상 이다."
반면 지금 마운비의 생체가 모두 멈춰진 상태라서 기를 순행하지 못해서 그런지 외부의 타력에 의해 대주천을 일으켜서 내부의 기를 살려주어는 것이다.
때문에 이걸 두고서 대주천 현상과 흡사하여 변형된 이란 단어가 적합했던 것이다.
“후두두둑……!”
"여하튼, 그렇게 회전하자 뜻밖의 놀라운 현상이 벌어졌다. 회전하는 것과 반비례하여 마운비의 사체에 검게 탄 허물들이 벗어지기 시작하며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던가?"
“꿈틀…꿈틀!“
그리고 죽었던 마운비의 몸이 미세하게 움직이며 살아나기 시작했다.
그렇게 반 시진 정도 흘렀을 까?
이어 마운비의 몸에서 갑작스럽게도 앞서 와는 또 다른 현상이 일어났다.
마치 양파가 껍질 벗기듯 마운비의 알몸에서 허물을 벗기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번…두번…세 번 그렇게 수없이 벗겨지더니 일흔입곱번이나 벗겨졌다.
환골탈태(換骨脫胎)!
그건 생사현관을 타 통하면 일어나는 현상으로 피부가 벗겨지고 뼈가 바뀌어 무공을 익히기 위한 최상의 신체조건을 갖추게 된 다는 환골탈태의 현상이 분명했다.
이어 완전히 피부가 벗겨지자 순간 마운비의 몸은 윤기를 자아내고 불타기 전보다 아주 아름다운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그건 십전완미의 어떤 여인도 따를 수 없는 거대한 순백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모습 이었다.
만일 여인들이 마운비의 이 모습을 본다면 어떻겠는 가?
아마도 그의 자그마한 손짓에도 즉시 치마를 벗고 달려들 그런 유혹이 담긴 순백의 사내의 모습을 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다만, "
그의 눈은 번쩍 떠졌는데 불구하고 동공이 보이지 않았다. 여전히 초점이 모여지지 않아 어딘가 멍청해 보이는 게 단지 흠이라면 흠이었다.
그러데 다음 순간!
(사내여 본 녀는 사도서린이라 한다. 나에게로 오라!)
마운비는 단천환에 의해 죽었던 몸이 살아나기 시작하자 맨 처음 들려온 것은 머리를 때리는 하나의 사념이었다.
지금 멍청한 그의 뇌리를 사념이 강하게 때렸다.
순간!
“부르르르!”
몸을 떨며 여전히 허공에서 오장 이 뜬 부양되어 있는 상태에서 칠색의 서기는 아주 특별한 모습이었다.
“크~~으으으……!”
"이어,"
"마운비는 아수라의 탈명마정의 독단은 이미 몸에 흡수되었으나, 이와는 성격이 다른 마화의 열양지기나 음양환단 그리고 회음혈 점혈의 기운은 여전히 마운비의 몸에 남아있었다."
"단천환이 준 은자의 부할 생명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남아 있었는지 극심한 욕정의 열기에 마운비는 신음성을 지르며 지저천부대전의 한곳을 주시 했다. "
"(바보 같은 자식, 나 서시천모의 신벌 경고를 무시하더니 꼴좋구나?)"
착각이었을 까?
어느덧 마운비의 뇌리 속에 천마지문을 입구에 쓰여 있던 것과 연결되어 원망이 섞인 사념이 흘러들어왔다.
그와 함께 점점 마운비는 서서히 정신이 들면서도 아득히 올라오는 욕념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아수 아니 옥하를 깨웠듯 어서 와서 나도 깨워라!)
문득!
마운비는 아직 정신이 가물가물한 가운데서 어렴풋이 두 마디의 사념이 더 들려왔다. 여전히 욕념 속에 빠져 있는 마운비는 이어 냉철히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고통스럽겠지만 감각기관을 세워 나를 찾아라, 거기에 네 욕정의 고통을 해소할 방법이 있을 것이다!)"
"이어, 다시 한 번 사념이 앞서보다 다시 강하게 뇌리를 스쳐지나 가듯하였다. "
욕념으로 가물가물한 정신 속에서 마운비는 이게 죽기 전에 염부의 음성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죽음의 초청 음성인 듯 귀기마저 서린 듯 한 혼란과 착각 속에 빠진 것 같았다.
(그래! 서 늘진 곳에 본녀가 누워 있다!)
다시 한 번 더 강한 사념이 들려왔다.
“우~~우…저기에 내 타는 듯한 곳을 시원하게해줄 뭔가가 있다!”
이와 함께 지금 이 순간 욕정과 멍한 기운에서도 미세한 한기도 감지해내고는 뭔가가 자신을 시원하게 해줄 수가 있는 것을 느꼈다.
“아~~헉 시원한 느낌이야!”
그 한줄기 한기는 청량하기 이를 데 없이 느껴지자 뜨거운 기운과 욕념에 들뜬 마운비는 온몸을 부르르 경련했다.
“헉~~헉!”
마운비는 자신도 모르게 사념이 이끄는 데로 한기가 느껴지는 곳을 향해 본능적으로 방향을 틀었다
(저~~저안에 내 몸의 열기와 욕정을 시원하게 해줄 무언가가 있다!)
마운비는 물밀듯 솟구치는 뜨거운 열류와 겹쳐진 본능 욕정에 치를 떨면서도 석벽의 틈을 노려보았다.
"아직 정신이 완전치 않아 비몽사몽간 인데다가, 유혹의 사념이 들려오자 바라보고 있는 석벽 뒤쪽에서 사념이 들려오고 있음을 직감하였다."
자신을 구해줄 영물 아니 무언가가 있음을 직감적으로 알아차린 것이었다.
일순!
“부~~부셔져라!”
마운비는 사력을 다해 오른 손을 쳐들어 맹렬히 석벽을 후려쳤다. 그러자 마운비의 우수의 손목에서 강력한 뇌기가 발생하며 석벽을 향해 뭔가가 쏘아져 나갔다.
어느 순간!
“츠츠츠츠츠!”
칠색서기가 괴이한 소음이 들렸다.
“삐이이익!”
이어 점차 가공할 서기와 함께 마운비의 몸에서 밀려나오기 시작했다. 그건 슬쩍 스치기만 해도 부셔져 버리고 마는 광폭한 강기덩어리 보다 더한 위력적인 파괴력 이었다.
다음순간!
“콰콰콰쾅!”
서기의 압력이 지저천부대전의 한쪽을 향해진 순간 굉음과 함께 석벽의 한쪽이 박살이 나며 흩어졌다.
“퍼억!”
순간 단단해 보이던 석벽은 그대로 모래처럼 부셔져 내렸다.
“푸시시싯!”
놀랍게도 무너져 내리는 돌가루에서 자욱한 연기가 피어올랐다. 그와 함께 돌이 타들어가는 매캐한 냄새가 진동했다.
“츠츠츠…휘이이익!”
칠색서기에서 흘러나온 괴이한 소리가 들리며 이어 마운비의 우수 손목으로 급속히 빨려 들어가자 언제 나타났기라도 한 듯 고요해 지고 있었다.
“커…억!”
그러나 마운비는 마화의 열량지기와 성적 본능에 의해 커다란 수컷 소와 같은 장대한 자지도 극도로 발기가 되어 있어서 고통스럽기만 하였다.
“으…으윽!”
그는 금방이라도 터져 나갈 듯 열기가 하체로 몰려들자 지독한 고통이 겹쳐 신음했다.
그런 고통 속에서 마운비는 부셔진 석벽 어디선가 한 가닥 서늘한 한기가 느껴졌다.
“쏴아아!”
바로 부서진 석벽 틈으로 순간적으로 맹렬한 냉기가 쏟아져 나왔던 것이다.
“쩌저저정!”
석벽 안쪽에서 몰려나오는 냉기는 얼마나 강렬한지 삽시에 밀실 내부를 한 겹 허연 서리로 뒤덮어 버렸다.
보통 사람이라면 그 냉풍에 순간 한독에 침습을 받아 즉시 얼어 죽고 말았을 것이었다.
하지만 마화의 열량지기와 욕정에 휩싸인 대다가 이미 마운비는 구룡동천에서 만년성형하수오의 적린염화신망의 효능 때문인지 그 한독에 별로 영향을 받지 않고 있었다.
아니 오히려 활화산을 담은 듯 열기에 요동치고 있는 마운비에게 그것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철에 한줄기 소나기라고나 할까?
마운비에게는 더위에 소나기 같은 아주 청량하게 느껴질 뿐이었다.
"순간, "
마운비는 냉기를 뒤집어쓰자 순간 하체의 고통중 하나는 벗어난 듯 일순 어느 정도 정신이 돌아오고 있었다.
(그래. 잘 찾았다. 어서 서린에게로 와라!)
그는 이어 고개를 들어 부서진 석벽 사이를 바라보자 현기를 담은 사념이 더 가까이 들리는 듯 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