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 음모중첩
영불귀곡(永不歸谷)!
영원히 돌아올 수 없는 불귀의 곡이라 위명은 허세가 아니었다. 밤에 펼쳐지는 칠흑처럼 어두운 암흑 속에서 각종 신묘 막측 한 신비를 쏟아내고 있었다.
지금의 모습은 영원한 불귀객을 만든 다는 영불귀곡의 면모를 자아내며 처음 찾는 자에게는 충분한 귀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지금 여기 저기 육식의 날 짐승들이 괴성이 들려오며 붉은 눈빛이 위험을 말해주고 있었다.
깊은 밤!
만월이 한참 지나서 그런지 달빛조차 보이지 않은 칠흑 같은 어두움이 한결 더 귀기 서러워 보였다.
사방이 빽빽한 산림으로 가득 찬 숲속 한편에는 자그마한 고묘가 있고, 그 중앙에는 반경 일장 정도 그리 넓지 않은 공터가 자리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공터의 중앙에 아주 건장한 웬 적의 인이 뒷짐을 쥔 자세로 초초한 기운이 감도는 표정으로 주위를 살펴보고 있었다.
아!아!
그런데 그 적의인은 바로 백화원에서 마운비와 두 이모간의 정사를 지켜보고 있던 뇌왕 적우붕이 아닌가?
“스읏............!‘
한데 바로 그때였다.
흐흐! 조금 일찍 왔군....!"" "
문득 한 줄기 인영이 어둠을 뚫고 유령처럼 소리 없이 고묘 앞으로 날아 내렸다.
순간.
“오....오셨습니까..영지살마님...........!‘
뇌왕은 반가운 기색과 어딘지 모르는 두려움에서 인지 간헐적으로 떨며 날아 내린 인영 곁으로 다가서며 급히 허리를 굽혔다.
“그래 뇌왕 십밀의 장악은 잘되어가고 있는 가........!”
"이때,"
칠흑같이 어두운 밤하늘에 가려졌던 구름이 일순 겉이자 나타난 인형의 모습이 보였다.
"뭉툭한 빗자루 눈썹에 쭉 찢어진 실뱀 같은 눈, 뻥 뚫린 들창코에 뻐드렁니를 지닌 자못 흉측한 용모를 지닌 칠십대가 넘어 보이는 노인 이었다."
그자의 눈자위는 음흉한 광망을 발하며 쉴 새 없이 희번덕거리고 있어 악독하고 교활함 심성의 소유자임을 엿보게 한다.
헌데 그 주위에 은은한 홍색의 기운이 서려 있는 듯 어두움 속에서도 점점 기 실체가 선명히 보이기 시작했다.
“영지살마!”
오십년전 중원 무림에 활동했던 전대의 노마이었다.
스스로 고루마종의 후예임을 감추지 않고 광음합마공으로 수많은 정파의 고수들을 죽였다.
특히 그는 온갖 간교한 술책을 동원하여 중원 무림을 혼란의 도가니로 만들었던 간교한 효웅이기도 했다.
특히 오십오 년전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신녀대의 혈겁에 주모자가 영지살마이라는 것이 드러나나 자 공분을 느낀 많은 무림인들이 모용세가를 중심으로 하여 연합하여 그들을 토벌하려 했다.
하지만 영지살마를 추적하려던 계획은 처음부터 어긋나기 시작했다. 그건 혈겁의 장본인 영지살마가 언제 부터인가 무림에서 갑자기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살겁의 원흉이 오십년간의 은거를 깨고 절대 접근할 수 없는 뇌운곡에 나타난 것이었다.
“그럼 이제 지금까지 경과를 보고하라.........!”
순간!
"“예예........지금 잘 되고 있습니다. 약간의 변수가 있어 계획은 변경 되었지만 현재로서는 원만히 잘되고 있습니다, 살마님.....!”"
뇌왕 적우붕은 알 수 없는 긴장감 섞인 음성으로 그간 십밀서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음모의 진척상황을 대답했다.
-----중 략--------
“흐흐흐...............그리고 제이의 명옥마녀의 연성도 무르 익어가고 있습니다.........!”
"“제 계집인, 적요홍이 마공의 심득을 깨우치기 위해 별짓 다해도 진보가 없던 것을 살마님의 말대로 그 계집이 ”극음태양지체“를 타고나 삼년 만에 명옥마공 연마가 벌써 칠성을 넘어선 듯합니다...!”"
“오십년이 되어도 삼성에 그친 제 계집에 비하면 성취가 월등합니다. 벌써 그 정도니 모든 것이 잘 되고 있지 않습니까? 하하...!”
"“이제 점점 마기가 골수를 침범하고 있어서, 곧 마무리 될 것 같습니다. 그러면 이곳 십밀서원뿐만 아니라 동방선가 모두가 장춘곡에 의해 장악 되어 육합마세에 큰 힘이 될 것입니다. 흐흐흐...!”"
뇌왕은 음흉한 웃음을 지으며 덧 붙였다. 그런데 극음태양지체라고 했던가!
극음태양지체!
전설의 음양 지체이었다. 천강 및 천음지체가 수천 년에 한번 있을 오성을 가지고 태어났다면 그에 못지않은 지체가 있었다.
"바로 구양, 구음지체 이었다. 이들 지체 역시 천강, 천음 지체만은 못해도 그들 못지않은 천재적인 오성을 타고난다. "
하지만 하늘의 시샘이랄까?
"이들은 하나의 약점 아니,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었다. 뛰어난 오성에 비해 생이 짧다는 것이다. "
"구양, 구음 지체는 십구 세를 넘어 살지 못했다."
"구양지체는 남자만이 타고 나는 데 남자노릇 하는 순간, 즉 정액을 사정을 시작 한 이후 양기가 가장 강해지는 시기 인 오년을 넘기지 못했다. "
태어나면서 극양의 기운을 가지고 있는데다 성장하면서 양기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결국에는 심맥이 이를 견디지 못해 온 경락이 가닥가닥 끊기는 고통에 시달려 죽게 되는 것이 구양지체의 숙명이었다.
"반면,"
"구음지체는 여자만 타고나는 지체로서 여자노릇 할 수 있는 시기 즉, 월경 후 구양지체와 마찬가지로 짧아야 오년 길어도 칠년을 넘기지 못 이 땅에서의 생을 마감할 수밖에 없는 천고의 질병을 가지고 있었다. "
이 지체는 구양지체와는 반대인 경우인데 강한 음기를 가지고 태어나 서서히 음기가 적어지면서 월경을 기점으로 종극에는 음한 기운이 소멸되어 가면서 거동을 할 수가 없게 된다.
이 때문에 그녀는 병약하게 되고 활동을 할 수 없어 온갖 질병에 시달리다가 생을 비참하게 마감하는 데서 구양지체와 동일하였다.
따라서 두 지체는 십세가 지나면서 항상 병약하여 자리를 보전하게 된다.
그럼에도 그들의 천재적인 오성은 범인이 수백 년간 고련하여도 깨우치지 못할 것을 그들은 단 몇 년 만에 깨우칠 수 있었다.
"다만, 하늘의 배려라고나 할까?"
이런 지체들은 많아야 백년에 한번 등장하지만 생이 짧아서 그리 큰 족적을 남기지 못했다.
"만일 천재적인 오성을 가지고 범인과 같은 수명을 보장 받을 수만 있다면, 그들이 어떤 족적을 겼을 까!"
그러나 예외는 항상 있었다.
구양지체를 가지고도 범인의 수명을 다산 인물이 있었다. 그리고 천재적인 오성으로 무림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만일, 그가 무공이 아닌 유학을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의문이 들지만, 하늘은 그에게 힘을 주었던 것이다."
천재적인 무공인 천마 구양수!
"천상천하유아독존 마도대종사, 당시 천하제일인 이었던 소림의 혜가를 꺽은 후 더 이상 무림에 뜻을 두지 않았던 인물!"
극마를 넘어 반선지경에 든 천마는 천하제일인 이라는 허울을 미련 없이 던져버린 인물!
아내와 가장 믿는 제자에게 배신을 당하기도 했던 비운의 인물!
"어떤 경로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광세 기연으로 천고의 질병을 치유하여 무림사에 전무후무한 영향력과 족적을 남긴 인물 ,"
천마 구양수!
항간에는 그를 정사를 불문하고 고금제일인이라고도 평한다.
다만 무림에 활동하지 않고 있는 기인들은 비교대상이 되지 않아 드러나지 않은 무림의 세외고인들도 많은 법!
"각설하고,"
또 하나의 하늘의 안배인가!
하나를 배우면 열을 깨우친다는 천고의 지체는 또 있었다.
극음태양지체!
종종 나타나는 극음지체와 태양지체를 한 몸에 동시에 갖고 태어나는 인물을 극음태양지체라고 한다.
자신이 극음태양지체 인지도 모른다. 그저 남들 보다 똑똑하고 자질이 대단히 우수하다고만 느낄 뿐!
귀유천존이 후세를 위해 남긴 “지체태열전“ 에는 하늘의 신기를 보건데 극음태양지체가 태어나면 광세의 지체들이 그녀의 후손으로 후세대에 반드시 태어난 다고 기록하고 있다.
지체태열전에는 또한 극음태양지체는 무공을 익히면 천재적 자질을 가지고 있어 모든 무공에서 대성할 수 있다고 기록되어 있었다.
단점도 기록돼있다.
"남자면 동정이 깨지고 나면 부족한 음기를 채우기 위해 희대의 음마가 될 것 이며, 여자는 처녀성을 일 으면 부족한 양기를 채우기 위해 희대의 음녀가 될 것이라고 지체태열전에는 분명히 기록되어 있었다. "
"그렇다고, 이들이 모두 음마와 음녀가 되는 것은 아니다."
바로 공청석유와 같은 영약을 복용하고 수정신침등 특별한 금제술 일종의 영혼 제혼술로 금제 하면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좌선 등 고련을 통해 음욕을 제어 할 수 있다는 비법!
이 두 가지나 있었다.
물론 거기에는 자신이 특별한 지체라는 것을 인지해야 만 하지만 말이다.
"각설하고,"
"십밀대모가 이런 천고의 지체 즉, 극음태양지체를 타고 났다니! "
"거기다 영지살마는 신체의 비밀인 극음태양지체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는 지! 뇌왕으로서는 의문이 남았지만, 물어볼 수가 없었다."
"“그래, 어련하겠나!”"
“자네도 잘 알겠지만 지금 지옥마교가 마치 중원 무림을 일통할 것처럼 활보 하고 있지만 그건 잠시뿐이겠지....!”
“곧 대 마왕이 이 땅에 현신 하실 것이야!”
"“흐흐, 그러면 이천년간 잠들어있는 육합마세가 일어나겠지, 곧 천하는 이천 년만에 육합의 세상이 될거야, 지금 천방지축 날뛰고 있는 지옥혈황은 그저 소모품에 불과하지....!”"
"“뇌왕, 지옥마교와 오겁천의 황궁과 세외의 무리를 견제하기 위해 이곳 십밀서원과 동방지역은 우리 육합마세의 전초기지가 되어야 하는 만큼 반드시 장악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게! "
“육합의 힘이 이미 지옥혈황에게도 손 댄 듯하니 말이야. 기다려라 천문 놈들아...으하하하하하....!”
"“이곳을 장악하면 너희 장춘곡의 놀이터로 줄 것이야, 그러니 방심하지 말고 한 치의 빈틈이 없어야 하네!”"
“물론 이곳의 보지들은 다 자네 마음대로해도 좋아.....흐흐!”
영지살마는 때로는 호탕하게 때로는 음산하게 웃으며 말했다.
"“흘흘, 걱정 마십시오. 살마님도 몇 달 내에 본 왕의 솜씨에 전율하게 될 것입니다....!”"
"뇌왕 즉, 적우붕은 뭔가 믿는 구석이 있는지 이렇게 장담했다. "
"“노부는 적, 뇌왕만 믿겠다. 아무튼 조심하고 또 조심 하라, 호사다마라고 항상 변수는 있으니 말이야....!”"
영지살마는 고개를 끄덕이며 조심하여 임무를 완수 할 것을 다시 한 번 지시했다.
“흐흐 이미 하나의 계책은 완벽히 성공하였습니다. 살마님............!”
뇌왕은 처음 대할 때의 두려웠던 마음을 완전히 떨쳐냈는 지 자신 있게 대답했다.
"“그렇게 말하니 안심하겠다.........뇌왕 그럼 잘해보아라....네게 큰 상이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야, 하하하!”"
"이어,"
“스슷........!“
영지살마는 말을 마치며 수림 속으로 사라졌다.
“쯧쯧! 어리석은 것.....!”
"뇌왕은 사라지는 영지살마의 뒷모습을 주시하며, 일다경 쯤 지나 완전히 떠난 것이 확인되자 음산하게 웃었다. "
그리고는 알 수 없는 어조로 중얼거렸다.
헌데 어리 섞다니?
영지살마를 보고 하는 소리인가? 그럼 처음 영지살마가 올 때 두려움에 떨던 것도 연극이었단 말인가?
"“크크, 하긴 지금은 내 역량이 부족하여 영지살마 너 같은 자에게 힘을 빌렸다만, ”명옥“의 힘만 얻게 된다면, 그때도 내게 건방지게 될 건 지보겠다.....!”"
"“애초부터 이곳은 너희에게 빼앗길 땅이 아니지, 흐흐흐 안 그렇소! 고모......!”"
뇌왕은 고묘 동쪽을 향해 말했다.
"그러자,"
"“호호호, 조카 아주 절묘해! 그래도 좀 미안하긴 하구먼.........!”"
영지살마가 떠난 반대편에서 도화선자 적요홍이 걸어 나오며 말했다.
"“크크, 미안하긴! 어차피 무림은 힘이 약하면 잡아 먹이는 양육강식의 세계가 아니던가, 그래그래 힘이 없으면 잡아먹히는 거지, 흐흐!”"
“나야 우리 장춘곡을 동방에 재건하여 내 목적만 이루면 그만이지...!”
"“그게 아닐지라도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나, 나라고 중원 무림의 지존이 되지 말란 법이 없지! "
"“누가 믿겠어. 이천년간 잠들었다 깨어난 다는 육합마세의 힘을 말이야, 영지살마 그놈이 꾸면 낸 허황된 것 일수 있으니 나는 나대로 움직일 밖에, 하하하!”"
“이제 본 왕은 명옥마녀가 어느 정도 무르익었는지 거기나 가볼까?”
"“고모, 고모는 내가 없는 동안에 서원의 감시를 늦추지 말아주시오, 흐흐, 나는 그곳에 가볼 테니깐,,,!”"
"이어, "
"“그래 알았어요. 내 사랑, 우붕..........!”"
적요홍은 애정이 듬뿍 담긴 표정으로 뇌왕의 말에 대답하고는 각자 십밀서원을 향해 사라졌다. 하지만 영지살마가 뇌왕의 의도를 모를까?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본다고 하였던가?
아니면 욕심이 많아 사단이 나는 것 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영지살마 말대로 호사다마라고나 할까?
희대의 효웅인 살마의 우려대로 매사 변수는 남아 있었다.
그걸 모르는 두 음모자는 고묘에서 사라지자 곧 주위 고묘는 이내 쥐죽은 듯 정막 속에 빠져 들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