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7화 (17/20)

"깻어?"

그녀의 목소리가 내 귀를 간지럽힌다. 누구의 목소리일까. 누나? 남수림 선생님? 아니면 서희?

몸을 일으킨 다음에 기지개를 핀 뒤 눈을 떳다. 눈을뜨니 백은별이 침대위에 걸터앉아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아, 미안. 잠들었네."

개운한걸 보니 상당히 오랜시간 잔 모양이다. 시계를 보니 시침이 2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많이 피곤했나봐?"

"그러게. 나 가봐야겠다. 미안. 신세져서."

내가 미안한 표정으로 사과를 건냈지만 백은별은 무펴정한 얼굴로 나를 빤히 쳐다봤다. 바닥에 굴러다니던 책가방을 들춰매고 신발장에서 신발을 신으러 했다.

"...마."

"응?"

"가지말라고. 나랑 같이 있자."

"...."

나는 몸을돌려 그녀를 쳐다봤다. 백은별은 침대위에 걸터 앉은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진짜, 내가 왜 여기로 데려온지 모르겠어?"

"알아."

내가 바보도 아니고 그녀가 날 여기로 대려온 의도를 알고있다. 겉으로는 모르는척 했지만은 내심 기대하고 이곳에 왔는지 모른다.

그녀는 나를 좋아하고 있다. 내가 아무리 눈치가 없다 치더라도 이정도 까지 차고 들어왔으면 눈치를 안챌래야 안챌수가 없다. 섹스파트너는 그저 나를 속박하기 위한 장치일 뿐이다.

"그래서. 거부하는거야?"

"...."

그녀의 말에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더 이상 이런 관계를 늘려가는거는, 아무리 생각해도 못할 짓이였다. 아무것도 모르는 서희에게 정말 많은 잘못을 저질렀고 그 서희와의 일 때문에 누나까지 상처입었다. 그 과정에서 남수림 선생님 한데도 상처를 새겼다.

나 하나 때문에, 세명에게 큰 상처를 새기고 있었다.

여기서 백은별, 그녀까지 더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나, 왜 혼자사는지 알아? 부모님 작년에 이혼하셨어. 작년부터 뭔가 집안분위기가 이상하게 굴러가더니 이렇게 가정이란게 순식간에 파탄나더라. 내 위에 오빠하나 있거든? 내가 의지할 사람은 오빠밖에 없었어. 근데 그 오빠도 힘들었나봐. 집 나가더라더라."

"...."

"사실 오빠도 힘들었을거야. 나보다 한살 위거든. 그때당시 내 나이지. 지금 똑같은 상황이 내게 닥친다 하더라도 나는 똑같이 힘들어 할거야."

그녀는 후우, 하고 한숨을 내쉰 뒤 다시 입을 열었다.

"이혼하시고, 집을 나왔어. 엄마랑 아빠한데 생활비를 받으면서 혼자 살아갔어. 근데 너무 외롭더라. 혼자있는게 너무 힘들었어. 친구? 친구한데 의지할 수 있는것도 한계가 있더라고. 여자애들 우정이 다 그렇지 뭐."

무의식적으로 백은별 쪽으로 다가가 시선이 마주치지 않게 침대 반대쪽 크트머리에 걸터앉았다.

"매일매일 밖으로 나돌았어. 고등학교 입학전까지 시간이 엄청 남아 돌더라고. 그렇게 안하면 당장이라도 목메달고 죽고싶었어."

언제나 강해보였던 그녀였지만 그녀는 고독함에 치를 떨었다. 부모를 잃은 공허감을, 이런식으로 메꾸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 말야. 첫사랑을 딱 길에서 마주쳤거든."

"첫사랑?"

"어. 첫사랑. 근데, 그 첫사랑은 날 기억못해. 병신새끼."

"....."

"뭐 좋아. 근데 한번 더 마주쳤거든. 근데 아는척 하더라? 나 모른척 딱 잡아뗐어. 기분 더러우라고."

"하하..."

어이없어서 헛움음이 세어나왔다.

"뭐 번호를 주고받았거든? 근데 이 새끼가 연락을 안해. 와, 그때 진짜 확 도는줄 알았어. 그래서 그냥 포기하고 기억에 지웠어. 근데 자꾸 엮이는거야. 이상하게."

잠깐의 침묵, 그녀는 말을 이었다.

"다시 마주할 기회가 생겼어. 같이 술까지 마셨거든. 근데 이 새끼가 술에 꼴아서 깨지를 않아. 핸드폰은 잠겨져 있지, 친구중에 집아는 사람은 없지. 결국 내집에서 재워줬거든? 그래도 옛정이란게 있긴한가봐. 아니면 그냥 밖에 갖다 버리는건데."

"...."

"근데 말야. 그 남자가... 그 새끼가... 나를 다른여자로 착각하고 키스하고 몸을 더듬더라. 근데...근데 있잖아. 더 처량한건 뭔지알아?"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내 등뒤에 그녀의 목소리는 물기에 젖어있었다.

"질투나더라."

머리에 둔기를 맞은듯 어지럽고 속이 울렁거렸다.

"그 남자를 뿌려치짖 못했어. 그러면서 그 누나라는 여자의 낯짝한번 보고싶다. 대체 그 여자가 나보다 나은게 뭐지. 이런 생각이 계속 드는거야."

언제 뒤에 다가왔는지 백은별의 목소리가 바로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날 뒤에서 껴안은 그녀의 목소리가 내 귓가를 간지럽혔다.

"나 외로워. 혼자 내버려두지마. 응? 내가 더려워보여? 천해보여?"

"아니. 그렇지않아."

그녀는 고귀해보였다. 내 손에 닿지않을만큼, 저 멀리 떨어져있을것만 같았던 그녀는, 어쩌면 내게 제일 가까운 위치에 있었던것이다.

"그런데 뭘 망설여? 응? 한서희? 그 여자 때문에 그런거야? 한서희랑 정리하란 소리하지 않을게. 그냥, 내 곁에만 있어줘. 내가 외롭지 않게. 내가 원하는건 그것뿐이야. 마음같은건 안바랄께."

백은별이 내 앞으로 다가와 시선을 마주했다. 새빨갛게 충혈된 그녀의 두 눈을 보고있자니, 내가 너무나도 큰 죄를 저지른 느낌이였다.

그녀의 두 팔이 내 목을 휘감고 내 입술을 찾기 시작했다. 내 입이 열리고 혀가 섞였다. 그녀는 내 무릎위에 올라탔고 내 옷속을 파고들었다. 그녀의 마음만큼이나 차가운 두 손길은 내 몸을 헤집기 시작했다.

서로의 혀를 탐하는 와중에 눈을 뜨니 그녀와 시선이 마주쳤다. 그런 그녀의 두 눈은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너는 나를 거부할 수 없어. 이건 애초에 내가 이길 수 밖에 없는 게임이였어.

라고.

혀를 탐하고 그녀의 몸을 더듬었다. 그녀의 티 안에 손을 집어넣은 뒤 부드럽게 쓰다듬듯 위로 쓸어올리자 그녀의 젖가슴의 감촉이 느껴졌다.

한손을 허리에 감고 다른 한손으로는 백은별의 가슴을 희롱했다. 부드럽게 어루어 만지다가 손을 뒤로 뻗어 브래지어의 후크를 그대로 풀어버렸다.

툭 하고 손쉽게 풀려져버린 속옷을 끌어내린 뒤 그녀의 맨가슴의 감촉을 만끽했다.

부지런히 혀를 놀리던 백은별이 입술을 떼더니 면티를 벗어던졌다. 그러자 새하얀 살결을 가진 그녀의 상반신이 적랄하게 들어났다. 특히 그녀의 핑크색의 유두가 돋보였다.

"내꺼 작지?"

음, 확실히 누나나 선생님에 비해 많이 모자라긴 하네. 그래도 나이를 고려하면 어쩔 수 없는건가. 그래도 또래에 비해서 작지는 않은 느낌이다.

"평범한데."

내 말에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아냐. 작은거야. 한서희꺼 크잖아. 걔 아마도 브라c 쓸껄?"

세상에 c컵? 누나나 선생님도 b컵 쓰던데. 내가 안봐서 알길이 없으니. 옷입은 상태로 상대 가슴 사이즈를 측정하기엔 내 내공이 너무 얕구나.

"한번도 안봐서 모르겠는데."

내 말이 전혀 신용을 주지 못하는듯 백은별이 나를 잠깐 쏘아보며 말했다.

"거짓말."

"진짠데? 아직 사귄지 일주일도 안됐는데."

"뭐 하루만에 하지말란법 있나?"

음, 확실히 그래.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백은별에게 성큼성큼 다가가 침대위에 눕혔다.

"잠깐만. 오빠도 옷 벗어. 아니. 내가 벗겨줄게."

손을 뻗어 내 와이셔츠 단추를 손수 풀어주기 시작했다. 상의탈의를 끝내자 그녀가 내 목을 끌어당겨 자신의 가슴쪽으로 향하게 했다.

그녀의 가슴을 베어물고 혀를 놀리자 그녀가 흐응, 하고 가벼운 콧소리를 냈다.

부드럽게, 그리고 정성스레 그녀의 가슴을 애무하다가 천천히 혀를 배꼽쪽으로 그리고 더 아래로 움직였다.

거치적 거리는 그녀의 바지를 벗기려 하니 그녀가 엉덩이를 들어주며 내 움직임에 호응을 해주기 시작했다.

"고등학생 주제에 왠 검은색?"

아까 브래지어를 벗길때는 미처 보지 못했는데 무려 검은색 색상의 속옷을 착용중이였다니.

"뭐? 문제있어? 뭐 나이먹어야지 검은색 써야되?"

"상관은 없지."

그녀의 말에 인정을 하며 팬티를 벗기려 드는데 그녀가 내 손목을 움켜쥐었다.

"왜?"

"나 안씻었는데..."

"그건 나도 마찬가지거든."

그러면서 휙 하고 팬티를 완전히 벗겨냈다. 그녀가 부끄러운듯 손으로 가렸지만 언뜻언뜻 검은수풀이 눈에 들어왔다.

"아이씨... 너무 밝아."

"낮인데 어쩌겠어. 손이나 치워."

그녀의 손을 치워버린 채 혀를 뻗어 그녀의 보지를 슬쩍 핥으려고 하니 그녀의 허벅지로 내 얼굴을 조이며 막아냈다.

"하,핥아주게?"

"왜? 싫어?"

"냄새날텐데..."

그녀가 창피한듯 대답했다. 갑자기 이렇게 저자세로 나오니 제법 귀여운데?

"심해?"

내가 묻자 그녀가 저으며 대답했다.

"심한건 아닐텐데."

"그럼 뭐가문제야."

냄새가 심한것도 아닌데 나는 거리낌 없이 입술을 그녀의 보지에다가 가져다 댔다. 그녀가 흐읏, 하고 허리를 슬쩍 비틀었고 나는 혀를 뾰족하게 뻗어 그녀를 자극하기 시작했다.

"으응...냄새나?"

"별로안나."

냄새 심한사람은 정말 심하다던데 이때동안 나와 섹스를 해본 사람중에는 딱히 심한사람은 못본것같다.

팔로 얼굴을 가린 그녀는 내 애무가 싫지만은 않은듯 내게 몸을 맡기고 있었다.

이제 슬슬 삽입준비를 해야겠다 싶은 나는 두 손가락으로 그녀의 질구속에 집어넣었다. 다른 한손으로는 열심히 클리토리스를 자극하며 그녀의 흥분을 유도했다.

내 손가락을 꽉꽉 물어오는데 확실히 젊음이 좋은것 같긴하다. 그리고 제법 경험이 많아보였는데 깨끗한게 그렇게 경험이 많은것 같지도 않고.

"하악... 으음...."

내 손길에 그녀는 달뜬 신음소리를 연신 뱉어냈다. 침대시트까지 축축해질 정도로 젖은것을 보니 이제 삽입해도 되겠다 판단한 나는 바지를 벗어내리기 시작했다.

벨트를 풀어내리는 소리가 그녀를 자극했는지 그녀가 나를 쳐다봤다.

교복바지를 벗어넣은 뒤 팬티까지 벗어낸 뒤 그녀에게 다가가 무릎을 벌렸다.

"살살해."

"응."

질구에 다가 자지를 대고 허리에 힘을주니 내 자지가 그녀의 몸속으로 빨려들어갔다.

꽉꽉 죄는듯한 느낌에 정신이 아찔해졌다. 후우, 숨을 고른 나는 허리운동을 시작했다.

"꽤...흐응...크네?"

그게 여고생 입에서 나올 소린가.

"칭찬해주셔서...감~사합니다."

그녀의 다리가 내 허리를 휘감고 내 움직임에 호응을 해오기 시작했다.

내가 한번 움직일 때 마다 그녀의 몸이 흔들렸다. 한번 두번 세번, 점점 강도를 올려 그녀의 몸을 꿰뚫었다.

"괜찮지?"

"하으...하아....흐윽!"

내 물음에 대답할 여력도 없는지 내 목을 껴안고 있을 뿐이였다.

부지런히 허리를 움직이니 사정기가 슬금슬금 다가왔다. 완급조절을 할 겸 자지를 빼내며 말했다.

"엎드려."

내 말에 엎드린 그녀를 애태우듯이 자지를 구멍근처를 문지르기 시작했다.

"장난치지마라?"

그녀의 서슬퍼런 말에 나는 멋쩍게 웃은 뒤 자지를 밀어넣었다.

그녀의 허리를 움켜쥐고 그녀를 내려다보며 허리를 움직였다. 내 움직임에 맞춰 그녀의 머리카락이 흩날리고 그녀의 몸이 흔들렸다.

"하악.. 흑!"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녀의 신음소리는 점점 커져만 갔다. 처음에는 억누르는듯한 신음소리를 내던 그녀는 어느새 노골적인 소리를 내고 있었다.

"하앙! 아아앙!"

"하악..학..."

내 입에서도 거친 신음소리가 토해져 나오고 있었다.

"잠깐만. 오빠. 잠깐만."

그녀의 제지에 허리를 놀리던 나는 움직임을 멈췄다. 백은별은 숨을 몰아쉬더니 나를향해 돌아섰다.

"누워봐."

백은별이 적극적으로 나서는게 나브지만은 않았던 나는 그녀의 말을 따라 침대에 누워고 그녀는 내 자지를 깔고앉은 뒤 허리를 돌리기 시작했다.

삽입이 되지 않은, 일종의 유사성행위였지만 색다른 쾌감이 척수를 타고 올라와 뇌를 찔러댔다.

"장난치지마라?"

"내가 했던말이야."

즉각 대답햇다.

"내가 했던짓이잖아."

그녀는 피식하고 웃더니 천천히 내 자지를 삼켰갔다.

천천히 자지를 삼켜가던 그녀는 자지를 삼분의 일쯤 삼켰을 때 그대로 주저앉았고 그녀의 이마가 찌푸려졌다.

"후우..."

숨을 고르던 그녀는 무릎을 꿇고, 손을 내 가슴위로 얹은 채 허리를 돌리며 방아질을 시작했다.

"좋아?"

"응."

그녀의 내 대답에 탄력을 받은 듯 한층 더 속력을 올리기 시작했다. 발가락이 절로 오무러지고 손에는 땀으로 흥건했다.

그녀의 움직임에 맞춰 나도 엉덩이를 움직였다. 그럴수록 서로에 대한 쾌감이 더해져 우리의 섹스는 극한으로 치닫고 있었다.

"학! 흐응! 흐으응!"

콧소리를 내며 땀에 머리칼이 달라붙었지만 그녀는 그것에 신경쓸 겨를이 없다는 듯 허리를 놀렸다.

"하악.. 은별아. 나 나올것 같은데."

"안에...안에..."

백은별의 허락이 떨어지자 나는 그대로 그녀의 몸속에 사정을했다. 머리가 쭈뼛 서는듯한 느낌. 숨이 차오르고 온몸이 땀으로 가득했다.

그녀도 지친듯 삽입한 채 내 품에 안겼다. 아니, 내가 그녀의 품에 안겼다는 말이 맞을것같다. 그녀의 젖가슴이 내 얼굴에 아른거렸고 장난기가 돌은 나는 유두를 입에 물고 살짝 깨물었다.

"아! 하지마. 지금 민감하단 말야."

나는 하하 웃었고 그녀도 피식 하고 웃었다.

잠깐 그렇게 여운을 즐기던 그녀가 내 위에서 내려왔다. 바닥에 놓여진 휴지곽에서 휴지몇장을 뽑아내 아무렇게나 닦아내고 냉장고를 열어 포카리스웻을 있는대로 입속에 들이켰다.

"후아아. 시원하다. 보일러 끈다?"

"꺼. 나도 그것좀 주고."

뚜껑을 닫은 후 휙 하고 그녀를 향해 음료수통을 던진 뒤 보일러를 끈 뒤 샤워를 위해 욕실로 들어갔다.

물을 틀고 온도를 맞추는데 갑자기 벌컥 하고 문이 열렸다.

"무,뭐야?"

"같이 씻자."

"...허.."

"싫어?"

"그럴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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