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 신비지곡
마운비는 밀곡의 절진을 너무 우습게보았다는 후회감이 밀려왔다. 절진이 이중으로 설치된 것을 몰랐기에 방심한 것이었다.
“은둔미파진!”
이건 하나의 눈속임에 지나지 않는 진식이었다. 진식자체의 위력은 없었으나 바로 진식의 대가들을 잡기위한 포석이 담긴 환몽진의 일종 이다.
대게 진식의 대가들은 어려운 진을 돌파하고 나면 방심하게 마련이다. 그것을 역 이용 하기 위해 펼쳐진 진식이 “은둔미파진” 이었다.
극히 평범해 보이는 미진이 어떨 때는 엄청난 위력을 발생할 수도 있었다. 다 끝난 듯 평범해 보이는 계곡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앞은 절벽 이었다.
방심을 이용한 눈속임으로 착각하게 만들어진 진식에 마운비가 걸려든 것이었다.
순간!
“웃!”
한발이 푹하고 꺼지는 듯 한 느낌과 함께 마운비의 동체가 휘청 이더니 이내 바닥이 알 수 없는 곳으로 실족하여 추락하기 시작했다.
“아아아악!”
이어 처절한 비명과 함께 마운비의 신형은 그대로 절벽 아래로 떨어져 내렸다.
“쇄애~~액!”
귀청을 갈가리 찢어발기는 듯 요란한 파공성이 허공을 갈랐다.
위기의 순간!
“천마행공!”
마운비는 일순 천마에게서 얻은 심득 중 하나의 신법을 생각해내고 한 소리 외치며 속도를 감하기 위해 즉시 펼쳤다.
"그러자, "
“휘이! 훠이!”
두 손을 활짝 펴며 묘한 동작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마운비의 신형은 수직으로 떨어지는 것이 바로 변형되었다. 지금 그의 신형은 기이하게도 나선형을 그리며 추락하고 있지 않은가?
"그의 신형이 빙글빙글 도는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었으며, 그와 반비례하여 추락하는 속도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었다."
그렇다!
“천마행공”
지금 마운비는 한 가지 초절한 경공 신법을 시전하고 있는 중이었다. 천마의 지존삼마결 상의 경신수법이었다.
내공을 수평으로 뿜어내어 높은 곳으로 추락할 시 인위적으로 속도를 줄이는 비법은 바로 천마행공 뿐이었다.
그 사이 삽시에 마운비의 시야에 계곡 바닥이 눈에 들어왔다. 계곡의 바닥은 보기에도 섬뜩하게 온통 삐죽삐죽 솟아오른 난석들로 난립해 있었다.
최후의 순간!
“꽈릉!‘
일순 마운비는 아래로 손을 뻗어 일장을 내쳤다.
“콰콰꽝!”
그러자 장력은 맹렬한 폭음을 일으키며 절벽 아래에 난립해 있는 난석들을 박살냈다.
“끅!”
직후 마운비는 묘한 신음성을 내뱉었다.
"“화르르, 쿵!‘"
동시 반탄력으로 일시 멈칫하던 마운비의 신형은 마침내 쓰러질 듯 휘청 이며 계곡의 바닥으로 내려섰다.
“으으음!”
그와 함께 마운비는 신음을 발하며 털썩 바닥에 주저 않았다.
"그런 그의 안색은 백지장같이 창백하게 변해 있었고, 입가에는 선혈이 약간 흘러내리고 있었다. 아마 순간적으로 과도한 내력을 일시에 쏟아 부었기 때문인 듯 했다."
"이어,"
"“휴, 하마터면 큰일 날 뻔 했군!”"
위태로운 고비를 넘긴 마운비는 자신이 떨어져 내린 절벽 위를 바라보며 되뇌었다.
지금 그의 눈에는 천장도 넘는 까마득한 절벽이 보였다. 밑에서 보아도 사방의 절벽이 워낙 높고 또 계곡 바닥이 깊어 이곳에는 한낮에도 햇볕이 들어올 것 같지 않았다.
그 때문인지 사방의 절벽에는 이끼들이 두텁게 끼어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마치 유부에 가장 가까운 곳 같은 분위기다.
다음순간!
마운비는 거칠게 숨을 헐떡이며 급히 눈을 감고 운기조식에 들어갔다.
"아무리 천마의 무공인 지존삼마결과 천지간에 모든 만물(萬物)이 음양의 조화(造化)를 이룬 불사초연신강(不死超然神剛)! 양극천뢰(兩極天雷), 음양이기(陰陽二氣)의 힘 양극천뢰를 익혔다 하여도 천장 높이에서 낙하할 때 과도한 내력을 소비했기 때문이었다."
"지금 마운비의 상태는 내상으로 심맥은 여기저기 끊기고 막힌 상태였다. 하지만, 내공을 일주천하고 어느 정도 휴식을 취하자 즉시 내공을 회복할 수 있었다."
"이어,"
"“으음, 이곳이 어딘가, 여기가 파라밀곡이란 곳인가!”"
마운비는 절곡의 주위를 돌아보며 나직이 중얼거렸다. 그 계곡은 상당히 넓었다. 주위를 둘러보며 나직이 중얼거리던 마운비는 문득 흠칫했다.
“스으! 스으!”
계곡의 동쪽 끝에 자리한 석벽 밑에서 기이한 현기가 피어오르고 있음을 발견한 것이었다.
“여기에도 기문진식이 설치되어 있네!”
마운비는 의아한 표정으로 검미를 모았다.
“스읏!”
다음 순간 마운비의 신형은 이내 현기가 나는 곳으로 날아갔다.
“여기에 무엇인가 있을 것 같은데!”
석벽 앞에 이른 마운비는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했다.
그의 앞 신비롭게 피어오르던 현기는 씻은 듯이 사라지고 없었다. 대신 그곳에는 괴석들이 난립해 있지 않은가?
“이상하군! 멀리서 볼 때는 이곳에 기문진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의아한 듯 중얼거리며 걸음을 옮겨갔다.
일순!
“어엇!”
그의 안색이 일변하며 신형을 휘청했다.
“고오오오!”
갑자기 사방이 캄캄한 암흑천지로 변하는 것이 아닌가?
“이~이런……또 기문진법에 빠졌다!”
마운비는 낭패한 표정을 지었다. 주위에 있던 괴석들이 바로 진세였던 것 이었다. 순간 마운비는 놀랐으나 그리 당황하지는 않았다.
그때 사방에서 섬뜩한 괴성과 음산한 바람이 마운비의 주위에 휘몰아져 왔다. 이어 다시 한 번 환상이 새록새록 일어났다.
순간!
"마운비는 파라밀곡 입구라고 생각되는 곳에 펼쳐진 진세 즉, 만박육합환상대진과 유사함을 느꼈다. 이건 변형된 만박육합환상대진이었던 것이다."
(그러면 이 안쪽에 무엇이 있다는 건데!“)
누가 설치했는지 모르지만 뭔가 있다는 생각이 번뜩 드는 마운비이었다.
이어 그는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시켰다. 그러면서 자신의 귀를 외부로부터 소리로부터 차단했다.
"그러자 예상대로 환영이 사라지자, 천천히 우로 반보, 앞으로 이보 걸음을 옮긴 뒤 괴석을 피해 다시 좌로, 우로 계속해서 발걸음을 옮겨 갔다."
얼마를 그렇게 걸었을까?
“휴우! 이제 겨우 통과했다!”
"마운비는 한번 아니 두 번, 세 번 연속 당한 것도 있고 해서 조심스레 주위상황을 자세히 살펴보고는 이윽고 주위가 환해짐을 느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
"“하하, 여기가 도천자가 말한 사곡인 파라밀곡이 맞는 것 같군!”"
마침내 기나긴 험로를 지난 듯 마운비는 미소를 지으면서 밀곡이라고 생각되는 곳으로 지체 없이 들어갔다.
얼마나 걸어들어 갔을까? 마운비는 흠칫하며 멈추어 섰다.
“이런 곳에 사람이 만든 두 개의 석문이 있다니!”
입구로부터 백여 장 전진해 들어온 마운비의 앞을 가로막는 곳에 좌우로 두개의 육중한 석문이 가로 막아섰다.
하나의 석문 아니 철문!
"철문에는 일련의 도인들이 수련하는 문양이 그려져 있었고, 알 수 없는 도문의 도형 담긴 이상한 글자가 쓰여 있다."
(과두문이네!)
그 위 내력이 고강한 무인이 장공으로 쓴 듯 웅위한 글자체로 울퉁불퉁한 석벽에 과두문으로 네개의 글자가 쓰여 있었다.
“뇌운유부(雷雲劉府)!”
(여긴 무덤 인 것 같네?)
과두문의 글은 그 같은 뜻이었다.
그렇다면 여기가 선대의 십밀 원주들과 유력 십이 지맥 종사들이 자기의 죽음을 맞이하는 종사들의 무덤과 같은 곳이라는 바로 뇌운유부란 말인가?
그렇다 바로 뇌운유부이었다.
사실 이곳 뇌운유부는 원주 외에는 정확한 위치는 알 수 없었다.
다만 뇌운산 고봉과 중봉인 뇌운석부 중간에 있는 골짜기 계곡에는 천장 깊이의 절벽 어딘가에 있었다고 짐작만 될 뿐이었다.
그런데 사실은 사곡인 파라밀곡 끝 부분의 천애의 절벽 밑에 원주들의 무덤이라는 뇌운유부가 있었던 것은 그 누구도 몰랐다.
하지만 마운비는 아주 우연한 기회에 십밀서원의 원주 무덤이라는 이곳 뇌운유부에 들어서게 된 것이었다.
물론 그는 이곳이 십밀서원의 원주들의 무덤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고 있었다.
(십밀서원 원주 외 출입불허!)
문득 마운비는 철문 옆에 세워져 있는 목각으로 세워진 작은 현판이 눈에 들어왔다. 글에는 이곳의 출입을 금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석문!
거기에는 검푸른 청강석을 깎아 만든 이 석문 위에는 아주 괴이하고도 난해한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저것도 과두문이다!)
그 문양을 살펴본 마운비는 두 눈을 번뜩 빛냈다. 앞을 가로막고 있는 석벽에는 상형문자인 과두문으로써 있었다.
“지저천부대전(地底天府大殿)!”
(땅속의 하늘 궁전이라는 뜻이네!)
마운비는 지저천부대전이라는 석부에 눈길을 주면서 더듬더듬 읽어갔다.
다음순간!
(선택의 여지가 없군!)
마운비는 철문과 석문 중 한곳을 향해 속으로 되뇌며 발걸음을 석문 쪽 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바로 지저천부대전이라고 쓰여 있는 쪽 이었다.
“그~~그~~그응!”
다가선 마운비는 이내 석문에 힘을 가하자 굉음과 함께 의외로 쉽게 안쪽으로 열렸다.
"이어, 석문 안에 들어서자 어두컴컴했다. "
마운비는 이내 눈 시각이 극도로 발달해 아주 멀리 떨어 진 것들을 볼 수 있는 천안통(天眼通)의 수법으로 안광을 돋우자 이내 안쪽이 밝아왔다.
안쪽 종유석이 삐죽삐죽 나와 있는 천연의 동굴 길이었다.
(안쪽으로 걸어가 볼까?)
마운비는 듬성듬성 키 아래로 뻗어 있는 종유석을 피하면서 천연의 동굴 길을 향해 조심스레 발걸음을 뛰었다.
그렇게 얼마가 갔을까?
석부의 입구가 나타났다. 거기에는 하나의 팻말과 입구 석벽에 웅위한 내력으로 쓰인 글이 눈에 들어왔다.
“지저천부대전(地底天府大殿) 입구!”
(그럼 여기부터가 지저천부대전 입구로 구나!)
마운비는 팻말을 읽으며 이곳부터 지저천부대전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입구벽면!
"서시천모 영지, 난입자 구족지멸의 신벌이 있으리라 -십맥사패염왕 절필-! "
그 아래에는 몇 자 적혀 있었다.
아주 오랜 세월이 지난 뒤에 써진 듯 한 글귀는 동굴의 습한 기운 때문인지 이끼가 끼고 여기 저기 많이 퇴색되어 있었다.
마운비는 고개를 갸웃했다.
“서시천모와 십맥사패염왕이라!”
"아마 지저천부대전은 서시천모가 주인이고, 십맥사패염왕은 입구를 지키는 수호 천왕을 가리키는 것 같은데 여러 명일까? 아니면 하나의 인물일까? 하는 의아심이 들었다."
“지키는 인물이 아직도 살아있을까?”
마운비는 주위를 살피며 천천히 경고 문구가 적인 석부 안으로 들어섰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