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5화 (25/94)

9-1. 패륜판결

"마운비와 십밀낭랑 나운벽, 그리고 십밀화 나운월은 뇌왕의 의도대로 치욕의 장면을 십이 수사에게 들키고 난 이후 뇌운석부로 옮겨졌다."

뇌운곡의 중봉인 뇌천산의 깍아지르는 듯 한 절벽의 중간에 하나의 거대한 동굴이 입을 딱 벌리고 있었다. 

"놀랍게도 언제, "

누가 만들었는지에 대한 연원은 모르지만 층층이 계단이 나있었고 거기를 지나 동굴 입구에 들어서자 그곳에 바로 하나의 석부가 나타났다.

"동굴 앞쪽에 지력으로 “뇌운석부”라고 쓴 것이 아니라면, 뇌운곡 곳곳에 산재해 있는 하나의 동굴이라고 밖에 볼 수 없었다."

"동굴 안에 있는 뇌운석부 안, "

"그곳은 아주 넓었다. 높이 오 장, 넓이 십여 장, 자세히 보면 원래 동굴에 인공적으로 가미한 것을 금방 알 수가 있었었다. "

"석벽, "

뇌운석부는 돌을 쌓아 놓은 석벽으로 주위를 둘러싸고 있었고 석벽의 좌우측에는 커다란 철문을 달고 있는 방이 서너 개 가 나란히 놓여있었다.

이곳이 바로 뇌운석부이었다.

"사실,"

십밀서원은 선도를 추구하기 때문에 특별히 중죄인을 가두기 위한 별도의 뇌옥을 없었다. 

"다만, "

아무리 선도를 추구하여도 이곳도 사람이 사는 곳이기 때문에 간혹 다툼이 일어났다. 

"이런 불상사를 막기 위해 총사와 떨어진 곳에 선도의 수련장소를 조성하였는데, 이것을 간혹 뇌옥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따라서 음모라고는 하지만 십이 수사에 의해 폐륜남녀가 된 마운비와 두 이모 즉, 나운벽과 나운월을 이곳으로 임시방편으로 감금했던 것이었다."

"석부의 한곳,"

"칠흑 같은 어둠 속, 마운비는 잠을 이루지 못하다가 문득 일어났다. "

주위는 캄캄했다. 

먹물을 뿌린 어둠이 온통 주위를 뒤덮고 있어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었다. 지금 마운비는 차가운 돌바닥에 반듯이 누워 있었다. 

"그리고 주위가 온통 어두웠지만, 이미 신안이통의 경지를 넘어선 마운비에게는 어두움이 장애가 될 수 없었다."

"사실,"

"이곳에 오기 전 십이 수사는 마운비 등 세 이질 간 모두 혈도를 제압하는 금제를 가하고 발목에 오금으로 만든 철갑을 씌어져 있었고, 또 강철도 두부처럼 베어버리는 각천신도로도 베지 못한 다는 만년한철로 된 쇠사슬로 묵어 가두었다. "

하지만 그건 그들만의 생각 일뿐!

"마운비같이 천하를 다투는 절대 고수의 경우 얼마든 지 눈에 뛰지 않게 이혈대법(移穴大法) 즉, 혈도를 옮길 수 있는 내력을 가지고 있었다."

이것을 간과 했던 것이 그들의 불찰이라면 불찰이요. 마운비에게는 다행이라면 다행 일수 가 있었다.

"거기다 마운비의 무공실력이라면 아무리 만년한철 이라지만, 가문의 구룡신공 상의 열양 내력이라면 그리 큰 어려움 없이 만년한철의 금제는 언제든지 벗어날 수가 있었다."

"(대체 앞으로 어떻게 하지?, 그냥 무력으로 문을 부수고 파수를 제압하여 이곳을 떠날 까?)"

"(휴우! 지금 위기를 마무리 하지 않는 다면, 이모들과 십밀서원은 큰 시련에 처할 텐데!) "

"(하지만, 휴, 어쩔 수가 없지. 이모하고 상의하는 수밖에...!)"

마운비는 지금 자신이 매여 있는 것은 그리 큰 문제가 아니었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이모부 아니 음모자 뇌왕 적우붕의 행보가 십밀서원에 미칠 위험을 걱정했다.

그리고 자신과 떨어져 고초를 당하지나 않을 지 건너편에 빙어가 된 자신의 여인이 된 두 이모의 생사가 걱정이 되었다.

"(그래, 한번 상의해 보고 이곳을 무력을 써서 라도 벗어날지 의논해 보자...!)"

마운비는 이런 생각을 하면서 잘될지 모르지만 한 가지 음공을 펼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한편!

"또 다른 석부 안,"

마운비의 석부와는 달리 희미하게나마 빛이 보였다. 그곳에는 아주 아름다운 중년여인 두 명이 몸을 웅크리고 앉아있었다. 

길게 기른 머리카락이 희미하게 투영된 빛에 불 힐끗힐끗 비춰 보였다.

두 여인은 뭔가 생각하는 듯 움직임이 없이 흔들리는 희미한 빛에 떠있는 먼지만 쳐다보고 있었다. 

그곳 역시 반대편 마운비의 석실과 같이 사방에 문이라고는 없는 꽉 막혀 있는 공간이었다. 

"다만, 다행인지 조카 마운비가 머무른 곳과는 달리 천정에는 희미하나마 야명주가 달려있었다. 그리고 중앙에 달랑 거대한 원형의 탁자만이 유일한 가구가 있고, 천장에 달린 야명주 불빛에 의지하여 간신히 넓은 공간을 형태나마 알아볼 수 있을 정도의 밝기를 유지하고 있었다. "

"아마, "

"십이 수사로서도 십밀서원의 제자인 두 여인에게, 원주의 손자라 하여도 남자며 외인인 마운비보다 다소 선대한 것이 엿보였다."

"그렇긴 하여도, 여인들 역시 뇌천석부에 매인 몸이긴 매한가지였다. "

“휴우............!”

한 동안 멍하니 탁자에 앉아있던 여인들 중 중년의 나이가 들어서 인지 풍만한 몸을 가지고 있는 언니 나운벽의 입에서 문득 희미한 한숨 소리가 흘러나왔다.

"“운월아 우리는 어째도 좋은 데, 어린 운비가 걱정이로구나...!”"

십밀낭랑은 몸이 매인 수인의 상태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조카 마운비가 걱정이 되었다.

"그날,"

"온몸을 던져 도천자 당무양의 장력을 맞아주었던 그 용기, 그리고 자신의 마음속의 첫사랑 이었던 십자검왕 마룡강을 빼닮았을 뿐 만 아니라 처녀 이었던 자신을 여자로 만들어주고 성적인 기쁨을 준 어린 정인!"

그를 생각할 때 자신은 앞으로 마운비에게 일부종사를 결심하면서도 이 판국에도 보지가 욱신거리며 야릇함을 느끼고 있었다.

어린정인만 생각하면 자신도 모르게 이렇게 되니 늦게 배운 도둑질이 밤새는 줄 모르는 격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손을 턱에 괴고 이런 생각에 잠겨 있다가 일순 동생 나운월의 말소리에 자신의 망상이 깨지자 부끄러웠는 지 얼굴이 붉 으스레 지는 것을 느꼈다. 

"“맞아요. 언니, 우리야, 이런 일을 당한다 해도 뇌왕 그자를 욕하며 하늘을 원망하면 되지만, 어린 운비가 이 시련을 잘 감당할 지 한시도 마음이 놓이지가 않네요...!”"

“여기서 엎어지면 코 닿을 곳 인데 얼굴을 볼 수 없으니...!”

"날씬 하여 굴곡이 심한 모습을 하고 있는 그녀의 얼굴은 근심의 그늘이 있었지만, 십오 년만에 남자의 정액 맛을 보지에 받아 보았고, 또 능란한 쾌락의 일야를 보내서 그런지, 신색이 십년은 더 젊어보였다."

이런 심각한 표정을 지은 체 뭔가 나직이 두 여인은 두런두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바로 그때!

여인들이 머물고 있는 석실이 울려 퍼졌다.

"“이모들, 거기 괜찮죠...!”"

"그런데 이건, "

최상승의 공력을 가진 자 만이 시전 할 수 있다는 전음의 최고봉인 비기였다.

"육합전성(六合傳聲) 수법,"

"전음입밀, 천리전음보다 한 단계 위의 전음술로 소리가 사방에 울리도록 함으로써 보통은 시전자의 소재를 숨기면서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는 수법이었다."

그런데 마운비는 이 수법을 변환하여 자신의 연인이 된 두 이모에게 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었다. 

"“제가 말하고 있는 것이 들린다면, 바로 옆에 있는 것이니 전음입밀 수법으로 말해주면 제가 음파를 끌어들이도록 할께요. ..!”"

"“이모, 들리세요......!”"

순간!

석벽으로 둘러싼 곳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나운벽과 나운월을 처음 자신들이 잘못 들은 것인 줄 알았다.

"“이모, 들리시면 대답해보세요......!”"

"그때, 다시 말소리가 계속 들려오자 그것이 전설의 육합전성 수법이라는 것을 그녀들은 알 수가 있었다."

자신들의 어린정인이 무공이 고강한 것은 알았지만 이정도 일 줄은 몰랐다. 이런 생각에 든든함과 비록 같혀 있을 지라도 자신감 새록새록 생겨나면서 애정이 물밀듯 생기는 것을 느꼈다.

“우우운비야...니 말소리가 마치 이모 옆에 있는 것처럼 들리는 구나....!”

“그래 거기는 별일 없는 거지....!”

십밀낭랑 나운벽은 조카 마운비의 육합전성 수법에 전음입밀 수법으로 대답했다. 아무래도 자신들의 안위보다 어린 정인이 걱정되었기 때문이리라!

“이모 이제 어떻게 해야죠! 여기서 빠져 나가 후일을 도모하는 게 어떨까요...!”

마운비는 자신의 생각을 육합전성에 담아 보냈다.

"이때,"

"“운비야 그건 안 돼, 비록 우리가 음모에 의해 패륜이 들켰으나 일단 십이 수사님들의 판결을 받아봐야 될것 같아...!”"

"“뇌왕 그 작자가 무슨 음모를 꾸미고 있을 텐데, 우리가 도망치고 나면 그야 말로 이곳은 무주공산이 되어 혼란스러울 거야....!”"

"“우리가 곤란한 지경에 빠졌지만 세가의 이 겁란을 막아야 되지 않을 까? 짐작컨대, 이건 우리 세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곳 동방선가 전체의 문제라고 생각해!"""

"그래서 경과를 보면서 이곳의 위난을 막아야 할 대첵을 세워야지 무책임하게 도망 쳐 우리의 안위만 생각할 수가 할 수가 없지 않니. 그렇지 않겠어 언니와 운비야 ..!”

평소 지혜롭게 실질적으로 세가를 이끌어온 정치적 역량이 있던 십밀화 나운월이 현 상황을 진단하면서 말했다.

순간!

다른 석부에 있던 나운월의 말에 공감하였다. 그러면서 이런 지혜로운 여인이 자신의 연인이 되었다는 것에 뿌듯함도 함께 느껴졌다.

“맞아, 운월이 말이 맞는 것 같구나. 운비야 수사님들의 결정을 한번 믿어보자. 만일 그게 우리에게 치명적인 위협이 되더라도 말이야....!”

“그냥 도망치는 것은 우리를 위해서나 세가를 위해서나 옳지 않을 듯 하다고 이모도 생각해....!”

십밀낭랑은 자신의 지혜로운 동생의 판단에 동조하며, 어린 정인 마운비를 설득했다.

“휴우, 할 수 없죠! 이모님들이 그런 생각이라면 저도 따를 밖에요....!”

이어,

일정한 간격으로 음성이 양쪽에서 들리는 듯 했으나, 뇌운석부를 지키고 있는 파수 도인들은 말을 들을 수가 없었다.

다만,

뇌운석부의 옥사역할을 하고 있는 파수 도인들이 간혹 석실의 철문에 달린 작은 구멍을 통해 실내를 들여다볼 뿐이었다.

그런데 세 이질간이며 사랑하는 남녀가 된 이질간은 뜻밖에 결정으로 당분간 헤어지는 신세가 되고 우연한 사건과 조우하게 되는 지 그 누구도 몰랐다. 

 …… !"" "

<내일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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