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1화 (11/20)

"이야... 이인하 오늘 쩔었다?"

"새삼."

지웅이 세수를 하고있는 나에게 어깨동무를 하며 다가왔다.

한 학급 남자수가 15명 밖에 안되다 보니 우리학교는 1학년과 2학년이 붙는것은 당연시 여겨왔다. 3학년은 아예 체육시간 편성이 되어있지 않아서 운동장에 나오지도 못한다.

"1학년 세명 제끼고 슛팅 때릴 때 소름돋았다. 너 진지하게 축구해보지 그랬냐?"

오늘 치룬 1학년과의 경기에서 2골을 넣으며 3:1 승리를 거뒀다. 왠지 컨디션이 생각보다 좋아서 슛팅이 잘감기긴 하더라.

어렸을 적 부터 공차고 노는것을 좋아해서 그런지 아니면 축구에 소질이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내 축구실력은 우리학년 탑을 논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것도 그저 동네축구에서 좀 논다는 실력뿐이지 풋살대회 나가서 선수출신들이랑 게임하면 그저 평범한 수준이다.

"오버하지마 임마."

"선수애들은 밥쳐먹고 축구만 해도 그정도인데 너라고 못할게 있냐?"

"지랄."

대답을 한 나는 먼저 발걸음을 옮겼다.

"야 어디가? 교실 그쪽 아니잖아?"

"볼일있어서 그래. 점심은 너희들 끼리 먹어라."

내가 향한곳은 예체능 건물. 우리학교에 편성된 예체능 미술 음악 체육. 그 중 미술과 음악교실은 몇년전에 지은 건물에 배치되어 있었다. 3층짜리 건물인데 1층은 미술실 2층은 음악실 3층은 체육과실로 구성되어 있었다.

1층 미술실. 미술실 문을 노크를 한 뒤 열고 들어갔다. 고요한 미술실. 여태껏 그려온 학생들의 작품들이 미술실 내부를 가득 메우고 있다.

"누구세요?"

남수림 선생님이 목소리가 들려왔다. 미술실 내에서도 선생님 개인용도로 쓰이는 곳. 일명 '비밀의 방'의 문이 열리며 선생님의 모습이 나타났다.

"인하네? 왠일이야?"

"오면 안되요?"

내 말에 선생님이 웃으면서 대답했다.

"언제든지 오고싶을때 와. 대신 아무도 없을 때. 우선 들어올래?"

"들어가도 되요?"

갑자기 설레기 시작한다. 1학년 때 미술실에 올때마다 느낀건데 저 문안에는 어떤 공간이 펼쳐져 있을까. 궁금했었다. 미술실에선 절대로 안을 내다볼 수 없는 구조로 되어있기 때문에 늘 궁금했었다.

비밀의 방. 꽤나 거창해 보였지만 실상 들어가보니 평범했다. 뭐 특별한게 있겠냐만은... 그래도 꽤나 선생님의 채취가 묻어난다.

한켠에 마련된 책상과 컴퓨터. 테이블, 쇼파. 텔레비전. 미니 냉장고 등등.

"와... 여기서 먹고자고 해도 되겠네요?"

"음... 뭐 실제로 그런 용도로 쓰이기도 해. 작품 그릴때에 여기서 밤세는 경우도 있으니까."

선생님이 눈짓으로 그림그리는 받침대... 그 뭐라더라. 이젤이라고 하던가? 하여튼 그것들을 가르켰다.

"뭐하고 계셨어요?"

"잡지보고 있었지?"

테이블 위에 뒤집혀진 잡지. 갑자기 호기심이 돌았다.

"쥬스마실래?"

"네. 안그래도 금방 체육하고 와서 목몰랐어요."

선생님은 미니 냉장고에서 유리로 되어있는 오렌지 쥬스를 꺼냈다. 나는 시선을 돌려 테이블 위에 놓여진 잡지를 내려다봤다.

뭐라읽지? 코스모..폴리탄?

이런 잡지엔 무슨내용이 있나 궁금했는데...

손을뻗어 뒤집힌 잡지를 집었다. 그러자 선생님의 표정에 당황함이 서린다.

"아,안돼."

[침대위에서 남성을 리드하자.]

"...."

헐?

"보지마!"

그러면서 휙 하고 잡지를 뺏어간다. 미안하지만 이미 다 봤네요. 그 옆에 '남자가 여자에게 강렬하게 성욕을 느끼는 경우' 라는 글귀도...

"봤어?"

"네."

"에휴..."

한숨을 푸욱 내쉬는 선생님. 창피하기는 창피한가 보다. 사실 그렇게 창피한 일도 아닌데 말이다. 오히려 귀엽기만하지.

"한숨쉬면 복나간대요."

"안그래도 너보다 나이 많은게 서러운데... 나보다 열살이나 어린애한데 창피한건 다 보여주고.... 이래서는 연상으로써 아무런 메리트가 없잖아."

선생님은 쥬스를 내게 내밀며 말했다.

나는 미소를 지으며 쥬스를 한모금 들이켰다.

"그래서 침대위에서라도 리드하시겠다?"

"....."

창피한지 얼굴을 붉히며 손부채질을 하는 선생님. 놀릴거리 하나 더 생겼네.

"그건 됐고... 어쩐일이야?"

말을 돌리는 선생님을 껴안았다.

"선생님 보고싶어서요. 그리고 왠지 오늘 기분도 좀 그렇네요."

"왜?"

"그런게 있어요."

절대로 말 못하지. 누나때문이란걸.

"윽. 땀냄새."

"아. 미안해요."

아 참. 땀에 절은 상태였지?

"아직 점심 안먹었지?"

"네. 선생님은요?"

"오늘은 학교 급식먹으려고 했지. 너랑 같이 먹으려면 시켜먹어야 겠다."

아하하.. 사실 선생님과 밥먹고 싶어서 나타난게 아니냐. 하고 물으면 아니라고 대답할 자신은 없다.

선생님은 어디서 자석으로 된 찌라시 한웅큼을 들고오셨다. 이 근처에 배달다되는 곳은 다 모아둔것 같다. 어마어마한 량이다.

"자주 시켜먹어요?"

"음.. 일주일에 한두번 정도? 나가서 먹을때도 있고."

"흠..."

찌라시들을 이리저리 넘겨봤지만 딱히 먹고싶은건 없는데? 간단하게 짱깨나 먹을까?

"짜장면 어때요?"

"더 비싼거 시켜? 나 무시하니?"

아니... 무시고 자시고 그냥 내가 먹고싶다니까...

"제가 먹고싶어서요."

"교사 박봉이라지만 보충수업 같은거 하면 너 밥사줄 정도는 된다?"

"제가 먹고싶어서 그렇다니까요? 그리고 그런걸로 따지면 제가 돈 더 많습니다? 부모님 용돈에 누나돈도 제돈이에요."

"헉. 그래?"

놀라는 눈치다. 우리집 재무담당은 저랍니다. 누나는 그저 용돈받아 쓰는 월급쟁이일 뿐이에요.

"정말 먹고싶어서 그래요. 뭐 깐풍기 마파두부 잡탕밥 이런거 시켜야 믿으실려나?"

그제서야 좀 믿는 눈치다.

"그러자 그럼. 뭐? 짜장면?"

"네. 전 짬뽕보다 짜장면 쪽이라서."

"그럼 난 짬뽕시킬게."

선생님은 핸드폰을 가져오더니 주문을 하신다. 여기 고등학교 미술실인데요. 거기 짜장면 짬뽕 탕수육 세트로 주세요. 하고말이다.

"탕수육도 같이 시켰어. 괜찮지?"

"저야좋죠."

종이컵에 담긴 쥬스를 단숨에 들이켰다. 그제서야 갈증이 좀 가신다.

"근데 정말 아무일도 없어?"

아까 내 반응이 내심 신경쓰이셨는지. 선생님이 걱정어린 목소리로 물었다.

"딱히... 신경쓸만한 일도 아니에요. 그냥 갑자기 생각이 많아져서."

"뭐.. 서희일이라던가. 그런거 아냐?"

"아니에요."

서희에 관한일이 내심 신경 쓰이셨나보다.

"서희랑은... 그 때 이후로 그 얘기는 안해봤어?"

그 얘기라고 하면은 고백한 일을 말씀하시는거겠지?

"네. 그냥 똑같아요. 서희도 딱히 신경안쓰는것 같고..."

이렇게 되면 대답할 타이밍을 잡을수가 없다. 갑자기 나 그 때 고백받은거 말인데. 하고 말을꺼내볼까 싶었는데 도저히 못하겠더라. 분위기가 잡혀야 되는데.

"누나는... 어때요?"

"응? 뭐가?"

"그냥... 학교생활이라던가. 그런거요."

아까 그 영어과 선생도 생각이 나고해서 물었다.

"잘하고 있던데? 예쁘지. 성격좋지. 사회생활 잘하던데?"

"다행이네요. 그.. 학교에서 누구랑 친해요?"

주위에 얼쩡거리는 남자 있어요? 하고 물을뻔했다.

"나."

"네?"

"나랑친해."

"아..."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같이다니면 나에대한 소리가 나오지않을까 걱정이 들었다. 내 생각을 읽은듯 선생님이 피식하고 웃었다.

"네 얘기는 하나도 안했어."

"아... 네."

그렇게 표정에 티가났나?

"너무 걱정하지마. 네 이야기는 안꺼냈으니까. 근데 어떻게 할거야? 어차피 나중에는 알거아니야?"

"그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

모르겠다. 언젠까지 나와 선생님의 관계를 숨길 수 있을지. 최소한 고등학교 졸업 전까지 숨길 수 있지 않을까? 무엇보다도 더 큰건 누나와의 관계다.

"네 누나랑 계속 친해지다 보니까... 속이는것도 미안하고...."

"죄송해요."

선생님이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네가 죄송할게 뭐 있어? 사정이 그런걸. 그때 누나 몰래 나온거라면서?"

"....."

"정말 괜찮다니까? 그 때 누나몰래 나왔으니까 나랑 이렇게 만난거잖아? 너.. 왜 내가 네 누나랑 친해진줄 알아?"

"왜요?"

"너때문이야. 그.. 나중에 결혼하게 되면 좋으나 싫으나 시누이 관계가 되는거잖아?"

"그러네요."

누나와 선생님이 시누이 관계라... 나이는 선생님이 세살 더 많은데다가 여기선 선배인데 집안에선 그 반대가 되는건가?

"그때를 위한 보험이랄까? 친해져서 나쁠거 없잖으니까. 그게 너한데도 좋고 나한데도 좋고. 잘했지?"

마치 칭찬을 바라는 어린아이 마냥 이야기 하는 선생님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나도 모르게 입술을 내밀었다. 선생님은 마치 그럴줄 알고 있었다는 듯 내 입술을 받아들였다.

"음..."

한손으로는 선생님의 뒷목을 잡으며 다른한손으로는 몸을 쓰다듬듯 움직여 가슴을 향했다. 가슴을 쓰다듬다가 좀 더 깊숙한 곳을 만지고 싶다는 욕망이 들끓어서 손을 좀 더 아래쪽으로 움직였다.

허벅지를 쓰다듬다가 스커트 안쪽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깜작놀란듯 선생님은 입술을 떼며 몸을 비틀며 나를 떼어내고 스커트 안쪽으로 들어간 내 손을 찰싹 내려쳤다.

"안돼."

선생님의 거부의사를 내비치는데 억지로 할수도 없고 해서 손을빼냈다.

이거 자존심 상하는데?

"왜요?"

"왜긴... 밥 시켰는데 배달이 언제올지도 모르고... 시간도 별로 없잖아."

"그래도...."

"나중에... 나중에 허락해줄게. 응?"

본인이 허락안하는데 여기서 구질구질하게 들러붙는건 자존심 상하고.

"그래요 그럼."

나도 모르게 세어나온 퉁명스러운 목소리에 나도 놀랐다. '나 불만있어요'하고 광고내는것도 아닐텐데.

선생님은 내 태도가 내심 신경쓰였는지 내 눈치를 보는듯 보였다.

"그렇게 하고싶어?"

"네? 그건 아닌데...."

"....입으로 해줄게. 그럼 됐지?"

"아...그...."

뭐라 대답할 틈도 주지않고 내 앞에 무릎을 꿇고 앉는다.

"저기요?"

내 부름에도 아랑곳 하지않고 벨트를 풀고 지퍼를 내린다. 이,이게 무슨일이래? 누가 좀 알려줄사람?

키스할 때 부터 빳빳해진 내 물건을 부드럽게 손으로 움켜쥔다.

"저... 금방 땀빼고 왔는데요?"

"상관없어."

"냄새난다니...윽."

아래서 부터 느껴지는 따뜻하면서도 야릇한 느낌.

"읍..으음..."

부드럽게 내 물건을 혀로 감싸준다. 손을 뻗어 선생님의 머리를 움켜쥐었다.

"오아?"

"네. 좋아요."

내 대답에 힘을 얻은듯 좀 더 고개를 흔들기 시작한다. 혀끝이 물건 끝부분에 닿는느낌이 기분이 좋다.

슬쩍 나를 올려다 보는 선생님. 이거 흡사 야동을 보는 느낌이다. 뭐 그런거 있지않은가.

"푸하.. 턱아프다."

입에 넣고있던 물건을 빼낸 선생님. 턱이 아픈듯 투덜거린다. 그러면서 다른 한손으로는 내 물건을 흔들어준다.

이,이것이 말로만 듣던 대딸?

참 똑같은 손일진데 내 손과 이렇게나 다를까. 조강지처가 최고라더니 그거 다 헛소리야.

다시 자기 입으로 넣은 선생님. 약간의 시간이 지나자 나도 슬슬 느낌이 온다.

"나올것 같아요."

내 말을 들은지 못들은지 멈추지 않는다.

"나올것 같다니까요."

아아. 이제 나도 못참겠어.

"윽."

묵혀있던 정액을 배출해낸다. 입안인데.... 어떡하지?

선생님은 잠깐 멈칫하더니 축 늘어진 내 물건을 뱉어냈다. 선생님은 쓰레기통에다가 뱉어내더니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입속을 행구더니 물을 쓰레기통에 뱉어냈다.

"쌀것같다니까."

입가를 닦은 선생님이 흩어진 머리를 정리하며 대답했다.

"어디다 싸게? 얼굴에다가?"

세상에 그런 방법이. 생각도 못했네.

"과감하시네요."

"얼굴에다 싸면 화장부터 다시해야되고 바닥에다 싸면 그게 더 번거로워. 차라리 입으로 해결하는게 낫지. 아 근데 되게 역하다. 이걸 어떻게 먹어?"

"먹던데."

누나는.

내 말에 선생님의 고개가 훽 하고 돌아갔다.

"뭐?"

"아니.. 야동에서."

하머터면 큰일날뻔했네.

"너도 보는구나?"

"남잔인걸요. 요새는 안보고있지만."

성욕배출할 곳이 조강지처인 손밖에 없는것도 아니고.

그렇게 잠깐 수다를 떨고 있는데 미술실 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받으려고 몸을 일으켰는데 선생님이 제지했다.

"내가 나갈게. 여기있어."

음, 내가 나가면 좀 이상하게 볼려나? 나를 앉혀두고 배달된 음식들을 가져온 선생님. 테이블 위에 놓고 식사를 시작했다.

"맛있어?"

"네. 맛있어요."

당신이 내 앞에서 있어서 두배는 더.

"아 근데 이집 못시키겠다."

"왜요?"

"배달하는 알바 눈빛이 너무 부답스러워."

너스레를 떨며 말했다.

"너무 이쁘면 배달도 못시키는 세상. 참 각박하네요."

"비꼰다?"

"사실인걸."

웃으며 식사를 끝내니 아직 십오분 가량 시간이 남았다. 그릇을 미술실 밖에 내놓아놓고 콜라로 깔끔하게 마무리한 뒤 포만감에 긴 숨을 내쉬었다.

"아.. 배부르니까 잠온다."

"수업시간에 자지말고 지금 여기서 잠깐 눈붙혀. 종치기 전에 깨워줄게. 난 수업시간에 자는애들 싫더라. 그림 그리지 말고 관련영상 보자면서 틀어놓으면 꾸벅꾸벅 졸아."

"미움받기 싫으면 졸면 안되겠네요. 그럼 잠시만 잘게요."

반대편 쇼파로 건너가려고 하는데 선생님이 내 옷깃을 잡는다. 왜? 라는 시선으로 선생님을 쳐다봤다.

"무릎배게 해줄게."

"영광입니다."

두말하지 않고 덥썩 무릎을 차지하고 눈을 감았다. 내 머리를 만지작 거리는 선생님. 그 느낌이 오히려 잠을 부르는것만 같다.

아, 너무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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